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18년 전(1790) 이 맘 때(4월14일)쯤 수원부는 별시(別試)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었다. 원래 별시 과거는 한성(漢城)에서 치르는 것이 관례인데 수원 신도시 건설을 주도한 정조의 특명에 따라 수원 읍내에서 치러진 것이다. 그것도 응시 자격을 읍내 유생과 무사에 한정시키고 4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정기적으로 치르도록 했다. 이는 시취(試取:시험을 치름)를 통하여 수원부에서 태어나 자란 과거 지망생들에게 벼슬길에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었으니, 그야말로 망극하기 그지 없는 특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 해 10월과 12월에는 수원읍에 새로 이주한 유생과 외촌(外村) 유생에 더해 한량(閑良)에게 까지 응시 기회를 줌으로써 지역과 신분 차별을 없앴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역사 드라마 ‘이산’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정조의 개혁·개방정책은 수원으로 읍치(邑治)를 옮길 때부터 실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필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은 수원하지초록(水原下旨抄錄)에 기록되어 있는데 지난 해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역주(譯註)해 출판함으로써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그런데 당시의 별시는 요즘의 행시(行試)나 사시(司試)에 버금 간다
삼성특검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관련 당사자들을 불구속 기소처분하면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100여 일 간 20여 차례 압수수색을 하는 등 특검의 요란한 수사과정에 비하면 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특검은 많은 의혹들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다. 이런 수사결과를 받아들여 “이제 삼성사태에 대한 논란은 끝내자”고 하기엔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각계에서 삼성특검의 조기 종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이 특검 수사로 인해 경영에 심대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이 나라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또한 간과할 수만은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경제규모 세계 12위인 대한민국에서 수출과 시가총액이 나라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그룹이자 반도체 메모리 등 전자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그룹의 총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장에 불려 다니는 모습은 참담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도 착잡했다. 따라서 삼성은 특검이 종결됐다고 해서 쾌재를 부를 일이 아니다. 삼성은 이제 한 차원 더 높게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삼성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특
지난 4.9총선에서 출마를 위해 임기 2년여를 남겨두고 전국에서 자치단체장, 의회 의원 등 일부 선출직 공직자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중도사퇴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를 두고 수도권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이들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 결과에 이목이 끌린다. 지자체장은 지자체를 대표하고 사무를 통괄하며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고 국가위임 사무를 처리한다. 지방 의원은 주민을 대표해 의회 구성원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심의 등 중요 안건를 심의·의결하고 생활현장에서 주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등 대의 정치의 대변자로서 막중한 책무를 진다. 큰 책무를 띤 공직자가 임기를 남겨두고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하면 장기간 행정·의정 공백이불가피 하고 추진사업의 능률과 지속성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일게하고 있다. 특히 사퇴한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 비용이 추가로 소요돼 혈세 낭비로 인한 비판여론이 날이갈수록 깊어질 것이 명약관화해질 것이다. 시민단체 등이 법원에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주 내용이 선거비용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등 주민 혈세 낭비적 요인을 비난하는 것이어서 향
수도권 간선 급행버스 체계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한 수도권 인구집중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에서 출퇴근을 위한 기본 이동수단인 버스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어 시급한 정비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옛 건설교통부를 감사한 결과 드러난 것으로 수도권 각 시, 도가 간선 급행버스 체계를 제 각 각 구축하고 중앙버스차로와도 연계하지 않아 간선 급행버스 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본부 4월 18일자 참조) 감사원이 지적한 세부적인 문제점들은 노선의 구축시기의 차이와 중앙버스차선과의 연계성 미흡, 환승주차장 위치 선정의 문제, 수도권 교통조합의 기능취약 등 이용자 입장에서 각 시도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큰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버스체계었기에 더 큰 불만이 쌓인 것이다. 이번 감사원의 결과는 지난 2007년도 초에 조사한 결과로 각 시도에서는 1년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당시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대책이 마련되어 시행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환승주차장의 이동, 조정문제나 설치사업, 수도권 버스조합의 기능 활성화 등의 문제는 여전히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바쁜 시장님, 한가한 의원님들. 서울시 25개 구의회 모두가 엉터리 여론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의정비 인상폭을 결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천시의회 의원 전원이 총선이 끝나자 마자 해외연수를 떠나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이천시의회 의원과 사무국장 직원을 포함 13명이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나고야, 고텐바, 고베 등지의 패션 물류단지 산업시설 시찰과 자매도시방문을 목적으로 연수를 떠났다. 현재 이천시에는 큰 행사가 두건이나 열리고 있다. 