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계 9위의 재벌총수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1일 전격 구속됐다. 다른 일도 아닌 폭력혐의로 재계 고위 인사가 구속된 것 자체가 특이하다. 우리는 김 회장의 폭력혐의 자체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말 바꾸기, 경찰의 미심쩍은 수사경위, 한화그룹의 거짓 대응, 조폭 관련설 등 여러 가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인 이러한 도덕의식은 계층 간의 대립을 해소하고 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서 작금의 우리 사회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이다.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는 이튼칼리지 출신들은 예외 없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이 중 2천여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전쟁 때는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가 전투헬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한국전쟁에는 밴 플리트 당시 미8군 사령관의 아들은 야간폭격 임무수행 중 전사했으며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도 참전했다. 중국 마오쩌둥 아들도 이 때 전사했다. 이 정도는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김 회장 아들의 일탈과 김 회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부끄
학창 시절, 교탁 위에 놓인 작은 꽃다발을 보고 겸연쩍어 하면서도 뿌듯해 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은사님의 연로하셨던 모습도 보이고 한 동안 잊었던 은사님께 전화라도 드려야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은 감사와 축하의 날이 아니라 곤혹스러운 날이 되어버린 것 같다. 보도에 의하면 올해도 다수의 학교는 학교 문을 닫았다고 한다. 비록 의례적인 행사일지라도 선생님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고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는 광경도 이제는 보기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딱한 일이다. 이유를 알면 우리 사회가 참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스승의 날에 학교 문을 닫는 이유는 ‘촌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학부모들이 스승의 날을 핑계 삼아 촌지를 가지고 학교에 올까봐, 그래서 또 언론이나 학부모 단체의 구설수에 오를까봐 아예 학교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촌지를 주고받지 말자는 운동이 오래 전부터 있어 온 상황에서 기를 쓰고 촌지를 전하겠다는 학부모도 문제지만, 설사 그런 학부모라도 하더라도 사정기관이나 학교 당국에서 잔뜩 긴장하
학교도 직장도 주5일제 수업, 주5일제 근무가 확산되면서 보다 여유 있게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볕 좋은 날 도시락 싸들고 들로 산으로 소풍을 갈 수도 있고, 자연 경관이나 문화 경관이 좋은 곳으로 체험 학습을 떠날 수도 있다. 이렇게 어디론가 떠나서 주말을 즐기는 방법도 있지만, 떠나지 않고 주말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바로 문화 공연을 즐기는 것이다. 문화 공연 하면 유명한 인기 가수나 극단 혹은 예술인들의 상업성 짙은 공연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꼭 비싼 돈을 지불하고, 시간과 막히는 도로 사정에 쫓겨 가며 힘들게 문화 행사장을 찾아가는 것만이 문화 공연을 즐기는 것일까?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가 수요자를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는 이제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마을 단위로 주민을 찾아가서 도서를 대출해주는 ‘이동식 도서관’이나, 노숙자들 혹은 가난한 노인들이 많은 곳에 찾아가서 식사를 제공해 주는 ‘무료 급식 차량’ 등은 이미 우리 사회에 정착된 ‘찾아가는 서비스’다. 그러나 요즘에는 직장인들이 연수기관에 찾아가
정부는 지난 2004년 한·칠레 FTA 체결 당시 농업분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과수생산유통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FTA기금 사업 추진실태를 평가한 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효율적인 기금사업을 편다는 것이 골자다. 또 평가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 사업시행 주체의 기금 지원사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각 자치단체는 이에 따라 오는 6월 확정 예정으로 있는 정부의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물밑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경북은 ‘영주과수산업육성(사과)’을, 충북은 ‘햇사레과수산업육성(복숭아)’을, 밀양은 ‘얼음골사과산업육성’을 각각 들고 기금지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남은 전남(나주)배 명품화육성, 진주는 ‘진주과수산업육성(단감·배)’을 브랜드로 채택하는 등 전국 44개 조직이 자체 육성한 산업으로 평가에 참여했다. 일단, 등수에 들어가면 평가등급에 따라 신청한 예산의 10%~50%까지 차등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차체 입장에서는 총력을 쏟는 눈치다. 농산품을 둘러싼 농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경기도도 팔을 걷어 붙인 것은 당연지사. 도는 ‘잎맞춤과수산업육성(포도)’이라는
강직한 선비, 큰 그림을 그리다 모름지기 화가는 말보다는 그림이지요… 화가는 자신을 진솔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째가 절대 해방, 둘째도 절대 자유입니다 서세옥은 널리 알려져 있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원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필자가 서세옥의 작품과 약력을 보고 화단을 이끄는 중진 작가라고 생각했던 때가 미술 대학 1학년 때였다.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작가인 것이다. 작가와는 나이 차이가 많고, 학연 등도 없어서인지 화랑에서 가벼운 인사나 짧은 이야기 정도를 나누었던 게 전부이다. 그렇지만 그 동안 많은 지면과 방송매체를 통해 서세옥의 작품을 보아왔으므로 몇 번은 만났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 동안 주변에 있는 미술인들에게서 서세옥에 대해 자연스럽게 들었던 이야기도 많았던 터라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다. 작년이던가! 덕수궁 미술관 서세옥 초대전에서 작가를 만났었다. 여든을 넘어선 고령에도 불구하고 빈틈이 없어 보였으며,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졌다. 화랑에서 잠깐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한번 집으로 놀러 오라’던 말에 ‘꼭 한번 뵙겠습니다’ 라고 했던 약속을 떠
