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이 충돌해 서해를 기름바다로 만들고 연안지역을 공해덩이로 만든 사건은 전형적인 인재(人災)요, 피해범위가 충청남도는 물론이고 경기도와 전라북도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 이후 가장 큰 해상 재난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은 지키기는 어렵고, 망가뜨리기는 쉽다는 교훈이 다시 한번 국민의 뇌리에 새겨지고 있다. 환경을 파괴한 위협을 사람들을 엄하게 다스리고 책임을 져야 할 공직자는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문책해야 한다. 지난 7일 태안사고가 발생한 후 시커먼 기름이 콸콸 쏟아져 바다를 검게 물들이고, 바다는 물론이고 연안지역의 생태계까지 파괴하는 현상이 속출해 국민이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재난을 줄이기 위해 피해 현장으로 속속 찾아드는 수십만명에 이르는 자원 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려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자원 봉사자들은 뻘밭을 망친 기름띠를 손으로 걷어 내거나 기름이 스며든 땅을 파헤쳐서 골라내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외국 언론들도 피해지역이 더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는 한국민의 자발적인 재난극복 사례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송년회란 이름으로 술을 마시고 담소하
은반위의 요정 김연아가 펼치는 빼어난 묘기와 성숙한 매너는 우리를 기쁘게 한다. 서울대 CEO 인문학 최고위 과정을 수료한 기업 대표들이 전략파트에 인문학 전공자를 뽑겠다는 결심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를 위해 애쓰는 목사님과 스님들의 따뜻한 배려는 우리를 기쁘게 한다. 그리고 평생 연극이라고는 해 본 적이 없는 주부들이 만든 성실한 무대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이 모두 우리 사회를 맑게, 밝게, 아름답게 가꾸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안산의 주부극단 유혹의 첫 공연 ‘아름다운 사인(死因)’. 어느 날 병원의 시체 검시실에 자살이라는 사인을 가진 6구의 여자시체들이 시신을 지키게 된 여 검시관에게 각자의 한 맺힌 사연을 털어놓는다는 내용의 아름다운 사인은 수다와 조소, 농담과 푸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비록 프로 배우들의 원숙한 기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각기 맡은 인물의 성격을 꼼꼼하게 분석한 연기는 가족과 일반 관객 모두 편안하게 극에 몰입하게 한다. 아마추어들의 진지
아슬아슬하게 손수레를 끌며 도로를 누비는 폐품 모으는 노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어르신들이 마땅한 일거리가 없다보니 버려진 폐지나 헌옷가지, 고철 등을 모으며 겨울을 나는 것이다. 이러한 파지 줍는 노인들은 시장통이나 상가 밀집지역, 동네를 돌며 버려진 폐지 등을 수거하고 있다. 문제는 폐지를 줍는 시간이 상가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인 밤 9시 이후나 이른 새벽에 이뤄지기도 한다. 교통사고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른 새벽 필자가 확인하 바에 의하면 5시 무렵이면 파지를 줍는 노인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대부분 노인들은 인도가 아닌 차도에서 유모차나 손수레를 이용하게 되는데 아무런 야광표식도 없어 자칫 교통사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신호등을 무시한 채 리어카를 끌며 느린 속도로 도로를 건너는 노인들도 수시로 목격되고 있다.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주워온 파지 등 폐품은 수거업자에 의해 팔려 나가지만 고생한 만큼의 보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업자에게 건네지는 가격은 파지는 1㎏ 당 100원 정도. 손수레를 가득 채워도 한달에 가져갈 수 있는게 고작 2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돈이 되는 것은 고철이지만 고철을 손에 쥐기는 하늘
중국 법가(法家)의 거봉 한비자(韓非子)가 쓴 같은 이름의 책 내저설상 칠술편은 남곽(南郭)이란 사람의 사기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즉 제나라 선왕은 ‘유’라는 악기를 합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남곽은 유를 연주할 줄 모르지만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300명의 악사 틈에서 그럭저럭 연주해서 명성을 남겼다. 선왕이 죽고 그 뒤를 이어받은 민왕은 유를 독주하는 것을 선호했다. 남곽은 실력이 들통날 것 같으니 달아났다. 이처럼 남곽이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차원에서 유를 함부로 분 것을 남곽남취(南郭濫吹)라 한다. 교수신문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전국 국·사립대 교수회 회장 등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뽑혔다고 23일 밝혔다.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에 등장하는 이 낱말은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이나 도덕불감증 세태를 경고하는 의미로 쓰인다. 올해 대한민국 사회는 거짓이 판을 쳐 산처럼 우뚝 서야 할 도덕이 무너져내린 한 해를 보냈다.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사기꾼이란 평을 받은 사람이 선거판을 요동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 계획은 실천단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틀림없다. 매일경제 텔레비전이 23일 보도한 바에 의하면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인 여론조사 결과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22%에 그친 반면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으로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이 31%에 달했다. 실현 가능하지만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39%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긴급하다고 판단하는 과업을 수행하기에도 대통령 임기 5년은 짧다. 하물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한반도의 지형을 바꾸고, 공해 유발 요인을 집약하고 있으며, 과연 한반도를 운하로 연결하는 사업이 경제성이 있느냐의 여부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민간 투자업체가 주축이 돼 추진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ㆍBuild-Transfer-Operate)으로, 국민 세금을 전혀 투입하지 않고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명시된 공약집과는 달리 이 당선자측 자문
