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번개처럼 평양을 다녀왔다. 하나의 사건이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에 묶여 있던 북한 자금이 미국 정부와 러시아 정부의 극적인 공조로 4개월 만에 간신히 주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발 빠른 동작이다. 북한이나 미국이나 뭔가 큰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조짐이다. 두 나라 사이의 긴박한 교섭 과정을 남한이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연초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가 전에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해 국내 평화파의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5월 말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내 임기와는 관계없이 남북정상회담이 6자회담 결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진전시키는데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회담 시점에 대해 “임의로 앞당기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6자회담 진전을 위해서 그 뒤로 늦춰서는 안 되는 일”임을 강조했다. 말이 너무 어렵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6자회담 진전이라는 두 바퀴를 함께 굴려야 한다는 병
25일은 한반도에서 6·25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쉰일곱해가 되는 날이었다. 이 땅의 무고한 양민들과 산천초목이 이데올로기(ideology) 마수에 영원히 씻지 못할 할큄을 당했다. “우리는 피끓는 젊은 나이에 자랑스런 태스크 포스(Task Force) 스미스 부대 일원으로 이 곳 오산에…” 오산시 내삼미동 죽미령에 1955년 7월 건립된 UN군 초전 기념비가 있다. 죽미령은 UN군 최초의 한국전쟁 참전지다. 전장의 총성이 지축을 흔들던 1950년 7월5일 스미스 부대원 540명은 잔뜩 긴장한 벽안(碧眼)으로 새벽녁 부터 이슬비를 맞으며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북한군과 전투에 맞섰다. 죽미령은 한강에서 남·북군의 격전속에 전쟁이 한창이던 무렵 UN지상군 특수임무를 받고 최초로 파한(派韓)한 미 제24사단 21연대 1대대(대대장 찰스 B.스미스 중령)가 북한군 제4사단 5연대를 맞아 교전한 언덕이다. 당시 스미스 부대는 북한군 127명을 살상하고 전차 6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지만 부대원 181명이 장렬히 전사하고 중화기 전량을 잃으며 퇴각한 패전의 한 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미스 부대를 지원키 위해…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대중음악의 세계적인 별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우리나라에 와서 23일, 24일 올핌픽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했다. 1980년 미국 뉴욕의 스테이튼 섬에서 태어나 19살에 솔로 1집 앨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로 데뷔한 그녀는 폭발적인 가창력, 빼어난 미모, 그리고 역동적인 춤 솜씨로 미국은 물론 세계의 젊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녀는 미국 그래미 어워드만도 3번 받을 정도로 노래 실력을 공인받고 있다. 입술엔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금발을 휘날리며 흰 자켓에 흰 바지를 입은 채 무대에 오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체조경기장에서 날씬하고 앙증맞은 체조의 요정들이 1988년 올림픽 경기에서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고요히 끌었던 모습과는 아주 대조적으로 경쾌한 춤을 곁들여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고음을 쏟아냄으로써 같은 경기장을 감동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녀는 첫날 '에인트 노 아더 맨', '홧 어 걸 원츠', '더티', '캔디 맨' 등 히트곡을 부른 데 이어 둘째 날 1만5천여 팬들 앞에서 앙코르곡인 '뷰티풀'을 부르던 중
경기도의회 제224회 제1차 정례회의가 6월 19일부터 29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구 1천만을 넘어선지 오래되었고 한 해 예산만해도 11조가 넘어가는 우리나라 최대 지자체의 살림을 살펴보고 따져봐야 하는 경기도의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방의원들에게 도민의 세금을 지급하면서 1천만 도민들은 경기도의원들의 성실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의원 스스로가 열심히 도정을 살피고 합리적 비판과 효율적 대안을 제출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도의원의 활동은 반드시 상대편인 집행부의 협력이 전제되어야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호응해 함께 노력하고 도정을 발전시켜 나가려는 경기도의 이해와 협력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도의회의 어떠한 노력도 무용지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는 상호견제를 통한 균형을 추구하고 비판과 감시, 타협과 협력을 병행해야 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경기도의회 정례회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성의 없는 경기도의 태도가 곳곳에서 확인돼 도민을 실망시
참여연대가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의정회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의정회에 지원한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78억8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 의정회는 의정신문을 발간한다며 1억 이상을, 의정수첩을 발간하는데 950만원, 경기도 의정회는 향토유적지 탐방에 789만원, 도정·의정 홍보와 환경강연회에 2천64만원을 도민의 혈세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는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쪽에서는 조례에 근거해서 지원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 의정회가 벌이는 사업을 들여다보면 관변 행사와 단순 친목활동에 대한 것이 대부분으로서 누구나 쉽게 더 이상의 시민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의정회지원조례’ 또는 ‘의정회설치육성조례’를 만들었다. 지방자치단체는 이 조례에 근거해 친목단체에 불과한 의정회에 시민의 혈세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의정회는 연구 활동을 통해 행정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설립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사업내용은 관변행사나 친목활동에 불과한 내
