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촌이 좋다. 자연이 좋아서 좋고 여유가 있어서 좋다. 도시의 소음이 없어서 좋고, 자동차가 밀리는 혼잡이 없어서 좋다. 밭에서 농사일을 하는 시간이 즐겁고, 신선한 채소를 손수 길러서 먹으니 좋다. 낮 동안에 숲길을 걸으니 좋고, 밤하늘에 별을 보는 것이 좋다. 내가 살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에는 반딧불이 날고, 다람쥐, 까마귀, 꿩, 노루, 산돼지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이 좋다. 농촌의 자연과 공기와 물, 논밭에서의 농사일은 사람을 치유하고 회복케 하는 힘이 있다. 내가 4년 전 도시에서 목회를 하다 정년을 맞아 은퇴한 후 이곳 산골로 들어오던 때는 수년간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던 때이다. 그러나 동두천 산골로 들어온 후 지금은 그런 증상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지금 동두천 두레마을에서는 숲 속에 트리 하우스(Tree House)를 짓고 있다. 트리 하우스란 높고 튼튼한 나무 위에 집을 지어 청소년들의 쉼터, 놀이터, 학습장으로 만드는 나무 위의 집이다. 마침 최고의 목수를 만나게 되어 지금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청소년들이 나무 위의 집에서…
대학졸업 2년차 조카가 있다. 물론 군대도 갔다 왔다. 그런데 아직 청년 실업자다. 2년 동안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내 보았지만 결과는 아직 백수다. 얼마 전 입사지원서를 낸 기업에서 합격 대기자 명단을 통보해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금은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갖는 예비 실업자라 자위하는 처지지만... 그 소식 받고 가족 식사시간이 즐거워졌다는 게 동생의 전언이다. 식탁에서 위안 삼을 소재도 갖게 됐고 가족 간 대화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부연 설명도 했다. 희망이 있다는 것은 그래서 좋은 모양이다. 이런 분위기가 어디 동생네 뿐이겠는가. 실제로 많은 가정들이 자녀 취업의 여부에 따라 집안 분위기까지 좌우되는 게 현실이다. 아니 그보다는 젊은이들의일자리 창출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이 나라의 모든 가정이 자식의 취업여부에 따라 그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게 맞는 표현일게다. 혹자는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한 개의 일자리가 생기면 한 가정에 웃음꽃이 피는 것은 물론 그 가정의 저녁은 삶이 있는 풍요로움이 연출된다고. 그렇지만 일자리를 잃거나 나이가 차도 취업을 못하는 청년실업자가 있는 가정은 가족간 갈등이 심화되고 아침 저녁의 삶이 엉망이라고.
길을길을 갔다 /김근 여자가 살을 파내고 나를 심는다 나는 아무 저항 없이 여자의 살에 뿌리를 내린다 내 실뿌리들이 혈관을 타고 여자의 온몸으로 뻗어 나간다 여자를 빨아먹고 나는 살찐다 언젠가 여자는 마른 생선처럼 앙상해질 것이다 옛날에도 그랬다 나는 커다란 종기처럼 여자에게서 자랐다 나라는 고름 주머니를 달고 여자가 길을길을 갔다 -시집 ‘당신이 어두운 세수를 할 때’(문학과지성사, 2014)에서 ‘옛날에도 그랬다’는 말이 귀에 솔깃합니다. 오래된 미래를 이야기하듯 시인은 우리의 근원으로 더 거슬러 갈 것을 속삭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여자에게서 잉태되고 태어나고 길러졌기에 종기처럼, 고름처럼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시인은 숙주인 여성의 몸에 기생하는 에일리언 같군요. 영화 장면처럼 기괴하고 흉측한 우리 삶의 초상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자기 생활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기적으로 얼마나 많이 남의 삶을 무심코 혹은 일부러 침범하고 침탈하였나요. 여자가 이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인간을 왜 끌어안고 꼬이고 꼬인 길을 나서야만 했을까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
경기도립극단 윤재웅 양은 사랑스럽다 사랑을 전해줄 수 있는 배우 되고싶다 고교생때 본 연극공연 매력에 빠져 작년에 다른 예술단과 협력·준비했던 ‘도립예술단 페스티벌’ 기억에 남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철우 양은 하모니다 총무로서 단원간 다리역할 잘하고파 좋은 음악 들려주고 싶은 꿈 이뤄 2년전 ‘베이스차임’이라는 악기를 직접 디자인·설계해 공연 성공 ‘뿌듯’ 경기도립국악단 김미영 양은 포용이다 가족·지인들 포용하는 한 해 됐으면 도립국악단 활동 13년 여전히 재미있어 관객과 소통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장점 애정 많은 작품은 ‘화성에서 꿈꾸다’ 경기도립무용단 이나리 양은 순수하다 관객에게 순수한 모습 보이도록 노력 작년 무대에 직접 서니 떨리고 행복 10주년 기념 예술페스티벌 공연 통해 무용단원으로서 자부심·책임감 느껴 경기도문화의전당을 빛낼 양띠 단원 4인방 새해 소망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해 법인화 10주년을 맞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2015년 을미년을 맞이했다. 이러한 성장 뒤에는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
의왕시는 지난해 명품창조도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굵직한 현안 사업들을 하나 둘 해결하면서 새롭게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숙원사업인 백운지식문화밸리와 장안지구 도시개발사업, 의왕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복잡하고 민감한 사업들의 행정절차가 마무리됐고, 첨단지식산업센터인 인덕원IT밸리도 지난해 11월 준공돼 300여개 업체가 입주했다. 