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족의 이아페토스의 아들 프로메테우스가 있다. 신 중의 신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줘 코카서스 바위의 쇠사슬에 묶여 날마다 낮에는 독수리에게 간을 쪼여 먹히고, 밤이 되면 간은 다시 회복되어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우리 인간에게 불을 통해 맨 처음 문명을 가르친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겐 축복을 받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혹독하였다. 불은 수만년 동안 인류 발자취에서 뗄래야 뗄 수 없었던 역사 그 자체이다. 불이 있었기에 맹수와 추위로부터 종을 보호할 수 있었고, 날것에서 익혀 먹을 수 있었으며 조리를 통해 장시간 음식 보관이 가능했기에 부침의 역사 속에서도 발전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최초의 인류는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불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며 숭배의 대상으로서 소중히 다뤄져 왔었다. 그 후 불은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진 순간부터 축복은 멀어지고 고통과 불행으로 모습을 달리한 채 우리 앞에 나타났다. 무분별한 사용은 어느 순간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모습으로, 지켜야할 소중한 자연은 속수무책 사라져가고 있다. 또한 오만 가득한 인간은 과학이라는 기술을 앞세워 불을 제어&
플라시보 효과. 약효가 전혀 없는 가짜 약을 진짜 약으로 속여 환자에게 먹였더니 환자의 병이 나았다는 현상이다. 실제 약효보다 사람의 심리상태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 같은 효과를 증명하는 재미있는 실험도 있다. 일반인에게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와 젊은이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주고 걸음걸이를 측정했다. 그 결과 노인과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실험 전에 비해 평균 2.32초 늦게 걸었고, 젊음에 관련된 단어를 본 사람들은 2.46초 더 빨리 걸었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실험에 참여한 그 누구도 자신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플라시보 효과를 가장 많이 가져다주는 음식은 비빔밥이라고 한다. 시각적 자극이 매우 높아 보기만 해도 맛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오감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각이다. 무려 80~90%를 담당한다. 각양각색의 비빔밥 요소들은 이 같은 시각을 통해 뇌 속에서 전체적인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다시 말해 시각에서 뇌로 전달된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뇌 속에서 진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석의 시간 /박경숙 백악기에 갇혀버린 물고기 유유히 흔들던 꼬리 지느러미 날렵하다 존재의 바다를 헤엄쳐 기원을 거슬러 온 선명한 가슴뼈 골과 골의 무늬를 지나 지층과 지층의 사이 표적을 피해 잠입하듯 말똥한 눈망울 둥굴리며 유전(遺傳)을 꿈꾸는가 닮은꼴의 무리를 찾아 중생대 백악기를 헤엄쳐 온 물고기 한 마리 안주하듯 화석의 해심 유영 중이다 암모나이트와 공룡 등은 오래전에 멸종되어 화석만 남아 있다. 이들 생물은 비록 화석으로만 남게 되었지만 한때 세상을 유영하거나 비상하거나 질주하던 생명들이었다. 그러나 멸종된 생명들은 더 이상 꿈틀거리지 못한다. 우리 인간은 자자손손 생명을 퍼뜨리고 있다. 생명공학자들은 머지않아 인간복제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는 달리 불멸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몸만 영생한다고 해서 어디 족하겠는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살아 있는 동안 이름을 남겨보자.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
휴일 아침 창당소식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한 것이다. 아울러 3월 출범할 예정인 신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정계개편의 핵으로 등장함으로써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또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당초 3자 구도에서 여야 간 1대1의 구도로 치러지게 될 공산이 크다. 다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의 신당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문제다. 새 정치를 부르짖으며 국민들의 관심을 받아온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이 과연 지속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물론 정당은 정권 획득을 목표로 한다. 두 사람은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새 정치를 위한 신당 창당으로 통합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 정권교체를 실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를 배출하고, 공천은 하지 않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서 우호 세력을 모아 대선까지도 승리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그러나 야권 내 최대 주주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 세력들과의 원만한 연합을 이루는 것
