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꽃샘추위라고 하기엔 이르지만, 입춘이 지나 언덕 곳곳의 목련과 개나리 등 꽃나무에 맺혀 있는 새 순 봉오리를 보면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지난 1년, 도서관에 근무하면서 “도서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도서관”이란 단어는 프랑스어로 “책”을 뜻하는 비블리오와 “작은상자”를 뜻하는 테크가 조합된 단어이고, 동양에서는 우주변화의 기본원리를 뜻하는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한 글자씩을 합하여 ‘귀한 책을 모아두는 곳’을 뜻하는 『도서관(圖書館)』이 되었다고 한다. 수원시 도서관의 역사를 보면, 1925년 지금의 북수동에 위치한 종로교회 내에 설치한 ‘수원도서관’(사립)이 시초이며, 1940년 수원군청 옆 ‘수원군 도서관’, 해방 이후 1947년쯤에 간이도서관이 농촌지역에 생기면서 수원에도 이동식 도서관이 생겨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가 1956년 수원시청이 교동(현 가족여성회관 자리)으로 이전 개청하면서 그 주변 공영주차장 자리에 ‘수원시립도서관’이 건립되었고, 1980년에
깃발 /박철 아침이면 창문 밖 바라보이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깃발이 나부낀다 여인들이 이불을 턴다 참 극성스럽게도 턴다 격렬하게 흔든다 어떨 땐 옘병, 어쩌구 하며 백기를 흔드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떨 땐 아자! 어쩌구 하면서 홍기를 흔든다 그렇게 지난 밤을 털어내고 참 매몰차게도 문을 닫고 돌아선다 -박철 시집 ‘작은 산’ / 실천문학사 이불을 터는 일은 습관이다. 살비듬, 머리카락, 땀 등등 열심히 살아낸 어제를 정리하는 의식이다. 이불을 털지 않는 사람도 아침을 맞는 나름의 경건함이 있을 것이다. 이불을 터는 기분은 날마다 다르다. 삶이 늘 즐겁지 않듯이, 늘 우울한 것도 아니듯이, 오늘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의 깃발이다.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다가도, 하늘이라도 당겨오듯 큰 들숨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도 하는 것이다. 매몰차게도 어제는 어제이고 오늘은 오늘인 것이다. 당신의 베란다에 나부끼는 깃발의 기분이 궁금하다./이미산 시인
참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 경찰이 좀 더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용인에서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본보 16일자 23면에 난 기사를 보면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이다. 사건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이렇다. 지난 15일 밤 용인 원삼면에서 러시아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트럭에서 기름을 훔쳤다. 차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동파출소 소속 경찰관의 추적 끝에 실탄까지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도주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략적인 사건 개요지만 좀 더 내막을 들여다보면 분노가 치민다. 추적 끝에 경찰과 맞닥트린 절도범들은 차에서 내리라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1명은 차에서 내려 달아났고, 나머지 1명도 차를 몰아 도주했다. 차에서 내려 도망간 범인은 인근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에서 추격하던 경찰에 돌을 던지며 반항했고 결국 몸싸움이 벌어졌다. 덤벼드는 범인에게 경찰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음에도 범인은 또다시 달아났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뒤엉켜 5m 하천 아래로 떨어졌고, 추락과정에서 경찰이 범인에 깔렸다. 이로 인해 허리와 목 부분에 큰 부상을 입게 됐다. 중요한 것은 검거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17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해 내란음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내란음모·선동·국보법 위반 혐의를 일부 적용,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음모 사건을 처음 국가정보원에 제보한 이모씨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RO는 내란 혐의의 주체로 인정되며, 총책은 이 피고인인 사실도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의원이 혁명동지가와 적기가를 부르고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사실을 들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함께 기소된 홍순석·한동근·조양원 피고인 등에 대해서도 국보법 위반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징역 4∼7년, 자격정지 4∼7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 의원 등은 지난해 5월 RO 조직원 130여명과 가진 비밀회합에서 통신·유류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고, 인명 살상 방안을 협의하는 등 내란을 음모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일부 피고인은 북한 이념서적 등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결심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징역 20년과 자격정지 10년, 이상호 등 나머지 피고인에게 각각 징역 10∼15년과 자격정지 10년 등을 구형했었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박근혜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이 본격 가동할 태세다. 지난해 12월26일 국회를 통과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1월 7일부터 시행되기에 그러하다. 개정안을 보면 이명박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인 ‘5+2 광역경제권’은 폐지됐다. 대신 새로운 지역발전정책으로 ‘지역행복생활권’(이하 지역생활권)이 추진된다. 기존의 광역경제권 중심사업이 시·도의 관심저조, 권역 내 나눠 먹기식 사업추진 등 문제점이 노정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종래의 정책이 중복과잉 투자 해소에 기여했다지만 전국 22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 23%는 응급의료기관 하나 없는 등 기초생활권 도시들의 격차도 여전하다는 평가에서 출발한다. 이에 지역생활권은 ‘이웃 시·군 간 연대를 통해 생활 인프라, 일자리 및 교육·문화·체육·복지서비스를 불편 없이 누릴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서, 2∼4개 정도의 시군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역대정부와 차별화하려는 현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은 과연 무엇이며 성공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지역사회 내 토론이…
