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준비를 하면서 들려오는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점점 변하고 있는 세상이 무섭기까지 하다. 최근 세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중에 하나가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총기 난사 사건이다. 아직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젊고 똑똑한 청년이 32명이나 되는 인재들의 목숨을 빼앗아 버린 충격적인 뉴스를 보며 전 세계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한국 국적을 가진 청년이 범인 이었다는 것과 인성과 지식을 추구하는 대학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 한국 청년은 어렸을 때부터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항상 외톨이 인생을 살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가 어찌 되었던 사회적 적개심을 살인으로 표현했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이러한 청년에게 정신과적 치료보다 진정한 관심을 보여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사람만 있었어도 이렇게 끔찍한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사건은 비단 미국 사회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갈수록 대담해 지고 있다. 또한 범죄를 저지르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경기도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경기지방공사가 광교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하고 부동산 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택지를 개발하면서 싼 가격에 강제수용한 뒤 아직 토지이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유보지라는 명분으로 수용가 보다 부풀려 되팔 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광교신도시 택지개발을 하면서 경기대학교 후문 출입구쪽 학교용지와 학교측이 미리 확보하지 못한 개인용 토지 등을 평당 237만원에 강제수용한 뒤 학교측이 해당토지는 학교장기발전계획상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땅이라고 환지를 요구하자 환지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조성원가 등을 감안해 평당 750여만원에 다시 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마디로 공기업이 ‘땅장사’를 하고 있는 전형이 아닐 수 없는 대목이다. 아직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확정돼 있지 않은 유보지인 관계로 자칫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학교측의 간청에 공사는 눈하나 깜박거리지 않고 고가로 되팔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사는 경기대측이 학교 출입구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시 매입할 수밖에 없다는 처지를 잘 알고 있다. 목마른 쪽이 샘을 팔 수밖에 없고 공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20세기 최고의 시인이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T. S. 엘리어트는 1922년 ‘황무지(The Waste Land)’란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고 노래했다. 그는 이 연의 바로 다음에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고 술회한다. 엘리어트의 시는 만물이 봄에 강렬한 생명력을 피워내므로 잔인할 정도로 황홀하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대지는 음력으로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동지(冬至)에 사실상 봄으로 들어선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밀어내며 얼어붙은 땅 속에서 봄기운은 서서히 움튼다. 가녀린 식물들까지 땅속에 잠긴 뿌리를 요동치며 물과 영양소를 빨아올려 위로 공급한다. 대지는 봄이 무르익음에 따라 약동하는 생명체로 가득 찬다. 봄은 모든 생물이 소리 없는 기(氣)의 전쟁을 치르는 계절이다. 사람도 봄이 오면 유난히 졸린다. 흔히 춘곤증(春困症)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남녀노소에게 공통된다. 특히 점심시간 이후나 날씨가 화창한 날엔 이 증세가 더 심하다. 의사들은 춘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장동익 회장이 국회의원들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금품로비를 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달 31일 전국 의협 시·도 대의원 대회에서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3명에게 매달 600만원씩 쓰고 모의원에게 1천만원을 현찰로 줬다고 말했다. 또한 한나라당 보좌관 9명과 복지부에도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의 발언내용은 대의원 대회 참석자가 23일 녹취록을 공개해 알려졌다. 장 회장은 24일 ‘회장이 무능하다는 비난에 허세를 부린 것’이라며 돈은 정치후원금과 식사경비에 대해 잘못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회의원들과 복지부는 즉각 반발했다. 의원들은 모두 금품로비를 부인하고 복지부도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25일 장 회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의협 사무실과 장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의협이 의료법 개정안에 절대 반대하고 있고 재보선과 얽혀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이 일부 ‘후퇴’되고 해당…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예수님은 〈마태복음〉 9장 10절부터 13절을 보면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선포하신다. 여기에는 죄인을 특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베어있다. 부처님도 〈화엄경〉에 대비(大悲)의 마음을 가지고, 중생들이 삼유(三有) 즉 색계, 욕계, 무색계를 윤회하여 온갖 고통 받음을 관찰하시며 그들을 널리 건지심에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비길 바 없는 분으로 기록돼 있다. 성현들과는 달리 역사상 모든 국가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고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가두는 교도소를 만들었다. 국가가 교도소를 범법자들에 대한 징벌의 도구로 이용하는 한 그곳은 수감자들에게 불만과 원성의 표적으로 새겨질 것이다. 