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바람을 타고 있는 나뭇잎들이 춤을 추는 듯하다. 바람을 타고 날아와 내 앞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그 모습이 새처럼 가볍다. 샛노란 잎이다. 붉디붉은 잎이다. 메마른 갈색 잎이다. 숲은 이미 가을이 깊었다. 언제 저렇게 가을이 깊어졌을까. 나무들은 불탄다. 가지마다 붉디붉은 잎들이 타오른다. 붉게 타오른다. 샛노랗게 타오른다. 희디희게 타오른다. 타오르고 다 타올라 재만 남은 듯 잿빛으로 타오른다. 아직은 푸른빛을 안고 타오른다. 아직은 푸른 잎을 지니고 있는 나무 안에서 불이 타오른다. 붉다. 저리도 붉을 수 있을까. 담쟁이덩굴이다. 나무를 타고 오른 담쟁이 잎들이 먼저 붉게 불타오르고 있다. 어쩌면 저리도 선연한 빛을 띠고 있을까. 남에게 기대어 사는 담쟁이가 가장 먼저 불타오르고 있다. 가장 먼저 가을을 맞고 있다. 저 홀로 불타오르며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담쟁이만 불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담쟁이가 조금 먼저 불타고 있을 뿐이다. 나무들도 불타고 있다. 나무들만 불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산도 불타고 있다. 산만 불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 마음도 불타고 있다. 바람을 타고 내려와 앉은 붉은 나뭇잎들처럼 불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5일 가정폭력의 예방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크게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령을 개정하여 29일부터 실행키로 한 조치는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이번에 개정된 법령은 국가와 지자체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청할 경우 가해자 대신 치료보호비를 미리 지급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을 임의 규정으로 했으며, 여성가족부 장관은 3년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또한 법령은 피해자와 피해자 자녀가 취학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의 책임자는 가정폭력 발생 사실이 인정될 경우 취학을 무조건 허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의하면 가정폭력 발생건수는 2002년 9만7천728건, 2003년 9만9천376건, 2004년 7만1천25건, 2005년 6월까지 3만6천540건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의 유형은 배우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2002년 83.0%, 2003년 83.3%, 2004년 88.1%, 2005년 6월까지 88.3%로 그 비중도 늘고 있다. 피해자의 연령을 보면 30~4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즉 30대는 2002년…
경기도내 각급학교에서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들이 많아 ‘배고픈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소식(본보 10월 25일 머리기사)은 선진국의 문턱에 올라선 우리 사회의 그늘을 폭로하는 동시에 우리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베풀고 있는가하는 의문을 통절하게 불러일으킨다. 경기도 교육청이 24일 도교육위원회 최창의 위원에게 제출한 급식관련 자료는 지난해 초등학생 3천487명, 중학생 1천612명, 고등학생 1천917명 등 7천16명이 10억1천여 만원의 급식비를 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 통계는 2004년 7천914명이 7억1천여 만원의 급식비를 내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미납 학생 수는 줄었지만 미납 액수는 크게 늘어난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도교육청은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자녀와 차상위 저소득계층 자녀들을 중심으로 무료급식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해 도내 각급학교에서 9만3천228명에게 돈을 내지 않고 급식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급식 지원 신청을 했지만 탈락한 1만3천481명 가운데 7천여 명은 점심을 먹었지만 점심 값은 밀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남의 돈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이 큰 소리를 치고, 일부 성인들이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을 발표한 대학들은 대부분 학생부와 논술, 면접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한다. 학생부반영 비율은 50%, 논술 비율 30%, 면접 20% 비율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은 5%대에 머물것이기 때문에 논술에 의해 당락이 좌우될 것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학생들부터 적용될 이 입시제도는 학생부의 내신성적을 관리하기 위해 학생들을 아침부터 저녁늦게까지 학습노동에 시달리게 할 것이고, 학교에서 준비하기 어려운 논술준비를 위해 학원을 전전하게 만들것이며,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이행과 입시준비를 위한 학교 교육은 정상적 운영이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논술비중을 높이겠다는 대학들의 발표로 초등학생부터 논술을 준비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임데도 대학이 논술에 매달리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얼마 전 서울의 모 대학 입학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를 만났다. 그는 7차 교육과정이 통합교과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이 통합논술을 하겠다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면 우리 대학에 다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중고등학교는 7차 교육과정이 제자리를 잃고
영화 ‘실미도’를 만든 강우석 감독이 창의성과 의욕에 대하여 말하면서 영화를 중심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는 지능지수로서의 IQ와 감성지수로서 EQ가 함께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창의력에 대하여 말하기를 ‘창의력(創意力)은 감성×상상력×실천력‘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바람직한 감성 경영은 폭넓은 독서 경영에서 나온다고 강조하였다. 최근 들어 경영학자들이나 경영인들은 기업 경영에 필요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자신이 쌓아가는 지식에서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식을 쌓는 독서가 습관이라는 데에 있다. 독서란 하루아침에 책 읽을 마음을 먹는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독서가 몸에 배도록 습관화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치원 교육이나 초등 교육이 중요하다. 그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성이 몸에 배도록 체득(體得)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TV나 컴퓨터, 오락기구 들이 널리 보급되면서 어린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잃었다고들 한다. 그러나 그건 몰라서 하는 말이다. 책 읽기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고 깊이가 있기에 아이들을 지도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독서에 빠져드는 책벌레로 길러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쌓여진 지