큰 행사를 앞두고 시집행부에서는 의회의 참석여부를 조율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유를 하는 것이 그렇게 중대차한 결정인지가 의문이다. “이천시의원님들은 집행부와 사이가 않좋은가봐요”, “세계적인 행사에 인사소개를 하는 의원님들이 한분도 안오셨네요” 500여명이 세계 한인 무역협회 대표자들이 참석하는“제10차 WORLD-OKTA 세계대표자회의 및 수출상담회 개회식이 열린 지난 17일 이천시민회관에 참석한 한 기업체의 가시돋힌 일침이다. 이천시에는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World-OKTA)소속 무역인들이 참여하는 &ls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수시로 해외를 들락거린다. 선진지 견학이란 미명아래 이뤄지는 해외연수는 그야말로 말뿐인 연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때 우리나라 지방의원들이 단골로 찾던 선진지 견학지로 이탈리아 라치오날레 시와 시의회가 있다. 거의 10년이 지나기는 했지만 해외연수에 동행할 기회가 주어졌던 필자로서는 라치오날레 시 관계자로부터 터져나오는 노골적인 불만을 감수해야 만 했다. 안내를 맡은 시 관계자의 얼굴표정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데모가 많이 열립니까” “한국의 지방의원들은 시간이 이렇게 한가합니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지방의원이 찾아 옵니다” 당시 유럽 4개국 연수를 한 경기도의회 해외연수단은 도의회 사무처 전속 사진기사를 대동하기도 했다. 이 사진기사는 연수기간동안 셔터를 눌러대는데 모든 일정을 할애해야 했다. 귀국해 내놓은 해외연수 보고서는 동행한 도의회 사무처 직원이 작성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대부분의 해외연수는 연수를 빙자한 관광여행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은 어떻게 개선 되었을까. 어처구니 없는 도의회 해외연수로 도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경기도는 한때 경기도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하며 도의
우리나라는 아직 교통법규준수에 대한 국민들의 불감증과 안전띠에 대한 오해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기구(OECD)가입국 중 하위의 후진성 교통문화 수치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띠는 ‘생명띠’라 할 만큼 보디가드 역할을 해준다. 실제 사고발생 시 부상의 주원인은 탑승자의 머리가 차내의 계기판 등에 부딪쳐 의식을 잃기 때문으로 화재 및 수중추락사고 사망률은 전체교통사고의 0.5%에 불과해 안전띠를 착용하면 안전하다. 또한 자동차가 전복될 때 차창 밖으로 튕겨져 나간 사람은 좌석에 고정된 사람보다 사망률이 25배 높다. 게다가 교통사고의 경우 다른 운전자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50% 이상으로 자신의 안전운전만으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여기에 시속 40km의 속력으로 달리다가 충돌했을 때 받는 충격이 6m높이에서 떨어졌을 때와 같고, 시속 100km는 무려 40m높이의 건물에서 떨어졌을 때 받는 충격과 같다는 외국의 한 실험 결과를 인식한다면 안전띠가 곧 생명띠임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도로교통법 제48조 2항의 ‘운전자의 특별한 준수사항’에는 “운전자와 그 옆 좌석의 승차자도 좌석안전띠를 매야하며 유아인 경우에는 유아보
학습권과 교육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거나 침해당할 위기에 놓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단어다. 오는 8월말 폐교 예정인 파주 군내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파주 군내면 백현리 주민들이 낸 폐교 이의 신청에 대해 파주교육청에 군내초 폐교 방침을 재검토하라고 시정권고했다. 국권위는 또 경기도교육청에는 파주교육청이 제출한 ‘경기도립학교 설치조례 개정안’을 반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결했다. 당초 파주교육청은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재정 효율화를 이유로 3학급 15명 복식학급으로 운영되는 군내초를 마정초와 통·폐합 하기로 했고 지난달 군내초 폐교 방침 입안인 ‘경기도립학교 설치조례 개정안’을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이에 반발한 군내면 주민들이 지난달 20일 국권위에 이의 신청을 했으며 파주교육청 등 관계기관이 협의해 이날 국권위의 의견이 전달된 것이다. 국권위는 “군내초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적정규모학교 육성계획 등에 의해 통·폐합 대상학교에 해당될 수 있으나 민통선내 &lsquo
노무현 정부는 혁신도시에 인센티브까지 걸며 토지보상비를 2조4000여 억 원이나 풀었고, 대선 직전인 작년 12월 26일까지 기공식을 강행했다. 10개 혁신도시 건설에는 43조원이 들지만, 그 사업 효과가 매년 4조원이라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되돌릴 수 없도록 대못을 박았던 것이다. 그런 혁신도시가 국민을 속였다고 세간이 떠들썩했다. 연구결과, 혁신도시 사업효과가 1조3000억 원이지만, 공공기관이 빠져나간 수도권에서 1조원이 줄어들어 순 효과는 3000억 원이라는 보고서를 받고, 사업효과를 4조원으로 부풀렸다는 감사원의 지적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6일의 부산 혁신도시 착공행사가 치러졌다. 국토해양부 장관과 혁신도시의 추진주체였던 국가균형발전 위 위원장도 참석하지 않고, 13개 이전 대상 공공기관 대표도 2명만 참석했다. 뒤이어 5월로 예정된 혁신도시 내 택지 공급의 중단이 발표되고, 공공기관 이전 계획의 확정절차가 미루어지자, 부산시를 비롯한 전국혁신도시협의회 등 관련기관의 항의가 빗발쳤다. 급해진 정부는 혁신도시를 백지화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혁신도시를 기존 방식이 아니라 자족 기능과 경쟁력을 갖도록 보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법무부는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강간, 유사성교행위, 강제추행 등 성폭력범죄를 범한 뒤 살해할 경우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강화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즉 ‘혜진·예슬법’을 20일자로 입법예고 했다. 성폭력 뒤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법정형을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13세 미만 여자에 대해 강간 또는 폭행, 협박으로 유사성교행위를 한 경우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13세면 초등학교 6학년 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고등학생을 범위에서 제외시킨 것도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법정 최고형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감형되고 형기를 마치기도 전에 사회인으로 복귀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그 실효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13세미만 아동을 성폭행 한 뒤 살해할 경우 법정형을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강화한다고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1997년 12월 30일 이후 단 한 건의 사형집행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비춰볼 때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법무부의 ‘혜진·예슬법’의 입법 취지가 이혜진, 우예슬 양이 아동 성추행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