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평가의 성격을 띤 상하양원 의원 및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전격적으로 경질했다. 선거 직전 그의 사퇴 문제가 여론의 핵심 이슈로 떠올랐을 때 “그와 임기를 같이하겠다”는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부시 대통령이 순식간에 그를 버린 까닭은 미국민들에게 워낙 인기가 없는 이라크전쟁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기 위함이리라.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에 의해 43세라는 최연소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럼즈펠드가 2001년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69세라는 최연로 국방장관으로 재발탁된 후 포스트 탈냉전시대에 맞게 미군을 첨단화, 경량화한다는 이른바 ‘럼즈펠드 독트린’을 수립하고 공군력 및 첨단 통신망을 최대한 활용해 민첩한 지상전으로 전쟁을 마무리한다는 전략에 따라 이라크전쟁에서 손쉽게 승리한 럼즈펠드는 첨단 무기로는 승리했지만 이라크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채 전쟁의 후유증을 양산하면서 미국민의 염증을 부채질하다가 낙마했다. 한국 국방장관을 만날 때마다‘남한의 빛과 북한의 어둠’이 대비되는 야간의 한반도 위성촬영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흘렸던 피와 땀이 이런…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에게 ‘빼빼로데이’로 알려진 11월11일. 그러나 달력을 보면 이 날은 ‘농업인의 날’로 표시돼 있다. 11월11일은 한자로 ‘土月土日(十一月十一日)’로 농업과 불가분의 관계인 흙(土)을 상징한다. 농업인의 날은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농업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날로 지난 1996년 정부기념일로 지정됐다고 한다.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들로 나가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농사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노동이어서 늘 농민들은 몸살과 근육통,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찾아갈 병원도 가까이 있지 않아 소주, 막걸리 한잔에 지친 몸을 달래는 게 태반일 것이다. 농촌 마을에서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 농사꾼들도 아이 교육 때문에 농촌을 떠나버리곤 한다. 문화·복지정책도 와닿지 않는 곳이 우리 농촌이다. 정말 심각한 사실은 3백만 농민이 모두 빚더미를 이고 농촌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재협상을 앞두고 전면적인 쌀 개방을 선언했다. 그렇지 않아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과수농가를 비롯한 수
개관 전시회 지역의 거장까지 배제 편견 버리고 열린공간 거듭나야 예술인들의 활동은 단순한 작품 표현과 발표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른 분야와 교류하고 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이 예술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그 가운데서도 예술의 교육활동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훌륭한 감식안과 재능을 가진 누군가를 발견하고 키워주는 교육자의 역할이야말로 예술계를 유지·발전시켜주는 등불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미술 교육 프로그램이 학교는 물론 학원과 미술관 등에서 진행되는 이유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에게는 미술교육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 계신데 바로 수원의 미술계를 대표하시는 김학두 서양화가이다. 김학두 선생님은 예술교육의 제일선에서 열정적인 미술교육으로 수많은 제자를 배출하셨고, 수원미술계의 초석을 굳게 다지는데 한 평생을 바치셨다. 또한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항상 자연의 사생을 통해 심상의 철학적 풍경을 담아내는 일에 늘 부지런하시다. 그림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젊은 작가를 뛰어넘는 작업량을 보이시는 선생님께서는 학교에서 퇴임하신 후에도 사회교육 등으로 후학을 양성하는데 앞장서시면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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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옆에 있던 가족이나 친구, 동료가 갑자기 심장이 멈추고 호홉이 끊어진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운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엔 이런 일들이 가끔 벌어지고 있다. 갑작스런 변고에 허둥지둥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늦어 세상을 떠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럴 때 주변 누군가 한사람만이라도 심폐소생술이란 응급처치법을 알고 있어도 소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예상 밖으로 심폐소생술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심폐소생술이란 가장 기본적인 처치로 아무런 기구의 도움 없이 맨손으로 기도, 호흡, 순환을 유지시켜 생명을 구하는데 필요한 응급처치법이다. 심장과 폐의 활동이 멈추어 위급한 상황이라도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을 끌수록 뇌가 손상되어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4분 이내에 시작하면 뇌손상이 거의 없고, 4~6분이면 뇌손상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6~10분이면 뇌손상이 확실하고 10분 이상이면 뇌사상태에 이른다는 것. 심폐소생술은 의외로 간단하다. 환자를 똑바로 눕힌 뒤 코를 잡아 공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한 뒤 입에 2초씩 두번 인공호흡, 흉골 부위를 10초간 15회 손바닥으로 강하게 눌러주는 과정을 반복하
지난 10월26일 실시된 재선거 이후 정계는 신당창당과 개편 등으로 우리 눈과 귀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당시 투표율이 35%를 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정치변화는 전체국민 중 35%의 의견만을 토대로한 변화인셈이다.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이론 중 인과성에 의한 법칙을 살펴보면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원인과 결과 사이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필연성이며 다른 하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래서 ‘그럴수도 있는’ 우연성이다. 과학을 제외한 일반적 사회현상의 경우 대부분이 우연성에 의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치판의 경우 우연성에서도 좀더 특별한 우연성이 작용하는데 그것은 독일의 실용주의철학자 니클라스 루만(N. Luhmann)이 말한 ‘이중의 우연성’이다. “사회는 하나의 분화된 체계들이 상호간에 떠 받치고 있다”고 표현한 그는 “우리의 체험이나 행위가 자기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항상 타인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인간은 자신이 타인에게 기대하듯이 타인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기대한다”는 상호관계 속에 있으며, 이를 통해 “네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면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다”는 관