주5일제 확산과 시민들의 문화 의식 고취 및 현장체험학습을 중시하는 현행 교육제도와 맞물려 문화체험이 활발해짐에 따라, 각 시군마다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도 적극적이다. 문화공간의 증설과 관람 인구의 증가는 서로 상호 작용을 일으키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 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 향유하는 관람객의 숫자나 기회는 예전에 비해 분명히 늘어났지만, 자신이 참가한 공연이나 전시회 등의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또한 참여 관람객 숫자도 해당 시군의 인구대비로 보면 그리 많지가 않다. 즉 상당수 시민들은 아직도 문화가 낯설거나 어려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문화를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문화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찾아가는 음악회나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세혈관 문화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모세혈관 문화운동은 1천만 경기도민에게 문화의 혜택을 골고루 제공하기 위해 도시에 비해 문화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도내 읍면동 지역 주민의 생활터전으로 직접 찾아가 공연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실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예술에 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히로뽕을 상습적으로 복용한 사람, 미성년자, 그리고 임신부가 포함된 부녀자 등 29명이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만나서 집단성교 등 섹스파티를 벌여오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에 의해 지난 5월 23일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마약전과 6범인 주범은 미성년자들 뿐 아니라 심지어 임신부 2명 등과 여관을 돌며 히로뽕을 복용한 후 포르노 테이프를 틀어놓고 난잡한 성관계를 지속했다. 임신부들은 환각상태에서 한두 차례 성 관계를 가진 뒤 자신이 먼저 전화를 거는 등 아무런 거부감 없이 성의 노예가 되었다고 검찰은 밝힌 바 있다. 인터넷 공간에 포르노물이 범람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웬만한 노중청년은 포르노 문화에 익숙하다. 심지어 일부 소년소녀와 초등학생까지도 19세 미만은 보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을 비웃듯이 부모나 남의 주민번호를 사용해 포르노방으로 들어가 관능과 타락의 극치를 체험한다. 그들은 마침내 육체를 모손하는가 하면 혼음, 혼숙을 일삼거나 이성을 보면 동년배와 연상을 가리지 않고 강간하려 들기도 한다. 인터넷에 2년 동안 국경을 초월한 음란 동영상만 1만 4천여 건을 비상한 방법으로 공급하여 범람시킨 사람이 최근 구속되었다. 김본좌란 이름을 가진
경기도가 예산을 지원한 데 비해 실효성이 저조하고 방만한 운영을 해와 비판의 도마에 오른 (재)세계도자기엑스포의 내년도 예산안을 전액 반려한 조치는 이 재단이 1999년 3월 9일 설립된 후 매년 평균 100억 원의 도 예산을 지원받은 점을 감안하면 도민의 혈세를 1원이라도 절약해야 한다는 김문수 지사의 소신을 반영한 것으로서 사회에 큰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7년 전에 설립된 (재)세계도자기엑스포는 그동안 도자기 비엔날레 개최, 상설 전시관 운영, 미술관 운영, 도자기 조합과 요장 지원 등의 업무를 진행해왔다. 특히 이 재단의 주 업무인 도자기엑스포는 제2회 행사에서 70억 8천만 원의 예산으로 68개국이 공모전에 참여하게 하고 504만여 명이 관람객을 유치한 데 비해 제3회 행사에서는 123억 2천 4백만 원의 예산으로 67개국이 참여하여 관람객도 400만여 명으로 크게 줄어드는 등 미미한 효과를 올린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더구나 이 재단의 자립도는 2004년 57%에서 2005년 46%로 떨어졌으며 비엔날레가 열린 2005년보다 열리지 않은 2004년에 자체 수입이 27억여 원이 많은 등 비엔날레의 존립 의의를 의심케 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도의회
작금 한반도에 형성되고 있는 핵 위기가 어느 선까지 나아갈 것이며, 그 결과는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땅에 사는 우리 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사항으로 떠오르면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은 당면한 주요 국정현안에 관해 명확한 경계를 설정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 첫째, 노무현 정권의 핵심 세력은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에 대한 관점과 대응책을 확실하게 천명할 필요가 있다. 과연 북한의 핵무기는 ‘자위용’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는가, 아니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가? 북한 핵은 미국과 북한의 문제일 뿐인가, 아니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요소인가? 북한 핵은 우리 민족의 것이므로 바람직한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의 북한의 핵에 종속시키는 가공할 사태인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선언한 마당에 우리는 그것을 북한과 미국의 문제로 보고 구경만 할 것인가, 아니면 핵실험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인가?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할 경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에 동참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북한의 편을 들어줄 것인가? 유엔의 제재결의안에 동참한다면 어느 선
정치적 의미의 민주란 주민의 직접 참여에 의한 선거를 통해 권력을 창출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권력이 지역 주민으로부터 평가받는 절차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에서 임명되는 권력과 달리 권력의 기반이 지역주민에게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정치의 활동과 기능이 전면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사회경제적 변화의 기제들인 세계화 무국경화 정보화 서비스화 저출산 고령화 등은 사회 구석구석에 경쟁원리를 적용하며 우리들의 삶의 질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도 더불어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를 가진 우리의 이웃인데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개개인의 자기책임으로 돌리며 이들을 외면하거나 방치하고 있다. 흔히 양극화현상이 마치 우수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의 경제적 표현으로 치환시키는 대중매체의 기사를 볼 때마다 절망을 부추기는 어두운 사회의 단면을 보는 느낌이다. 한국에서 주민의 참정권이 보장된 지방자치는 1960년 4.19혁명 이후 처음으로 광역과 기초 모두에서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주민직선으로 선출하는 온전한 틀을 경험했었다. 그러나 1961년 군사쿠데타로 지방의회가 해산되고 단체장이 중앙에 의해 임명되면서 지방자치는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