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특목고’만이 살 길인 것처럼 지자체 교육청이 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성적자료 공개가 낳은 강도 높은 후폭풍이다. 당초 수능성적자료 공개할 때부터 이미 예견되었던 사안이긴 하지만 그 예상보다 더 큰 변화의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성적향상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그 후폭풍은 더욱 가중되고 있어 교육정책에 엄청난 파행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 교육청의 결론은 의외로 간단했다. 성적이 낮은 이유는 특목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계 고교학생에 대한 지원을 늘려봤자 특목고 하나를 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결론으로 보인다. 과학고·외국어고 같은 특목고 숫자를 늘리는 것이 성적을 올리는 지름길이라 보고 점수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공교육의 근본적 교육 가치는 지·덕·체를 근간으로 하는 인성교육이다. 공자 왈, 맹자 왈 하고자 하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해도 근본가치 설정조차 무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전국적인 점수 경쟁이 본격화 된 것은 비단 이번 수능성적공개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공인된 공개를 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학교별 석차를 정하진 않았어도 그 안에 감춰진 성적순은 언제나 있어왔던 것이 사
통계학을 일컬어 최고의 수학이요, 어느 학문보다 이론이 명료한 과학이라고도 한다. 통계가 갖고 있는 각종 기준지표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최고의 학문이라고 불리우고 있을 터이다. 해마다, 또는 매월, 매일 우리는 수없이 발표되는 갖가지 통계를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공신력이 있고 국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통계를 제공하는 통계청의 통계발표를 흥미있게 지켜보게 된다. 통계청이 매달 중순 발표하는 고용동향 자료의 핵심이 그 달의 취업률과 실업자 통계자료다. 경기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자료다. 어찌보면 이 고용동향 통계자료 중 가장 중요한 지표가 실업률이다. 일반 국민들은 이 통계만으로 현재의 고용실태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하는 고용동향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통계의 함정을 피하지 못하는 안일한 집계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그동안 발표된 이혼지수를 보면 마치 대한민국이 이혼 천국처럼 보인다. 결혼한 신혼부부가 이혼한 횟수를 정리하고 통계를 내야 정확한 이혼통계가 나온다. 결혼집계는 한 해 몇…
첫 직선제 교육감 선거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 4월 초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A4용지 크기 3매짜리 설문조사서가 학부모들에게 전달됐다. ‘학교교육 활동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란 타이틀이 붙여진 설문지 앞장에는 ‘교육만족도 실태파악을 근거로 불만족 요인을 발굴, 개선하여 희망경기교육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본보 4월 20일자 보도) 그러나 총 25개 문항의 설문내용을 뜯어 보면 이 설문의 목적이 무엇인지 도무지 헷갈리지 않을 수가 없다. 질문내용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선생님은 학생의 입장에서 이해하신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공정하게 대하신다”, “선생님은 학생을 열심히 가르치신다”, “선생님은 수업을 충실하게 하신다”, “학생에 대한 징계가 민주적이고 처벌의 정도가 공정하다” 등에 대해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등 해당란에 표시해야 한다. 새학기가 불과 한달 남짓 지난 시점에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직접 묻는 질문이라고 보기에는 거리가 멀다. 자녀들에게 물어보고 표기하라고 하는 듯 이상한 설문조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설문내용 대부분이 교사들을 다방면에 걸쳐…
지금 국회에서는 일명 슈퍼추경에 대한 심사가 한참이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막대한 돈이 풀릴 예정이다. 제2의 공황으로 불릴 정도의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막대한 빚을 져서 사용하는 이 돈이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침체를 막는데 급급할 뿐이다. 예를 들어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인적자원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귀결돼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밑천이 될 것이다. 교육현장에서는 항상 과밀학급 논란과 함께 교원증원을 요청하는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았다. 과밀학급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근본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 현상은 언제쯤 해결될지 요원해 보인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공무원수 동결이라는 수치에만 매달려 교사 증원을 외면하더니, 추경에서마저 학교건물 등을 짓는 ‘토목’ 우선 원칙에 따라 교사 충원을 외면하고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보육교사 확충 등 사회적 일자리 확충은 고학력 여성인력을 노동현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
이집트의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 및 그리스·로마의 문헌에 의하면 BC 2000년 혹은 그 이전부터 이집트에서 염색이 상당한 규모로 실시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염색 이론의 탐구는 프랑스 왕립 염색 매뉴팩처에서 시작되었다. 검찰관이었던 J.엘로(1685∼1765)는 1740년 염착 메커니즘에 관한 기계설을 제창했다. 엘로의 후계자 베르트르는 1791년 이에 반대하여 화학설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이론의 옳고 그름은 별도로 하더라도 이것들을 뒷받침하려고 했던 많은 실험은 그 후 염색화학의 기초가 되었다. 염색은 현대생활의 한 방편이 되었다. 쾌쾌하면서 독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염색공장의 작업은 인생을 건 모험이기도 했다. 염색 재료로는 유기성과 무기성 두가지가 있다. 무기성의 것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색을 보다 쉽게 고성능으로 얻을 수가 있다. 그만큼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 그래서 염색공장은 막장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체험활동이 택시기사, 시장상인, 신용보증 기업상담사에 이어 염색공까지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포천시 신북면의 한센촌 내 천연황토 염색공장 삼성실업에서 외국인 근로자 등 직원 20여명과 함께 5시간여에 걸쳐 섬
