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두루 돌아다녀도 모두 너를 환영하고 나라와 집을 흥하게 하니 네 힘이 가볍지 않구나. 갔다가도 다시 오고 왔다가도 다시 가니 산사람도 능히 죽이고 죽는 사람도 살리는구나.’, ‘네 다리 소나무 상에 놓인 죽 한 그릇,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노닐고 있네. 주인이여 무안해 하지마오. 나는 청산이 뭍에 거꾸로 비치는 것을 좋아한다오.’ 앞의 것은 ‘돈(錢)’, 나중 것은 ‘죽 한 그릇(粥一器)’ 제하의 김삿갓 한시를 의역한 것이다. 난고(蘭雇) 김병연은 선천 부사였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 난 때 투항한 죄로 집안이 멸족을 당하게 되자 노복 김성수의 도움으로 형 김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에 숨어 살았다. 조정이 투항죄는 김익순에게만 묻고 가문은 폐문하기로 결정하자 경기도 광주, 이천, 가평을 거쳐 강원도 영월에 정착했지만 폐적을 당한데다 반역 죄인의 후손인 까닭에 벼슬길에 오를 수 없었다. 김병연은 훗날 영월도호부 백일장(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하였으나 글귀 내용이 조부 김익순을 규탄한 것임을 알고, 20세 무렵 삿갓에 죽장을 벗삼아 조선 팔도를 누비는 방랑 길에 오른 것이다. 그는 가는 곳마다, 발길 닿는 데마다 해학과 풍자, 재치와 풍류가 담긴…
이제는 국민이 바뀌어야 할 때다. 우리 대한민국이 이 지루하고 답답하고 짜증나는 정치문제, 노사문제, 교육문제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국민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우리가 1945년 해방 이후 값비싼 대가를 치르며 마련해 놓은 민주적인 법과 제도를 올바로 정착시키기 위해 국민의 행동양태가 바뀌어야 할 때다. 여의도 1번지가 시장판처럼 되어버린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가 ‘정치(正治)’의 길이 아니라 ‘치정(癡情)’의 길을 걷는 것은 우연히 벌어진 일도,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시청 앞 광장의 풍경과 국회의사당의 풍경을 한번 비교해 보라. 아무런 차이가 없지 않은가? 국민들이 하고 있는 일과 정치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 다르지 않은데 정치인들만 비난하는 것은 ‘나는 바담풍 하더라도 너는 바람풍 해야 한다’는 말과 똑같다. 국민들이 먼저 ‘바람풍’으로 올바르게 읽지 못하는데 국민의 표에 생명을 걸고 있는 정치가들이 알아서 올바르게 바람풍으로 읽기를 바라는 것은 백년하청이다. 우리나라에서 ‘치정(癡情)같은 정치(政治)’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이…
선조들의 4대강 문화재지표조사가 발표됐다. 우리 생활터전이었던 4대강을 대상으로 이뤄진 첫 종합조사여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앞서 중요하게 떠오른 것이 주변문화유적에 대한 보존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번 지표조사는 사업개시 직전에 도달한 첫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큰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8일 4대강 주변에 총 1482건의 매장문화재 분포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숫자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엄청난 규모의 토목공사가 어떻게 이 유적들을 보존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들의 주택공사만 해도 매장문화재에 대한 사전 지표조사를 끝내야만 허가를 얻을 수 있을 만큼 우리사회에서의 문화재지표조사는 일반화돼 있다. 그만큼 시민들의 문화유물에 대한 안목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영세한 개인건축업자들도 이 문제만 나오면 이내 숨을 죽인다.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지역의 지표조사를 단 열흘 만에 끝냈다니 우선 그 조사기간부터 의아심을 갖게 한다. 개발과 보존의 논리로만 해석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공사일정에다 문화재조사 일정을 꿰맞추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문화재지표조사는 언제 어디서 무슨 유물이 나올
