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하면서도 지나치게 살피지 않고(明不傷察, 명불상찰) 강직하면서도 바른 것에만 치우치지 않는다(直不過橋, 직불과교)’는 말이 있다. 청렴결백 하면서도 도량이 넓고 인자하면서도 결단을 잘 내리고 총명하면서도 남의 결점을 들추어 내지 않고 정직하면서도 지나치게 따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꿀을 발라도 달지 않고 해산물이면서도 짜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곧 아름다운 덕이다.(是謂蜜餞不甛海味不鹹絶是懿德, 시위밀전불첨해미불함절시의덕) 청백하면서도 사람을 너그럽게 감싸는 도량이 있고 인자하면서도 일에 임해서는 과감하게 결단하고 총명하지만 지나치게 남의 잘잘못을 잘 들춰 내지 않고 강직하면서도 너무 바른데 치우치지 않는 것은 미덕이며 자아실현과 상호 화합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고전이란 많은 세월을 지나오면서 다소 진부한 내용으로 보이는 점도 있으나, 인생의 참된 의미와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준다는데 대해서 멀리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특히 위의 내용은 조직사회에서 처신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영위하기 위해 상하의 입장에서 규정만을 내세우기 보다 절차를 따르고 인간적 상호관계를 우선시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하늘과 땅이
지난 여름휴가 때 1박2일로 고성에 있는 화진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화진포 해수욕장 주변에는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과 이기붕 별장, 김일성 별장 등이 있어 관람기회를 가졌다.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품전시물을 둘러보다가 대통령께서 사용하시던 털실 장갑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손가락 부분이 헤어져 이곳을 꼼꼼하게 꿰맨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부인이신 프란테스카 도너 리(한국명 이부란)는 검소하기로 유명하다고 종종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검소하신 줄은 정말 몰랐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의 어머니들은 양말도 꿰매 신기고 옷도 꿰매 입히다가 도저히 더 이상 꿰맬 수가 없으면 쓸 만한 부분들은 오려서 다른 옷 꿰맬 때 쓰는 천으로 사용하고 못 쓰는 부분들은 삶아서 행주로 쓰거나 방 걸레 등으로 사용했다. 사실 쓰레기란 개념이 별로 없었던 시절이다. 일상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쓰레기들을 재활용해서 거의 버리는 것들이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쓰레기를 버리는데 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매년 안산시 쓰레기 처리에 드는 비용이 350억 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 아들, 내 손자가 양말을 꿰매…
혼자 하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지루하기 이를데 없다. 운전석 옆 조수석에 친한 친구를 태우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하는 여행은 시간 가는줄 모른다. 개그맨 이수근이 조수석에 태우고 싶은 스타로 선정됐다. 9월 10일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는 귀성길 조수석에 태우고 싶은 스타 랭킹 1위에 꼽혔다. 이수근은 오랜 시간 ‘1박2일’ 전용 운전자로 활약하며 버스운전부터 소형자동차까지 못하는 운전이 없을 정도로 운전에는 그야말로 ‘박사’다. 여기에 신출귀몰한 입담까지 가세하니 따질 것도 없다. 2위와 3위는 아이유와 김범수다. 아무리 오래걸리는 차안 생활이지만 노래가 있으니 견디고도 남을 만 하다. 그러나 사실 조수석은 위험천만한 자리다. 충돌사고가 날 경우 조수석은 뒷좌석보다도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상황에서 운전자는 본능적으로 위험에 대처하는 조치를 취하게 됨으로써 운전석과 운전석 뒷좌석이 그나마 안전한 좌석으로 분류되지만 운전석 바로옆의 조수석은 안전에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수석 탑승자는 사고발생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볼썽사나운 태도를 보여 운전자의 안정운전을 방해하기도 한다. 자동차 매너에도 크게
남성도 여성도 모두 힘겹게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지만 아직도 다수가 남성에게는 생계를 책임지는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고, 여성에게는 가사와 육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일을 갖고 있는 미혼 여성들은 사랑을 꿈꾸면서도 결혼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사랑은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나에게 슬픈 일이 벌어지지도 상대방이 나를 가슴 아프게 하지 않았는데도 책에서 나타난 사랑의 생리적 증후 즉, 위가 콕콕 쑤시는 느낌, 가슴이 저리고 아린 느낌, 입술이 마르는 느낌, 가슴이 뛰는 느낌 등이 나타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마치 지구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 내가 이 세상의 지축이 된 느낌이 들며 나를 둘러싼 나뭇잎, 보도블록, 교통표지판 마저도 너무나 새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느낌… 누구나 깊은 사랑에 빠지면 알 수 있는 공통적 느낌이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그 느낌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느낌과 경험이 결국은 많은 여성과 남성으로 하여금 불완전한 인간 제도의 하나인 결혼으로 이끄는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랑에 관한 서적에서 가르쳐주듯…
이제 추석도 끝났다. 예전에 비해 점차 추석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번 추석은 다른 해보다 유난히 쓸쓸했던 것 같다. 우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고 또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 때문에 추석 상차림에 마음고생을 많이 해야 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큰 소리 친 위정자들은 이번 추석에 ‘국민적 안주감’이 됐다. 나라살림과 관련된 좋은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 가운데 가계 빚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물가는 2년 만에 정점을 찍었으며 그 사이 가계 저축률은 연거푸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뿐이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빚은 876조3천억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를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인 1천737만9천667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빚은 5천42만989원씩이다. 통계청이 밝힌 현재 인구 수 4천899만여명으로 나누면 1인당 빚은 1천788만여원이 된다. 한 가구가 연간 내는 이자는 103만원을 넘어섰다. 큰일이다. 뿐만 아니다.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도 크게 올라 국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누르고 있다. 7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가계대출금리
