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선 후보의 출마선언을 전후로 일부 언론이 아예 작심하고 특정 정당의 대변지 노릇을 자청하기로 한 모양이다. 특히 중앙지 몇몇 언론은 ‘국민의 목소리’를 빙자해 자신들의 정파적 주장을 선동적인 논조와 바람몰이식 표현으로 연일 거침없이 쏟아내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위한 입과 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 정신이냐?” “역사의 죄인이 될 것” “좌파정권 연장 돕겠다는 것이냐?” “한국정치에 분열 배신의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등등의 원색적이고 노골적이며 저급한 정파적 논조와 비판이 과연 ‘국민 일반의 목소리’일지는 대단히 의심스럽다. 물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과정은 도의적으로나 정치윤리의 원칙성에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자신이 만들고 그 당의 후보로 두 번씩이나 대선에 나섰다가 실패한 그가 당원 신분으로 있던 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나 공식적인 당 후보가 결정된 마당에 느닷없이 당을 배신하고 새치기식 출마를 했다. 자당 후보가 허약한 틈새를 보이자 원칙과 정치도의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친 것이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의 출마 변은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회창씨의 출마를 지지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결코 이회창 후보를
BBK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의 사진이 온 나라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대서특필 되고 TV뉴스 역시 많은 시간을 BBK사건에 할애하면서 대선관련 보도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시행됐던 수능관련 기사는 신문이나 TV에 잠깐 언급될 뿐, 어디에서도 많은 정보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만간 수능등급제의 모순은 수면 위로 떠오를 듯한데 현재로서 걱정되는 바는 바로 수능듭급제의 폐해가 이번 대선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이슈가 될 것이란 점이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교육부는 2008년도 대입 수험생부터 수능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예컨대 1등급부터 일정 비율의 학생들만 선발해 그들의 점수를 인위적으로 도려내고 이를 등급점수화 하는 제도이다. 수능이 끝난 지금 초미의 관심사는 각 과목별로 등급이 끊겨져 나가는 한계점이 어디냐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상대평가인 등급점수는 다른 수험생들이 얼마만큼 시험을 잘 보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등급이 널뛰기 한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자신의 점수가 현재 얼마라는 것을 정확히 알더라도 12월 12일 교육부가 각 과목의 등급별 커트라인을 발표할 때까지는 불확실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수능성적 발표시 현재 추정하고
정치, 사회, 경제문제 등으로 국내 정국이 혼미했던 80년대 초에 대학을 다닌 사람치고 데모 진압용 최루탄을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특히 전라도 광주는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을 아끼지 않고 투쟁한 곳이며 소탈하고 투박한 서민들이 부대끼면서 사는 정감 있는 곳이다. 광주민중항쟁이 있던 당시 광주에 살았던 사람들의 가슴 한 구석에는 지금도 분노와 연민과 양심의 가책 등이 복합된 미묘한 감정이 남아있다. 그 당시 군사 쿠데타의 주동자들이 오늘날에도 아무 제약을 받지 않고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어도 빛고을 광주는 말이 없다. 민중의 도시 광주로 향하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불현듯 ‘5월의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신경호는 당시 광주의 아픔을 가장 많이 보고 느끼며 이를 그림으로 담아온 광주가 낳은 걸쭉한 인물이다. 민초들의 삶을 화폭으로 담아내는 광주의 화가 신경호는 군사 쿠데타의 주동자들에 의해 간첩단의 수괴로 내몰려서 곤욕을 치렀다. 그를 만나러 가면서 그의 작품 여기저기에서 보아왔던 무덤과 부엌칼 그리고 초승달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작품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일생을 대자연을 노래하며 꿋꿋한 기상을 지녔던 시인 설창수가 낙엽을 소재로 쓴 시 한편은 “그 힘은 어떤 것이냐/ 갓난아기 손꾸락보다 더 가는 것으로/ 서리 찬 벌판 모진 바람과/ 더불어 서있는 그 힘은…”이라고 시작된다. 낙엽이 지기 전 여린 가지로 무성한 나뭇잎을 떠받드는 가지, 그 것이 풀리면서 떨어지는 나뭇잎은 우주 안에서 생장소멸하는 뭇생물의 운명을 상징한다. 언젠가는 낙엽처럼 떨어지지 않는 생물이 어디에 있으랴.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다. 우리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산길을 걸으면 자연과 내가 하나 된다. 온 산이 붉게 물드는 단풍의 숲은 설악산에서부터 서서히 남하하기 시작해 제주도에서 대단원을 이룬다. 붉은이란 형용사는 단풍을 상징하는 대표적 수식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단풍은 연두색에서 시작해 초록색을 거쳐 노랑, 빨강, 밤색으로 이어지는 나뭇잎의 일생 중 마지막 황혼을 불태우는 불꽃이다. 그것이 화려한 여운을 남기고 바람에 날리며 생을 마감하는 모습은 담백하다. 전남의 한 조그만 도시에 일을 보러 내려간 나는 이른 새벽에 이 글을 쓰기 위해 PC방을 찾아 나섰다. 수은주가 영하로 접근한 쌀쌀한 날씨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쳤다. 거리에 늘어선…
어느 나라나 선거철이면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1987년 대선 이후 대선 후보들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언론 보도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란 것이 고작 1천명 안팎의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되는데 이를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는 것이 다른 유권자들의 입장이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적이 없는 유권자로서는 곤혹스러운 필요악(必要惡)인 셈이다. 도깨비 장난 같은 것이다. 여론(輿論)은 흔히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특정 화제에 대해 표명하는 의견, 태도, 신념의 총체’라고 하는데 이를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한 마디로 정립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여론의 연구에 접근하고 있는 학자들의 방법론적 다양성과 이 현상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학자들은 여론을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소산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한다. 즉 여론은 특정 문제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회 구성원들이 신문, 라디오, TV 같은 대중매체와 대면토론을 통해 의사교환을 하는 사이에 이뤄진다. 여론조사 결과라는 것이 이처럼 애매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여론을 좀더 사실에 가깝게 알아보려는 노력은 중요
