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대통령의 임기와 관련, 현 5년 단임제에 대해 “5년은 긴 것 같다”고 한 발언을 두고 공방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선거 변수가 끊임없이 국정운영에 끼어들어 국정이 너무 흔들리고 있다”며 “선거 때문에 하던 일도 멈춰야 되고, 바꿔야 되고, 뒤로 미뤄야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지적은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 문제이자, 앞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발언이 자칫 개헌 추진 가능성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듯 “개헌을 내가 먼저 들고나갈 생각이 없고, 우선순위도 그것(개헌)이 아닌 것 같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야당이 즉각 대통령의 이 발언을 트집잡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이 개헌 추진과 무관치 않다며 사실상 조기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대통령의 ‘5년 단임제’ 언급에 대해 야당이 그 정치적 의도와 파장을 의심하고 신경쓰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
공직자윤리위원회와 국회 사무처가 내놓은 국무위원, 국회의원, 판·검사, 1급 이상 공무원 등 고위 공직자들의 지난해 재산증감 내역은 국민들을 그야말로 한숨짓게 만든다. 행정부 고위직의 82%, 국회의원 73%, 고위 법관 86%가 한 해 동안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수십억원씩의 떼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 게 죄는 아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버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공직자의 경우는 다르다. 국회의원이라든지 정부의 고위 공직에 있는 사람이 떼돈을 벌었다면 그 경위가 어떻든 부도덕한 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익과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해야 할 공직자가 사리사욕에 다름 아닌 개인재산 증식에 ‘열심’이었다는 것은 우선 공직자 윤리 측면에도 어긋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본연의 공직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개인재산도 증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 아닌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직자 신분이라고 해서 돈 많이 번 사실을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식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이런 사고방식이 바로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봄은 계절의 여왕이고 여성을 의미 하기도 한다. 겨우내 꽁꽁 얼어 붙었던 대지 위에 희망의 새움을 싹틔울 때 산고의 진통이 따르듯, 모진 꽃샘 추위 또한 시샘을 부리기도 한다. 앙상한 가지위에 노오란 산유화가 봉우리를 틔우는가 싶더니, 이윽고 개나리가 피고 울긋불긋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서, 처녀의 부푼 젖무덤인양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목련꽃 몽우리가 터지고, 벚꽃이 피어 만발한 가운데 눈 가루를 휘날릴 즈음에는 이꽃 저꽃 서로 경쟁을 하며 산 천지에는 이름 모를 꽃으로 새단장을 한다. 그 부드러운 엽록색으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모습은 청순한 소녀가 몸단장을 하는양, 연지곤지에 분을 바르고 새색시로 성숙하는 모습이다. 앙상했던 가지에 봄바람도 쉬어갈틈이 없이 하루가 다르게 융단을 깔아 놓는양, 그 부드러움과 포근함은 여인의 살결과 품안 같기도 하다. 이때쯤이면 부지런한 장끼는 새벽부터 일어나 까투리를 부르기에 여념이 없고 이름모를 철새 또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족보존의 본능으로 희망을 설계 하기도 한다. 봄의 꽃내음과 더불어 나른한 단잠을 깨우는 구슬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밤에만 우는 소쩍새 울음 소리다. 소쩍새는 올빼미과에
대단히 진부하고 새삼스럽기까지 한 얘기지만, 대한민국이 오늘의 북한처럼 공산화되어 가난하고 끔찍한 수령독재의 불량국가로 떨어질 뻔한 숱한 도전을 이겨내고 이나마의 경제발전과 자유와 안전보장을 확보하기까지는 미국과의 선린 동맹관계가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런 식의 얘기를 입밖에 꺼내면 곧바로 주체성 없는 제국주의 노예근성의 반민족, ‘의식’ 없는 수구 꼴통으로 몰려 백안시당하는 게 오늘의 대한민국 풍속도다. 어떻든 이같은 오늘 이땅의 비이성적 기류는 그것이 설령 한 때 잠시 유행하는 일과성 광풍에 불과할지라도, 문제는 지금 국제사회가 한국을 자칫 북한과 동류의 ‘이상한 나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이쯤에서 이성에 바탕한 보편적 담론을 회복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한 고위 인사가 “한미동맹의 문제점을 거론할 때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작금의 한미관계를 ‘이혼 안한 파경부부’와 같다고 표현했다. “결혼생활이 파국에 이르렀는데도 왕궁 발코니에 나타나 환호하는 군중에게 손을 흔들며 마치 원만한 관계인양 꾸미는 왕과 왕비를 떠올리면 된다. 왕과 왕비는 발코니만 떠나면 다시 각자의 생활로 돌아간다.” 그는 이
작년 하반기부터 완만하게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다시 심상치 않은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수출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되면서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달보다 75%가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96%나 감소했다. 수출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끄는 한 축인 내수도 위축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재 판매는 전달에 비해 4% 가까이 줄어들어 작년 3월 이후 3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크게 낮아졌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또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국 3천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2월 중 제조업의 업황실사지수(BSI)는 81로, 지난달보다 6포인트나 떨어졌다. 업황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황 BSI가 이처럼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영국의 저명한 처칠 수상이 영국 국민에게 중대한 방송을 하기로 되어 있던 어느 날, 유감스럽게도 자동차가 고장 났기 때문에 그는 택시를 타게 되었다. 처칠 수상은 택시 운전사에게, “여보! 대영제국 방송국으로 갑시다.” 하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택시 운전사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손님! 