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객원 논설위원〉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고전적인 그레샴의 법칙대로 음란한 정보와 도구들이 넘실대면서 건전한 정보들이 밀려나는 역기능에 휘말리고 있다. 문명의 총아인 인터넷이 ‘음란의 바다’로 오염되면 많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도 음란해지기 쉬워 타락과 퇴폐 그리고 자멸의 구렁으로 빠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존재한다. 최근 흉포한 성범죄를 저지른 10대 청소년들도 인터넷의 음란 동영상에 탐닉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청은 3월 23일부터 4월 1일까지 인터넷 상 음란물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서 6천312건을 적발해 5천535건을 삭제하고 777건을 폐쇄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단속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음란물 유포를 위해 개설된 음란카페·클럽(268건, 4.2%)이나 음란사이트(509건, 8.1%)보다 정상적인 사이트의 게시판에 음란물을 게재한 경우가 1천699건(26.9%)으로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음란물은 틈만 보이면 파고들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다. 음란물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도 엄격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3월 29일 음란 동영상을 유명 포털사이트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된 동영상
일본 제국주의가 날로 힘을 얻어가던 1905년 9월,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가 조선을 방문했다. 민영환, 이 준 등은 그 여인을 만나 “조선이 처한 현실이 급박하다. 그러니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야 한다. “라며 특사 파견을 제안하자 앨리스는 이를 승낙했고 고종은 미국인 선교사 헐버트(Hubert)를 밀사로 파견하게 된다. 그런데 헐버트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훨씬 이전인 7월 29일, 미국과 일본은 몰래 가쓰라-테프트 밀약(Katsura-Taft Secret Agreement)을 맺어 필립핀은 미국이 차지하고, 조선의 외교권은 일본이 넘겨받는 데 합의한 바가 있었다. 고종은 전혀 몰랐다. 부시 대통령과 아베 수상은 지난달 27일, 부시 대통령의 켐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났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북 핵 문제’를 상당히 깊게 논의한 것 같다. 회담이 끝난 다음 두 사람 모두 ‘북 핵 문제를 긴 시간 논의’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발표는 “북한의 의무 이행을 바란다는 공통된 희망을 밝혔다”는 짤막한 내용뿐이었다. ‘북 핵 문제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5월은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지구온난화로 봄을 느낄 시간도 없이 여름으로 성큼 들어선 기온이지만 신록의 상큼함이 배꽃이나 연산홍 등과 어우러져 있는 봄이다. 경기지역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는 다양한 지역축제에 관련 기사를 보면서 한 번 쯤은 가족과 함께 축제마당으로 나서기를 권유한다.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는 ‘제13회 한국고양꽃전시회’가 지난 달 26일부터 열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과천시는 6월 30일 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토요예술무대’를 열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보 4월 27일자 참조) 또한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있는 ‘제4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가 4월 28일부터 5월 27일까지 총 30일간의 일정으로 이천, 여주, 광주의 3개 행사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미래의 아시아를 빚자, Reshaping Asia’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국제적으로 한국도자의 위상을 세우고, 한국도자문화의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로 도자문화의 확산과 수용창출에 기여하며 지역 도자산업과 지역발전에 도움을…
서울시가 공공택지로 개발 중인 송파구 장지지구와 강서구 발산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분양원가 공개 항목은 용지비. 조성비. 직접인건비. 일반관리비 등 8개 항목이지만, 서울시는 58개 세부항목과 분양수익까지 공개했다. 토지비는 착공일 기준 감정가를 적용했고, 건축비는 건설원가에 5%의 수익을 더해 분양가격을 결정했다고 한다. 발표된 분양가는 주변 일반아파트의 60% 수준이고, 분양 수익률이 단지별로 3.2~29.7%이다. 분양수익은 이들 지구의 임대주택 건설재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주택 건설사업 기금에 투입된다고 한다. 이번 분양에 제외된 나머지는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방침이라 주변집값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시장경제의 기본이라며,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가격을 규제하여 집값을 낮추는 것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반 시장적 행태라며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토록 방치해 온 것이 정부의 자세였다. 작년 은평뉴타운의 높은 분양가로 서울시가 후 분양으로 분양원가를 재검토하여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전환점이 되었다. 그 후 노무현 정부가 분양원
원내 제1당이며 수권정당을 표방해온 한나라당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는 4·25 재보선에서 참패한 데 대한 책임을 당 지도부가 어느 선까지 지느냐 하는 문제로 드러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당이 현재와 같은 문제점을 지닌 채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당 안팎에 강력하게 퍼져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사실은 국민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을 단호하게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그동안 50%를 오르내리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재보선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8% 가량 떨어졌다. 다른 정당들의 지지율이 종전과 같은데 한나라당 지지율만 폭락한 점이 중요하다. 