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비난하는 백성들의 입을 막기란 강물을 막는 것보다 더 어렵고, 민원이 쌓이다 보면 두려워할 만한 결과가 반드시 온다는 말이다. 사기에 중국 주나라 여왕 때 폭정으로 백성의 원성이 대단했는데, 백성들이 그의 포악성에 눌려서 쥐죽은 듯 했다. 여왕은 이를 잘 다스려진 태평성대라 믿고 있었고 이를 본 그의 신하 목공은 몇차례 폭정을 그만 두도록 간언했으나 듣지 않자, “그들의 입을 막고 태평성대 운운하는 것은 안 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냇물을 막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막혔던 둑이 터지면 많은 피해가 생기는 것처럼 사람들의 불만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라고 했다. 왕은 이를 따르지 않고 공포의 정치를 계속하다가 백성들의 원성이 강물처럼 모여 반란으로 이어져 결국 쫓겨나 외국으로 도망가는 신세가 됐다. 오늘날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든 흔히 일어나는 일이며 메스컴에서 사진으로 흔히 보는 일이다. 치수를 잘하는 사람은 물이 잘 흐르도록 물길을 터주는 것이고(爲川者決之使導), 정치를 잘하는 사람은 백성들이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고 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爲民者宣之使言). 고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권좌에
연이은 태풍 4개가 상륙해 농·어민 등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요즘 무동기형 묻지마 범죄, 성폭행,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들이 발생,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또 파출소 순찰차량을 굴착기로 집어 던지고 건물을 파손하는 등 공권력 경시 풍조가 만연해 범죄와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관의 업무는 더욱 힘들고 고달프다. 강력사건 발생 등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치안 인프라 확충을 위한 경찰인력, 장비, 치안예산 증원 등 치안자원에 대한 투자는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불안은 당연한 것이다. 지난 2007년 대비 2011년 기준으로 112 신고 접수는 958만8천건 접수해 59.8%가 증가했고, 5대 범죄는 59만2천500건 발생 18.5%가 증가, 교통사고는 20만9천600건 발생 4.8% 증가하는 등 치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증원은 2007년도 이후 762명 증원(0.79%)해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 역시 주요 선진국인 프랑스 300명, 미국 354명, 영국 380명에 비해 수원중부서의 경우 1인당 786명을 담당하고 있어 경
북한과 맞닿아 북녘하늘이 눈앞에 보이는 대마리는 철원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민통선 마을로,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청정 지역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작은 형님은 내가 전화를 할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 왔다 가라고 하셨다. 작년 여름부터 벼르다가 휴가를 내고 내려갔다. 맘만 먹으면 서울에서 자동차로 3시간 남짓 달려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그동안 무엇이 그렇게 바빴던지 1년에 한 번 가기도 힘들었다. 고향의 여름은 푸르다. 산과 들이 푸르고 하늘이 푸르다. 이곳을 떠난 지 몇 십 년이 흘렀어도 고향은 언제나 어머니의 품속 같은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고향을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포도넝쿨로 뒤 덮인 툇마루에 걸터앉아 있을 때 제비 한 쌍이 먹이를 한입 물고 처마 밑에 있는 둥지로 날아들었다. 날개가 삐쭉 나온 대여섯 마리의 제비 새끼들이 먹이를 달라고 짹짹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어미제비는 연실 벌레를 잡아 크게 벌린 제비새끼 주둥이에 물리고 급히 날아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불볕더위에 어미제비는 먹이를 찾아 숲속을 날아다니다가 단 한 번도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제비의 눈물겨운 자식 사랑에 감탄사가 절로…
민생치안 책임지는 경찰 입장에서 사람과 사람, 법과 사람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신중하게 해야 할 때 흔히 공격적인 직업하면 경찰관을 떠올릴 것이다. 검찰 역시 마찬가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국민과 가장 가깝게 접하고 있으니, 공격적인 직업하면 경찰을 떠올릴 만하다. 필자는 그래서 강의 때마다 사회적인 약자에게 신뢰받는 일, 공격적인 정서에 대한 경계, 친절한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강의하는 버릇이 생겼다. 필자는 평소에 성선설이 옳다고 생각해 왔는데, 근래에 인간이 참 악하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김기덕 영화감독이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칸, 베니스 중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영화계에 놀라운 소식이었고 나는 서둘러 아내와 함께 ‘피에타’를 보았다. 김기덕 감독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영화 ‘섬’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영화제에 초청됐고,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잔혹과 엽기성이 깃든 불편
가을이라 하면 푸르디푸른 하늘, 붉게 익은 고추, 한가로운 고추잠자리 등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지만 ‘단풍(丹楓)’을 빼놓고 가을을 이야기할 순 없다. 생동감 넘치던 여름을 지낸 나뭇잎들이 가을이라는 계절변화로 활동을 멈추면 엽록소가 파괴되고 스스로 분해돼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변모한다. 이는 분해과정에서 안토시안이라는 색소가 생성되는데 단풍의 노랗고 빨간 색깔은 안토시안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보통 산 전체의 20% 정도가 색깔을 바꾸면 ‘첫 단풍’으로 분류하고, 80%가 넘어서면 ‘절정기’로 예보하는데 이때가 바로 단풍구경에 나설 때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우리와 같은 단풍구경의 풍습이 전해지는데, 단풍놀이에도 정치의 음습한 그림자가 엿보인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일본의 패자(覇者)들은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거나 지방 다이묘들을 견제하기 위해 거국적 단풍놀이에 나섰다는 기록들이 전해진다. 지금도 단풍놀이에 나서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일본 전국시대에는 단풍나무를 조경하듯이 옮겨 심어야 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대느라 지방 다이묘들은 중앙정부에 대항할 힘을 기를 수가 없었다. 그