대통령 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당선자는 제일 처음으로 갓 태어난 아기처럼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함께 죽을 때까지 명찰로 삼아야할 이름을 지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5년의 정치 색깔이 이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6공화국 시대인 노태우 대통령을 끝으로 문민정부로의 탈바꿈이 돼 짧은 단어로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에 ○○정부가 지금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름의 뜻만 거창했지 실천이 조금은 미흡해 결국 이름만 덩그러니 남았다. 다음 대통령에게 가장 당면한 문제는 경제일 것이다. 만원짜리 한 장으로 시장에 가서 살 수 있는 가짓수가 줄었다는 말은 옛 말이 됐고 고액권 지폐가 발행되는 것을 보면 사회 전체적으로 씀씀이가 커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지금 한 후보자가 지지율이 높은 이유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나온 사람들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다음 정부의 이름을 ‘화합의 정부’로 명명했으면 좋겠다. 국내적으로 보면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세대간의 화합을 이루면서 국외적으로는 통일로 한반도의 화합을 이룬다는 거창한 의미를
벅찬 모습의 성남 시청사 기공식. 지난 17일 중원구 여수동 신청사 이전부지에서 개최된 기공식장의 이대엽 시장, 이수영 시의장 등은 여느 때 행사 모습과 달랐다. 시청사 이전 건은 민선 1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돼 왔다. 당시 분당신도시와 구도심간 지역갈등 해소책으로 여수동에 행정종합타운 건립이 제시됐으나 개발제한구역 한계에 부딛혀 지지부진해오다 민선3기 들어 시청사 이전론이 재차 수면위로 올랐고 이때부터 시청사 현지 사수파간 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현 시청사가 위치한 수정구 출신 대통합민주신당 김태년 국회의원, 시의원들, 청사 이전 저지시민대책위 등에서는 지역 공동화 이유를 들며 사수론을 폈다. 지난해 12월부터 세달여간 시안팎은 “반드시 이전해야한다”, “이전 절대 못한다”라는 흑백 구호로 가득했다. 끝내 김태년 국회의원과 이전 사수파 시의원 등은 기공식에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고 이를 두고 그들의 주장을 깊이 새겨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시민 모두가 함께할 자리 한켠이 비었다는 건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함을 제시한다. 이대엽 시장의 식사에는 시청사 이전까지의 고뇌의 순간들이 가득 담겨져…
여론조사 결과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고공행진을 게속해온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김경준씨가 귀국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발표되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되느냐 못 되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만일 검찰이 BBK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깊숙이 관련돼 있다고 발표하면 이명박 후보는 지금까지 관련이 없다고 언명해온 이상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이 후보가 지금까지는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근거가 없다고 응답했거나 실수로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곧 후속조치를 취함으로써 인기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바 있고 주가 조작이라는 범죄의 성격이 일반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되는데다 이명박 후보가 관련됐다면 상대 후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과성 태풍으로 그칠 수는 없을 것 같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관련 혐의를 벗겨주면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대권을 장악하는 데 더이상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 후보는 지지율이 더 올라 다른 후보들을 2배 내지 3배 앞질러 승승장구하면서 선거에서 압승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한 가지 후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가 계속 혼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는 대통령선거 현실을 보면서 답답함을 떨쳐 버릴 수 없지만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손을 더듬어 길을 찾는 심정으로 남은 한 달 동안 유권자가 해야 할일을 찾아내 실천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 보이는 구태를 비판하면서도 그 속에 갇혀 있지 말고 현명하게 판단하며 민주시민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유권자는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최후의 보루이자 이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 첫 걸음을 옮기는 최초의 선구자가 돼야 한다. 아무리 정치권을 비판하고 언론에 손가락질 한다 할지라도 이렇게 후퇴하고 있는 정치와 후진적 선거결과는 고스란히 유권자의 삶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남은 한 달 동안 노력해야 할 일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깐깐한 유권자가 돼야 한다. 둘째는 토론하고 실천하는 유권자가 돼야 한다. 먼저 깐깐한 유권자란 후보자들의 면면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고 의문을 품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유권자를 말한다. 고향사람이라 호감을 갖지 말며 주변에서 칭찬한다고 그 말에 쉽게 동의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에서 이렇게 저렇게 말한다고 가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