역사상 모든 사회혁명의 주도자들이 거사하면서 교도소 문을 열어 죄수들을 풀어 기존질서를 타도하는 데 앞장세운 것은 그들의 사무친 원한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부산교도소의 참혹한 인권침해 사례를 진정사건으로 접수하고 직권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감자 K는 지난해 10월 20일과 21일 이틀간 오전 10시 수갑을 찬 상태로 끌려가 관구실에서 교도관 6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오늘은 전국 56개 지역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 지역의 살림을 맡을 대리인을 뽑는 날인데 투표에 참석하지 않을 어떠한 명분과 이유가 없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하는 축제의 장인 동시에 민주시민에게 부여된 도의적·정치적 의무이다. 유권자들의 관심만이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으며 높은 투표율을 통하여 지역 주민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또다시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투표에 무관심하거나 불참하는 유권자에게도 재·보궐선거를 초래한 당사자들 다음으로 일정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학연·지연 등을 떠나 출마자들의 공약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것이 실현 가능한 일인지, 후보자에게 실천 의지가 있는 지 등등 나름대로의 기준을 갖고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선거과정에서 공정한 페어플레이를 했는지, 공사생활에 도덕적으로 흠결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재선거는 당선무효, 보궐선거는 해당 자리가 궐위될 때 실시하는 2차적인 선거다. 당연히 그 비용이 추가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오늘 실시하는 재·보궐
노무현 정부가 중앙 공무원을 마구 늘리려 하고 있다. 23일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각 부처로부터 제출 받은 연도별 증원 요구를 취합·심사한 뒤 마련한 ‘2007~2011년 정부 인력운용계획’에 의하면 정부는 2011년까지 모두 5만1223명의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부는 정권 마지막해인 올해에만 일반직 6673명, 교원 6714명 증원에, 감원 1070명 등 모두 1만2317명의 공무원을 늘릴 방침이다. 이러한 계획은 이 정부가 임기 중 무려 6만여 명의 공무원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정부의 이 같은 공무원 증원 계획은 개혁을 표방해온 정부의 기본 이념에 맞지 않다. 무릇 개혁이란 잘못된 관행, 무사안일주의, 방만한 행정, 국민에 대한 군림적 자세 등을 척결하여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행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IT혁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격변의 시대에 전체적으로 공무원을 줄이고, 무능한 공무원을 솎아내는 것이 선진국의 일반적 추세다. 행정의 과학화, 능률화, 간소화를 전제로 할 때 능력이 모자한 공무원을 정리하는 것을 마다할 국민은 없다. 정부가 종래의 인력수급 계획만으로도 보다 수준이 높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위기론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이 경비 절감과 조직 개편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인원 감축, 사업축소 등으로 확대되지 않았지만 경제위기가 가시화 되면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고유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악조건에서 조직개편, 인력 재배치 등으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국내 상장회사들의 영업이익 또한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특히 지난해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비율)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6.6%로 떨어졌다.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협의회가 최근 거래소 상장법인 5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결산법인 2006사업연도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671조8천150억 원으로 2005년보다 6.7%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8조8천713억 원으로 7.8%줄었다. 영업이익은 2005년 9.8%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악화됐다. 상장사들이 이러한 실적인데 상장사들의 그늘에서 성장하는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창 우
도내 7곳에서 실시된 열전 13일간의 ‘4.25 재·보선’ 선거전이 24일 막을 내렸다. 이번 재보선 선거과정을 지켜보면서 유권자는 물론 정치권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앞섰다. 각 정당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향방과 직결된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에 나서 당대당 싸움으로 변질됐다. 지역일꾼을 뽑는 기초단체장 공천은 물론 선거까지 중앙당이 개입해 과열양상을 부채질했다. 여기에다 일부 특정 대권후보들은 자신들의 지지기반 확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 안산 도의원 돈공천 파문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더했고, 선거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혼전양상이 거듭되자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가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열린우리당간 자존심 싸움으로 변모되면서 과열양상을 부추겼다. 유권자들의 태도도 문제다. 후보자들의 유세에 상당수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과 무관심 뿐이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누가 출마했는지 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다. 한 주민은 “무슨 선거를 하는 것이냐”며 “선거를 해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투표를)할
유유자적하는 시인처럼 마음 가는 대로, 붓 가는 대로… 거침이 없는 화가다. 마흔 다섯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버리고 홀홀단신 제주도로 낙향 무념무상을 맛보고 사형취형(捨形取形)의 세계가 그림 속에서 조화를 이뤘다. 기교를 넘어선… 순수·노련美의 하모니 “언제 이왈종 선생님 뵙게 제주도에 한번 가야죠.” “네 조만간에 가죠.” 두어 달 전부터 계속 그림을 촬영해 온 유 선생, 그리고 이제는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갖춘 조 선생 등과 그림이 좋아 컬렉션을 하던 중에 나눈 막연한 대화이다. 열대성 나무들이 풍족하게 자랄 수 있는 제주도에서 이왈종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바쁜 일상인지라 맘먹은 대로 쉬 되지 않고 날짜만 지나갔었는데 드디어 이루어지게 돼서 약간은 설레었다. ‘이왈종이 누구인가! 유유자적하는 시인처럼 마음 가는 대로 붓 가는대로 거리낌 없이 그리는 화가가 아닌가! 그림에 대한 관심의 유무를 막론하고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그림…….’ 나른함 속에 몸을 맡긴 비행기 안에서 내 머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