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내린 눈이 금새 녹아 눈 기분을 내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언제 눈이 소복히 쌓이나 하는 기대감 속에 눈에 얽힌 추억을 그리며 눈을 고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초 하늘에서 쏟아 붓듯이 내린 눈은 사람들을 지치게 했을 뿐 아니라 사회기능을 마비시키기까지 했다. 4일 중부지방에 내린 눈이 1주일이 지난 13일까지 쌓여 있다. 도심 구간 도로 곳곳의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행정기관은 늦게나마 중장비를 동원해 쌓인 눈을 치우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곳곳에 수북히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동네 골목길 제설작업은 묘연하기만 하다. 동네 주민들의 힘으로는 꽁꽁 얼어붙은 눈덩어리를 치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주말 공공기관은 비상근무령을 발령하고 전 공무원들을 동원해 도로변 인도와 상가 등지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다. 세차장에서는 염화칼슘으로 범벅된 차량을 세차하려는 차량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100년 만의 자연재해라고는 하지만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은 기상청의 책임도 크다. 연일 헛방만 친 기상청의 오보도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 기상청이 그야말로 생뚱맞은 자료를 내놓았다. 기
요즘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인 ‘아바타 Avatar’가 화제다. 개봉한 지 몇 주 되지도 않았지만 무난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인 영화산업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문화예술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작년에 불어 닥친 미국발 세계경제불황과 신종플루라는 악재에 고군분투(孤軍奮鬪)를 거듭하면서 빠른 회복을 바라고 있는 공연과 전시와 같은 문화예술계에도 과연 이런 호황이 찾아올지는 모르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와 경제의 부침(浮沈)에 따라 문화예술의 성향과 발전 속도는 영향을 받아 왔으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요즈음 고양시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와 대형뮤지컬, 콘서트 등의 일부 상업 공연을 제외하고는 관객의 수가 줄어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침체에 빠져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기업으로부터 협찬이나 광고를 구하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문화공간마다 비어가는 객석을 보면서 어찌 할 바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기막힌 아이디어로 홍보와 광고를 하여도 관객은 찾아오지 않고 관객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중화장실이다. 남한의 가장 북쪽 임진각에서부터 남단 제주에 이르기까지 공중화장실의 시설과 청결도는 세계 제일이다. 따라서 한국은 세계 공중화장실의 메카가 되고 있다. 화장실문화 운동은 수원에서부터 시작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의원이 ‘아름다운 화장실 운동’을 펼치면서 비롯된 것이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의 축구공 화장실과 광교산 입구에 건설한 반딧불이 화장실 등이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과 칭송을 받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고인은 지난 1995년 무소속으로 초대 민선 수원시장에 당선된 이래 민선 2기까지 수원시정을 이끌었다. 또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수원 광역화를 포함한 지방행정체계 개편 공론화에 힘쓴 인물이다. 특히 수원시장 재직 시절, 수원천 복개 공사 철회와 함께 수원천 복원운동을 시작으로, 화성행궁 복원사업,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2002 한·일월드컵대회 수원경기 유치, 아시아 최초 안전도시공인, 각종 문화사업 등 무수한 업적을 남겨 ‘영원한 수원시장’, ‘화장실 전도사’, ‘미스터 토일렛’이라고 불린
