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7월27일, 3년여를 끌어온 6·25전쟁이 정전협정체결로 사실상 끝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정전(停戰)협정은 말 그대로 전쟁의 일시 정지를 의미할 뿐 완전한 종식은 아니었다. 그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의 한반도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전쟁이 멎은 지 50주년이 지난 지금껏 이 땅에는 평화가 깃들지 못하고 있다. 남북간의 군사적인 대치상황과 함께 북한핵문제 등으로 긴장은 계속돼왔다. 지구촌의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멍에를 벗어나기는커녕 여전히 전쟁의 위험 앞에 서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평화협정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실 정전협정일은 6·25 행사에 묻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50돌을 맞은 올해는 새로운 평화운동의 기념일로 거듭나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정전협정 50주년을 한반도 평화의 원년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국제민간법정 추진’과 그 밖의 정전 50돌 평화운동이 도처에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불안정한 정전협정체제의 유지는 한반도의 전쟁위험은 물론 일본의 군사력증강과 중국 및 러시아의 긴장을 불러왔다. 주한미군의 역할변화에 따
죽음의 하천으로 눈 밖에 났던 수원천이 2급수의 자연하천으로 되살아난 것은 작은 기적이다. 수원천을 복원한지 7년만의 일이다. 현재 수원천에는 갈대 등 95종의 식물과 붕어를 비롯한 물고기 8종, 다슬기 등 6종의 수서동물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엊그제 학생과 시민들이 2만2천 마리의 미꾸라지를 방사했다. 물고기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인데 미꾸라지를 풀어 놓은 까닭이, 극성을 떠는 모기를 소탕하기 위해서라니 기발한 아이디어다. 물고기는 떼 지어 다니되, 한 마리의 인솔로 움직이므로 군대를 연상시키고 임금과 신하, 장수와 병사,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상징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질서가 없다. 물고기의 질서는 만고불변인데 인간의 질서는 왜 형편 없어졌을까. 믿음과 존경심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황하의 황어(黃魚)는 매년 3월이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른다. 이때 용문(龍門)의 급류를 통과하면 용으로 변신한다고 해서 생긴 말이 등용문(登龍門)이다. 고려의 동경(銅鏡)이나 조선 민화에는 잉어가 용이 되는 그림이 많다. 이는 신분 상승의 염원을 나타낸 것으로, 동경에 그려진 물고기는 머리가 용이며 지느러미가 날개 형상이다. 반면에 조선 민화에서는 여의
“사람을 잡아먹는 악어가 자신이 죽인 사람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사실인 것처럼 믿어지게 된 것은 바로 동물의 생리현상을 빚데 가식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환유한 문학의 힘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도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역시 위선적인 거짓 눈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실 악어는 수시로 눈물을 흘린다. 인간이 하품을 하는 이치라고나 할까.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그것은 단지 몸 속의 염분을 배출하기 위한 생리현상에 불과하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생계선상에서 고민하던 주부가 세 자녀와 함께 고층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 ‘살림 못한다’는 남편의 핀잔에 1세, 3세 영아들을 목 졸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며느리, 아버지의 학대를 고민하던 초등생이 투신자살한 사건, 그밖에도 어른들의 부주의와 폭력과 무관심에 희생된 아이들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가 빈곤층과 어린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책임한 사회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사건 후 터져 나오는 사회 가계의 반응들은 영락없이 ‘악어의 눈물’을 연상케 한다. 전문가 연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회안전망의 부실을 질타
안양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일부 동료 공무원이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빚은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문제가 된 뇌물수수사건은 시내 비산동 소재 주공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 전 건설교통국장 등 간부급 직원이 구속된 일로 안양시 전체 공무원의 명예와 시정의 신뢰를 일거에 실추시킨 바 있다. 공직협은 사과문에서 “사전에 부정한 행위를 막지 못하고, 이번 사건에 공무원이 연루돼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염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송구함을 표합니다” 라고 속죄하고 있다. 일견 공직자사회는 연대감과 함께 단결력이 강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개별성이 한층 강하고, 민선 이후로는 파벌까지 생겨났다. 그런데도 동료직원의 잘못을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대시민 사과를 한 공직협이고 보면 이번의 공식사과는 희소가치를 떠나 그 대범성을 평가할만하다. 공직협은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안양시에서는 두 번 다시 부정부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우리는 그들의 약속을 액면 그대로 믿고자 한다. 매우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약속의 개념이 있는지 조차 의심할 정도다. 정부의 대국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마침내 차기대선 도전의사를 피력했다. 이로써 그동안 지역 정가에서 줄기차게 제기되던 손 지사의 차기대선출마설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손지사의 대선출마여부는 지난 1년간 지역정가의 최대 이슈였다. 정가는 물론 관계, 지역언론계마저 거의 모든 촉수를 그쪽에 두고 있다시피 했다. 피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든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따라서 손 지사의 대권도전 시사는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그가 민선3기 경기도정을 책임진 도백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발언은 지역에 비상한 관심과 함께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사가 서둘러 대권의지를 피력한데는 저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우선,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 체제 출범과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선점효과를 노리거나 대선전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름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다른데 있다. 지사의 대선도전과 경기도정의 상관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민선3기 출범과 함께 경기도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민선3기 도정이 실질적인 21세기의 첫 도정이라는 점에서 그 변화의 수위는 넓고 깊었다. 바