여야와 노총이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 협상에 실패하는 바람에 2년의 계약기간을 넘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언제 해고통지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벼랑 끝에 선 처지가 되고 말았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올 3월 현재 전국 비정규직 근로자는 537만4000명, 이 가운데 도내 비정규직만도 122만4000명이나 된다. 비정규직 1명이 거느린 부양가족을 평균 2명꼴로 치면 전국적으론 1612만2000명, 도에서는 367만2000명의 가족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불안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비정규직법 개정 불발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대 노총의 평행선 달리기식의 고집불통의 산물이다. 한나라당은 대량(70만-100만) 해고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2년 유예를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6개월, 노총은 수용불가로 일관했다. 실정법은 지키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현행법대로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자는 민주당과 노총 주장은 논리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법대로’의 장미 국면만 보았지, 기업주들이 기업의 존립을 위해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해고’라는 처참한 국면은 애써 외면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죽는 것보다는 까무러 치는 것이 낫다’는…
7월이면 대개의 학교들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고 방학을 하게 된다. 요즈음은 예전과 달라서 방학중에 외국의 생활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고 있다. 또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활동 기준시간을 채우기 위해 새삼스럽게 열심히 봉사활동을 검색하는 학생들도 많아진다. 이참에 겸사겸사 해외체험 과 봉사활동까지 하자는 생각에 해외봉사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도 많아지기도 한다. 필자는 지난 5월에 청소년들의 해외봉사에 관하여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그 요지는 청소년기에 봉사활동 경험이 주는 효과와 필요성의 측면에서 그리고 지금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 의식이나 소위 글로벌 역량 개발의 측면에서 청소년 해외봉사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사실 필자가 청소년 해외봉사에 대하여 논한 까닭은 더 근본적으로는 너무나 제한적인 경로로만 성장하고 진로를 모색하게끔 위축되어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 대한 필자 나름의 안쓰러움,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년들이 더 많은 곳에서 새로운 지평을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도록 하자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가 그저 막연한 수준에만 머문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분주한 세대”인…
명예퇴직(名譽退職)은 정년 혹은 징계에 의하지 않고 직장인이 스스로 신청해 다니던 곳을 그만둠을 일컫는다. 여느 지자체와 같이 성남시의 경우도 매년 전·후반기로 나눠 명예퇴임식을 갖고 있다. 보통 한번에 10명 안팎이 참여한다. 50년도 전반기 출생 공직자들이 명퇴한 지난 26일 성남시민회관 소공연장은 5명의 명퇴자와 부인 그리고 가족·친지·후배 공무원 등 350여명이 움집해 280여석 공간이 북새통을 이뤘다. 손에손에 꽃다발을 든 축하객과 30년 넘게 공직에서 성남 발전에 일조해온 명퇴자들의 미소와 회고 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머금은 이날 행사장은 관내 여느 곳과 비교할 수 없으리 만큼 뜨거웠다. 특히 이날 세무직으로 진급해 푸른도시사업소장직을 맡아 화제를 뿌린 정명환 서기관은 대표 인사말을 통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해온 지난 40년 공직역사였다”고 회고하고 “동료들에게 따뜻한 발전 온기가 닿을 수 있게 공직밖에서 큰 성원을 보내겠다”고 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녹지과장으로 공직을 마감한 박충배 사무관은 근면·성실한 공무자세로 시 곳곳의 녹지공간조성 등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등반하는 산악인이나 오지를 탐험하는 탐험가에서부터 설날, 추석날 고향집을 찾아가는데 없어서는 않되는 필수품이 자동항법장치(GPS : global positioning system)다. 비행기·선박·자동차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치 정보는 GPS 수신기로 3개 이상의 위성으로부터 정확한 시간과 거리를 측정하여 3개의 각각 다른 거리를 삼각 방법에 따라서 현 위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나침반과 달리 위성항법시스템은 위도·경도·고도의 위치뿐만 아니라 3차원의 속도정보와 함께 정확한 시간까지 얻을 수 있다. 위치 정확도는 군사용과 민간용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민간용은 수평·수직 오차가 10∼15m 정도이며 속도측정 정확도는 초당 3cm이다. 또한, 인공위성에는 3개의 원자시계가 탑재되어 있어 3만 6000년에 1초만의 오차를 갖는 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GPS는 현재 단순한 위치정보 제공에서부터 항공기·선박·자동차의 자동항법 및 교통관제, 유조선의 충돌방지, 대형 토목공사의 정밀 측량, 지도제작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으며, GPS 수신기는 개인