아내의 가슴에서 못 자국 두 개와 일곱 개의 선명한 선(線)이 발견되었다 못 자국 두 개의 출처는 내 분명히 알거니 빗살무늬 상처는 진정 알지 못한다 말도 없이 집을 나가 해변에서 보낸 나날들의 기록인가도 생각해 보았다 혹 주막에서 보낸 내 생을 일이 년 단위로 가슴 깊이 간직한 탓이라고도 생각해 본 것이다 매일 매일 생의 싸움터를 헤매인 것은 나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왜 저의 가슴에 저토록 선명한 상처의 보고서가 남아 있는가 나 바다에서 죽음을 꿈꾸었을 때 그는 지상에서 죽어갔던 것 /우대식 - 글발 한국시인축구단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발췌 한마디로 빗살무늬 상처에 대한 보고서는 처절하다. 어느 시인의 시에서처럼 ‘내가 아프면 먼 어머니도 아프다’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아내는 남자의 생이 고스란히 새겨지는 남편의 아픔마저 고스란히 기록되는 필사본이다. 남편이 아프면 여자의 가슴에는 빗살무늬 하나 깊고 길게 그어져 여자는 피 흘린다. 부부일심동체라는 말이 있듯이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이 아프면 같이 아프다. 아니 더 아파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부부란 다른 그루나 결국은 한그루처럼 된 연리
모든 예술·문화는 한 권의 책으로부터 비롯된다. 반듯한 경제와 과학, 민주적인 정치와 사회 역시 책 없이는 불가능하다. 책을 읽는 삶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반듯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이 가슴에 꽂힌다’라고 책의 장인인 월리엄 모리스가 말했다. 한 권의 책은 인문학이고 예술학이다. 지상의 책 한 권은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문화이고 예술이다. 동네서점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경기도 수부도시-수원에도 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 최고(最古)의 향토서점이 문을 닫았다. 7년 새에 경기도 내에서 무려 101곳이 폐업했다.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문화적 현실이다. 읽고 싶은 책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손쉽게 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언제나 서점에서 시대정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가 풍요롭게 발전하고 과학이 경이롭게 발전하면서 물질시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물질이 정신을 황폐화 시키고 있다. 한 권의 책은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사회를 반듯하게 세우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바로 걷게 하는 힘이고 정신이다. ‘내가
불과 3년 전에 벌어져 근로자들과 국민들을 울분케 했던 쌍용차 사태가 재조명받고 있다. 그 당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농성 진압에 투입됐던 전투경찰 출신의 한 청년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 사과의 편지를 전달한 것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행사에서 한 청년이 행사가 끝난 뒤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에게 쪽지를 건넸다고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로 시작되는 이 쪽지에는 “저는 당신들과 맨 앞에서 대치한 전경이었습니다. 그 시위에서 가장 많이 다친 부대였기 때문에 당신들을 미워하고 증오했습니다. 제대를 하고 얕은 공부와 당신들의 진실을 통해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쌍용차 문제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이번 청문회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이로 말미암은 파업의 후유증을 진단하고, 경찰 진압의 과잉 여부 등을 가려 3년 넘게 지속해온 쌍용차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자리였다. 환경노동위가 여소야대라고는 해도 여당이 쌍용차 문제를 공론화하는 청문회 개최에 동의한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청문회는 여러 명의 관련 증인을 불러
지난 22일 오후 3시 음악회에 온 사람들이 펑펑 울었다. 우리 한국 사람들 말에 ‘네 설움 내 설움’이 있긴 하지만 그 우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또 함께 울어줬다. 서러움과 죄송스러움, 그리움과 음악이 하나가 됐다. 그러나 우울한 음악회만은 아니었다. 울다가 웃다가 행복한 표정을 짓다가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추모음악회가 열린 곳은 수원시 영통구 동탄원천로 1420(이의동)에 있는 수원시의 장묘시설 연화장이다. 화장하는 시설이 있고 화장한 유골을 모시는 납골당이 있다. 지난 2001년 1월에 개원한 종합장제 시설이다. 당시 심재덕 수원시장은 지역주민들의 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대화와 상생의 타협을 통해 이 시설을 건립했다. 그도 지난 2009년 1월 유언에 따라 자신이 생전에 건립한 이곳에서 화장됐으며 대통령 중 유일하게 화장을 한 노무현 전대통령도 같은 해 5월 여기서 한줌의 재로 돌아감으로써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그를 기억하는 수원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이곳에 조형물을 세웠다. 이제쯤 심재덕 전 시장의 조형물도 여기에 세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의 시설은 승화원(화장장), 장례식장, 추모의집(봉안당)의 기능을 갖췄으며 부지면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