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가톨릭 인구의 정신적 지주인 교황이 다녀갔다. 여름의 열기가 지배하는 이 땅에서 그 며칠 동안 우리는 신선한 감동과 함께 영혼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 행보라는 말을 자주 썼다. 실제로 교황은 최대한 딱딱한 권위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우리 정부에 간소한 의전을 요구했고, 낡은 가방을 손수 들었으며, 소형차를 타면서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려 애썼다. 특히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낮은 자리의 사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꽃동네의 장애인들이 그 대상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일에 가깝다. 물론 종교 지도자로서 전임 교황처럼 좀 더 근엄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교황은 신의 대리자이지, 가톨릭 신앙인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말하자면, 길 잃은 양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지, 양들을 지배하는 권력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교황은 그 역할에 좀 더 충실하려 애쓴 것일 뿐이다. 그가 바쁜 일정과 경호상의 어려움에도 차량을 멈춰가며 아이들에게 입
지난 2월 초 서울에서 가정폭력을 신고한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아버지를 구속했다. 가정폭력의 가해자는 평소 술에 취하면 가족들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고 경찰에서 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아들을 흉기로 위협한 것이다. 결국 가정폭력의 가해자인 이 아버지는 구속됐으나 한가지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보복범죄이다.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간 경기지방경찰청에 접수된 가정폭력 중 재범 우려가 있거나 피해자 보호가 시급해 가해자를 임시조치한 사례가 690건에 달한다. 또한, 가정폭력 사범 가운데 2차례 이상 범행해 경찰 관리 대상에 오른 가해자는 84명에 이른다. 가정폭력은 재범률이 높고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피해자의 위치가 쉽게 노출된다는 특징이다. 또한, 가정폭력 등 대부분의 보복범죄 70%가 수사 초기단계에 발생한다 이는 피의자가 조사를 받고 석방된 직후 보복범죄가 발생하고 이러한 범죄로부터 피해자들이 의탁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월 중순부터 가정폭력 피해자는 물론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의 현실을 적극 반영, 보복범죄로부터 피해자를…
어머니가 이사를 했다. 오랫동안 살던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겼다. 한 집에서 30여년을 눌러 살다보니 버릴 것도 많고 몇 년째 쓰지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상당히 많았다. 세월의 더께만큼 쌓인 먼지며 성장기의 기억이 세월과 함께 낡아가고 있었다. 막내와 동갑이 된 벽시계는 하루에 두 번만 시간을 알려주고 뒤란의 절구와 공이는 무료해진 햇살을 빻고 또 빻으며 제 몸의 균열을 다스리고 있었다. 기둥에 눈금을 그으며 수시로 키를 재던 동생도 어느새 마흔 중반을 넘어서고 있으니 참으로 무상한 세월이다. 손때 묻은 물건을 버리지도 그렇다고 아파트로 옮겨가지도 못해 안타까워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의 삶도 저만큼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렸구나 싶다. 이사를 갈 집과 새로 이사 들어올 사람과의 시간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림을 이십일 정도 이삿짐센터에 보관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맡길 세간의 목록을 정확히 기록하지 않고 적당히 눈에 띄는 큰 제품과 가격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했다.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고 이삿짐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어머니가 애지중지 아끼던 시루가 없어졌고 그 밖에 몇 가지 물품들이 오지 않았다. 의뢰업체에 확인한 결과 처음에는 그런…
경기도 내 국가지원지방도 및 지방도 등 지방도로를 관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난해 7월쯤 경부고속도로 영천IC 부근에서 발생한 도로비탈면 붕괴사고를 떠올리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당시 국지성호우로 인하여 도로비탈면 내부에 빗물이 스며들면서 갑자기 붕괴되어 약 5천t 가량의 흙과 바위가 고속도로 위로 쏟아져 내렸다. 다행히 도로 위를 주행 중이던 차량이 가까스로 정지하여 인명사고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 사고로 인하여 차량 수 천대가 옴짝달싹 못하게 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도로비탈면은 도로시설물 중 교량, 터널 등과 같은 토목구조물과 달리 그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기 힘들어 갑작스런 붕괴로 인적,물적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요구되는 시설물 중에 하나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서는 지방도로에 산재된 크고 작은 도로비탈면 중 약 80개소를 「도로의 유지·보수 등에 관한 규칙」 및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관리대상으로 지정하여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중 붕괴위험이 있는 도로비탈면은 붕괴위험지구로 지정하여 혹시 모를 붕괴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상기후 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올 6월 취임… 지역 특성 파악 전념 창업·혁신·벤처기업 지원 필요 느껴 로봇·나노산업 등 전략사업 지원 박차 세월호 사고 대응 자금운용방안 음식·숙박·여행 등 경기부진업종 내달부터 추가지원 자금 공급키로 ‘실물경제 성장’ 목표 경기부양 추진 잠재력 높은 산업 자금 효율적 배분 경제성장·고용확대에 역량 집중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경기도의 성장동력 강화 및 고용 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 자금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태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은 경기도 특색에 맞는 경기부양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경기도 지역의 경제적 특성을 파악하기에 여념이 없는 김태석 본부장. 김 본부장은 “경기도는 서울과 하나로 묶여있어 뚜렷한 지역적 특색을 찾기가 어렵다”며 “그나마 경기도의 전략산업을 영위하는 창업기업과 혁신기업, 벤처기업이 크게 활성화돼 있어 이들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경기도의 첫인상을 설명했다. 이같은 김태석 본부장의 뜻대로…