현대곡은 대체로 기교적으로 어렵고 불협화음이 많은데다가 작곡가들이 음악 외적으로 ‘묘한 행동’을 주문해 기피하는 연주자들이 많다. 묘한 행동이란 피아니스트가 연주 중에 피아노 뚜껑을 열고 “웩~~~” 소리를 지른다든지 손가락이 아닌 발가락이나 북채로 건반을 내리치는 것들을 말한다. 또 무대에 있던 연주자가 갑자기 객석에 뛰어들어 연주하는가 하면 현악기의 활을 칼싸움 하듯 흔들어 허공을 가로지르는 소리를 내는 등 상상을 초월한 행동에 관객들은 크게 놀라곤 한다. 현대음악에서 국내 최초의 충격적인 사건은 1976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막이 오른 지금은 고인이 된 백남준씨의 ‘두 사람의 피아노를 위한 섹스’ 였다. 백씨는 이미 해외에서 연주 중 피아노 다리를 도끼로 부러뜨려 피아노가 기울어지는 소리를 요구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이날 공연에선 피아노에 누운 남녀가 4개의 발로 연주해 국내 음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1991년 김규현씨의 곡 ‘4인의 묵시록’ 발표회 때는 시작전에 한 사람이 무대 가운데서 담배를 피우고 또 다른 이는 북을 치는 시늉을 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교육부가 제시한 내신 원칙 가운데 ‘내신 등급간 점수 차등화’에 대해 주요 사립대가 받아들였다. 이로써 사립대학으로 번질뻔한 ‘서울대발 내신등급 반발’은 다소나마 잡힌 것 같다. 이들 대학은 200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내신 1∼9 등급 중 상위 등급(1∼4등급)을 묶어 만점을 주는 방안을 포기, 등급 간 점수 차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각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의 내신 등급이 너무 다양해 획일적으로 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교육부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상위 등급에서 점수 차를 줄이든, 하위 등급에서 점수 차를 많이 두든, 상·하위 등급의 점수 차를 같게 하든, 그것은 대학의 판단이다. 서울대도 2008학년도에는 내신 1∼2 등급을 동점 처리하되 2009학년도부터는 1·2 등급을 나누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내신 갈등을 촉발한 상위 등급 간 동점 처리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돼 가고 있다. 교육부는 입시 총점에서 기본 점수를 뺀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사립대는 “내신 반영 비율의 증가가 수험생의
이태호 <객원논설위원> 노자(老子)는 간결하고 명쾌한 명저 '도덕경(道德經)'에서 계곡을 여성의 몸에 견주어 표현했다. 즉 '계곡의 신은 죽지 않는다. 이를 일컬어 검은 암컷이라 한다. 검은 암컷의 아랫 문은 바로 하늘과 땅의 뿌리라 한다. 이어지고 이어져서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는다(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는 것이다. 사실 산이 높을수록 계곡도 깊다. 위대한 지도자일수록 깊은 인격을 지니고 있다. 산은 쇠 또는 돌이요, 돌은 물을 생한다(金生水). 산이 머금은 물은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계곡으로 흐르며 개울과 시내로 합해지고 마침내 강이 되어 드넓은 바다에 이른다. 계곡은 물이다. 인간은 물 없이 태어날 수 없으며, 목숨을 이어갈 수도 없다. 인간이 계곡을 소중히 간직하고 생명의 근원인 물을 아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 8월에 국립공원 계곡에서 목욕 또는 수영하는 사람은 20만원, 상의를 벗거나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사람은 10만원, 천막이나 그늘막이나 텐트를 치고 야영하면 50만원의 과태료를…
* 네팔에도 밤 문화가 있다- 순박한 마음에 들어오는 타인의 밤 숙소에 있던 아이들과 타멜의 뒷길에서 더히(커드)를 한 그릇 사고 바나나를 몇 개 샀다. 더히(커드)는 구운 토기에 만들어 파는 걸쭉한 요거트인데 그릇 째 판다. 허름한 유리 진열장에 놓인 토기는 큼직해서 서너 명이 나눠먹어도 될 크기다. 이걸 들고 과일 가게에서 바나나를 몇 개 산 뒤 튀김집에 갔다. 사 온 바나나를 잘라 넣으니 엉성하지만 푸짐한 바나나 요거트가 되었다. 선반 위로 바퀴벌레가 지나다니는 지저분한 모습은 네팔 서민들의 식당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그러려니 하게 된다. 삶은 계란까지 사 먹으니 배가 든든하다. 뒷골목에서 그릇 들고 숟가락 하나씩 차고 이집 저집 돌아다니던 여행자들의 숭고한 한 끼 식사가 이렇게 끝났다. 오후에 ○○가 친하게 지낸다는 조선족 가게에 들러 담백한 도너츠를 맛보았다. ○○는 자기네 가게 맞은 편 게스트 하우스는 아가씨 장사도 하는 곳이라 한다. 길거리 어디에도 그런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내 눈에는 평범한 게스트하우스인데, 입소문으로 찾아가는 것일까? 그러고 보면 타멜의 몇몇 바에는 춤을 추는 곳도 있다
1950년에 일어난 6.25전쟁은 북한 인민군의 남침으로 촉발돼 유엔군, 국군과 인민군, 중공군 그리고 남북한 민간인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이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만 봐도 국군 사망자 5만8천여명, 실종자 8만2천여명, 부상자 17만8천여명, 인민군 사망자 18만4천여명, 부상자 22만6천여명, 남한 민간인 사망자 37만여명, 부상자 23만여명, 북한 민간인 사망자 40만5천여명, 유엔군 사망자 3만6천여명, 실종자 6천900여명, 부상자 11만6천여명, 중공군 사망자 18만4천여명, 부상자 71만여명에 이른다. 유엔은 남북한 동족 간에 일어난 이 전쟁에 참전하여 북한을 적으로 삼아 격전을 치르며 정전협정에 의해 3년 만에 전쟁을 끝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6.25전쟁 중 포로로서 북으로 끌려간 국군, 북으로 납치된 민간인들의 안부 확인과 송환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여러 전쟁에 개입한 미국이 단 한 명의 미군 유해라도 확인이 되면 송환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여 성사시키는 미국에 비하면 우리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명백히 드러난다. 우리 정부는 1952년에 발행된 ‘대한민국 통계연감’에 납북자 수가 8만2천959명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