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을 마칠 때 그 허전함의 공간이 크고 넓었다. 명예퇴직을 결정한 그날 늦게 귀가하여 서재를 정리하다가 다산 선생님의 목민심서가 수록된 소책자를 발견했다. ‘마음으로 쓰는 목민심서’라는 제목으로 2016년 3월에 실학박물관에서 발행한 자료다.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님의 소개글로 시작된다. 사무실에서 받은 자료인데 그냥 책장 틈에 넣어두었다가 공무원 퇴직을 앞두고서야 운명적으로 눈길이 다다른 것이다. 그래서 이리저리 살펴보던 중에 후반부에서 제12부 해관(解官)이라는 부분에 눈길이 겹쳤다. “관직이 교체되어도 놀라지 마라. 수령직은 반드시 교체됨이 있는 것이니, 교체되어도 놀라지 않고 관직을 잃어도 연연하지 않으면 백성이 그를 존경할 것이다.” 조선시대식 표현이니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보면, 공무원은 늘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날 것이니 항상 준비를 하여야 하고 공직을 떠나게 되어도 연연하지 않으면 주변의 동료들이 여러분을 존경할 것이다. 40년 공직을 떠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긴 세월 근무하다보니 막상 퇴직, 명예퇴직을 하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목민심서를 다 읽고나니 자신도 역사속의 한사람으로서 젊은 나이에 공직에 들어와 일하고 이제 나이가
사람이 얼마나 양심적인지를 측정하는 지수인 ‘도덕지능(MQ:Moral Quotient)’이라는 개념을 맨 처음 사용한 학자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신의학 교수인 로버트 콜스였다. 그는 저서 ‘아이들의 도덕지능’에서 MQ가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와 더불어 인간의 성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지수라고 밝혔다. 콜스에 따르면 MQ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정보에 따라서 계속 변한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추가 기자회견을 바라보는 심사가 한없이 착잡하다. 마음고생이 역력히 드러나는 아흔두 살 할머니의 표정에는 짙은 슬픔마저 배어 나왔다.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형언하기 힘든 학대를 당하면서 시작됐을 한 여성의 참혹한 일생에 어찌하여 또다시 저런 억울한 일이 또 일어날까 싶은 안타까움이 말문을 막는다. 죽을 힘을 다해 거듭하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과 언론에 통해서 새롭게 밝혀지는 한국정신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불의·부도덕·불합리 의혹들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공룡처럼 권력화한 시민운동 단체가 그들 존립의 근거인 피해 할머니들에게 인간적 대우마저 하지 않았다는 절규는 참담하기 짝이 없다. 기부금을 거두는 모습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경기상상캠퍼스가 입주단체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릴레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했다.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정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2016년 문을 연 공간이다. 이곳에는 창업·창직 활동을 펼치는 총 43개 단체들이 입주해있으며, 문화예술 기반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경기도의 메이커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중 입주단체 10곳을 중심으로 지난 4월 23일 ‘릴레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지동 행정복지센터와 밤밭노인복지관에 코로나19 관련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경기상상캠퍼스는 ‘릴레이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전 국민 비상사태에 따라 경기도의 문화예술 중추 공공기관으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구멍난 운동화 프로젝트’로 지난해 연탄나눔행사를 진행한 BNI 스포에듀를 비롯해 꿈만세, 레츠비, 쪽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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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막걸리 살리기 나선 광주시 광주시가 ‘남한산성 막걸리’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 막걸리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지역 막걸리의 판로를 개척하고 막걸리 생산자와 판매자(음식점)가 협동조합을 만들어 수익을 배분하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시장과 공무원들 역시 음식점 주인들에게 “지역 막걸리 소비를 장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막걸리 협동조합에 막걸리 축제까지 야심찬 시도 광주시 남한산성면은 ‘광주경안 남한산성 생 막걸리’ 제조업체인 광주경안탁주 합동제조장과 지역 음식점들이 참여하는 ‘산성리 막걸리 협동조합’을 올해 상반기까지 설립할 계획이다. 협동조합은 막걸리 제조업체와 판매업체(음식점)가 참여해 막걸리 판매수익을 공유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에 가입한 음식점들은 광주 지역 막걸리를 우선 판매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막걸리 제조업체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 질 좋은 막걸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되고 음식점들은 타 지역 막걸리에 비해 많은 마진을 남기는 혜택을 얻게 된다. 현재 남한산성면 일대 130여 개 음식점 중 60여 곳이 협동조합 참여를…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청한 ‘공개변론재판’을 놓고 견해들이 엇갈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2위 반열에 올라 있는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재판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1심과 2심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는 법리 해석의 다양성과 국민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해 ‘공개변론’을 통해서 깊이 있는 심리가 진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 ‘공개변론재판’이란 상고심 재판에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사건 관련 전문가 및 참고인을 출석시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 지사의 법률 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대법원에 ‘공개변론’을 신청하면서 “(이 사건은)선거운동의 자유, 선거의 공정성, 언론의 자유, 죄형법정주의 원칙, 양심의 자유 등 다양하고 중대한 헌법 및 법률적 쟁점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나 변호사는 이어 “판결 결과에 따라 1천300만 경기도민의 선거를 통한 정치적 결정이 부인될 가능성이 있는 등 매우 중요한 법적, 정치적,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법정이 ‘공개변론재판’제도를 시작한 것은 2003년 10월 대법원이 ‘대법원에서의 변론에 관한 규칙
