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가 쓴 불후의 명저 『신곡』에 지옥편이 있다. 그 부분에서 지옥을 묘사하기를 입구에는 ‘희망이 끊어진 곳’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고 하였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희망이 사라진 자리가 지옥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희망이 끊어진 곳이 지옥이라면 ‘희망이 살아 있는 곳’은 천국이 된다. 희망에 대하여 생각하면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가 생각난다. 세번째 북한을 갔을 때인데 그때 안내자가 30대 초반의 젊은이였다. 스스로 자신을 소개하기를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7년에 걸친 군복무를 마치느라 아직 결혼도 못 하였노라 일러 주었다. 나는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책을 한 보퉁이씩 가져가곤 한다. 종교서적이나 정치나 이데올로기에 관한 서적은 입국할 때에 단속대상이 되기에 주로 경제서적을 많이 챙겨가 가까이 만나게 되는 인사들에게 선물하곤 하였다. 그때 그 안내자에게도 400쪽에 가까운 경제서적을 선물하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완독하고는 다음 날 만났을 때 책의 내용 중에 의문 나는 부분을 나에게 묻곤 하였다. 그러던 그가 주위에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내게 진지하게 물었던 질문이 있다. “김회장님 우리 조국에 희망이 있겠습네까?” 그 질문에 내가 다음…
요즘 신문에는 ‘유급(인턴)보좌관제’도입과 경기도의회 각 상임위원회의 ‘해외연수’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급보좌관제 도입과 지방의원의 해외연수 활동은 지방의원의 능력향상을 통하여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함으로써 유권자인 주민에게 좀 더 책임 있고 새로운 지방의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는 올해부터 지방의원 유급제가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유급제 지방의원의 모습이 달라졌다거나, 의정활동이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을 못 받고 있다. 물론 지방의원 유급제가 실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급제 지방의원의 활동을 평가한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많은 유권자들은 의정활동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지난 9월 경기도의회는 ‘관광성 외유’로 유권자와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모 정당 소속 도의원의 경우는 소속 정당을 탈당하거나,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첫 달에만 경기도의회 7개 상임위원회가 그 말 많은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어느 유권자가 경기도의회에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이제 경기도의회
1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열린다. 지난 해 ‘9.19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13개월만의 일이다. 미국은 당시 북핵 문제의 해결에 관한 차후 일정을 합의해 놓고도 바로 다음 날,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예치돼 있던 북한 예금을 동결하면서부터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북한은 그 후인 지난 7월 5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고, 마침내 10월 9일엔 핵무기 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이 대북 강경책을 마련하는 기폭제가 되었지만 북한은 오히려 ‘핵실험 성공’을 발표하며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중국이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여 이번 제6차 2단계 6자회담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회담에 임하는 실질적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아직도 크게 다른 듯 하여 회담의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엔 아직 빠르다. 서로가 상대방에게 지난 달 말의 예비접촉과정에서 ‘할 말은 다 한 입장‘이니 공은 상대방에게 넘어가 있다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동결 조치의 해제‘가 우선이라는 말로 BDA의 북한 예금 동결을 먼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은 ’선…
경기복지시민연대 등 수원지역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원참여예산연대’가 14일 수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방청결과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유급제실시와 정당공천제의 도입 속에서 선출된 의회였지만 매년 같은 유형의 질문이 반복되는 등 예전 의회와 비교해 의정활동의 변화를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며 소감을 밝힌 후 ‘중복질의형’, ‘용두사미형’, ‘차별발언형’, ‘반말윽박형’ 등의 네 가지 부적절 질의형태를 지적하였다. 비단 수원시민뿐만이 아니라 변화된 여건 속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하였던 타시군의 시민들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민선4기 1년차 의정활동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지방의원 유급화는 많은 논란 속에서도 우수한 전문가들의 의회진출을 위한 획기적 조치로 어려운 지자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도입됐다. 물론 유급화라는 한 가지 변수만으로 우수한 지방의원의 선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의원의 선출결과는 정당공천제, 중선구제 등의 요인들과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에 대한 의식, 국내외 정치적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게 된다. 우리는 이번 민선4기 지방의원 구성이 예전에 비해 월등히 전문성이 강화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최근 경기도의회가 11조원이 넘는 2007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인턴보좌관제 도입과 관련, 12억여원의 예산을 신규로 편성했다. 단순히 생각하자면 도의회에 119명의 인재가 늘어나게 된 것이고, 이를 통해 도의회는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인력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한 셈이다. 산업화 이후 인재(人材)는 도의회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는 자원요소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구조는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기업의 생산논리와 맞물려 인식되기 시작했는데 인간을 자원의 한 요소로 인식한 것이 그것이다. 이는 인재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며 이러한 수단으로서의 인간을 우리는 ‘인간 자본’, ‘인재’라고 이해하게 됐다. 흔히 인재를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을 지닌 인력자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과 달리 경제학표현을 빌리자면 인재는 도구로서의 ‘인간 소재’의 의미가 더 강하다. 인간을 기계적 산물인 소재로 비유한다는 것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주의의 대표적 인물인 칼 마르크스는 “인간을 소재화 하는 것은 자본주
