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소개: 1926년 11월 5일 경북 안동 출생.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성탄제’ 데뷔. 2007년 제8회 청마문학상, 2005년 제2회 이육사 시 문학상 수상. 현 고려대 영문학과 교수.
예산을 세워 학생들에게 점심을 그냥 주느니 마느니 한창 시끄러운 판에 교육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요즘 한창 정치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무상급식, 무상복지는 들어 봤어도 ‘무상교복’이란 말은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교복을 그냥 무료로 나눠 준다는 말인듯 한데 한달에 2만여원 하는 무상급식도 어렵다고 싸우는판에 20만원을 넘어가는 교복을 무료로 준다니 선뜻 믿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이다. 교복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화성시에 소재한 한 사립 중학교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입생 전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학교는 이미 지난해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해 주변의 학교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받아 왔다. 서신육영학원이 운영하는 화성 서신중학교(교장 최근희)는 2011학년도 신입생 50명 전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하고 최근 학부모와 학생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복지원증서 전달식을 가졌다. 신입생에게 제공된 교복은 동복과 하복 2벌로, 1인당 30만원씩 1천500만원을 학교법인에서 부담했다. 서해에 인접해 있는 서신중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입는 교복이 농어민과 저소득층 가정에 적지않은 경제적 부담이 되는 현실을 감안해 신입생들이 입
저의 지난 날의 꿈이 양상동에 있습니다. 제가 쓴 최초의 시집이 ‘지난 날의 꿈이 나를 밀어 간다’입니다. 평생 처음 화장장 문제 때문에 1인 시위를 하면서 ‘나의 지난 날의 꿈은 어디에 있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정치가 어디를 향해, 누구와 함께 나아가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고민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저는 양상동을 사랑하고 양상동 주민들을 사랑합니다. 제가 아침에 나오지 않으면 밤잠을 설친다는 양상동 어머님들을 생각하면 저는 너무 행복한 사람입니다. 제가 무엇인데 이런 과분한 사랑을 받는단 말입니까? 시골 중국집 주방장 아들인 저는 못 배우고 가난한 부모의 숟갈 손톱을 양상동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 분들의 순박하고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와 이 겨울이 따스하고 행복합니다. 추모공원인가, 화장장인가도 필요하지만 그 누구도 이분들의 행복한 삶과 평화를 무너뜨릴 수는 없습니다. 제가 표를 생각하고 선거를 의식해서 그런다는 비아냥을 시의장을 비롯한 지역정치인들이 말한다고 합니다. 제 인생이 다 허물어지는 느낌입니다. 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그동안의 제 모습이 그랬던 게지요. 하지만 저는 이번 갈등이 화장장 혹은 님비의 문제만
지난 2007년 9월 1일 수원시가 창립한 수원화성운영재단은 ‘수원 화성의 효율적 운영 및 관리’를 목적으로 출범됐다. 그런데 당시에도 수원화성사업소의 기능을 억지로 떼어내 무리하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한 ‘위인설관’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그렇긴 해도 이 재단이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기본 인프라로 기존 경유형 관광객들을 쇼핑, 숙박, 외식 등의 부가 관광을 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화성운영재단은 그동안 3년 반 정도 운영해 오면서 기대만큼 실적을 보여주지 못해 언론과 시의회,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존폐의 기로에 서기까지 했다. 수원화성 관광 인프라 활성화 대안이나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비난의 중심이었다. 실제로 화성운영재단이 만든 보고서에도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은 평균 3~4시간, 1인당 소비액도 고작 1천300원에 그쳤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찾아와 한번 휙 둘러만 보고 그냥 갔다는 말이다. 이미 본란(2010년 10월8일자)에서도 화성운영재단의 운영과 관리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번 주는 설 명절이다.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웃음꽃이 피어날 텐데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다. 바로 우리 청소년들이다. 실제 고등학생 사례를 보자. “지옥 같았다. 당시 학교 성적이 떨어져 고민이 많았는데 친척들이 자신에게 한마디씩 훈계를 하자 너무 서글펐다”고 한다. 그리고 그 학생은 갑자기 방 안에 들어가 뾰족한 필기도구로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청소년들은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에 상당히 민감하다. 한창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어서 작은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자살을 결심하고 하는 자해행위가 아닌, 울분이나 슬픔을 표출하기 위해 자신에게 상처를 가하는 행위를 통상 ‘비자살성 자해행위’라고 하는데, 청소년들의 비자살성 자해행위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건전한 방식으로 표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선을 넘어버리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런 행위는 청소년기에 많으며, 특히 설날 등의 명절처럼 많은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충돌하거나 비교를 당할 때 조심해야 한다. 특히 “XX는 이번에 반에서 몇 등 했다던” 등의 비교는 절대 해서는 안 될 것
