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어릴 적 무덤가에 살았다. 보고 자란 곳에 따라 하는 짓이 달라서 맹자는 하루 종일 장사지내는 일을 흉내 내며 살았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집을 옮겼다. 중국고사 고녀열전에 나오는 맹모삼천지교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맹자가 공자 다음 성인으로 우러름을 받게 된 데는 이처럼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면서 스승이었던 셈이다. 오늘날 어머니들이 자식교육을 위해서 이사를 간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러나 맹자의 어머니는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고자 이사를 한 것이고 지금의 상류사회 어머니는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이사를 한다. 이른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환경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우리 교육환경이 더 큰 격차를 보이며 교육의 계급대물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 중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직업을 가진 아버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민족사관고의 아버지들은 90%가 전문직이나 경영 관리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반해 실업계 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하위직에 종사하거나 무직인 경우가 많았다. 서울지역 6개 외고와 인근에 위치한 일반 고등학교 신입생 아버지 직업분
고속도로가 제구실을 못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고속도로에서 체증이 심해지면 고속도로 통행료를 되돌려 줘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좁은 국토에 지가는 오를대로 올라 고속도로를 확장하는데는 기하급수적 예산이 필요할테니 차라리 고속도로를 2층으로 건설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급격한 도시화에 맞춰 도로교통 상황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는 대심도 급행철도(GTX) 건설사업이 도심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교통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획기적인 수도권 밀집지역의 교통 대안이다. 기존의 승용차나, 철도를 이용할 때보다 4~7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과히 한반도 대변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총 투자비 12조원 규모의 수도권고속직행철도 사업을 국토해양부에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제안해 수도권 GTX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보도다.(본보 5월 1일자) 컨소시엄은 제안서를 통해 수도권 외곽 주요거점에서 서울 도심까지 지하 40~50m 깊이로 연결되는 대심도 고속직행철도를 조성하며, 4개 노선 총 연장 1
구멍가게로 대표되는 우리의 골목길 상행위는 어딘가 소박하고 착해 보인다. 라면 몇 개, 소주 한 병 외상장부에 달아놓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서로를 주고받는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사라진 풍경이지만 아직도 골목길 한 귀퉁이에는 어김없이 구멍가게의 착한 인심들이 속삭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이렇게 우리 서민생활과 밀접한 접촉관계를 갖고 있는 곳이 구멍가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름조차 야릇한 영어간판으로 바뀌더니 편의점, 슈퍼마켓 등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그러면서 이제 그 아릿한 추억조차 송두리째 사라질 지경에 이르렀다. 대기업들의 무차별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가 최근 슈퍼마켓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 먹자는 장사요 속 먹자는 만두라 했지만 돈이 된다 싶으면 골목길이건 신작로 대로변이건 동네 구멍가게조차 먹고 말겠다는 철저한 장삿속이 극에 달한 것이다. 문을 닫는 구멍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는가 하면 10년, 20년 터 잡고 살아온 몇몇 가게들도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이젠 아예 접었다. 실제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선 곳 주변의 기존 가게들은 매출이 뚝 떨어졌다. 대기업의 일시적인 횡포로만 보
4.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은 “이런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질책이다. 5개 지역의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또 시흥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에 졌고 광역·기초의원 등 나머지 10개 선거구에서도 단 1곳을 빼고는 모두 패했다. 당 지도부가 연일 지원유세를 아끼지 않았던 인천 부평을에서도 10%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한 것은 한나라당에게 충격이다. 이번 재보선 가운데 전주의 2개 선거구는 처음부터 한나라당이 기대를 걸지 않았던 곳이지만 경주와 울산 북구에서 각각 무소속과 진보신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그동안 수도권 재보선에서 강세를 보여온 여권의 패배로 한나라당은 침울하고 민주당은 그나마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내에는 오는 10월 치러지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내 파벌간 경쟁도 더욱 심해질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무소속 후보 3명이 당선된 것도 특징중 하나다. 경주에서는 ‘친박근혜 계’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전북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신건 전 국정원장이…
계절의 여왕 5월. 1년 중 5월은 어린이들에게는 선물 같은, 어른들에게는 이벤트 같은 달이기도 하다. 영어로 5월을 뜻하는 May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어떤 이는 고대 로마신화 속 성장의 여신 Maia에서 유래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로마의 명예, 영광과 존경의 여신 Maiesta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주장도 라틴어 자체에서 명확한 어원이 밝혀져 있지 않아 추측으로만 전해질 뿐이다.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May day(5월 축제) 행사가 행해져 내려왔다. 5월 1일에는 May queen(5월의 여왕)을 뽑아서 Mayflower(5월에 피는 산사나무 꽃)를 바치고, 꽃과 리본 등으로 장식된 Maypole(5월柱)의 둘레를 돌며 노래하는 축제가 이어진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신록의 계절 5월의 상징적 의미와 성격을 지니게 된 방증이 아닐까. 5월은 어린이날(5일)을 시작으로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과 함께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 등 여러 기념일이 몰려 있다. 가족과 사회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부모님과 은