저는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수상인 처칠 경의 중대한 방송을 듣기 위해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다른 차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처칠 수상은 돈벌이도 마다하고 자기의 방송을 듣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운전사가 마음에 들어, 즐거운 마음으로 큰 액수인 1파운드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주었다. 돈을 받은 운전사는 조금 주저하는 듯 하더니, “손님, 타십시오! 까짓 거 처칠인지 개똥인지 돈부터 벌고 봐야지. 그가 밥 먹여 주나요? 빨리 타세요.”하며 택시 문을 열어 주었다. 이 말을 듣고 난 처칠 수상의 심정은 어떠했겠는가? 그는 방송국에 가서도 한 사람의 국민에게 배반당한 느낌이 들어 방송에도 힘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데 있어서, 돈이나 물질을 무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데 돈이나 물질이 그 전부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북한이 이들에 대한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하고 생사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남북한은 지난 23일 금강산에서 열린 제7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7개항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생사확인을 이산가족 상봉에 따른 생사확인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북한의 ‘기존방식 고수’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지만, 어떻든 북한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존재를 인정하고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설 뜻을 나타내기까지는 반세기의 세월이 걸렸다. 이번 합의는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북한이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정하고 생사확인에 나서기로 한 것은 대단히 큰 의미를 지닌다. 이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남북한이 함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전쟁 당시 북으로 끌려간 국군포로는 8만 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953년 8월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에 제출한 ‘휴전에 관한 특별보고서’에 의하면 북으로 끌려간 한국군 포로는 8만2천318명으로 집계돼 있다. 90년 중국 정부가 펴낸 ‘한국전사’에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에 포로로 붙잡힌 한국군 숫자만도 3만7천8
국회 환경노동위의 ‘비정규직 보호법안’ 처리와 관련,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조까지 파업에 들어감으로써 최악의 교통대란은 물론 수출입 화물 수송을 비롯한 국내 산업계 전반이 극심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태가 이처럼 최악의 국면으로 진입함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는 철도공사 노사에 직권 중재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은 정부와 법을 우습게 아는 행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 노사의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노조의 파업 예정이 취소된 점이다. 어떻든, 반드시 ‘비정규직 보호법안 강행 처리’가 아닐지라도 노동단체들은 다른 어떤 명분을 내걸고서라도 지금쯤 한차례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국민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5월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선 시점이어서 노조단체가 무리한 요구를 내걸지라도 관철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노동계로서는 ‘춘투’의 도화선을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계의 이번 총파업은 그 명분이 뚜렷하지 못하다. 정치권이 헌정사상 두 번째로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하면서 비정규직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아야 한다
얼마전 우리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대학입시요강의 난해함을 성토하는 때 아닌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교육관련 종사자들로부터 공교육의 경쟁력 제고방안과 사교육계에서 본 교육에 관한 나름대로의 의견들을 나누어 보고, 일명 sky입학에 성공한 학생과 학부모를 초빙해 성공담을 들어보고자 마련한 자리에서였다. 토론자가 대학입시요강을 20여 번이나 읽고 나서야 그 내용을 이해했다는 말에 참가한 학부모들의 우려와 우리교육현실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이제 초등학교에서부터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특히 용인은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을 위한 학부모들의 노력이 필수인 남다른 지역이다. 토론회에서는 △지방교육재정 배분 불균형(지역별, 학교별)으로 인한 심각한 교육격차 해소방안 △지역내 고교 경쟁력 확보차원의 공교육분야 우수교원 확보방안 △도내7개 지자체만 제정한 ‘교육재정 지원에 관한 조례‘ 31개 시군 확대 △교육거버넌스 시스템 확대방안 △인성교육의 중요성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제에 앞서 대학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한국 스포츠의 잠재력을 보여준 쾌거였다. 당초 금메달 3개를 획득하여 10위권 내 성적을 목표로 했었던 한국 팀은 금메달 6, 은메달 3, 동메달 2개를 얻어내는 풍성한 성과로 세계 7위를 기록해냈다. 한국 팀의 괄목할만한 성적에 더하여 안현수 · 진선유 선수의 올림픽 사상 최초의 3관왕 기록은 더욱 빛나는 성과로, 이들은 이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되었다. 이제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하계종목의 양궁과 동계종목의 쇼트트랙은 한국을 빼놓고서는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었다. 토리노의 빛나는 성과는 스포츠 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외교와 경제 국력으로 이어지는 총합적 국가 발전의 토대를 쌓은 것이라 하겠다. 건국 이후 한국 국민이 피땀으로 이룩한 산업화-민주화의 성공적인 결과가 각 분야로 확장해 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광을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 갈 수 있는 여건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지난번 한차례 실패한 동계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면 한국은 명실 공히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선진국의 여건을 갖추고 중국을 리드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이렇듯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