지명(地名)은 특정 지역을 구별하고 인식하기 위해 사람들이 붙인 이름으로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신앙, 풍속과 전통, 놀이와 물산 등의 정서와 실정(實情)이 배어 있다. 따라서 지명은 그 자체로서 지역과 마을의 역사이면서 표상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땅 이름은 시대가 바뀔 때, 새 국왕이 등극해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마다 바뀌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독도(獨島)라 할 수 있다. 독도는 512년(신라 지증왕 13) ‘우산도’, 1470년(조선 성종 원년) ‘삼봉도’, 1794년(정조 18) ‘가지도’, 1906년(광무 10) ‘독도’로 개칭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독도라는 섬 이름은 1906년 울릉군수 심흥택이 상급기관에 올린 계장(啓狀)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당시는 ‘외로운 섬’, ‘홀로섬’이란 뜻이 아니라 ‘돌섬’이란 지명이 전라도 남해안 사람들에 의해 ‘독섬’으로 불리우면서 독도로 표기되었다. 석도를 훈독하면 독섬 또는 돌섬이 되는데 지금도 울릉도 주민들은 독도를 독섬 또는 돌섬이라고 부른다. 지금으로부터 약 460만년 전 해저가 용암으로 분출되어 생긴 ‘동도’와 ‘서도’는 그대로인데 사람들은 섬 이름을 번거로히 바꾸었고, 일본은 1905년…
우리의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바뀌는 단골메뉴가 된지 오래다. 5년을 견디지 못하는 정책으로 백년대계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가소로운 일이 된 것이다. 학부모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마조마하면 혹시나 했다가 금새 역시나로 돌아선다. 마음이 여간 심란한 게 아니다. 변덕꾸러기 교육정책의 틈새에는 사교육시장의 거대한 손이 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공교육이 이제 질식사 일보직전에까지 이르고 있다. 역대 정부마다 사교육비 절감 계획은 여지없이 망가지고 말았다. 급한 나머지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졸속처리 될 수밖에 없는 교육현장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집권한 정권마다 교육정책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의 근본적인 교육만은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다. 미래의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당위적 요구가 우리 교육의 기본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정권의 교육관이 교육과정을 뜯어 고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금치 못하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대책은 오히려 사교육시장의 급성장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예사롭지 않다. 사교육비 절감 대책이랍시고 내놓을 때마다 사교육업체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고령화 사회는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또 고령화 사회의 정착에 출산률까지 떨어지게 되면 사회적 생산성을 추락시켜 결과적으로 국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고령화 사회는 사회적 비용지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고령사회의 선진국형 노인수발 서비스인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지난해 7월 1일 시행된 지 만 1년이 되었다.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병수발과 가사돕기, 목욕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제도는 점점 무거워지는 노인봉양의 부담을 사회가 함께 진다는 취지로 도입돼 노인복지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1년이 흐르면서 주위 가족들에게도 경제·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여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지난 5월말 현재 요양시설 2천16곳, 재가시설 1만3천15곳으로 도입 당시보다 각각 2배 가량 늘었다. 서비스 신청자도 47만2천여 명으로 1년 만에 약 20만 명 증가했고 이중 수혜대상자로 인정된 1-3 등급자의 수도 25만9천여 명으로 11만 명이나 확대됐다. 양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과도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