지구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 빙산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어 지난 100년간 10-25cm가 상승하였고 2100년까지 최대 88cm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도 서해안과 남해안의 경우 침수될 수 있다. 지구 육지부의 1/3에 달하는 넓은 지역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엘니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등 질병이 확산되고 생태계가 변형, 파괴되어 농작물의 피해가 늘고 있으며 지구일부 지역에서는 물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부와 수도권매립공사가 후원하고 한 민간회사가 주도해 세계 최대의 50MW급 매립가스발전소 준공식을 갖고 상용 운전에 들어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가스발전소가 잘 운영되어 과거의 잘못된 폐기물 매립정책을 반성하고 신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확산할 수 있기를 거듭 기대한다. 지구 기후위기는 지구적문제이며 국가적 차원에서 시급하게 다루어져야 할 핵심문제이지만 경기도 및 시군 차원에서도 구체적인 여러 정책과 실천들이 활발하게 토론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경기도가 지구 기후위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2005년 경기도 도정백서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12일 ‘2006 국가 석학 지원사업’의 기초과학 분야 대상자로서 발표한 10명은 우리나라가 해당 분야에서 정진한 인물로서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야심찬 프로그램의 총아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2억 원씩(이론 분야는 1억원)의 연구비를 받으며 필요하면 연구기간을 5년 연장해 최장 10년간 20억 원씩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이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빼어난 업적을 쌓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학 2명, 물리학 4명, 화학 1명, 생물학 1명, 지구과학 2명으로 분포된 이들은 돈과 명예를 좇는 응용학문 분야로 많은 인재들을 뺏겨 쓸쓸하기조차 한 기초과학 분야에서 돋보이는 40-50대 연령의 학자들이기에 우리가 거는 기대는 크다. 해당 학교는 인생으로도 중년에 해당되는 이들이 연구에 전념하게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김신일 교육부총리가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고 있는 과학자들이 노벨상 수상자가 될 역량을 키워 국가 위상을 높여 달라”고 한 당부는 학계와 국민의 여망을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에 들어선 우리나라,…
한 자영업자 A씨가 다급하게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A씨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고 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분은 ‘경기 탓하지 않고 부동산정책 탓하지 않고 오직 본인의 업종에 충실하고 열심히만 하면 안되는 일 없으리라’는 철학 하나로 본업에 충실해왔다고 한다. 창업지원에 사후관리까지 임대로 사업장을 빌어 사업한지 5년째. 누구는 자고 일어나니 부동산이 하루아침에 억 억 하고 올랐다고 하고 또 얼마 지나니 대출을 미리 받아놓지 않으면 금리도 오르고 담보대출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은 담보대출 문의로 은행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한다. 설마 서민들에게까지 해당되는 소리는 아니겠지 하며 뒷전의 소리들로 묻어버렸다 한다. 조그마한 집 한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비록 소상공인지원자금으로 임차한 점포지만 장사를 할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좀 힘들어도 대출 없이 덜먹고 덜쓰고 점포에 재투자 해나가는 보람된 생활이었다. 기러기 아빠가 되더라도 아이들 장래를 생각해서 외국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들과 대출을 받아 더 큰 집으로 옮겨가면 더 큰 차익을 볼 수 있다는 재테크 등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믿어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생각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는 독일의 철학자이다. 일컬어 희망의 철학을 체계화 시킨 분이다. ‘희망의 원리’란 탁월한 저서를 남겼다. 블로흐의 희망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신학자 몰트만은 희망의 신학을 발전시키기도 하였다. 블로흐는 희망의 원리란 책의 서문에서 다음 같이 쓰고 있다. “문제는 희망을 배우는 일이다. 희망의 행위는 체념과 단념을 모르며 실패보다는 성공을 더 사랑한다” ‘희망을 배운다는 것’ 얼마나 실감나는 말인가? 희망을 바로 배운 사람에게는 미래가 열리고 희망을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는 미래가 닫힌다. 나는 목회하는 목사로서 교회가 해야 하는 일들 중의 가장 중요한 일들 중의 하나가 백성들에게 희망을 가르쳐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30세 되던 해에 빈민촌으로 들어가서 빈민들과 함께 살며 30대를 보냈다. 그 시절 내가 배운 것이 있다. 빈민들이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란 사실이다. 그리고 빈민선교란 다름 아니라 ‘빈민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는 일’이란 것을 배웠다. 그래서 빈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서 내가 배운 결론이 있다. “끼니를 굶고 있는 사람에게 쌀 한 가마니를 주는 것이 중요하냐 아
지역문화 생산기지 작품 대형화에 존폐위기 문화 모세혈관 살려 풀뿌리 예술 꽃피워야 소극장만 있으면 뭘 못하랴. 내가 하고 싶은 작품들 모두 막을 올리리라. 그게 꿈이었다. 1980년대부터 오직 우리의 둥지를 틀고 공간에 대한 연구와 실험의 무대를 마음껏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지하로 내려갔다. 막장으로 말이다. 컴컴하다. 땅울림이 들리는 것만 같다. 남아있는 식량과 물, 산소가 점점 없어져간다. 갈증이 난다. 물을 먹고 싶다. 공포가 밀려온다. 떠나간 자들을 원망한다. 삶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상실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운명을 소리쳐 저주한다. 환상의 세계에 빠진다. 두레박을 우물 속으로 힘있게 내려뜨린다. 첨벙하는 소리가 내 귀에 메아리친다. 맑은 물이 펑펑 우물 속에서 솟구쳐 오른다. 내 얼굴이 비친다. 주름도 없이 탱탱한 모습이다. 허상의 절정이다. 갑자기 현실로 떨어진다. 졸립다. 몸에 힘이 빠진다. 이러다가 영원히 깨어나지 못 하는게 아닌가? 얼굴을 허공에 파묻는다. 연극인에게 소극장은 절실한 공간이다. 소극장은 창작의 공간이다. 과정을 중시하는 연극제작의 특성상 어머니의 뱃속과도 같은 곳이다. 수공업적인 정성과 인간적 향취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