경기도의 ‘민원서류 줄이기’가 전국 지방정부로 확대, 지난 1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민원서류 줄이기는 입찰·계약을 할 때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을 활용해 민원인의 제출서류를 대폭 줄이자는 것이다. 민원인들이 인·허가 등 각종 민원을 신청할 때 구비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민원담당자가 전산망으로 확인해 민원을 처리하는 전자정부서비스다. 다시 설명하자면 관련 서류를 민원인이 직접 제출할 필요 없이 계약담당자가 상대방 사전 동의를 얻어 행정정보공동이용시스템을 통해 직접 확인, 입찰·계약 제출서류를 간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입찰참가자격 확인과 관련된 건축사업무신고필증, 폐기물수집운반허가증, 폐기물처리업허가증, 전기공사업등록증, 정보통신공사업등록증, 소방시설업등록증, 사회적기업인증서 등 ‘입찰참가자격 확인관련 8종 정보에 관한 행정정보공동이용 권한을 승인 받았다. 이는 지방정부로서 최초의 일이다. 도의 위민(爲民)행정이 민원인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입찰·계약분야 관련 행정정보공동이용 정보의 이용기관을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로 확대해달라고 행정안전부에 건의했다. 행안부도 이
‘학교가 멈추니 학교가 더 잘 보인다’는 말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간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인지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원격수업으로 미디어기기 활용능력이 실험대에 오르면서 스트레스와 울렁증을 일으키는 교사들도 많다. 하지만, 교사들은 몇 시간의 연수만으로 원격수업을 기획·운영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원격수업의 영역이 확장되어도 교사와 학생들이 얼굴을 맞대고 눈빛을 나누는 대면수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젓이다. 수원 매산초교 교장시절, 수원정보과학축전 운영위원을 했다. 그 때 홍보대사로 위촉된 크리에이터 즉 유투버인 허팝을 초청, 본교 학생대상으로 강의를 들었다. 젊은 교사들조차 유투버에 대해 관심도 없는 상태였는데, 학생들은 유투버인 허팝에 대해 영웅처럼 열광했다. 어떻게 유명한 허팝이 오게 되었는지 학생들의 관심은 컸고, 이미 허팝처럼 활동하는 학생들도 있어 놀라웠다. 젊은 교사들마저 학생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학부모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관심사에만 몰두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학생들이 현재에 잘 살아내는 힘을 키워주려면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잘 알고 응원해줘야 한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집중
장 도미니크 보비. 그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으로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했다. 그러던 그가 1995년 12월 초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의 나이 43세였다. 3주후 그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이 마비된 상태였다. 말을 할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다. 오직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빡임 신호로 알파벳을 연결시켜 글을 썼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새야했다. 그런 식으로 대필자에게 20만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종과 나비’(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그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고이다 못해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불평과 원망은 행복에 겨운 자의 사치스런 신음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의 복을 의식하지 못한 채 ‘툴툴거리며 일어났던 많은 아침들’을 생각하며 죄스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그는 잠수종 속에 갇힌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훨훨 나는 나비를 상상하며 삶을 긍정했다. 비탄과 원망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대신 감사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포스터 공개 가을을 대표하는 야외음악 축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재즈’)이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도널드 로버트슨(Donald Robertson)의 작품 ‘JAZZ 2020’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2020년 제17회 자라섬재즈의 공식적인 개최 소식을 알렸다.자라섬재즈는 지난 8일 코로나19 사태로 축제들이 연이어 연기 또는 취소되자 침체된 페스티벌계에 활기를 되찾아주고자 국내 최초로 온라인 페스티벌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 재즈페스티벌’을 개최했다.이 과정에서 크라우드 펀딩 채널인 텀블럭을 통해 프로젝트 후원 모금액 171%(약 1천700만원)를 달성하고 유튜브와 네이버 공연 TV 생중계를 통해 8만뷰를 기록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페스티벌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포스터도 라인업, 자라섬재즈만의 아트웍 시리즈 자라섬재즈는 해마다 다른 음악 축제들과 달리 차별화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북한강에 둘러싸인 ‘자라섬’이 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깊고 울림있는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