비정규직은 시간제나 일용직, 임시직, 계약직으로 일하는 근로자다. 비정규직 대책마련의 목소리는 수년전부터 있어왔지만 크게 개선된 것은 없다. 정부집계로 지난 3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577만명에 이른다. 경제활동인구 1천700만명의 33.8%에 해당하는 규모다. 건설 일용직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50.4%인 859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직장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극도의 ‘해고 공포’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가공할 폭발력을 지닌 ‘시한폭탄’과도 같은 사회 현안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최근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골자는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와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시정이다.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률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저소득 근로자에게 보험료를 지원한다. 정부가 보험료의 3분의 1을 부담하겠다고 한다. 택배·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 보험 적용도 확대된다. 비정규직 차별 시정책은 동종·유사 업무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차별 시정 명령을 거부하면 최고 1억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차별 개선 지침도 만
제7회 수원예술인 축제가 지난 6일 수원 미술전시관에서 개막식을 가졌다. 1층 대전시장에서는 미술협회전 새로운 지평이라는 타이틀로 전시돼 있고, 전시장 2층에는 사진협회에서 현대 사진과 만남전이 전시돼 있다. 그 옆 2전시관은 19일까지 진행되는 수원문협의 시각전과 애장품전이 전시돼 있다. ‘변화와 수용’이라는 타이틀로 준비한 것이다.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수용할 것은 수용한다는 취지에서 준비했다. 사실 인간은 늘 변화를 추구하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갖고 있는 것 같다. 변이되는 과정에는 실수도 있고 오차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끊임없는 완전 추구에도 완전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적 매력이 한층 더 있는 것이라고 본다. 인간이 만약 신처럼 완전하다면 그게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인간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냄새가 풀풀 나야 더욱 인간적인 향기와 향수를 느낄 것이다. 그런 측면이 이번 전시의 큰 의도이기도 하다. 예술인 축제를 준비하면서 좀더 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했다.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다소 우화스럽기도 하고, 한번쯤 사유에 대해서 ‘왜?’라는 물음을 던지고 곡선의 자유스러움을 만끽하고자 했다. 색감의 은은함과 고풍
젊은 예비 공연인들의 축제의 장인 ‘경기대학생공연박람회’가 오는 1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12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과 신나는야외극장에서 펼쳐진다. 경기도와 도문화의전당,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이사장 서병문), 경기공연영상위원회, 한국대학뮤지컬교수협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대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축제로, 지난해까지 열렸던 ‘즐겨라 뮤지컬 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 시켜 숨은 인재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뮤지컬, 연극 관련학과 11개교가 참가해 릴레이로 공연을 선보이고, 경기도립극단을 비롯해 유명공연기획사, 배우, 영화감독, 연출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취업박람회를 열어 우수 인재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들을 위한 취업박람회는 10월 11일과 12일 양일 간 열리며, 참가대학들의 입학자료를 비롯해 공연기획·제작사 등의 공연자료 전시와 오디션,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또 경기도립극단은 참여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본 후 올해 말 선보이는 도립극단 창작뮤지컬 ‘원더풀 라이프&rs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이름 그대로 중국의 차(茶)와 티베트의 말(馬)이 교역되었던 길이다. 이 길은 중국의 윈난(雲南), 쓰촨(四川)에서 티베트 고원을 지나고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 인도로 이어지는 장장 5천㎞에 이르는 실크로드보다도 200년이나 앞서 열렸던 문명교역로였다. 해발 4천m가 넘는 황량한 고원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고 이들이 이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노새를 몰고 가당찮은 노역(勞役)의 결과물인 이 차마고도를 목숨을 걸고 넘나들었다. 생존을 위해서였다. 경북 울진군 북면 십이령에 보부상 옛길이 나있다. 열 두 고개가 시작되기 전 징검다리를 건너면 작은 비각이 눈에 띈다. ‘울진내성행상불망비(蔚珍乃城行商不忘碑)’다. 조선 후기 울진과 봉화의 내성장터를 왕래하던 행상 우두머리(行首)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철비(鐵碑)다. 보부상들은 울진 특산물을 지게에 싣고 봉화까지 3박4일 동안 꼬박 60㎞를 걸었다. 보부상의 삶을 문학으로 끌어들인 사람은 소설가 김주영(72)이다. 그는 1979년 6월 1일부터 1984년 2월 29일까지 장장 1천465회에 걸쳐 모 일간지에 ‘객주(客主)’를 연재했다. 그리고 9권의 책으로 엮었다. 객주를 쓰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