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국가의 정체성 및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할 중대한 쟁점을 내포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관해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모습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사례로서 국민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28일 강재섭 대표는 “한나라당은 (작통권을 가져오려는) 한국과 (이양하려는) 미국을 동시에 말려야 할 상황이 됐다”고 주장함으로써 이 문제에 관한 뚜렷한 원칙과 합리적인 대처방안이 결여된 양비론의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이어서 29일 김형오 원내 대표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미국의 (작통권 이양에 대한) 태도를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함으로씨 급변하는 미국방정책의 본질과 흐름에 관해 문외한임을 실토하고 말았다. 최근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지도부가 상정한 ‘전시 작전통제권 논의 중단 촉구 결의안’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결국 이를 채택함으로써 작전통제권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도 못했으며, 이 문제를 선도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국가의 정체성 문제와 국익의 소재를 놓고 정정당당하게 이론 대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기식 처방을 제시한 데 지나지 않았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전시 작통권을 ‘자주’와…
1790년(정조 14)에 편찬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는 군사와 무인들이 실제로 무예를 습득할 수 있도록 무예와 전투동작 하나하나를 그림과 글로 해설한 실전 훈련서이다. 무예24기에는 신라 때부터 비롯됐다는 ‘본국검’ 등 우리 전통무예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예와 심지어 일본의 검술인 ‘왜검’까지 포함되고 있다. 이는 임진왜란 초기 왜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정조는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후 군사들에게 여기에 수록된 무예를 익히게 했을 뿐 아니라 과거시험의 과목으로도 활용했다. 특히 임금을 가장 가까이에서 호위하는 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은 이 무예를 가장 치열하게 익혔을 것임에 틀림없다. 정조의 수원사랑은 화성을 축성하고 최정예군사인 장용영 외영군사를 이곳에 배치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득권층인 노론의 본거지 서울을 벗어나 수원에서 신진관료를 선발하는 문·무과 과거를 자주 치르는 것이다. 따라서 당시 수원 화성 안팎에서는 무예24기를 수련하는 무사들의 함성이 우렁찼을 것이다. 그러나 1800년 정조 사후 노론이 다시 득세하고 장용영은 혁파되었으며 후기 조선은 정치적인 이유로 화성을 애써 멀리 놓아두게 된다.
제10호 태풍 ‘우쿵’ 덕에 시원한 바람을 맞고 모처럼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날씨는 사람들의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맑은 하늘을 보노라면 어쩐지 마음도 맑게 개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늘 우리의 하늘을 더럽히는 각종 오염물질들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쿵’이 지나가고 계절은 가을로 나아간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바닷가도 곧 평온을 되찾을 것이다. 그런데 올 여름은 유독 더러운 바다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올 여름 바닷가는 여느 해처럼 사람들이 많았지만 여느 해보다 쓰레기가 많았던 모양이다. 아예 해수욕장이 아니라 쓰레기장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널려 있는 쓰레기들 사이에서 먹고 자고 노는 사람들을 보며 참 비위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더러운 바다이야기도 바야흐로 추억이 될 즈음에 새로운 바다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 새로운 바다이야기는 더럽기도 하거니와 무섭기도 하다. 다름 아니라 ‘바다이야기’라는 낭만적 이름의 사행성 게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게임은 사행성이 대단히 강하다고 한다. 사실 이 게임은 성인용 게임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도박이다. 비슷한 게임들 중에서도 사행성이 강해서 인기가 아주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를 비교해 보면 고교 팀에서는 한ㆍ일 양국이 시합을 할 때 언제나 한국 고교 야구 팀이 우세하다. 그런데 일반 성인 팀의 경기에서는 그와 반대로 일본 팀이 우세하다. 이 점에 대하여 생각하여 볼 문제가 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고교 선수들이 자라 성인 팀의 선수가 되는 것인데 왜 고교 시절에는 한국이 일본을 이겼는데 성인 팀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뒤지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하여 한 야구 관계 전문가가 답을 하기를 기본기의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일본 고교 야구 팀에서는 고교 시절에는 주로 야구의 기본기를 착실히 지도하는 반면에 한국 고교 야구 팀에서는 기술과 기능을 강화시킴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기본기를 착실히 닦은 일본 팀이 기술과 기능 중심으로 훈련을 받은 한국 팀을 이기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야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학교 공부가 그러하고 인간관계가 그러하고 심지어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기본을 착실히 훈련한 바탕 위에서 훗날에 큰 발전을 이루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우리 한국의 국민성이 속성(速成)을 좋아하는 감이 있다. 무슨 일이든 빨리 이루려다 기본을 소홀히 하게 된다. 이제부
‘멜 깁슨, 만취상태 음주 운전 체포’ 이렇게 시작된 한 일간지 기사에는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멜 깁슨의 모습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다. 멜 깁슨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명한 영화 배우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신문기사는 술 취한 행동보다는 취중의 정치적 발언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음주 운전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떠들어 댄 “이 세상 모든 전쟁의 책임은 유대인에게 있다(The Jews are responsible for all the wars in the world)”는 이야기와 “x 같은 유대인 놈들(Fucking Jews)”이란 욕설이 헐리우드를 강타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개봉하기 직전 유대인의 학살이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유대인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멜 깁슨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기사가 된 것이다. 바로 이날, 멜 깁슨이 주정을 부리고 체포된 날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카나 마을을 무차별 폭격해서 수십 명의 어린이가 포함된 54명의 레바논 민간인이 살해당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그날 호주의 성난 모슬렘들은 “카나 마을은 유대인 예수가 순례를 떠나서 첫 기적을 베푼 곳이다. 그 때는 예수가 물을 포도주로 만