정치판이 싫어진다. 선거를 앞둔 탈당과 이합집산, 파벌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아예 정책대결의 기미는 싹수가 노랗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적으로 국회의원 5명과 기초단체장 1명,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5명을 뽑는다. 정당이 공천한 후보를 하루 사이에 뒤집고 총선출마를 위해 당의 원칙을 무시하고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보란듯이 출마하거나 정당내 파벌간에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원칙없고 무분별한 선거판 일색이다. 정당정치가 실종되어 가고 있다. 시흥시장 공천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무원칙한 행태들이 정치 혐오감으로 번질 태세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일 공천심사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시흥시장 후보에 노용수 전 김문수 경기지사 비서실장을 결정했다. 이에 뒤질세라 민주당도 같은 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김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시흥시장 후보로 의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미 백청수 전 시흥시장을 후보로 결정하고 하루 전인 9일 중앙당 수뇌부들이 대거 참여해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까지 마친 상태였다. 공천번복으로 뒤숭숭해지자 민주당은 김유정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애초 후보로 결정된 백청수 전 시흥시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
지난 1981년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 올해로 29회째를 맞는다. 전국 각지에서 장애인 체육대회와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열어 장애인의 화합과 친선을 도모한다. 경기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장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장애인 인식개선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다양한 행사 등을 마련한다. 언론에서도 떠들썩하게 알린다. “장애인의 날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고 말한다. 과연 장애인들은 무슨 마음으로 이런 보도를 들을까? 혹시 ‘장애인들은 좋겠네’라고 듣지는 않을까? 하지만 매년 장애인의 날이면 행사를 하며 난리법석을 떤다. 정작 그들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으면서 길 한번 제대로 비켜주지 않은면서 말이다. 장애인의 날은 일년 365일이 ‘장애인의 날’이 돼야 한다. 특정일에만 장애인을 위한 특별프로그램 등은 일종의 ‘쇼’다. 우리가 장애인을 보는 시각은 사회적 약자를 보는 돌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에 따른 장애인 편의시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다. 살아서 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남는 것이 이름이다. 특히 유교문화권에 속해 있는 한·중·일의 이름 관념은 서양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차이가 있다. 이름은 성(姓)과 함께 쓰는데 우리나라에서 성과 이름을 함께 쓰기 시작한 것은 신라 중기 이후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만 해도 성없이 이름만 불렀는데 중국의 영향을 받아 왕가에서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쓰게 됐고, 훗날 귀족과 공신들에게 성을 내렸다. 당시는 왕으로부터 성을 받은 자 외에는 성을 쓸 수 없었는데 고려 문종 때 성을 쓰지 않는 사람은 과거에 응시할 수 없게 하자 성과 이름을 함께 쓰기 시작했다. 채 1000년이 안 된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본관(本貫)을 쓰지만 일본은 관향(貫鄕)을 성으로 바꾸어 쓰고 있다. 예컨대 동네 가운데 살았으면 나까무라(中村), 밭 가운데서 태어났다면 다나카(田中), 우물가에서 살았다면 이바다(井端) 등이다. 성이 없기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쿠후(幕府) 시대 이후 성을 쓰기 시작했다니 우리보다 한참 뒤였다. 우리나라의 원래 이름체계는 복잡했다. 갓 태어나면 아명(兒名), 15세부터 20세 사이의 정월에 치르는 관례(성년
미군공역구역 개발 사업으로 속을 태우는 경기도 내 해당 지자체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만 간다. 정부의 지원금 외에 민간자본을 투입한다는 사업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주한미군공여구역 지원 특별법’ 제정 이후 이 지역은 개발 이후의 청사진으로 아연 활기를 띄게 되었다. 특히 파주시에는 이화여대 캠퍼스를 유치하는 등 발 빠른 개발계획으로 타 시군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선(先)승인이라는 행정조치가 개발 사업을 선점한 시범도시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세부 실천방안 미흡으로 인한 제자리걸음으로 앞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이 사업자체가 부진한 것은 사업자와 지자체 간의 서로 다른 입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대학캠퍼스를 유치하겠다는 실무자들이 엉뚱하게도 땅값을 일시불로 내야 허가를 내주겠다고 나섰다. 사전 조율도, 협의도 엉성하게 ‘옮기자’ 하니까 ‘옮깁시다’ 했기 때문이다. 수천억에 달하는 땅 값을 일시불로 내놓을 학교재단이 있을 리 없다. 공공사업의 성격이 명확함에도 분할납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훌륭한 사업이니까 우선 승인을 해주고 보자는 중앙정부의 그것처럼 허술하고 즉흥적이다. 특별법을 짯짯이…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극복해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화장시설로 꼽히는 수원연화장은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 가려면 택지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흥덕지구 도로를 통과해야만 한다. 수지방향에서 진입하는 도로는 광교신도시 개발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면서 폐쇄됐다. 유일한 진입도로가 흥덕지구 내에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흥덕지구 개발진행 정도를 면밀히 검토해 수원연화장 진입 대체도로를 갖추지 못한 흥덕지구 사업주체인 한국토지공사와 도시계획도로를 입안하지 않은 수원시의 책임이 크다. 수원연화장 진입로에 위치해 있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대 흥덕지구는 입주를 시작한 주공1단지 휴먼시아를 중심으로 입주가 시작되고 있다. 뒤를 이어 경남 아너스빌, 이던 하우스 등 내년까지 총 9천500여세대가 입주할 계획이다. 입주가 진행되면서 흥덕지구를 통과해 수원연화장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입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아침 출근시간대에 장례차량이 줄지어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본 입주민들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입주민들의 이러한 반발을 외면할 수만은 없다. 아파트 단지에 입주하는 사람들의 목표는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편안하게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