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IMF라는 혹독한 시련을 국민이 합심하여 잘 극복하고 위기를 넘겼지만 최근들어 경제 사정이 어두운 국면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국민들이 국가안보와 민족통일이라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하지만 북한 핵문제와 맞물려 그 방법론을 둘러싸고 국론이 양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여야당을 막론하고 분열과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어서 오는 12월에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 정계개편이 거론되는 등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훈수정치’를 행하고 있는 현상이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찾아온 여권의 유력한 정치인들에게 ‘사생결단’이란 용어를 써가면서 여권의 통합 내지는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가하면 호남과 충청의 단합만으로는 안 되니 영남을 분열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지역구도에 입각한 전술을 훈수하기도 하고, 남북한 정상회담은 8월 15일을 넘기면 어려워진다는 등 현직 대통령 못지않은 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인사하러 온 야권 정치인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대해 정권을 빼앗기면 자기(김대중 전 대통령)가 죽는 줄 안다고 분석하면서 &qu
어제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여배우 전도연이 한국영화사에 남을 막 하나를 장식했다. 내용인 즉은 밀양(secret sunshine)이라는 토속영화에서 여우주연을 맡아 열연을 했고 그 결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게 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대중문화를 접하게 되고 동감하게 된다. 그러나 클래식이라고 하면 일단은 어렵고 거리감을 두게 되는 게 우리들 감정인 것이다. 말 그대로 대중문화는 우리들 사이 곳곳에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단 접할 장소가 많고, 전파력도 뛰어나며 가격도 저렴하다. 반면 클래식이나 고전문화는 특정 장소에 꼭 가야하고, 고가이어서 선뜻 택해서 보기엔 부담이 된다. 그러나 곰곰이 살펴보면 대중문화에는 클래식이 숨어 있고, 담겨있다. 한참 유행하는 드라마나 영화에도 유명한 클래식음악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어렸을 적부터 클래식을 들어왔고 항상 무의식적으로 접하고 있다. 이런 클래식이 매번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보여도 속으로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재미있고 실수투성일 때가 종종 있다. 실수가 클래식의 커버 내용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내용을 연상하면 클래식도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교향악단이나 실내악단 등은
순백 민족의 정기 화폭에 담아내다 며칠 전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교외로 나갔다. 5월 중순 초여름에 맞는 갖가지 꽃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러 색의 장미꽃들이 한창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사한 아름다움을 뽐내던 철쭉은 겨우 꽃 몇 송이만을 남겨놓았을 뿐이었다. 지난달엔 그 철쭉 옆으로 진달래가 만개하여 필자의 마음을 황홀하게 하였었는데…. 세월은 빠르게 훌쩍 지나가고, 인생은 꽃처럼 그렇게 피고 지는 것일 게다. 그래서 사람은 영원함을 사모하는지도 모른다. 우리 화단(畵壇)에는 이처럼 피고 지는 꽃들을 사랑하고 즐겨 그리는 화가들이 여럿 있다. 어떤 이는 처음 보는 들꽃에 매료되어, 밥 먹고 잠자는 것 외에는 매일 그것만을 그리기도 한다. 그만큼 꽃은 우리에게 여름날의 청량음료와 같은 시원함과 신선함 및 감동을 준다. 어느 날 화가 전병현과 같은 동네에 사는 어느 비구니가 그의 그림을 보고 참으로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왜 이렇게 딱딱하고 어두운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꽃 한번 그려 보세요.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이 말을 듣고 전병현은 &ldq
노무현 정부와 언론사 기자(중앙 일간지 기자) 사이의 ‘중앙관서 기자실 축소 조처’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이 1주일째로 접어들었다. 지난 22일 정부가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을 당시만 해도 국민들은 대부분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서 중앙언론사들의 비판적 보도와 논평을 지켜보는 한편, 정부 측 개혁 의도와 입장을 접함에 따라 이해의 폭은 점차 넓어져 가고 있다.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의 골자는 이렇다. 현재 정부 세종로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안에 있는 기사브리핑 룸 7곳과 외교통상부·기획예산처·문화관광부 등 독립청사에 설치된 브리핑 룸과 기사 송고실 13곳을 중앙청사와 과천청사에 설치할 두 곳의 합동브리핑센터로 통합한다. 출입기자실이 20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대전청사 브리핑 룸은 그대로 둔다. 또 독립청사를 쓰는 청와대·검찰청·국방부·금감위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다만 검찰청·경찰청의 경우는 본청과 서울청의 기자실을 한 군데로 합치고, 일선 경찰서 8곳은 폐지한다. 또 기자들이 공무원들의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이 15주 연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최고가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서민들의 주름은 더욱 깊어만 간다. 때문에 단 한 푼이라도 비용을 줄여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그나마 만만한 부대비용을 줄여가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 보지만 언제나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 급기야 원가절감에 나설 수 밖에 없지만 원자재 가격은 이에 아랑곳 않고 덩달아 뛰면서 운송업자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어느새 기름값 1~2원에도 벌벌떠는 좀팽이가 되어 버렸다.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에 속끓는 사람들을 여럿 보게 된다. 나 역시도 길바닥에 돈을 뿌리고 다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사상 최고가 경신’이라는 보도 문구도 이젠 점점 무감각해 지고 있다. 시민들은 급기야 기름값의 60% 가까이 차지하는 유류세를 내려서 국내 유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유가안정을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유류세를 인하 하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정부는 인하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마오쩌둥이 명령하고 조종한 문화대혁명은 중국 공산당 내의 개혁파를 견제하고 강경한 공산주의 노선을 정립하기 위해 이름과는 달리 폭력을 기반으로 중국에 거대한 혁명의 파도를 솟구치게 했다. 