환경파괴 논란을 빚어왔던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 사업도 지난해 민간투자 사업자를 유치하고, 의왕시의회로부터 사업예산 승인을 받아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난 한 해는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대규모 숙원사업들이 해결의 물꼬를 튼 한 해 였다”며 “새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의왕시를 명품창조도시로 우뚝 세우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힘차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이 밝힌 올해 중점 추진사업들에 대해 알아본다. ■ 좋은 일자리 만들기 총력 이를 위해 포일인텔리전트 타운 내의 인덕원 IT밸리에 유망 기업들의 유치를 마무리하고 농협통합IT전산센터와 백운밸리 내 롯데복합쇼핑타운, 의왕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을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해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언론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교육관련 기사가 없는 날이 없다. 학교폭력에서부터 자살, 가출, 학생인권, 학교급식 등등. 이런 기사들이 이슈가 되고 시청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교육이 그만큼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문제요, 사회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학교운영위원회를 만들 때의 일이다. ‘단위 학교의 자율적 교육과 창의적인 다양한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운영위원회가 공립은 심의기구, 사립은 임의기구였다. 의결권이 없는 심의기구도 그렇지만 같은 학교인데 사립학교는 심의권도 의결권도 없는 임의기구로 만들어놓았다. 이름만 거창하게 학교운영기구지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늬만 운영이다. 더구나 초·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과정인데 어떻게 심의로 운영해서 되겠는가? ‘주민편의 및 복리증진을 꾀하고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여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설립’한 주민자치센터도 그렇다. 민주주의와 주민자치를 위해 만든 기구가 예산조차 심의할 수 없는…. 그래서 유명무실한 껍데기뿐인 기구를 만든 것을 보면 우리사회 민주주의는 요원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학교를 살리겠다면서 대학서열을
세상의 손 /황미라 거미줄을 따라 가면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이 있다 처마 밑이나 나뭇가지, 하다못해 썩은 지푸라기라도 거미줄은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거미줄의 처음과 끝이 닿아 있는 거미줄보다 절대 먼저 놓아버리지 않는 힘겨울 땐 언제나 잡아보라고 이 세상 손이 사방 뻗어 있는 것이다 -시집《스퐁나무는 사랑을 했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서로 비추고 비추어주는, 관계의 그물이란 말이 떠오른다.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거나 말에 상처를 받았을 때, 불만이 배인 눈빛과 말투가, 보이지 않는 거미줄을 친다. 얼른 감지하지 않으면 끈적거리는 줄에 칭칭 얽매일 수도 있다. 마음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때, 거미의 그물망에서 벗어난다. 마음의 움직임이 그쳐, 적막이 견딜 수 없을 때는 사방의 그물망에 다시 손을 뻗어보는 것이다. /신명옥 시인
살면서 맞이하게 되는 손님 중 아마도 가장 반갑지 않은 손님이 오래 전 빌렸던 돈을 갚으라며 찾아오는 사람일 것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저승사자만큼이나 반갑지 않은 존재가 자신도 잊고 있었던 오래된 채무를 변제하라고 찾아 온 채무자일지 모른다. 더군다나 그 채무자가 태평양 건너에서까지 왔다고 생각해 보라. 시쳇말로 우선 식겁한 기분이 먼저 들 것이다. 미국에서 유학, 취업, 이민 또는 여러 이유로 생활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에게 요즈음 부쩍 미국에서 사용한 크레딧 카드때문에 빚을 갚으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물론 미국에서 태평양을 건너 직접 날아 온 채권자가 아니다. 어찌어찌 하여 원래 크레딧 카드를 발급한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양도 받았다고 하며, 그야말로 전혀 인연이 없었던 회사(사람)가 ‘내용증명’이라는 것을 우선 쓱 보내오는 것이다. 타국 생활에서 어렵게 지내다 보니 미쳐 크레딧 카드로 사용한 것을 지불하지 못하고 왔는데, 그리고 사실은 하도 오래된 일이라 그 보내온 내용증명을 보고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일인데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물론 내가 진 빚은 갚아야 함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그 전에 몇 가지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가족식사라고 했다. 물론 일보다 가족을 우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여기에 부응해 비서진도 내부적으로 가족과의 식사를 위해 아침회의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스타벅스 전 CEO 짐도널드도 평소 임원회의보다 우선해서 가족과의 식사를 중시 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선 몇 년전 유력 대권주자였던 야당의 모 후보가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시적인 슬로건을 내걸어 호평을 받은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 식사를 중요시 여기는 것은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닌 함께 준비하고 대화하며 자연스레 배려를 배우는 공동체 의미를 담고 있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애정으로 맺어진 인간 관계의 결합을 일 때문에 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가족과의 식사가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특히 유아 청소년기에는 인성과 지성 건강까지 키워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3세의 아이가 특정기간동안 습득하는 2천여 개의 단어 중 독서를 통한 것은 140여 개에 불과하지만, 가족과의 식사를 통해선 무려 1천여 개를 배울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가족식사를 할 때 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