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반 어느 해 여름, 한 낯선 중년남자가 한적한 농촌마을 이장 집을 찾아왔다. 왜소한 체구에 선한 모습의 그 남자는 마을 이장에게 살 곳을 구해달라고 청을 넣었다. 일면식도 없는 남자였지만 오죽 다급했으면 자신을 찾아왔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이장은 마침 마을의 외진 곳에 비어있던 배나무 집을 생각하고는 선뜻 ‘그러고마’ 약속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남자는 아내와 올망졸망한 사내아이 셋을 데리고 배나무 집으로 이사를 왔다. 무슨 사연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을 찾아 이사를 왔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집 식구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지는 익히 들어 알 수가 있었다. 가까운 공장에 다니며 과수원 일을 하는 틈틈이 이장네 논에 들러 마치 제 일처럼 도와주는가 하면 마을 대소사에도 빠지는 법이 없었다. 해가 바뀌고 추석이 되자 부부는 수확한 배 거운데 가장 좋은 걸로 한 상자를 포장해 이장네로 인사를 왔다. 그렇게 시작된 배 한 상자의 인연은 추석과 설날을 앞두고 해마다 이어졌다. 그러던 중 그곳에도 도시화 바람이 불어 배나무 밭에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이젠 배 밭도 없어졌으니 그만두려니 했던 생각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됐
비 맞는 의자 배한봉 나무의자가 비에 젖는다 어제도 오늘도.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으므로 4개의 다리는 땅에 생각을 뿌리 내리고 있다. 심연에 연꽃이 피고 연꽃은 모든 괴로움 속에서도 실로 청정하다. 나는 지금 의자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연꽃을 보고 있다. 낡으면서 완성되는 의자. 아니, 꽃의 사색. 시인소개: 배한봉 (경남 함안 출생). 1984년 박재삼 시인의 추천을 받아 작품활동 시작. 1998년 ‘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등단. 1998년 경남문협 우수작품집상‘흑조(黑鳥)’ 수상. 2000년 한국문학창작활성화 특별지원공모 수혜. 현, 2001년부터 매해 ‘우포늪 시생명제’ 주재…
추석명절 연휴도 끝나가고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완연한 가을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결혼 시즌으로 접어들어 여기저기의 친척 등으로부터 청첩장이 날아오니 그런 기분은 실감이 난다. 결혼 성수기로 주말이면 많은 쌍의 남녀가 여러 친지분들을 모시고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신랑신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하고 즐거운 날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한 축의금 절도사건이 간혹 발생해 양 혼가 사람들의 마음을 언짢게 하곤 한다. 이처럼 파렴치한 행위를 한 절도범은 바로 검거해 무거운 죄를 받게 해야 하지만, 지연신고 등으로 현장검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이들 절도범들의 범행 유형을 살펴보면 정장을 하고 하객을 가장해 접수대 주변을 맴돌다가 복잡하고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축의금 봉투를 절취해 가거나, 친·인척임을 가장해 축의금 봉투를 받아서 전달하는 것으로 위장해 절취해 가는 경우, 그리고 빈 봉투나 봉투속에 종이 등을 넣어 접수하고 식권을 챙겨가는 경우도 있다. 또 하객으로 가장한 여러명이 봉투가 필요하다며 접수하는 사람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축의금이 든 봉투를 훔쳐 가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축의금 접수대 주변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서민과 저소득층, 도시빈민이 대부분이다. 희망근로사업은 사회적 취약계층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과 어려운 지역상권의 소득을 증대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목적 하에 다양한 부문에서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 희망근로 사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고 중도 포기자 또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단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예결위 신학용(민·인천계양갑)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희망근로 사업은 하루 평균 1.35명의 사상자를 내고 지난해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무려 69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우선 가슴이 아프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해 적은 임금을 받아가며 묵묵히 일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측은하고 미안한 생각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동안 현장에서 사망 7명, 중상 265명, 경상 421명 등 무려 69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니 안타까운 마음에 분노마저 치민다. 본보(17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 사망 5명, 중상 98명, 경상 201명 등 모두 304명에 비해 무려 2.3배 많다고 한다. 이
쌀 지원,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얼어 붙었던 남북한 간에 모처럼 해빙무드가 조성될지 기대된다. 물론 쌀 지원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하루라도 뒤로 미룰 일이 아니다. 남북한에 가족이 떨어져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세월의 한은 추석절을 앞두고 더욱 사무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이산가족 상봉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연령이 고령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40%가 80세 이상의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이하 한적)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생존해 있는 상봉 신청자 8만3천685명(해외 거주 1천11명 포함) 중 80세 이상은 3만3천989명으로 40.6%에 달했고, 90세 이상도 4천666명(5.6%)이나 됐다. 반면 70세 미만은 22.8%(1만9천83명)에 불과했다. 지난 2003년 11월 말 현재 생존 신청자 10만3천320명 중 80세 이상이 2만1천24명(20.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7년 사이 80세 이상 비율은 2배가 됐다. 1988년 이후 상봉 신청자 12만8천129명 중 34.7%(4만4천444명)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생전에 북한의 혈육을 만난 경우는