다른 정당들이 합종연횡하거나, 여권단일화 움직임을 가속화하거나, 반 한나라당의 전선을 구축하여 대선을 치른다면 한나라당이 고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은 이번 재보선에서 보여준 경고를 한나라당이 정확히 인식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느냐의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은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의 지도부에 있다는 것이 정치관측통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현 지도부는 전면 퇴진하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21세기 각 국가의 총체적 경쟁력을 좌우할 주요 요소로 ‘문화’를 꼽는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화 산업이 다변화할수록 기초 예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음악과 미술, 연극과 문학을 통해 길러진 예술적 감성을 문화 산업의 원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 개개인의 문화력의 원천인 상상력과 감수성을 배양하는 지역문예회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지역극장 경영자들에게 기초예술 장르의 프로그램 기획은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이다. 우선 수준 높은 예술성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지역과의 연관에 비중을 더 두느냐의 문제이다. 관객의 눈높이가 한창 높아져 있어 풀뿌리 예술단체의 공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로는 문화의 시대를 얘기하지만 다분히 오락성 짙은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관객들의 이중적인 취향 때문이다.물론 극장다운 극장이 하나밖에 없는 지역문예회관은 시민 전 계층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에 예술성과 대중성 혹은 지역성의 균형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결국 극장 경영자의 비전과 소신에 의해 프로그래밍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극장문화는 시민들로…
사회적으로 과열경쟁이 빚어지고 몸집이 비대해져 거품이 낀 곳에는 충격요법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메기와 미꾸라지 이야기가 떠 오른다. 1990년대 중반 삼성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장하면서 세간에 알려진 메기와 미꾸라지 이야기는 한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꾸라지들이 노는 연못에 메기를 풀어 놓으면 미꾸라지들은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도망치다가 자연히 운동량이 많아져 고기질이 좋아진다는 얘기다. 경쟁구도로 전환해 거품이 낀 곳의 몸집을 줄여주는 방식이다. 물론 경쟁이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예전까지 밀월관계를 유지하던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들이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분양가자문위’가 가동되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부동산 거품은 곧바로 고분양가 논란으로 확산됐다. 천안시가 시행사인 (주)드리미측이 천안시 쌍용동에 38~48평형 297가구 규모의 아파트 건립을 위해 평당 877만원에 모집공고안 승인을 신청하자 ‘분양가 가이드라인제’라는 내규를 들어 상한선을 655만원으로 정하고 불승인 처리하자 시행사측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기도 했다. 이어 계속된 고분양가 논란으로 지
‘나는 바담 풍(風)할테니, 너는 바람 풍(風)하거라(?)’ 어렴풋 33년전 까까머리 학창시절 어느날 한문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풍(風)자를 빗대 두가지 발음으로 ‘바담vs바람’을 상기시켰던 기억이 난다. 엊그제 4·25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궐석(闕席)된 화성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고작 19.3%에 그친 투표율은 분명 유권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유는 있다. 공휴일도 아니었고 식상해진 정치에 무덤덤한 유권자들이 무관심으로 등을 돌린 탓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라면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유권자들은 입성한 국회의원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뭐가 옳으니, 무엇이 잘못됐니 하며 입맛대로 평가 할 것이다. 투표에 참여한 19.3% 유권자들은 얼마든지 왈가왈 왈가부 할 자격(?)이 있겠지만 나머지 80.7%는 그렇지 못하다. 다수결 원칙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실현시키는 중요한 방법중 하나다. 심해소상류(深海小上流)-깊은 바다도 (뭍의)작은 윗물에서 시작된다(흐른다). 고산송하재(高山松下在)-산이 (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박정희 대통령이 수출주도형 고도성장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재벌들을 적절하게 동원하여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사용하는 한편 노동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억압하여 노동운동사에서는 암흑시대를 이룬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재벌의 총수들이 정경유착, 언경유착을 통해 자본주의의 중심세력으로 발돋움하고 ‘그룹’이라는 이름의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막강한 경호 조직을 거느리며 사실상 황제로 군림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벌을 필두로 한 자본가와 날카로운 각을 이루는 진보적 노동운동단체들은 재벌을 ‘암세포’로 표현하거나 ‘불필요악’으로 규정하고 ‘재벌해체론’을 역설하기도 한다. 족벌체제, 차입경영 등으로 공룡처럼 성장한 재벌의 위세에 제동을 걸 필요성을 느낀 정치권과 행정부도 공정거래법 제9조로 재벌을 엄격한 규제를 필요로 한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규정하고 상호출자, 내부거래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아들과 시비 끝에 상호 폭행한 술집 종업원들에게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나 “내 아들 때린 놈을 데리고 오라”고 소리치며 보복적으로 폭행하는 데 가담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더구나 김회장은 술집
롯지를 따라 돌돌돌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잠시 文明을 잊는다. ▶풍키텡가에서 디보체까지 풍키텡가에서 다시 쉬었다 가는 길에 산양을 만났다. 갑자기 눈앞의 바위 위에 우뚝 섰던 녀석이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언덕을 뛰어오르며 순식간에 사라진다. 야생 산양을 간혹 볼 수 있다곤 들었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왔다가 사라져서 아쉬움만 남았다. 텡보체를 지날 때 안개가 짙어 한동안 앞을 가리기도 했는데, 소박한 일주문을 지나 널찍한 둔덕에 오르니 곰파(불교사원)가 자리하고 있다. ▶풍키텡가에서 디보체까지풍키텡가에서 다시 쉬었다 가는 길에 산양을 만났다. 갑자기 눈앞의 바위 위에 우뚝 섰던 녀석이 좌우를 두리번거리다 언덕을 뛰어오르며 순식간에 사라진다. 야생 산양을 간혹 볼 수 있다곤 들었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왔다가 사라져서 아쉬움만 남았다. 텡보체를 지날 때 안개가 짙어 한동안 앞을 가리기도 했는데, 소박한 일주문을 지나 널찍한 둔덕에 오르니 곰파(불교사원)가 자리하고 있다.마침 보따리장수가 운동화나 셔츠를 이고 와 파는 중이다. 승려들이 모여 물건 구경을 한다. 끝없는 오르막에 지친 몸을 잠시 쉬며, 허기를 채우고 뜨거운 차 한 잔으로 안개로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