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신년에는 비난과 질시 뛰어넘어 융합·포용으로 협력하여 당당하게 목표 달성하자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련의 임진년을 마감하고 희망의 계사년을 열흘 앞두고 있다. 지난시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모순과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을 우리는 비교적 잘 처리해가고 있어 다행스럽다. 물론 부익부빈익빈이란 계층 간의 격차를 쉽게 극복해 갈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부 사람은 끼니를 걱정하고 의료비와 생활비가 없어서 범행을 저지르는 사례가 있어 마음 아프다. 가진 자들의 나눔 선행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검소하고 알뜰한 생활로 건전한 경제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아끼고 절약한 재화를 고통 받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선행을 하여야 한다. 이들은 반드시 희열과 보람이라는 보상을 받게 마련이다. 현실적인 여건이 여의치 못한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위로해 주는 마음만이라도 가져야 한다. 선행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이웃에 신뢰와 행복을 줄 수 있다. 꿈은 꿈으로 끝나도 가치가 있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자신이 소유한 물질과 정신적인 가치를 타인을 위해서 나누려는 마음은 사랑의 세
어릴 적 흑백TV를 통해 본 서부사나이는 멋있었다. 악당보다 먼저 총을 뽑아 물리치는 장면은 뇌리에 깊숙이 박혔고, 동네 아이들과 흉내 내기에 바빴다. 비겁하게 뒤에서 쏘지도 않고, 오른손을 다치면 왼손으로 악을 섬멸했다. 성인이 되면서 총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해외소식을 통해 내전(內戰)을 벌이는 아프리카의 각국이 총을 통제하지 못해 겪는 참담함을 목격하고 총의 파괴력에 몸서리쳤다. 천진난만한 10대 소년들이 장난감을 다루듯 소총을 휘두르는 모습은 차라리 천사의 손에 들린 피 묻은 흉기를 보는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선진국이자 세계경찰로서 지구촌을 선도한다는 미국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7명의 희생자 중 대부분인 20명이 어린이들이다. 문명국 미국에서 어린이들이 총기에 의해 희생되는 야만적 사건이 벌어져 충격적이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이다. 사건의 전말이 알려지면서 총기사용을 규제하자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나서 총기규제에 대한 의미 있는 행동을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총기규제가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 사람은 별
피 속을 달린다 세 마리의 꽃이 대가리를 물고기처럼 꼿꼿 이 세우고 피 속을 전속력으로 미끄러지는 생각을 얽히는 지느러미를 더 단단히 잡아매고 피 속을 달린다 소녀가 바다를 들고 있는 곳까지 내가 소녀에게서 모래를 낳을 때까지 꽃들은 달린다 피 속을 더 힘차게 꽃들의 대가리가 비늘처럼 한 풀 한 풀 벗겨진다 바람이 후려치는 주먹을 다 맞으면서 세 마리의 꽃이 수천 마리의 꽃들이 될 때까지 찢어지고 피어나고 꽃들의 군단이 되어 피를 숨결처럼 휘날리며 온통 허공이 핏빛이 될 때까지 질 척질척한 피의 심연을 외다리로 짓밟으며 피 속을 달린다 바다는 돌처럼 무겁고 소녀는 어머니처럼 무섭다 피를 흘리는 건 내 눈이다 내 눈 속에서 흘러나오는 피 속을, 소녀에서 처녀가 터져 나올 때까지 약속에서 꽃들의 이빨이 터져 나올 때까지 피가 피로 어두워질 때까지 우리나라 연극에서 젊은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는 최치언 시인의 시는 늘 선명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문득 난해한 시라는 말이 생각난다. 난해한 시라는 말이 있으나 따지고 보면 다가가기에 어렵거나 읽어내지 못하는 시는 사실 없다. 시가 너무 복잡하면 그 시보다는 시인의 혼란한 정신세계를 펼쳐 보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호주의 캔버라시를 모델로 1970년대 제조업 중심의 반월국가산업단지를 배후로 조성된 안산시는 현재는 인구 76만의 대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조성된 지 30년이 넘은 공단은 산업기반 환경이 급격하게 노후했으며 2004년 발효된 국가균형발전법으로 인해 우량기업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돼 시민의 일터가 점차 줄어들게 됐다. 국가에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고,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창업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19만6천 명이 새롭게 창업을 했고, 우리 안산시도 생업을 위한 많은 창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기존 전통시장 및 영세 중·소상인에 대한 보호대책도 없이 1996년부터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국내 유통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의 개설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전국적으로 450개소가 넘는 대형마트가 새롭게 들어섰다. 골목상권 상인·대기업 상생 모색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이 중·소도시의 지역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네골목까지 대형마트와 SSM을 진출시킴으로써 골목상권을 유지해 온 지역의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
음주운전으로 패가망신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가 스스로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고, 경제적 부담으로 가계를 휘청이게 하니 음주운전의 후유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음주운전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있어서도 안 되는 행위지만, 특히 공직을 수행하는 공직자에게는 지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예 멀리해야 할 것 중 하나다. 음주운전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된다는 연말연시다. 음주운전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일고는 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전북도 공무원들은 지난달 22일 ‘음주운전 제로화 결의대회’를 열고 음주운전 근절을 다짐했다. 