영웅(英雄)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정의로 인해 역사적으로 뛰어났던 영웅들은 세상이 혼란하고 민심이 고통받을 때마다 그가 지닌 능력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고 또 이끌어 왔다. 그러나 영웅이 만들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하나가 그 사람이 지닌 뛰어난 능력이 세상에 알려져 영웅으로 추앙 받는 것이다. ‘송곳의 날카로움은 주머니에 넣어도 삐져나오고 좋은 향은 아무리 감싸도 그 향기가 만리까지 퍼진다’는 격언은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닌 영웅의 능력을 비유한 것이다. 반면 영웅은 ‘시대적 산물’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영웅이라 할지라도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 능력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두 가지 다 옳은 말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세상을 구할 영웅이란 세상이 원하는 능력을 갖추고 민심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인 것이다. 지난 29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한나라당 새 경기도당위원장에 당선됐다. 도당위원장 선거 초기부터 ‘親박’, ‘反박’ 등 갈등 양상을 보이던 선거가 결국 ‘反박’ 세력의 승리로
필자는 지금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기계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유학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유학을 준비했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입학허가 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보니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는 유학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는 ‘새로운 세계에서 혼자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마음을 잡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해외 명문대의 입학허가를 빨리 얻기 위해서는 어떤 시험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유학원을 통해야 하는지, 어떤 교재를 사용해야 하는 등등의 것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십 년 넘게 살아왔던 한국을 떠나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유학생들이 일단 원하는 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만 되면 나머지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실제로 많은 유학생들이 가장 중요한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현지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봐왔다. 내가 생각하는 ‘유학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내가 왜 그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 일단 성공적인 유학생
열흘 남짓 미국을 여행 중이다. 로스엔젤리스에서 시작하여 애틀랜타를 거쳐 지금은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다. 내일 모래면 뉴욕으로 옮겨간다. 미국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다. 미국을 방문할 때마다 미국에서 부러운 것이 한 가지 있다. 마을마다 지역사회마다 갖추어진 도서관이다. 비록 시골을 가도 웬만한 마을에는 반드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 도서관들이 그냥 도서관이 아니라 주민들이 휴식하며, 대화하며 지적인 양식을 채울 수 있는 문화공간을 겸하고 있는 점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란 나라도 문제가 많은 나라임엔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미국 사회가 그 바탕에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이런 마을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독서 문화가 큰 몫을 감당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는 요즘 지방자치가 활발하여지게 되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각 지방 정부의 청사를 짓는 일인 듯 싶다. 어느 지방 도시는 시장실이 재벌의 사무실처럼 호화롭고 요란스러워 말썽이 일기도 한다. 나는 그런 유행이 지역 도서관을 짓는 쪽으로 바뀌어져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책 읽기를 게을리 하는 국민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듯이 도서관…
5.31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싹쓸이로 끝난지 한달여가 지나갔다. 최근 경기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5.31 지방선거평가에 토론자로 참석해 지방선거 정당공천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했다. 이들 가운데 기초자치단체의 장 및 의원 선거에 정당공천배제 및 소선거구제를 주장하는 토론자들의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다. ▲기초단체장과 의원은 지역과 마을의 대표일꾼으로서 내 고장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생활정치를 펼치는 만큼 정당공천제가 필요하지 않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된다 ▲공천잡음, 고 비용선거구조, 편가르기식 선거양상이 지방자치 발전에 역행한다 ▲국회의원, 광역의원선거에서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유독 기초의원선거만 중선거구제 도입하여 일괄성 상실과 광역의원과 대표성 혼선, 마을간 반목과 갈등, 마을의 대표자 상실인한 박탈감 ▲풀뿌리민주주의의 올바른 정착과 인물·능력 본위의 지방자치제 발전을 위해 공천배제 필요 등이다. 이러한 논리들은 표면상으로 보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은 정당이 일은 하지 않고 싸움만 하다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자세하게 지방자치제의 운영 시스템
“메모리 연타기능은 단속이 어렵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바다이야기 등 성인 게임물을 단속하는 도내 각 경찰서 풍속담당자들을 모아놓고 앵무새처럼 발언한 내용이다. 영등위는 바다이야기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 직전인 지난 7월 초까지도 이 같은 해석을 고수했다. 그러나 대구지법은 이보다 앞선 6월15일 “바다이야기의 메모리 연타가 사행성을 유발할 우려가 있어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1차 판결을 했다. 경찰은 게임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단속 여부를 영등위의 판단에 의존한 결과 사실상 바다이야기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상반기 도내 게임제공업 형사처벌 350건 중 바다이야기는 15건에 불과했다. 메모리 연타에 대한 단속은 한 건도 없었다. 영등위의 판단이 바다이야기의 ‘성행’을 보장한 것이다. 그보다 더 많은 정부와 문화부의 ‘정책적 실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대구지법의 판결을 근거로 메모리 연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선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메모리 연타 기능을 확인하고 녹화를 한 후 게임기 기판을 압수해야 한다. 압수수색영장이 없기 때문에 우선 불법을 확인한 후 영장은 사후 추인받는다. 업소 간 형평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