북한이 지난 10월 3일 제6차 2단계 6자회담에서 올해 안에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고농축우라늄을 포함해 모든 핵 프로그램의 신고를 마친다는 합의문에 서명함에 따라 지금 북에서는 미국 기술진이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겠다’고 약속한 시점이 닷새 후인 31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성실하고 정확하게 신고하고 나면 그 다음 수순인 불능화와 핵 폐기는 자연스럽고 순조롭게 이뤄지게 된다. 북한의 핵 포기는 결국 북한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이는 북한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이 핵을 고집하면서 끝내 국제사회에 등을 돌리면 북한은 결국 고립될 수밖에 없다. 국제적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막다른 지경에 이른 북한으로서는 자칫 ‘전쟁’이라는 ‘자폭’을 택할 수도 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남한은 실로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 왔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 인내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허비됐고 혼란과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이제는 인류와 세계평화의 이름 아래 북한 핵을 순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여름철보다 겨울철 저녁시간대에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우리나라의 계절별·시간별 전력수요행태를 분석한 ‘수용가부하곡선을 이용한 전력사용행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력의 경우 주간(09∼18시)의 평균부하(약 421W)보다 오후시간(19∼24시)인 야간부하(약 515W)가 22%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중 가정의 전력부하가 가장 높은 시간은 여름철 낮이 아닌 겨울철 저녁시간대인 것으로 나타나 이 시간대의 전기절약 실천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상은 가족이 모두 모이는 저녁시간대의 가전제품 및 조명기기의 사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며, 특히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전열기기의 사용도 겨울철 오후시간대 전기소비 증가의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흔히 전력소비는 여름철에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름철은 전기소비가 오후시간대에 일시에 집중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며 실제 전기 소비량을 따져보면 겨울철이 더 많다. 최근 전열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겨울철 전기소비량은 물론 최대부하도 전력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기전력
추상화가 등장한 시점은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고흐나 세잔 등 인상주의 이후라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일 것이다. 서양의 추상화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채 100년도 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인지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들에게는 추상화가 난해한 그림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어떤 형태인지, 그리고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상화 역시 형태가 있는 구상주의적 그림처럼 작가의 능력에 따라 깊이감과 수준이 달라진다. 그럼에도 추상화를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많은 그림들을 보고 많이 그려보지 않으면 제대로 감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필자가 다루고자 하는 김홍태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수준 높은 추상화를 표현해내는 작가이다. 그의 그림을 처음 본 순간, 국내 추상작가 가운데서도 이렇게 밀도 있고 수준 높게 표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김홍태의 작품을 본 이후로 그의 전시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의 작업 공간을 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마치 초등학교 시절에 소풍을 가는 것처럼 즐겁고 들뜬 마음이었다. 분당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ls
수원시의회가 이달초 ‘수원광역시 승격 건의안’을 의결하고 이를 국회와 정부 등에 건의한 것은 일응 타당성 있고 납득할 만한 발상이다. 수원시도 이미 내부적으로 광역시 승격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 놓은 상태라고 한다. 수원시는 이미 인구 100만 명을 넘은 대도시로 성장해 있는 상태다. “더 이상 경기도에 예속된 기초자치단체로 남을 수 없다. 수원의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광역시 승격이 요구된다”는 수원시의회와 수원시의 주장은 그래서 주목된다. 인구는 이미 여타 광역시 수준에 이르렀지만 아직 도청 소재지로 머물러 있어 행정이나 주민 생활면에서 적잖은 불편이 따르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켜 도시계획과 인사권, 예산 및 지방세 권한 등을 독립시켜야 마땅하다는 광역시 승격 당위론을 무리한 주장이라고 일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광역시 승격이 반드시 인구만 가지고 말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도시가 처해 있는 여러 상황과 주변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수원시의 경우 수도권을 이루는 경기도의 오랜 수부도시로서, 인천시의 경우와는 또 다른 특수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도시다. 따라서 수원시를 경기도로부터 분리하는 문제는…
과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로 선정돼 경기도, 환경부와 3자 협약을 맺은 지가 4달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8월 29일 협약을 체결하고 과천시는 ‘개인탄소배출권활당제’ 도입 및 기후변화 의식 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해 오고 있다. 또 시는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기여량을 2005년 대비 5% 감축함과 동시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력모델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각종 계획을 세워 노력해 왔다. 때마침 경기도의회에서도 기후변화 자문단을 구성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지난 20일에는 과천시를 방문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바람직한 시행방안을 모색했다. 도뿐만이 아니라 도의회까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향후 더욱 활발하고 효과적인 협력 활동을 기대한다. 과천시는 전체 인구가 8만여 명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이지만 오래 전부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지역운동이 매우 왕성하게 전개된 곳이다. 공동보육을 위한 주민운동이 성과를 보이기도 했고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진보적인 지역후보를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합의해 단일후보로 선정하는 등 우리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