우리 사회에서 수사를 전담하는 고위 공직자들이 본연의 임무를 자신의 조직 안에서 처리하지 않고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자신 또는 조직의 견해를 표명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이것은 반독재 투쟁에 나선 젊은이들이 학교나 공장을 뛰쳐나가 거리에서 데모를 하면서 국민을 향해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장외투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의 ‘장외투쟁’은 그 경위가 어떻든 간에 공직사회의 기강을 해칠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불안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라 하겠다. 즉 김승규 국정원장은 386간첩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이례적으로 언론사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정 간첩이 연루된 명백한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이번에 구속한 5명과 관련 있는 추가 혐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후임으로 “’코드인사’가 와서는 절대 안 되며 현재로선 국정원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등 이 사건이 외풍에 의해 영향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국정원장의 이 같은 파격적인 행동은 초유의 일이었다. 한편 론스타사건의 주요 인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 7일이 입동, 오는 22일이 소설이니 계절은 이미 겨울로 들어서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있다. 우리는 수도권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명암을 뚜렷이 갈라주는 겨울을 의식한다. 쾌적한 가을의 여운을 떨치지 못한 채 초겨울을 맞으면서 첫눈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는 사람들, 훌륭한 난방시설이 갖춰진 실내에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멀리 앞두고 나무에 아름다운 장식물을 설치할 것을 구상하며 들뜬 사람들, 청장년 실업자들에게는 너무나 부러운 직장을 갖고 거기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무리지어 포장마차를 순회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낭만의 계절이다. 그러나 난방비가 없어 냉방에서 생활하는 서민들, 급식비를 내지 못해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가난한 학생들, 전세 값이 폭등하여 도시의 변두리로, 시골로 밀려나면서 좁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불편한 생활을 하는 빈민들, 집도 가구도 모두 잃고 이리저리 떠돌며 노숙하는 사람들,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헤매는 걸인들에게는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다. 이 겨울에는 서민들이 더욱 살기 어렵게 됐다. 물가는 하늘을 향해 치솟고, 실업자는 늘어나며
이미 묵은 이야기가 되기는 하였지만, 내년도 대입 논술 시험과 관련하여 여론이 들끓고 있을 때 순간적으로 기가 막힌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기사가 있었다. 그것은 학교에서 교사가 논술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학생들이 치러야 할 시험에 대하여 가르치는 교사가 준비해 줄 수 없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이건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가? 이야기인즉슨 이러하다. 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것은 각자가 전공한 교과지식이다. 국어니 수학이니 역사니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교사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지식의 원천으로서 권위를 한껏 과시하고 또 때로는 한없는 존경을 받고 있지만, 자기 전공을 넘어선 분야에 대해서는 거의 모두가 입을 다물어버린다. 그런데 지금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출제하여 시험을 보겠다고 하는 논술 문제는 대개 특정 교과의 범위를 넘어선 것들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특정 교과 내용을 명확하게 물어보는 문제를 내면 그야말로 본고사로 간주되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교과와 교과를 넘나드는 문제라고 해도 여전히 시비의 대상이 된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학
‘역사의 끝과 최후의 인간’이란 제목의 책을 써서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게 된 미국의 일본인 3세 학자 프랜시스 후꾸야마 교수에 대하여는 며칠 전 소개한 바이다. 그는 인류의 길고 긴 역사 속에서 물질적으로 보다 더 잘 살아보겠다는 ‘물질적 동기’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동기’가 역사를 발전시켜 온 추진력이 되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지난 100년간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에서 사회주의는 인민을 인정하지 않는 체제였기에 실패하였고, 자본주의는 숱한 모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인정하는 데서 승자가 되었음도 이미 지적한 바다. 그런데 자본주의에 대해서 앞으로 계속 발전에 발전을 지속하여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프랜시스 후꾸야마 교수는 ‘신뢰(Trust)’란 제목의 책을 썼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인즉 자본주의가 계속하여 유지, 발전하려면 한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다름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폭넓게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의 내용으로는 ‘정직한 개인, 신뢰하는 사회, 협동심이 깃든 공동체’를 이룩하여 나가는 일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