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돋움 /정소파 썰물에나 발리어 오듯 이끌려 내 닫는 발길 막닿아 갈 곳 잃고, 발끝 동동 구르고 섰다. 끊기어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구나 뒤로돌아 뒤돌아 서면 막힌 철책 가시 덤불, 위로 향해 솟자 해도 제자리 도는 나달(日月)이듯 여기 와 풀자던 울기(鬱氣) 되레 다시 숨 막힌다. 난바다 트인 뜨락 막힘없는 무한인데, 발이 달린 죄 무거워 뛰어 넘지 못한 한계, 갇히운 울 안 짐승이 허둥대는 꼴 됐다. 얼마 전 필자가 이끌고 있는 수원문인협회에서 해남 땅 끝을 경유해 진도 명량해협을 다녀왔다. 고향이 이곳이지만 환상적인 무한설렘이다. 조국 강토의 막다른 곳 최남단, 발로 밟아 묻은 흙의 맨끝이라니, 이웃에 둔 채 못가본 낯선 땅이라서 늘 못본 어머니를 그리듯 조바심치는 땅이기도 했다. 멀리 운무 속에 가물거리는 진도하며 개인 날 보인다는 제주도는 꿈결처럼 멀기만 하다. 걸어서 삼천리, 신발 밑에 묻은 흙이 마지막 다 털리는 곳이 여기라 할진대, 막히어 못가는 서러운 국토의 절반이 여기에서 끝이라니, 시인의 이별 정한이 그려진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어린이집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 추진했던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조치가 무산된 가운데 육아예능이라는 트렌드와 어린이집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를 적절히 버무렸다는 평가를 받은 ‘무한도전 어린이집 편’이 지난달 방영되면서 한번 더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를 생각하게 했다. 한 시민단체는 “CCTV가 아동학대의 근본해결책이 아니라거나 아동보육 현장을 교사의 사생활 공간으로 인식한 것은 아동 인권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설치의무화가 아동학대의 근본해결책인 것 마냥 주장한 데 반해 한국보육교직원총연합회 측은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은 교사에 대한 인권·교권 침해 여지가 많았다”며 “CCTV가 의무화 되면 학부모와 보육교사 간의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는 의견을 보여 이번 법안 부결에 반색하는 모습였다. 어린이집 CCTV 의무화 법안의 부결은 지난 10년간 이미 4차례나 무산됐다. 아동학대의 사건의 82%가 가정에서 벌어지는데다 어린이집 등은 4%도 안 되며 보육교사들의 인권보장 및 비용문제 등이 주요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보육교
개통 이전부터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물론 개통 이후 승객이 별로 없어 ‘돈먹는 하마’로, ‘재정난의 주범’으로 전락한 용인경전철은 용인의 골칫거리다. 이래서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용인 경전철은 여전히 ‘혈세 낭비’ 등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1조 원대 주민소송도 진행 중이다.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은 용인시를 상대로 주민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재판을 앞두고 지난달 17일 주민소송 제5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인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에 따른 증인신청 등 입증계획을 청취한 바 있다. 소송단은 일단 용인경전철을 추진한 이정문·서정석·김학규 등 전직 용인시장과 수요예측을 맡았던 용역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원, 전직 용인시의원, 전·현직 용인시 공무원 등 1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전 시장 3명을 상대로 경전철 추진과 관련한 위법행위·고의성 여부, 그로인한 손해발생 여부 등을 추궁한다. 또 용역기관연구원, 전 시의원, 시 공무원 등을 심문하게 된다. 위법행위와 고의성은 반드시 밝혀져야 할 일이다. 용인경전철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참으로 공감되는 얘기다.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을 사는 ‘흥행사’라는 일을 해왔다. 잘되리라 생각했던 것이 이외로 고전을 했고, 흥행이 어려우리라 긴장했던 공연이 생각보다는 잘 되어서 ‘흥행’이라는 말뜻을 깊이 체감을 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수 없이 경험을 해왔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 ‘흥행사’로서의 길을 갈 것이다. 그것이 어릴 때부터 정해졌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평생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일을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때 본 영화 ‘성난 송아지&rsqu
청렴(淸廉)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상태로 바람직하고 깨끗함을 지칭하는 용어다.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묘소 그리고 역사박물관을 둘러보며, 선생의 저서 중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통해서 본 청렴 정신이 오늘날의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생각해 볼 때 어떤 의미를 본받아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되짚어 봤다. 우선 다산 선생은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하셨다. 또한 “공직자로서 백성을 통솔하는 방법에는 오직 위엄과 신의가 있어야 하는데, 위엄은 청렴에서 생기고 신의는 충성에서 나온다”며 “충성되고 청렴하기만 하면 능히 백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은 공직자로서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청렴과 신뢰가 바탕되어야 한다는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언급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이어 선생께서는 “청렴한 관리를 귀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 관리가 다스리는 곳의 산과 들과 시냇가 돌까지 맑은 빛을 입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지도자부터 청렴해야 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서 행복을 누려갈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윤택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해 복지재정의 누수와 낭비를 근절시켜 가야한다. 