절도 사건을 수사하던 현직 경찰관이 미용실 여주인을 짝사랑하게 됐고 여주인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이 경찰관은 최악의 길을 선택했다. 4발의 총성이 울린 시간은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20분쯤 전북의 군산 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팀장이 38구경 권총으로 평소 짝사랑하고 있던 30대 미용실 여주인을 쏜 뒤 자신의 머리에도 총을 쏴 자살을 선택했다. 이 사건으로 군산경찰서장과 생활안전과장, 지구대장 역시 직위 해제됐고 해당 전북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권총살해 사건에 대해 도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최근 잇따르는 경찰관들의 비리와 맞물려 이같이 무책임한 일부 직원 때문에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일선 경찰서 수뇌부를 비롯 선의의 다른 경찰들까지 한 순간에 매도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근무자세가 치안부재로 연결된다면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기에 이 같은 의식을 확실히 뿌리 뽑고 자성의 거울로 삼길 바란다. 이처럼 경찰까지 범법(犯法) 행위를 마구 저지를 정도라면 사회기강 자체가 이미 무너진 상태
계절의 여왕 5월이다. 5월을 나타내는 다섯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신화에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는 다섯 마리 용이 끄는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신하 100여 명과 함께 채색 구름을 헤치면서 하늘에서 지상의 웅심산(熊心山)으로 내려온다 다섯은 성수(聖數)인 것이다. 다섯 진산(鎭山)을 오악(五嶽)이라 하는데 동쪽에 금강산, 서쪽에 묘향산, 남쪽에 지리산, 북쪽에 백두산, 중앙에 북한산으로 설정한다. 다섯은 분류체계의 기본이면서 한 주기의 기본을 나타내는 수이다. 색은 청, 적, 황, 백, 흑색 다섯이 기본이고, 음은 궁(宮), 상(商), 각(角), 치(緻), 우(羽) 오음이 기본음이며 맛은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의 오미가 기본이다. 다섯가지 복을 오복(五福)이라 하고, 기본적인 곡식을 오곡(五穀)이라 하며 인간이 지켜야 할 다섯가지 덕목을 오륜(五倫) 또는 오덕(五德)이라 하는데 온화, 양순, 공손, 겸손, 겸양을 꼽는다. 사지가 멀쩡한데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바둑과 술을 즐겨하며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한테만 빠져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눈과 귀의 욕구를 만족시키느라 부모를 돌보지 않는 것, 툭하면 싸우고 성내어 부모
지난 4월 24일 미래기획위원회 곽승준 위원장이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학생의 학교 선택제, 교원평가제 도입, 일제고사 실시, 수능 점수 공개 등 교육에 있어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련의 조치들을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사교육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사교육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정부가 사교육과의 전쟁을 선포할 만도 하다. 그러나 범죄나 마약과 전쟁을 선포한다는 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교육과 전쟁을 선포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결국 사교육을 죽여서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것인데,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급기야 정부가 물리적인 공권력을 동원하여 사교육을 억제하는 것에 대해서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경제적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오히려 팽창한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사정이 좋아지면 굳이 비싼 사교육비를 들여가면서까지 공부시키지 않아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사교육비가 줄어들게 되어 있다. 공교육 현장에 사교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명백하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공교육에서 책임질 수 없는 교
위기의 시대일수록 소외계층이나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게 마련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망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하루살이가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하게 되는 것이 부자들의 자선사업이다. 우리사회가 부자기업을 보는 눈은 지극히 부정적이다. 일반적인 사회적 정서가 그렇다는 것이다. 최근에 부상하기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란 말이 아주 생경하게 들리는 것도 이 같은 반 기업 정서가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극심한 경제 불황에도 장학재단은 속속 생겨나고 장학금 지원액수도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깊고 넓게 깔려있는 반 기업 정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현재 국내에는 자산 100억이 넘는 장학재단이 10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여와 기부를 가장한 위장장학재단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학활동이 어느새 우리사회 기부문화의 주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등장한 사회적 기업의 정의를 글자 그대로 실천하는 모범사례들이 미친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성장하고 있는 사회적 벤처기업들의 영향을 받은 청년단체들이 국가와 시장에서 실패
우리는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에 출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난처한 모습을 보게 된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에 앞서 심문사항 300개를 준비하고, 가능하면 30일 한 차례 조사로 끝낼 예정이지만 조사에 진척이 없으면 5월 1일 새벽까지 연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에 앞서 검찰이 보낸 서면질의에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중요 혐의점에 대해 불분명한 답변을 하거나 종전에 했던 말과 다른 주장을 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심문과정에서 검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알다시피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정상문 총무비서관(구속)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아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3억원, 회갑기념으로 받은 개당 1억원 상당의 시계 2개, 역시 박회장으로부터 받아 청와대 관저로 전달했다는 100만 달러와 500만 달러에 대한 뇌물 수수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정 전 총무비서관의 청와대 특별활동비 횡령 사실까지 드러나 노 전 대통령으로서는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피의 사실이 확증되기 전까지는 의심 가는 혐의일 뿐이기 때문에 속단은 금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해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