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 승리로 9년 2개월여 만에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 사령탑은 청와대와 함께 집권 초 국정의 동력을 불어넣고, 개혁입법 작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여소야대로 이뤄진 국회에서 당내 화합을 넘어 1당으로서 다른 정당과 협치의 틀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통합형 리더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어떤 원내대표를 선출하느냐에 따라 문 대통령 집권 초반 당·정·청의 관계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제2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춘 의원)’를 구성했으며, 위원회 논의 결과 16일 오전 10시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11일부터 후보자 등록 접수를 하며, 15일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김태년 의원, 우원식 의원, 홍영표 의원 등 3선 의원 3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우 의원의 경우 당내 민생대책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꾸준히 이끌어오면서 개혁성과 ‘뚝심’을 인정받았다. 김 의원과 홍 의원의 경우
자유한국당은 10일 대선이 끝나자마자 홍준표 전 대선후보의 ‘대(大)사면’ 조치를 놓고 분란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전 후보가 선거운동 막바지인 지난 6일 단행한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과 친박(친박근혜) 핵심인사들의 징계 해제가 재논의 대상에 오른 것이다. 홍 전 후보는 당 지도부가 반대하자 당헌 104조에 규정된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이 조치를 강행한 바 있다.그러나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이 있다”며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권한대행은 “당무우선권이란 것은 당무적으로 우선 처리해달라는 요구이지, 모든 과정을 다 무시하고 당헌당규에 있는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초당헌적 규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홍 전 후보의 특별지시로 바른정당 탈당파 13명과 친박계 무소속 정갑윤 의원이 정당명부에 등재됐으나, 시도당에서부터 입당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0일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면서 “100가지 책임을 제가 다 지겠다. 지도부가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후보도 만류하고 다 만류하지만,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제가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당수의 최고위원도 지도부 총사퇴에 공감하는 가운데 일부 최고위원이 아직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아 11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총사퇴 여부 및 비대위 구성 문제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현 원내대표 임기가 완료돼 다음주 쯤 선출할 새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정하고 제가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확인하면 비대위가 출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은 10일 선거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창당 목표인 ‘개혁 보수’의 길로 굳건히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바른정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주호영·정병국 공동 선대위원장 등 소속 의원 20명 중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했다. 선거는 졌지만 유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고생했다, 고맙다”고 인사했고 유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박수 치고 환호했다. 유 의원은 “후보로서 감사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며 “여러 악조건 속에서 이렇게 힘들게 선거를 같이 치른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선대위를 해단하지만 우리는 가고자 했던 그 길로 가기 위한 새로운 첫걸음을 떼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새누리당을 나와서 창당할 때 가졌던 초심, 그때의 신념과 용기를 갖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같이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9일 밤 "출구조사 결과가 사실이면 당을 재건한 것에 만족한다"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당사를 떠나는 차량에 오른후 침통한 표젇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출구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정의당 당사에선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대선 기간 TV 토론 선전에 힘입어 지지율이 상승했던 터라 출구조사에서 두 자릿수 득표까지 기대했지만, 기대치보다 낮은 결과가 나오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의 뚜껑을 열어보니 심 후보는 5.9%를 기록했다. 개표상황실에서 TV 방송을 지켜보던 노회찬 상임선대위원장, 천호선 공동선대위원장, 나경채 공동선대위원장,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긴장된 표정으로 TV 방송을 보던 노 상임선대위원장은 발표 직후 굳은 표정으로 천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당 지도부와 선대위 관계자들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발표 직전 “심상정”을 연호하며 기대감에 부푼 당직자들 역시 “아”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고 침묵에 휩싸였다. 이후 지역별 조사결과 호남에서 심 후보가 3위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다시 당직자들은 다시 박수를 치며 활기를 되찾았다. 심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한 시간 20분이 지나고 당사를 방문해 선대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9대 대선 투표일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국민의당 선대위 개표상황실을 찾아 입장을 밝힌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치러진 9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실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관계자들이 개표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foto.92@
불편한 몸 이끌고 투표장 찾아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오전과 오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퇴촌면사무소 투표소를 찾아. 이옥선(90) 할머니는 투표를 마친 후 “일본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했다”며 “당선되는 대통령은 일본에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반드시 받아냈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10명 중 6명은 아흔을 넘긴 나이에 병세가 깊어 투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옥선 할머니 이외에 박옥선(93), 김군자(91), 하점연(95) 할머니는 오후 2시쯤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 “새 대통령 세월호 진상 규명을” ○…“세월호 관련 공약을 반드시 실천해주세요.” 세월호 생존학생들은 생애 처음으로 갖게된 투표권을 행사하며 새 대통령에게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안산 단원고 생존학생으로 현재 대학생인 A(20)씨는 “제가 투표한 후보도 세월호 관련 공약을 냈는데,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최우선으로 왜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는지 명백히 밝혀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달라”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9일 대선 패배의 소용돌이에 급속히 빨려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 레이스 한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으나 선거 종반전에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해 고배를 들었고, 국민의당도 집권당의 꿈을 접게 됐다. 원내 40석의 제3당으로서 개혁공동정부를 기치로 여당의 꿈을 키웠으나, 제3당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며 주저앉은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의 최대 지역적 기반으로 전체 의석수 28석 중 23석을 차지하고 있는 호남에서 참패한 만큼 충격이 더욱 컸다. 승리를 자신했던 호남에서 득표율이 문 후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자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지도부까지 호남 일색으로 이뤄졌지만, 호남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총사퇴론이 불거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선거 과정에서 당력이 안 후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도리어 곳곳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됐던 점에서도 지도부에 책임의 화살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선거 초반 선대위에 참여한 호남 의원들이 서울에 있기보다는 호남에서 상주하며 야권 ‘텃밭’ 싸움에서 기선잡기를 위한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