경기도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가 드디어 추진된다. 정부가 경기도의 GTX 3개 노선 가운데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 고양 킨텍스∼서울 삼성역 노선을 먼저 건설키로 한 것이다. 기재부는 최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국토교통부로 통보했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이 A노선의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1.33, B노선(송도~청량리)과 C노선(의정부~금정)은 각각 0.33, 0.66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경제적 타당성이 확보된 A노선(일산~삼성)을 우선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경기도의 GTX 3개 노선 동시 시행 방안의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GTX 사업은 고양∼삼성 36.4㎞ 구간, 송도∼청량리 48.7㎞ 구간, 의정부∼금정 45.8㎞ 구간 등 3개 노선에 총사업비가 무려 11조8천억원에 달하는 국가적인 사업이다. 당연히 도는 국토부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문수 지사는 ‘GTX는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수도권의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정부의 GTX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발표를 1천250만 경기도민과 함께 적극 환영한다며 신속한 추진을 기대했다. 정부
따스한 햇살이 그리운 이른 봄,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을 헤치는데 갑자기 선녀가 눈앞에 다가온 듯 시야가 밝아진다. 산마루 양지녘에 자주색 꽃잎을 한껏 뒤로 제친 도도한 모습의 얼레지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꽃의 자태는 파격적인 개방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꽃잎 6장이 뒤로 확 젖혀져 여인의 미(美)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얼마나 개방적인 꽃이던지 꽃말도 ‘바람난 여인’과 ‘질투’다. 이처럼 꽃잎을 열어젖힌 이유는 삐죽삐죽한 꿀 안내선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꿀벌이 찾아든다. 이름이 얼레지인 까닭은 잎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나의 발길을 붙잡는 들꽃은 구슬봉이다. 해맑은 미소를 오롯이 머금은 숲 속의 작은 연보랏빛 요정들이 재롱을 부리는 듯, 귀여운 꽃이 산들바람에 가냘프게 떨고 있다. 양지바른 땅위에 슬며시 고개를 든 구슬봉이는 나그네를 길섶에 주저앉게 만든다. 심술궂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햇살에 만족하며 나지막이 꽃을 피운 구슬봉이는 초롱불을 한 데 모아 주위를 밝히는 봄의 전령이다. 꽃말도 귀여운 ‘재롱둥이’와 ‘기쁜…
요즈음도 아침저녁으로 목도리, 모자, 장갑 등등을 한 채 다니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 올해도 추위가 극성이기 때문이리라. 식당을 가던, 집을 가던, 그 어디를 가더라도 보온기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이는 곧 우리가 가는 모든 장소에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보온기구들의 종류로는 전기보일러, 가스보일러부터 시작하여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화목보일러’이다. 화목보일러는 현재 농가 및 캠핑장 등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보일러로서, 근래 들어서는 그렇게 자주 찾아보기는 힘들고, 또 듣기에 따라서는 생소할 수도 있다. 화목보일러란, 쉽게 생각해서 외장형 아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장된 연료 주입구에 나무 및 기타 연소 가능한 연료를 넣고, 그 열기를 연통을 통하여 내보내어 열기를 전달해 주는 방식의 보일러이다. 지금처럼 기계식 혹은 최신화된 기술로 만들어진 구조가 아닌 만큼, 온도조절장치도 없을 뿐더러, 그 외 안전장치 역시 요즈음 생산되고 있는 최신식 보일러에 비해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여기서 더욱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보일러가…
이미지 /성향숙 아버지 어머니 틀니 빼서 물그릇에 담는다 물그릇 속에서 다정히 손잡고 서로의 입아귀 맞추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눈다 물속에 잠긴 아버지 어머니 밤새 달그락거린다 아버지 물결처럼 흔들린다 나란히 덮은 이불 위에 흰 꽃 노란 꽃 피었다 살은 뭉그러지고 뼈는 검게 변색된다 빠진 이 깨진 이빨 드러내고 웃지만 신접살림 둥근 꽃 이불 화려해진다 --성향숙 시집 ‘엄마, 엄마들’ / 푸른사상 부부의 틀니가 함께 물그릇에 담겨있는 모습은 정겹다. 틀니들은 밤새 달그락거릴 것이다. 서로의 입아귀를 맞추며 도란도란 이어지는 이야기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지극한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이것은 홀로 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홀로 된 아버지는 늘 물결처럼 흔들리는 기억의 모습이다. 자식의 입장에선 언제나 어머니와 함께 해야 할 아버지다. 여전히 어머니와 나란히 이불을 덮는다. 이불 위에 흰 꽃 노란 꽃을 피운다. 신접살림의 그 동그란 웃음으로 이불이 보다 화려해진다. 행간마다 아버지가 덜 쓸쓸하시기를 바라는 시적화자의 간절함이 보인다.
며칠 전 존경하는 선배와 이른 술자리를 가졌다. 슬슬 풀무질을 시작한 지방선거 이야기며, 그 옛날 언론 선배들의 후일담이며 즐겁게 술이 익어갈 즈음이었다. 선배에게 전화가 걸려온 것은, 한동안 오갔던 대화는 ‘세일’, ‘저렴’, ‘20만원’ 등이 주제였다. 일부러 엿들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대한민국 모바일 성능이 오죽 좋은가. 원하지 않는 옆사람에게까지 대화의 내용 일부를 알려주니까. 전화를 끊은 선배의 첫마디는 이랬다. “안사람이 신났어. 핸드폰을 바꾸려고 갔더니 20만원이나 싸게 해준다지 뭐야. 금방 계약하겠다는데.” 그 말을 들은 옆자리 후배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하지 마시라고 그러세요. 요즘 그것보다 더 싸게 해주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통신사를 바꾸면 거의 공짜예요.” 사람들 마음이야 거기에서 거기. 그 말을 들은 선배는 황급히 손전화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술잔이 두 순배쯤 돌았을 때, 상기된 얼굴로 주석에 앉은 선배는 “간신히 말렸어. 계약서 쓴 걸 다시 찢어버렸지 뭐야.” 주제는 당연히 이동통신사의 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