끊이지 않는 구타와 가혹행위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전·의경’은 대간첩작전 수행을 위해 육군훈련소에서 차출되는 작전전투경찰과, 치안업무 보조를 위해 현역병 대상자의 지원을 받아 임용하는 의무경찰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동안 시위진압시 긴장감을 조성하여 안전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전·의경 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가 용인돼 왔지만, 최근 강원도에서 상습적인 구타를 견디지 못한 부대원들이 집단으로 탈영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현오 경찰청장은 “구타와 가혹행위가 고질적으로 이어진 부대를 해체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지난 28일 구타와 가혹행위로 물의를 빚은 강원의 307전경대가 전격 해체됐다. 또한 경기지방경찰청 감찰계에서도 최근 도내 전·의경부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를 신고한 부대원 40여명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도내 전·의경 부대 역시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전·의경 부대 내 구타 악습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순환보직으로 결정되는 부대 지휘관 등 조직적인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경찰조직에서 이들 부대 지휘관(소대장)들에게 대원 관리가 부차적인 임무에 속하는데다 지휘관 역시 보직상 그 자리를 한번 거쳐가는 것으로 인식하
‘七月七日長生殿 어느 해 칠월칠석 장생전에서/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아무도 모르게 하신 말씀/在天愿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在地愿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자던/天長地久有時盡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 있는데/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할 날이 없으리라’.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양귀비에 대한 현종의 사랑을 읊은 ‘장한가(長恨歌)’의 마지막 연(聯)이다. 여기 나오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는 남녀간에 지극한 사랑을 의미한다. 물론 비익조는 날개와 눈이 하나밖에 없어 암수가 몸을 합쳐야 날 수가 있다는 상상 속의 새다. 연리지는 두 나무의 가지가 연결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데 충남 외연도 동백나무 연리지와 충북 괴산 선유동과 용추계곡, 그리고 경북 청도 운문면의 소나무 연리지가 유명하다. 김시습(金時習)은 ‘금오신화(金鰲新話)’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연리지에 열린 꽃은 해마다 붉건마는/ 서럽다 이내 삶은 나무만도 못하구나’. 우리나라 기혼 남녀의 절반 정도가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제
초등학교 졸업식은 그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슬픈 분위기가 감지된다. 6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구성원을 바꿔가며 고학년으로 올라가지만 대부분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가 많다. 호랑이 선생님이 평소에 무섭게 대해주긴 하지만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서는가 보다. 반세기가 흐른 요즘도 초등학교 졸업식은 운동장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곤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공부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강압적인 학교 분위기에 숨을 죽이며 지내온 탓인지 중.고등학교 졸업식은 사못 다르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결단을 내고 말겠다는 막장 분위기다.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3년동안의 고독과 폐쇄, 복종, 강제 분위기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만끽하려는듯 모든 것을 던져버린다. 밀가루 흩날리는 교정에서 머리에 토마토 케찹을 뒤집어 쓴 졸업생을 목격하는 일은 쉬운 일이 되었다. 요즘은 일탈의 강도가 점점 더해간다. ‘알몸 뒤풀이’와 ‘폭력 뒤풀이’가 추가됐다. 본격적인 졸업 시즌을 앞두고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탈 행위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졸업식 직후 해당 학교 교사 전원을 주변지역 순찰에 투입키로 하는 등 즐거워야 할 졸업식이…
오늘날 우리 농촌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다. 농촌마을에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이며, 몇몇 마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농촌에서는 나이드신 노인과 여성들만이 외롭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마땅히 젊은 사람들이 맡아 의욕적으로 일해야 할 마을이장,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 등도 환갑을 훌쩍 넘긴 분들이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농촌은 WTO, DDA, FTA 등 ‘세계화’라는 높은 파도를 타고 물밀 듯이 들어오는 외국농산물과도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농촌에 사는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또한 도의원으로서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난 해 11월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도 전지역을 휩쓸더니 그동안 청정지구로 알려져 있던 강원도는 물론 충청도까지 확산되는 등 전국의 많은 시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지만 혹한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추울 때 더욱 기승을 부리는 구제역바이러스의 특성상 계속적인 확산이 우려된다고 하니 정말 큰 걱정이다. 물론 방역당국은 최후의 수단인 구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