먼발치에서 봄이 까치발을 들고 있다. 태양은 땅 밑을 뒤적여 새순을 꺼내놓기 시작하고 칩거에 들었던 나무는 한 뼘쯤 영역을 넓혔다. 유리문 안 붉은 선인장은 금방이라도 봄을 터트릴 듯 꽃망울을 부풀리는 이월의 중순이다. 새로운 시작은 꽃으로 축복하는지 거리엔 꽃다발을 든 학생들로 왁자하다.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등학교가 졸업식을 하면서 한산하던 동네 꽃집도 활기를 되찾고 꽃 속에 파묻힌 학생들의 표정에도 힘이 넘쳐난다. 하나의 과정을 마친다는 것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디딤돌이다. 설렘과 두려움 그리고 도전하는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물론 출발 선상에 선 이들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필요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대견한 것은 나라의 희망이고 기둥이기 때문일 게다. 대학 3학년을 마친 딸아이가 휴학을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반대를 했다. 꼭 학업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음에도 1년을 늦춘다는 것이 마땅찮았다. 딸애는 22년간 고생한 자신에게 휴가를 주면서 취업을 위한 스펙도 쌓고 여행이며 부족한 공부를 준비하는 재충전의 과정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평생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지금이
요즘 국민들은 온통 동계올림픽에 관심이 가 있다. 러시아 쇼트트랙 팀의 선전과 한국팀의 부진이 대비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원래 정치와 거리가 있는 스포츠에서 파벌정치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정파벌의 특정선수를 대표로 선발하기 위해 규정을 자주 바꾼다던지, 바뀐 규정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선수들로 하여금 경쟁에 임하게 한다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에서 한국팀의 부진은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파벌주의와 헤게모니 파벌에 의한 제도와 원칙의 무력화와 관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체육계에 대한 비난이 비등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가 체육계 부조리와 연관돼 있지 않은가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육계 일부, 특히 쇼트트랙연맹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과 타성에 젖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체육계의 파벌정치와 무원칙, 그리고 장기적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태도는 여의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그러한 태도는 여야 간에도 그렇고 야당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가 작년 1년 동안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분열시켰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수사는 채동욱 검찰총장
신라시대에도 미인을 장미(薔薇)에 비유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도 나온다. 통일신라시대 신문왕은 어느 여름날 밤 삼국사기의 저자 설총(薛聰)에게 울적한 마음을 풀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설총은 옛날 얘기 하듯 말을 꺼냈다. 화왕(花王)인 목단(牡丹)이 아첨하는 미인 장미(薔薇)와 충간(忠諫)하기 위하여 베옷에 가죽띠를 두르고 찾아온 백두옹(白頭翁: 할미꽃) 중 누구를 택할까 망설이는 것을 보고 백두옹이 화왕에게 간언(諫言)하였다는 내용이다. 백두옹은 간언에서 ‘두 명(장미와 할미꽃)이 왔는데, 어느 쪽을 취하고 어느 쪽을 버리시겠습니까?’라고 화왕에게 질문하자 화왕이 ‘장부(할미꽃)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어여쁜 여자(장미)는 얻기가 어려운 것이니 이 일을 어떻게 할까?’라고 대답했다는 게 얘기의 줄거리다. 물론 간신과 충신을 고르는 변별력을 빗댄 얘기지만 당시에도 장미는 아름다움의 대명사였나 보다. 장미는 전설도 많다. 그중 붉은 장미에 관한 것도 있다. 중동에선 연꽃을 꽃 중의 왕이라 불렀는데 이 연꽃이 밤에는 잠만 자고 다른 꽃들을 지키지 않자 꽃들이 알라신에게 호소하였다. 그러자 알라신은 꽃 중의 지배자로 흰
중국에서는 관광객을 ‘유객(遊客)’이라고 부른다. 중국말로는 요우커다.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들이 지난해 사상 처음 400만명을 넘어섰다. 관련 기관과 업계에서는 올해는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여유법’이 시행되면서 단체 관광 특수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 빈자리는 가족 등 개별 여행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간 여행사들이 진행하던 저가 단체관광이 감소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만큼 개별여행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 중국 여행자들은 씀씀이가 무척 커서 각 여행사와 지자체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쇼핑관광이나 카지노관광, 의료관광 등 부가가치가 큰 상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손 큰 중국인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미국 LA 근교 샌개브리얼 지역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도 없고, 할리우드와 같은 잘 알려진 관광지도 없으며, 유명 레스토랑이나 명품 상가도 없지만, 호텔과 상점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인다는 소식이다. 이 지역은 중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