재정 효율화 추진을 위해서 정보시스템을 통한 누수 차단, 부적정 수급 근절, 유사·중복 복지사업 정비, 재정절감 인프라 강화를 효율적이고 중점적으로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제일 먼저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여 불편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도록 해준다. 외로움과 무의미한 시간을 극복하여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보람과 행복을 만끽해 갈 수 있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간다. 복지 대상자의 자격정보 연계와 관리를 강화해 부적격 대상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방지한다. 115조 원에 달하는 복지예산을 3조원 상당의 재정절감을 합리적인 복지정책으로 성공해야한다. 불필요한 사업과 중복적인 지원으로 복지재정을 낭비한 사례가 많다. 철저한 관리와 더불어 수혜자의 양심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복지 대상자의 자격정보를 연계하여 관리를 철저히 하여 부적격 대상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방지해간다. 부적정한 수급을 막기 위해서 부처별 집중조사를 실시하고 유관기간 간 협력을 강화해 가야한다. 중앙부처의…
억지로 짬을 낸 모처럼의 여행은 날씨부터 훼방을 놓았다. 출발을 하면서부터 지각생을 기다리고 독감으로 목이 잠긴 인솔자의 진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일정이 늦어진 관계로 휴게소를 들리지 못하고 논스톱으로 달린다. 한참을 달려 갯내음으로 출렁이는 포구에 도착해 허름한 음식점으로 들어가니 상차림이 되어 있는 자리로 안내한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여행지에서는 현지의 향토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있어 기대를 했지만 막상 별미라는 간재미젓국이야 입에 설어 그렇다 치더라도 반찬도 성의가 없고 밥은 색깔부터 누르스름하니 수저를 들고 싶은 생각을 밀쳐 버린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슬그머니 빠져나와 식당에 비치된 커피를 뽑으니 그나마 맹물이다. 종업원에게 얘기를 하니 기계를 열고 커피를 뜯어 채우고 버튼을 누르며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깜빡이는 불이 꺼지기를 기다려 뽑은 종이컵에는 또 맹물이 나온다. 다시 한 번 시도를 했으나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말간 물만 나오는 바람에 기계 앞에 뜨거운 물만 몇 잔을 늘어놓고 말았다. 그냥 포기하려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도 필요할 것 같아 다시 음식점에 얘기를 하니 그제야 다시 손을 보고 커피를 뽑
기억이 나를 본다 - 캐빈에 대하여 /박홍점 귀와 눈을 새로 사 줄게 씻어 놓은 흰개미 알들 엎지르듯 쏟아 부은 말들을 주워 담을게 제발 잊어 줄래? 너를 화장실 안에서 때린 거 보행기 안의 너를 샌드백 삼아 후려친 거 우는 너를 건축 공사장 소음 속으로 밀어 넣은 거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저절로 간절했던 기도를 까마득히 잊었으면 좋겠어 머리칼과 눈썹을 새로 달아 줄게 뇌수를 새로 부어 줄게 아가야, 뜨겁게 하루를 달구었던 태양이 물에 몸 담그는 시간 네 머리맡에서 톰 소여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의 첫 장을 지금 펼쳤어 이리 와 누우렴, 아가야 붉은 얼룩의 기억을 지우고 또 지울게 - 박홍점 시집 <피스타치오의 표정>/시작 엄마이기 전에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기에 타인의 피 흘리는 고통보다 자기 손톱 밑의 고통이 훨씬 아프다. 이 여자는 어쩌다 배안에 열달 내내 품었던 아이를 때리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원하는 임신이었다면 출생한 아기는 축복이겠지만 시 속의 아이는 어쩌면 원하지 않은 출생이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화장실 안에서 후려치고 보행기 안에서 샌드백’처럼 주먹을 휘두르는 엄마를 엄마라고 할 수 있을까?
19세기 말 우리나라에 와서 활동했던 캐나다 태생의 선교사 게일(J.S. Gale)이 남긴 기행문 ‘코리언 스케치’에 의하면, 한국인들이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는 신분과 학력이라고 기술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신분과 학력 파악을 위해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를 묻고, 그 대답에 따라 존경과 경시의 관계가 성립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학교는 대학 진학과 신분 상승을 위해 과중한 학습량을 단시간에 소화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러한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과 향학열을 부러워하면서 극찬하였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도서 출판 양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국민이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 국민들의 독서량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한다. 최상위국 미국은 1인당 한 달에 6.6권, 일본 6.1권, 프랑스 5.9권, 중국 2.6권을 읽는데 비해 우리는 166위로 겨우 1.3권을 읽고 있으며, 성인의 35%가 1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서량은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