정신분석학에선 인간이라면 모두가 본능적으로 관음증이 있다고 본다. 또 신체의 일부를 남에게 보여줌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노출증도 본능으로 여긴다. 하지만 자기억제가 잘 안되고 정도가 지나칠 경우 병, 즉 ‘성도착증’으로 진단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본능이 심해 ‘성도착증’인지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크게 두 가지로 진단할 수 있다. 성적 환상이나 충동으로인해 6개월 이상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성도착증으로 본다. 또한 환상이나 자극이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데 필요하고, 항상 성행위를 동반할 경우에도 성도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성도착증 치료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약물 치료는 단순한 성욕 억제기능만 나타낼 뿐이어서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성도착증은 사전에 ‘성적(性的) 행동에서의 변태적인 이상습성’이라고 나와 있다. 최근 보도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는 성도착증은 사춘기 전 남여 어린 아이에게 성적기호증을 느끼는 ‘소아성애자(pedophile)’와 지하철·버스와 같은 복잡하고 비좁은 장소에서 자신의 특정부위를 문지르는 행동을 하는 ‘마찰성욕도착증(frotteuris
개방형 직위제는 1999년 말에 생겨난 제도로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거나 효율적인 정책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직위에 공개경쟁을 통해 적격자를 임용하는 제도이다. 공직 사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부처 공무원이 아닌 사람도 공직에 채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공무원도 응모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방형 직위제도 비판을 받고 있다. 거의 해당부처에서 일하던 공무원들이 선발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제도의 필요성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공무원이 모든 면에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전문 인력 영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서도 개방형 직위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현재 1급 상당의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1급)을 비롯해 3급 직위인 감사관, 정보화기획관, 철도물류국장, 대변인, 여성가족국장, 투자유치본부장(황해청) 등 7개가 개방형 직위다. 홍보담당관, 서울사무소장, 디자인담당관, 투자1과장(황해청) 등 4급 직위, 4개도 개방형으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런데 남경필 지사 취임 이후 과장급(4급) 직위 5개를 일반직에서 개방형 직위로 추가 전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오는 9월 조직개편에 맞춰 교류통상과, 법무담당관, 교통정보과, 철도과, 문화산업과 등 5개…
평화로운 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제17회 인천AG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전 국민의 깊은 관심 속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번 대회는 45개국에서 13,000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석하게 된다. 특히 북한의 참여로 남북개선과 교류의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츠 교류를 통해서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구현해갈 수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신뢰와 정직을 증진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시켜 가야한다. 국민모두의 친절과 자발적인 활동으로 민간외교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가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인천시의 국제도시로 위상을 높이여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발전에 기여해야한다. 조직위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된다. 이번 대회의 총 예산은 4천823억 원으로 도하AG(2006) 2조5천821억 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이번인천AG는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범이 될것이다. 조직위는 인천을 비롯해서 서울 등 9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여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하였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이미지의 제고와 경제활동을 제고시킬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조직위와 시민단체들은 개막 날까지
“글쎄 제가 정말 자식을 잘못 키운 걸까요? 기어이 가출을 했어요. 가출신고를 하긴 했지만 잘한 건지 모르겠어요.” 밤새 한숨도 못 잤다는 아이의 엄마는 참았던 오열을 하고 말았다. 매달 들어가는 학원비를 자기한테 주면 독립해서 살겠다는 중학교 3학년인 자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얼마나 마음을 비워야 자식을 키울 수 있을지 인생선배이니 알려달라고 한다. 그 답을 내가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을 찾아 헤매는 그 답을 말이다. 한 때는 나도 자식은 뿌리는 대로 거두는 줄 알았다. 그렇게 확신하던 때가 있었다. 내가 사랑을 충분히 주고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그 영양분을 한없이 퍼주다보면 그 사랑이 무럭무럭 자라는 줄 알았다. 마치 내 어머니가 했던 것처럼. 하지만 그 일방적인 사랑이 나만의 착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식이 그 사랑을 간섭이고 올가미로 받아들인다면 그건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나도 더 멋지고 세련된 부모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봄날 바람에 하얗게 날아오르는 민들레 홀씨를 본 적이 있다. 한꺼번에 날아올라 천지사방으로 흩어지는 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