새해부터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전문 의료인이 의학적 근거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 여부를 심사하던 것을 시·군·구 복지관련 공무원이 누추한 외모, 더러운 옷, 집중력 부족 등 10개 항목의 심사를 통해 자격자를 선별하도록 바꿨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당장 살기 어려워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급받는 불우이웃을 말한다. 정부는 가짜 기초수급자를 가려내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10개 항의 심사 기준은 사람 무시하기 알맞을 정도가 아니라, 가난한 자로 판정받아 기초생활비를 타먹으려면 더 더럽게, 더 바보스럽게, 죽는 휴능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컨대 외모는 혐오감을 주고 옷이 철에 어울리지 않거나 더러워야하며 늘 같은 옷을 입어야 가난한 자가 된다. 또 정신 상태가 산만하고 안정감이 없으며 자포자기해야 정신 상태 불량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세상에 외모를 가꾸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더러운 옷 입기 좋아하고 정신 나간 사람 대접받기를 원하는 인간이 어느 하늘 아래 있겠는가. 가난은 현실이지만 죄는 아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좌절의 감정도 있지만 희망의 욕망도 있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무시당할 수 없는…
소방관이란 직업을 선택한지 30여년이 지났다. 지금 회고해 보면 하루 하루 바쁜 일상의 연속이였다. 화재, 구조 및 구급현장.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갔다. 우리 소방관은 이렇게 늘 바쁘게 살아간다. 신속한 출동, 빠른 화재진압. 이런 일상이 우리 마음속에 조급함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조급함은 불행하게도 안전사고라는 슬픔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몇 년 전,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작가는 책을 통해 바쁘게 움직이는 생활에서 결연히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전하고 느리게 산다는 것은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 깊은 삶의 방식임을 말하고 있다. 생과 사가 오가는 화재현장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소방관은 조급함이 이미 몸에 베여 있다. 언제나 빨리 움직이고 신속하게 움직인다. 또한 우리 마음 역시 그러하다.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피에르 쌍소가 말하는 느림의 삶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의 여유와 조급함이 없는 움직임. 우리 소방관에게는 화재현장에서 살아남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하실 화재 현장에서 다른 대원과 떨어져 혼자 남아있다고 상상
‘‘백호랑이띠’의 해인 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로영일(一勞永逸)’을 신년 화두로 삼아 올 한 해 동안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고, 대부분의 경제연구 기관들은 5% 이상의 경제성장은 무난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취업·인사포털 사이트인 인크루트가 주요기업 275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인사·채용 부문에서 제일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안 또는 가장 큰 화두가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기존 인력의 역량 향상’(35.6%)을 우선적으로 꼽았고, 이어 ‘우수한 국내인재 채용’(19.3%), ‘기존 인력이 이탈하지 않도록 유지’(17.1%), ‘채용방식 변경 또는 새로운 채용기법 도입’(11.6%), ‘핵심인재 구분 및 관리’(7.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신규채용이나 구조조정보다는 기존 인력의 능력
폭설에 이어 한파가 계속되면서 삼한사온은 무색해지고, 좀처럼 얼지 않던 한강이 꽁꽁 얼어붙어 동토(凍土)의 계절을 실감하게 한다. 영하의 혹한은 겨울나기를 어렵게 하지만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못 참을 일도 아니다. 아무튼 얼음은 추운 겨울의 표상이면서 생명으로 하여금 어려움을 겪는 시련의 상징이다. 조선 시대에는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으면 조정에서 동대문 밖 사한단(司寒壇)에 모셔놓은 북방신이면서 동신(冬神)이자 빙신(氷神)인 현명(玄冥)에게 기한제(祈寒祭)를 지냈다. 그래도 얼음이 얼지 않으면 현명을 높여 ‘현명씨’라 부르고, 신위(神位)도 5위로 특진시켜 얼음을 갈망하였다. 그래서 한강이 얼면 얼음을 떠서 동빙고와 서빙고에 보관했다가 춘분에 개빙제(開氷祭)를 지낸 후 얼음을 꺼내 어전에 올렸다. 하지만 얼음을 떠내 빙고에 보관하는 일은 애꿎은 백성들 몫이었다. 때문에 겨울이 오면 한강변의 장정들은 부역을 피하기 위해 부락을 떠났고, 사내들이 집을 비우다 보니 때아닌 청상과부가 생겨 빙고청상(氷庫靑霜)이란 말이 생겨났다. 또 빙고의 얼음을 눈물의 얼음, 즉 누빙(淚氷)이라고 했으니, 얼음 떠내는 부역이 얼마나 고되었는지 짐작할만 하다. 채빙(採
지동시장 순댓집에서 삶이 허기진 노인이 혼자 앉아 밥을 먹는다 삭정이처럼 수척한 모습으로 국밥을 가득 떠 넣으시는 쩍 벌린 입이 돌아가신 어머니 모습 같다 목이 메인다 차비를 아껴 사 드셨다는 그 순대국 시인 소개 : 인천 강화 출생, <한국문인>으로 등단, 경기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