아침마다 개성으로 출근하는 버스가 서울에서 출발하는 요즘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는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다. 폐지와 개정 등의 논란이 한창이던 2004년 가을에도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 일부에서는 이미 사문화된 법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자체가 소모적이라는 주장으로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고도 하였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우리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홀연히 현실로 등장하여 여러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지난 1일 사회과학서적 전문 인터넷서점 주인 김모씨가 국가보안법 상 ‘이적표현물 취득, 소지, 판매’혐의로 경기경찰청에 의해 구속되었다. 경기지역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경기경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에 의한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였다. (본보 5월 11일자 참조) 국가보안법 폐지는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던 개혁과제 중 하나였으나 야당의 반대와 여당의 내부 이견으로 아직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 법은 그동안 자의적인 해석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학술-예술의 자유을 침해하고 진보적 인사, 민간 통일운동가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되었다. 또한 중요한
요즘 경기도의회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갈지자 행보를 계속해 도민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이름이 부끄럽고 주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이름이 부끄럽기까지 하다는 자탄의 소리마저 나온다. 아무리 이해심을 발휘하려해도 이건 도가 지나친다. 이래가지고는 대의정치의 근간마저 흔들린다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주민이 의회에 대한 직접 통제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선다. 지난 9일 경기도의회 예결위원회에서는 박 모 의원이 답변에 나선 도 간부를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고 도 공무원과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추태를 보였다.(본지 10일자 참조) 예결위와 공무원노조는 서로 상대에게 잘못이 있다고 책임을 돌리고 있으나 이유야 어떻든 민주주의의 전당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생각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도민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마땅하다. 도의회의 갈지자 파행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다. 예결위가 행자부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인턴보좌관제(일시사역인부임)를 재추진키 위해 이번 추경에 20억 원 이상을 슬그머니 반영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지난해 말 새해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편법 반영했다 무산된 바로 그 비용이다. 도의
복지욕구의 증대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서 복지서비스 이용에 대한 수요가 커져가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각 종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의 하나는 결국 부족한 복지서비스 공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진행되는 몇 가지 대책들은 사회복지를 심하게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우선, 민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등장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대형복지관 설립 위주의 복지시설 인프라 확충의 문제이다. 수원시의 경우, 최근 생겨나고 있는 복지관들이 모두 200~300억 원 대의 매머드급 규모이다. 또한, 현 시장의 공약집에는 8개의 시설을 신·개축하는데만 약 925억 원의 예산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수원시의 복지시설이 대략 100여 개 인 점과 과거 3개년 동안의 1년 평균 복지예산이 약 1천6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아무리 연차적 예산계획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예산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대규모 복지시설 신축은 지역주민의 접근성, 사회복지시설의 지역적 안배, 사회복지예산 투입의 적절성 등의 측면에서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2006년 지방선거 때 한 정당의 후
열린우리당은 지난 2월 14일, 임시전당대회를 열고 향후 4개월 안에 범 민주 세력의 대통합 신당을 만들어 당을 해산하기로 결의했다. 지지율이 낮으니 기존 틀을 깨서 진보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결의를 했지만 당 차원의 대통합 창당 선언은 어려운 과제였다. 더구나 통합의 전제가 ‘질서 있는 통합’ 이라면 모두 머리 숙이고 오라는 신호로도 보였다. 여기에는 타당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세달 동안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인 정세균 의장이 13일 돌연, “해산 명분 없다”는 모호한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전당대회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탈당을 단행했다. 그는 탈당계를 통해 “대통령이 차기 선거에서 여당 후보에게 도움이 될 만큼 국민의 지지가 높아야 하지만 역량이 부족해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임기 말 차기 선거를 위해 당을 떠나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서의 무력감을 호소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용기를 얻었는지 기회 있을 때마다 당을 지키라며 탈당 동지들을 ’배신자‘처럼 공격해 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요즘 &lsq
얼마 전, 고교시절의 은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무슨 일 있으세요?’ 하고 물었다. “아이들이 내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어서….” 순간, 수화기 너머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나이가 몇 살인데, 장난전화세요?” 나는 농담하듯 물었다. 이어 아이들의 말소리가 어수선하게 들려왔다. 은사는 아이들과 함께 내 목소리를 듣고 있던 모양인 듯 했다. 떠나보낸 제자에게 전화를 거는 선생님의 넉넉한 마음이 전화선을 타고 훈훈하게 전해져왔다. ‘스승’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이제 스승이라는 말은 사라져가고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학부모와 학생에 의한 교사폭행 사건을 보면 이 세상이 어디로 가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스승을 생각하는 일은 부모를 대하듯 존경예 예의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교사는 단지 대학을 가기 위해 도와주는 사람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다. 물론 교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