붉은 완장을 차고 방방곡곡을 누비며 반동분자들을 처단하고 주요 유적과 건물을 파괴하는 임무를 담당한 사람들은 어린 고등학생, 대학생, 군인들로 이루어진 홍위병(紅衛兵)이었다. “권력은 총구(銃口)에서 나온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농민군을 기반으로 라이벌 장개석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거대한 중국을 장악한 마오쩌둥은 중국사에서 공산혁명을 완성한 ‘붉은 태양’으로 찬연하게 떠올랐다. 그러나 늙은 마오쩌둥이 지난날 혁명 동지들을 제치고 부인 강청과 장춘교 등 4인방에게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1965년부터 10년 동안 홍위병을 앞세워 벌인 문화대혁명은 ‘극좌적 오류’였다고 훗날 중국 공산당이 평가했다. 중앙의 한 일간지는 23일자 사설에서 “노무현 정권의 자폐(自閉)적인 언론 정책을 수행하는 첨병은 국정홍보처다. 이 부처는 오랫동안 국정 홍보보다는 정권 홍보에 나랏돈을 쓴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하는 이런 후진국형 정부기구는 존
지역균형개발과 인구분산을 위해 1960년대부터 추진된 규제중심의 수도권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국가의 성장잠재력만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1986∼2000년 정부의 규제로 수도권 제조업체 증가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나 그 분산효과는 수도권과 인접한 대전과 충남북 등에 집중돼 전국 균형발전이라는 취지와 달리 수도권의 외형적 팽창만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규제는 시대흐름에 뒤처진 정책이며 균형발전이 아니라 동반하락을 야기하는 강제적 하향평준화정책이 아닐 수 없다. 칠레에 이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맺는 정부가 유독 국내 수도권정책만은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 대목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에 설립 허용된 파주 LG필립스의 경우 협력업체중 300여개가 비수도권에 소재함으로써 수도권 규제완화의 파급효과가 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따라서 수도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합리적인 규제완화가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지방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대로라면 이천
올 해 6월 10일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우리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큰 획을 그었던 87년 6월 민주항쟁 2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6월 민주항쟁의 의미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었지만 ‘광주항쟁의 부활’과 ‘탈 군사독재 민주화’라고 의미를 설명한 정대화 상지대교수의 글이나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 투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의 글은 6월을 맞는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숙독할 만하다. 참여정부 5년이 지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 진전에 대한 논의가 요란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20주년을 맞는 6월 항쟁은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기념해야 한다. 민주주의란 한 시점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며 발전해 나간다는 주장에 동의하며 ‘6월 항쟁의 의미’는 바로 중단 없는 민주주의의 확대이며 심화이고, 그러한 양적 발전을 통한 새로운 단계로의 진화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전히 선거 때만 되면 부정한 거래가 은밀하게 오가고 온전하게 지켜지지 않은 선거법이나 정당의 당헌-당규조차 갖추지 못한 현실에서 제도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 야크와 네팔의 지게 - 발걸음은 경쾌한 방울소리에 실렸다. 오전 아홉시부터 오후 네시 반까지 줄곧 걸었다. 그래도 남체까지 밖에 오지 못했다. 팍딩이나 루클라까지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길은 내려가면서도 멀게만 느껴진다. 간간이 길가의 꽃이며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오를 때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꽃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했으니, 어떻게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내려가는 길목에 방을 잡고 잠시 쉬었다. 주변을 돌아보며 길에 내놓고 파는 야크털 제품도 한동안 구경했다. 투박하지만 등산객에게 요긴하게 쓰일 것들이다. 카트만두 보다 싸서 하나 살까하는 생각이 든다. 현지인들을 상대하는 장터도 구경했다. 도시의 공장에서 만든 건지 인도에서 수입을 한 건지 알 수 없지만 싸구려 티셔츠와 운동화가 대부분 이었다. 한 무리의 야크가 지나가는 바람에 길을 비켰더니 젊은 세르파족 여인이 회초리 하나로 능숙하게 소몰이를 한다. 등에 진 것 없이 돌아가는 길이라 야크의 발걸음이 경쾌한 방울소리에 실렸다. 짧은 순간 사람들이 모두 야크에게 길을 내어 준다. 내일 오전은 이곳을 떠나 오를 때처럼 토요장터가 열리는 날이다.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늘 걸음대로라
푸르른 수목들의 수런거림이 싱그러운 계절, 경향 각지에서 축제가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국립극장 청소년공연예술제, 서울연극제, 의정부음악극축제 그리고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문화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통 무대에서 실험적인 작품까지, 삶에 대한 진지한 통찰에서 마냥 즐겁기만 한 거리공연까지 프로그램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수준이 높아야 하고 원만한 진행 그리고 적극적인 시민 참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안산거리극축제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감히 자부한다. 참가단체의 기량이 시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었고,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상인들의 협조로 사흘간 40만 명의 시민이 관람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무사히 치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년에는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별도의 무대를 마련하여 앞으로 시민들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시민 축제의 전형이라고 할만한 일본의 작은 도시 시바타시축제를 참관한 적이 있다. 시바타축제는 시민대표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축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