며칠 전 출근하는 길에서 제비를 보았다. 필자가 사는 평택에서 아주 오랜만에 보는 여름철새 제비. 반갑기그지없다. 제비 두 쌍이 골목길 어귀를 날렵하게 비상한다. 집을 건축하려는지 단독주택 슬래브 지붕 아래 돌출된 처마 밑을 탐색비행하고 있다. 눈앞에서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하게 검은 새가 날아가기에 제비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았다. 이 골목길에서 참새들만 보아 와서 그런지 까만 새가 날렵하게 나는 모습을 보니 여간 반갑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물찬 제비였다. 언젠부터인가 제비가 사라졌는데 다시 나타났다. 만물은 유전한다더니 꽤 오랜 시간을 지난 후 계절과 풍경은 변함이 없는데 기억속의 계절과 풍경은 제비 날개 밑에 묻어있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었지만 발길은 저절로 멈춰버렸다. 그리고 기억 저편 아늑한 곳에서 과거의 그림들이 재생되어 있었다. 제비들을 보니 아련한 옛날이 내 생각의 뇌 회로를 비집고 이런저런 상념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브레인스토밍처럼 옛날의 풍경들이 눈의 망막 스크린 사이로 점멸되었다. 먼저 떠오른 것이 맥추절기인 보리수확 철. 보리타작을 한창 하고 있을 때 그 누런 보리밭 위, 혹은 타작하는 마당 곁을 유유히 물 찬 제비가 선회하였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은 모든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때는 위기에 부딪친 개인 혹은 집단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위기의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공동의) 의지를 결집하여,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는 위기일 뿐이고, 위기의 현실과 적극적으로 대결하지 않은 개인이나 집단을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마침내 파괴할 것입니다. 그런데 위기의식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똑같은 현실 속에 살면서, 또 똑같은 사건을 당하면서도 위기의식의 강도 차이는 물론, 그에 대한 대응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급진과 온건 등이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 위기(crisis)를 나타내는 헬라어(krisis)의 어원은 ‘결단하다’, ‘채로 걸러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말 ‘위기’(危機)는 ‘틀이 위태한 상황’을 의미하고는 있으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암시하고 있지는 않습
지난 3월 중국에선 ‘치맥’ 열풍이 불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 전지현이 극중에서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인데…”라고 언급한 이후다. 중국엔 원래 ‘치맥’을 먹는 음주 문화가 없다. 그러나 드라마 속 말 한마디에 국내에서 진출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마다 2~3시간씩 줄을 서서 치킨을 사가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연일 최고 매출 기록도 세웠다. 한류 덕분이긴 하지만 지금도 중국에서는 ‘치맥’ 열풍이 거세다. 치킨과 맥주는 원래 궁합이 맞지 않는 음식이지만 사이좋은 커플처럼 항상 붙어 다닌다. 서민의 애환을 달래며 성장한 치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폭제로 본격 유행하기 시작, 지난해 대구에서 국제 치맥 페스티벌이 열릴 정도로 우리 음주문화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여기에 부응하듯 치킨집 주인과 전문기업들은 온갖 지혜를 짜내며 새로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중엔 고전방식의 프라이드치킨부터 직화구이, 장작구이, 참숯구이와 같은 각종 바비큐식 치킨과 마늘, 파, 간장, 고추장 등 수백 가지의 소스를 이용한 치킨들이 시판되고 있다. 치킨집도 덩달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현재 호프집 포함 치킨집이 9만여개다. 두 업종을…
혼잣말 /정운희 목욕하는 내 옆자리의 여자 중얼중얼 날아오르네 중얼중얼 돌에 넘어지거나 중얼중얼 유리창을 통과하거나 쫓기거나 끊임없이 혼잣말을 하는 여자를 보네 발에 걸려 넘어진 촛불처럼, 잘못 건드린 농담인 듯 실을 뽑아내는 어둠 속 거미의 자세로 쉼 없이 거품을 만들어내고 있네 곧 꺼지고 다시 부활하는 알 수 없는 세상의 고요한 외침을 보네 모두가 흘낏거리는 죽은 별들을 장황하게 쏟아내고 있네 고개를 끄덕이고 허공을 찌르기도 하면서 그녀의 몸 속 저장된 칩 속에는 꽃들이 충돌을 하거나 집 나간 고양이가 내걸리듯 오른쪽 귀가 먹은 금붕어의 한낮이 있고 사랑을 놓친 봄날이 피어나네 - 정운희 시집 『안녕, 딜레마』/푸른사상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람들과의 관계로 삶을 영위한다. 눈빛 교환하며 대화하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에는 모두의 삶이 너무 바쁘다. 바빠서 외로움을 잊고 살 수도 있겠지만 마음 기저에는 사회적 동물의 유전인자가 있어 혼자인 모두는 외롭다. 핸드폰을 꺼내 SNS로, 인터넷 기사 검색으로 사회와의 소통을 모색한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아 혼잣말을 한다. 외롭기 때문에 자기 속의 자기를 꺼내 대화한다. ‘거미가 실을 뽑듯&rsqu
사람들이 숲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쾌적한 자연환경을 동경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경관 등 많은 자연 요소들이 일상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화·산업화 및 고령화 사회라는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숲은 단순한 조망 대상을 넘어 직접 찾아가 이용하는 장소로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고, 여가시간 및 소득 증대는 중·장년 남성 중심에서 남녀·노소 전 연령대로 이용계층을 확대시켰다. 이에 경기도에서는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에 부응하기 위한 산림정책을 제시하게 되었다. 그것은 숲에서 누릴 수 있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정책 추진이다. 생애주기(Life Cycle)는 출생기→유아기→아동·청소년기→청년기→중·장년기→노년기→회년기 등 전 생애동안 변화되는 과정을 7단계로 구분하여 각 시기에 맞는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다. 출생기는 임신부터 출생까지로 임산부의 안정적인 정서와 태아의 건강한 발육을 돕기 위한 프로그