도는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한층 강화된 징계조치를 취하고 휴양시설 이용권, 해외연수 등의 각종 복지혜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부서회식 후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부서장에게 사유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의 부서장 책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김학규 용인시장이 최근 내놓은 소속 공직자들의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은 공무원 음주운전이 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용인시청 소속 공무원은 10명 안팎이었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16명으로 늘었다. 우선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공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은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거리에는 각 당을 상징하는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요란스런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선거열기가 더 뜨거운 것은 선거 판세가 박빙의 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자정이 지나고 20일 새벽이 되면 결과가 나오겠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때까지 흥미롭게, 또는 가슴을 졸이면서 결과에 온통 눈과 귀의 신경을 집중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당선자가 결정되면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기쁨과 안도감으로,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허탈감으로 연말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잊힌 사람들이 있다. 홀로 사는 가난한 노인, 소년소녀가장, 노숙자 등 사회적인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연말이 되면 그나마 언론사들이 불우이웃 돕기 캠페인과 성금모금을 주도했으나 대통령 선거가 우선되면서 모금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본보 보도(17일자 1면)에 의하면 대선과 내수침체, 개인기부 감소 등의 악재가 맞물리면서 시민들의 관심도 낮아져 소외계층 지원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한파와 폭설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연말연시 기부와 모
반부패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 5일 발표한 한국의 청렴 수준은 176개국 중에서 45위다. 2010년 39위에서 2011년 43위로 떨어진 데 이어 더 밀려났다. 100점을 기준으로는 56점이다. 최근 2년(54점)보다 약간 개선되긴 했으나 역시 낙제점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4개국) 중에서도 27위로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전통적 청렴 선진국들인 덴마크 핀란드 뉴질랜드 등은 거의 매년 1위로 90점이 넘는다. 이들 국가의 소득 수준은 4만~5만 달러에 이른다. 경제 강국들을 보면 유럽의 경제엔진 독일(12위), 일본과 영국(14위), 미국(16위) 프랑스(18위) 등은 20위 이내에 포진해 있다. 이들 국가는 국민소득이 주로 3만 달러 이상이다. 점수는 70점이 족히 넘는다. 국민소득 2만 달러 한국이 3만 달러가 되려면 청렴도 점수 70점, 순위 20위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더 확대 해석하면 부패가 줄어들면 국민소득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얘기다. 국가청렴도가 낮은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뇌물공화국’ ‘부패공화국’이란 지적에 대해 역대 어느 정권도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것은 유명 연예인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coming out)’보다 힘들다. 자비(慈悲)로 유명한 스님도, 사랑을 실천하는 목사님도, 삶의 큰 족적을 남긴 오피니언 리더도 자신이 어느 정파를 지지한다고 선언하는 순간 만신창이가 된다. 사회적 존경을 받던 이들의 SNS나 인터넷 홈페이지는 곧장 욕설로 도배되기 일쑤다. 바로 직전까지 자신들에 대한 지지의사를 이끌어내려 온갖 노력을 다하던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그를 적으로 간주하고 어떤 권위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 필부들의 삶도 다르지 않다. 언제부턴가 동창회, 친목회 등 모임에서의 정치적 발언은 곧바로 사회적 매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공개된 장소에서 정치적 커밍아웃을 선언하는 순간, 모임 참석자 중 절반은 그에게 등을 돌리고, 그가 참석하는 모임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을 것임을 외친다. 그러니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이민가겠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운전대를 잡으면 난폭해지는 운전습관처럼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정치적 대척점에 선 후보나 그룹에 대해 포악한 언어로 쑥대밭을 만든다. SNS에 어느 후보를 이런 이유에서 지지한다
추심치복(推心置腹)이란 말도 있다. 내 심장을 남의 뱃속에 넣어둔다는 말로, 남을 믿고 성의를 가지고 교제함을 비유한 것이다. 옛말에 출호이자반호이(出乎爾者反乎爾)라는 말이 있다. 이쪽에서 마음을 터놓고 손을 내밀어보니 상대방도 은연중에 그 손을 잡아버리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흉금을 터놓고 기탄없이 대화를 나누다보면 생각밖의 우정이 싹트게 되고, 거북스런 거부감도 먹구름 걷히듯 한다는 것. 고대의 계급사회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고관대작들은 자기만의 담을 쌓아 자기에게 이로움이 있을 때 나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주춤대는 허세를 부렸으며, 불리해지면 온갖 추태를 부리기도 하였다. 때문에 흉금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인간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인 김삿갓은 길을 가다가 나무꾼 백수건달(白手乾達)을 만나게 되었는데 주막에 들어가 술잔을 나누는 사이에 서로의 흉금을 털어 놓은 사이가 되었다. 그와 헤어지고 난후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외쳐댔다. 즉,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간사 이치이니 어찌 할 것이냐며 시 한 수를 남겨놓았다. “오늘 아침 한번 헤어지면 어디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今朝一別後 何處更相逢).” 참으로 인간미 넘치는 장면이다. 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