올해 4월부터 어린이·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에너지절약 실천 동아리 ‘SESE나라’가 출범했다. SESE란 ‘Save Energy Save Earth’의 약자로 ‘에너지절약으로 지구를 지키자’란 주제를 실천하는 어린이·청소년 모임이다.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SESE나라가 활성화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모임 간 정보교류와 SESE나라 활동에 대한 ‘국가공인 수련활동 인증’을 받아 청소년들의 경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SESE나라를 통해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에너지절약 현장과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봉사활동과 창착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과 창의성도 기를 수 있다. 학교와 가정을 넘어 지역사회와 공동활동을 통해서 지역내 에너지절약 실천의 핵이 될 수도 있다. 해수면 상승, 사막의 확대는 물론 지난 겨울의 무서운 폭설 등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는 국내의 경우 84%가 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한다. 거꾸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온실가스 감축은 피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맞서야 하며 오히려 우리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경기도의회의 253회 제1차 정례회가 결국 ‘반쪽 의회’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이번 253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해 ‘무상급식 예산안’과 ‘학생인권조례’ 등 민주당의 주요 공약을 통과시켰다. 또 김문수 도지사의 민선5기 첫 조직개편안은 교육국 명칭 변경에 대한 수정안을 요구하며 발목을 잡았다. 이말은 곧 한나라당이 이미 통과된 사안들을 뒤집기 위해서는 다음달 5일 열리는 임시회를 통해 또 한번의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8대 의회 출범부터 원구성 문제와 4대강, GTX 등 4대 특위 구성을 놓고 대립과 화해를 거듭해 왔다. 양당은 이같은 사태에 대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도민들을 위한 정치적인 명목이라고 변명해 왔다. 또 파행의 끝자락에는 양당 모두 ‘살신성인의 마음’, ‘도민들을 위한 통큰 정치’라며 양보하는 듯한 모습들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8대 의회의 파행의 원인은 한마디로 6·2지방선거로 인해 입장이 바뀐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힘 겨루기로 인한 ‘자존심 싸움’ 일 뿐이었다. 사전적인 의미의 정치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
쿤타킨테는 미국의 흑인 소설가 알렉스 헤일리(1921~1992)가 1976년에 발표한 소설 ‘뿌리(Roots)’의 주인공이다. 서아프리카 감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쿤타킨테는 17세때 북을 만들 나무를 구하러 숲속에 들어갔다 갑자기 나타난 백인들의 공격을 받고 노예로 팔려간다. 이렇게 노예로 미국땅을 밟은 쿤타킨테는 7대손인 알렉스 헤일리에 의해 뿌리가 밝혀진다. 미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팝스타 마돈나, 그리고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관계는 무엇일까. 최근 미국 거주 한인 정보사이트인 유코피아가 전한 바에 따르면 힐러리는 마돈나의 10촌 언니, 졸리에게는 9촌 뻘이 된다고 한다. 지난 2007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힐러리를 아낌없이 지원한 마돈나에게 관심을 둔 족보학자 윌리엄 아담스는 두 사람이 친척관계임을 알아냈다. 촌수로는 정확히 10촌이다. 두 사람의 조상은 17세기 캐나다 퀘벡으로 이주한 프랑스인이었다. 힐러리는 졸리와 9촌간이며 가수 셀린 디온과도 혈육관계다. 끊임없이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민(nomade)의 문화를 현대인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해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만이 변화
긴급 상황에서 출동하는 순찰차의 출동이 지연되면 인명 및 재산피해가 커지게 되고 범인검거나 2차 피해방지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순찰차에 통행 길을 터줘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도로상에는 112신고처리를 위해 출동하는 순찰차에게 길을 터주지 않고 계속 자기 길만 가는 운전자, 긴급 상황이 발생해 출동하는 순찰차가 교차로에서 진행해도 자기 차량의 신호가 들어오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진행하는 차량운전자가 종종 있다. 순찰차는 사이렌과 경적을 울려서 긴급하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차를 비켜 세우고 긴급차량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차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물론 긴급차량에게 양보를 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차량들은 자기만의 급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중요사건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이 위태롭다면, 그것만큼 급한 것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교차로에서 긴급자동차를 마주치게 되면 교차로를 피해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 해야 한다. 이때 긴급차량의 통행에 지장이 우려 된다면 좌측 가장자리로 일시정지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반도로 및 편도 1차 도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한 학생인권 조례가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7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경기교육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것으로 기대된다. 강제적으로 진행돼 오던 야간자율학습이 없어지고 두발·복장 등 학생들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됨에 따라 그동안 학생들이 교내에서 겪어야 했던 비인격적이거나 모욕적인 처신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인권 조례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 교권침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오랜동안 학교내에 관행처럼 굳어져 내려오던 권위주의적인 교사상에 대해 상처받기를 거부하는 케케묵은 학교의 자기변론에 불과하다. 시대의 변화와 학생들의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력의 발전에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또 그것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도 없이 그냥 교단을 지켜오는데 급급한 무사안일 교육의 몸부림에 불과하다. 학생인권 조례는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체벌과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와 교육감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학교내 체벌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이를 자제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그러나 학교내 체벌과 학교폭력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교사들의 학생 체벌 동영상이 온국민을 몸서리치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