경기지역에서 청소년의 성범죄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가 강한 청소년들에 대한 효율적인 지도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청소년 성폭행 범죄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유자재로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한 비윤리적인 이성 관계와 음란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어 문제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왜곡된 성지식으로 또래집단끼리 성 욕구를 분출하면서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갖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며 지속적인 대화를 강화시켜 가는 일이 우선이다. 어린 시절 성범죄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가 성장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각별한 지도가 절실하다. 조기성장과 음란문화의 만연으로 야기되는 청소년 성범죄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때다.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이성교제에 대한 교육과 기회 제공을 위해서 특별히 노력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올바른 이성교재를 통하여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인식해가는 건전한 관계를 유지시켜 가도록 한다. 성 관계는 가장 친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최근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상파 방송사 6TB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을 취재했다. 이 방송국은 도가 추진 중인 해외환자 나눔 의료 사업의 첫 번째 수혜자인 크룻 알렉산드리나(3세)양의 치료과정과 경기도의 의료관광 여건을 취재하고 현지에서 특집으로 방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해외환자 나눔 의료 사업은 국내 의료기술의 해외 진출과 나눔 정신 실천을 위한 사업이다. 알렉산드리나 양의 부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무료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3년째 찾던 중 경기도와 연결됐다. 구개열로 고생하는 알렉산드리나 양은 경기도에서 성형외과 수술을 받고 2주 동안 입원치료 후 퇴원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대부분 러시아 사람들처럼 한국의 의료기술 수준을 잘 알고 있는 알렉산드리나 양의 부모는 “도움을 받게 된 딸아이를 더욱 잘 키우겠다. 집으로 돌아가도 잊지 않겠다”라고 경기도와 병원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알렉산드리나 양이 살고 있는 하바롭스크 등 러시아 극동지역 의료관광객은 2009년 67명에서 2013년 2천417명으로 36배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여건이 더욱 좋다. 러시아와 상호 무비자가 시행되고 있어 의료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드라마나 아이돌그
이 정권 들어 ‘규제완화’야말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만병통치약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 또 이를 정부 차원에서 매우 집요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규제완화’란, 개별 기업과 산업 전반에 작용하고 있던 정부에 의한 일련의 정책적 개입과 구속을 풀어 생산을 비롯한 기업의 전 사업 활동의 자유를 최대화하여 기업의 잠재생산력을 높여 결국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를 말한다. 이러한 ‘규제완화’의 경로를 거치게 되면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또 생산 활동의 규모도 커지게 되면서 그 결과 자연스럽게 노동자도 임금과 고용의 측면에서 그 떡고물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논리인 게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같은 ‘규제완화’는 기업 및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생산성’을 규정하는 것은 바로 ‘수요’라는 것이다. 통계를 활용하여 ‘계량적으로’ 분석해 보면, IMF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 부문의 생산성 증감률은 해당 산업의 수요증감률에 매우 탄력적으로 움직여 왔다. 특히
꽁치를 굽다 /이희숙 버튼을 꼭 누르자 팔등신 미인들이 찜질방에 누운 듯 수다를 떨고 있다 한 끼의 성찬을 위해 노릇노릇 익어간다 눈대중 그것만으로 간 맞춰 살기까지 등 돌리고 누운 적 한두 번이었던가 무언의 눈빛만으로 깊은 속내 알기까지 -‘김종삼시전집’(나남출판사, 2005)에서 요즘 평화로운 생활을 맛보기 힘든 시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박하고 담백한 시 한 편을 내어 보았습니다. 인공조미료처럼 혀를 내두르게 하는 비유는 없습니다. 미혹하여 미지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낯설음도 없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게 하여 혼몽하게 만드는 교술 또한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노릇노릇 구어 낸 꽁치 살점을 조심스레 덜어 내어 음미할 뿐입니다. 한 끼 밥을 먹더라도 요란하지 않게 마음 맞는 사람 앞에 앉혀 놓고 도란도란 속삭이고 싶습니다. 시인은 ‘등 돌리고 누운 적 한두 번’ 아니었기에 애증의 세월을 거친 사람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무언의 눈빛’으로 소통하는 경지에 올라있습니다. 시인처럼 ‘맞춰 살’면 될까요.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만큼 공감
본격적인 여름 물놀이 철을 앞두고 주말 등 휴일에 나들이객이 증가하면서 수난인명 안전사고 또한 증가하는 실정이어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휴가는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최고점에 이른다. 각종 사고의 원인들로는 안전수칙 불이행, 수영 미숙, 음주 후 수영 등이다. 사고 발생 장소로는 하천, 해수욕장, 바닷가 등이다. 시민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기에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더욱 더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사고발생 지역은 소방서와 먼 거리에 분포되어 있어 소방서의 제한된 인원으로는 사고예방과 신속한 구조 활동이 어려운 실정이며 사고위험 지역에는 비상약재, 구명조끼, 구명환 등 구조구급함을 비치하여 응급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고를 예방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물놀이 안전 수칙으로는 첫째, 물놀이에 앞서 충분하게 준비운동을 하여야 하며, 노약자는 물놀이 전 반드시 수온을 체크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수영실력을 과신하며 깊은 물에 들어가서는 안 되며, 안전요원의 통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셋째, 물놀이에 있어 가능하면 안전요원이 상주하는 물놀이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하천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