노무현 정부의 경제분야 중점국정과제는 ‘동북아경제중심(국가)추진’이며 민선3기 경기도의 도정목표 또한 ‘동북아경제중심 경기건설’이다. 어찌 보면 같은 목표를 놓고 정부와 경기도가 경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용인 즉 그렇지는 않다. 국정 및 도정 목표의 핵심 근간은 바로 경기도가 21세기 한국경제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정부의 역량과 경기도의 저력이 힘을 합치고 경기도의 하드웨어와 정부의 소프트웨어가 혼재하는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21세기 경제강국 대한민국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발전이라는 거시적 의미에서, 경기도의 중점역할은 바로 산업집적단지로서 제 기능을 충실히 하는데 있다. 그것은 곧 동북아경제중심국가의 물류전진기지로서의 위상을 의미한다. 물류산업은 금융산업과 함께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의 주(主)동력산업이기 때문이다. 그에 발맞춰 경기도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도시개발과 산업집적단지 조성을 서두르는 한편 각종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전에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SOC관련 사업예산을 과감하게 증액시킨 것만으로도 민선3기의 의지를 읽을 수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할 민과 군이, 크고 작은 현안 때문에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사회 일각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 군은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민족상잔의 6.25 한국전쟁때 조국과 민족을 지켰고, 월남,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이라크 파병에 이르기까지 세계평화와 국위선양에 이바지 했다. 다만 군에 대한 부정적 기억이 있다면 군사정권 때 군부독재가 심화되면서 민을 무시하고, 국가의 주인인 국민 위에 군림했던 과거를 들 수 있지만 이미 흘러간 일이다. 문제는 크게 관계가 개선된 양자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대립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일이다. 현재 도내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민·군 마찰서건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해병대사령부가 화성시 봉담읍 하가동리에 추진중인 9홀 규모의 군골프장 건설을 주민이 반대하고 있는 일이다. 오산환경연합은 군이 무단벌목과 사업예산 무단집행, 수질환경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주민 365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두 번째는 기무사령부의 과천 이전을 과천시민들이 집단으로 반대하고 있는 일이다.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기무사가 이전하면…
약속은 지킬 때 아름답다. 엊그제 도하 신문은 이홍종(李弘鍾.68)씨의 미담 기사로 도배질을 했다. 1962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게딱지만한 문방구점을 시작한 이래 40년 동안 번돈 가운데 1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해 ‘백암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연간 수익금 3억원으로 3백명의 소년. 소녀가장과 해외동포 및 문방업 종사자 자녀 3백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거기다 놀라움을 더 한 것은 이씨 자신은 암에 걸려 투병중이라는 사실이었다. 필자는 모종의 글을 쓰기 위해 2000년 겨울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묻지도 않았는데 조만간에 복지재단을 설립해 문구업종사자 자녀와 불우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인생의 마지막 봉사로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당장에 듣기에는 좋은 말이었지만 솔직히 믿지는 않았다. 외길 40년 동안 문방구 장사를 한 한낱 상인이 해내기에는 너무 벅찬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드디어 그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구제 인천중학교를 거쳐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문학 지망생이었다. 문학을 할까, 장사를 해서 돈을 벌까 망설이다가 후자를 택한 것이 오늘날 100억대
주(週)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싼 입법활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0년부터였다. 그동안 노사간 대타협을 전제로 입법화가 추진돼왔으나 지난해 7월 노사합의가 실패함에 따라 결국 정부 단독으로 입법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한동안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던 주5일제 법안은 최근 노사의 입장선회로 타결 전망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까지 반대하던 재계가 정부안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로서는 최근 금속노사가 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에 합의한 마당에 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당장 산업현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 역시 입법저지를 위해 무작정 총파업으로 맞설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노동계는 수정안을 내놓고 노사정위에서 재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핵심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임금보전'의 문제다. 정부안은 ‘기존의 임금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포괄적인 내용을 부칙으로 명시했고, 재계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삭감분에 대한 보전항목을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시행시기’의 문제다. 노동계가 3년 이내 전면 실시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와 재계는 2010년 혹은
수원시가 2004년에 착공해 2006년에 개관할 예정으로 추진 중인 가칭 ‘수원화성박물관’ 건립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은 경기도에서 으뜸가는 도시인데다 개기(開基)역사가 2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아무려나 수원의 상징은 화성(華城)이다. 화성은 정조(正祖)에 의해 1796년에 축성된 도성(都城)으로 뛰어난 공수(攻守)기능과 미려한 건축양식은 절구(絶句) 그 자체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유네스코가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일이다. 이렇듯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진 화성이고 보면 화성을 테마로한 시립박물관 건립을 바라는 세론(世論)을 결코 무리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같은 세론을 감지한 수원시는 이미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기본계획 용역을 주었고, 동 연구원은 엊그제 수원시의회 재경보사위원회에 최종용역보고를 마친 상태다. 보고에서는 박물관의 명칭을 수원화성박물관으로 하자는 안과 박물관의 건립 위치로 물망에 오른 7군데 가운데 3군데를 후보자로 제시한 것 외에 규모·내용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우리는 전국 최초로 테마박물관을 세우기도한 수원시의 계획을 매우 현실적이며 역사적인 접근이라고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