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연일 극성을 부리더니 오늘은 조금 나아진 듯싶다. 마스크를 장착하고 지난 시간에 이어 덕수궁 산책을 계속 떠나보자. 연꽃 봉우리를 간직한 금천교는 금천 위에 놓인 다리다. 금천은 존엄하신 황제가 계신 궁궐 안의 세계와 백성들이 사는 바깥세상이 구분한다. 그러나 이 두 세계가 물길로 구분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성들의 여론이 들어와야 하며, 민심을 제대로 읽어낸 황제의 명령은 다시 세상으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세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금천교가 놓여 있다. 금천교를 지나 한참을 걸어가면 중화문을 만난다. 중화문은 법전인 중화전으로 향하는 출입문이다. 중화문 앞에는 답도가 자리하고 있다. 답도의 문양은 도무지 알아보지 못할 만큼 희미하지만 황제의 궁궐답게 다른 궁궐과는 달리 용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렇게 답도의 용 문양처럼 중화문과 중화전 일대는 황제의 궁궐임을 알 수 있는 상징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첫 번째는 용문양이다. 답도의 용과 함께 중화전 내부 천정에도 용이 자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중화전의 창살색과 중화전 내부의 어좌의 색상이다. 창살색과 어좌의 색상이 모두 노랗게 칠해져 있다. 이는 황제의 색을 나타낸 것이다.…
1980년대는 군부독재 또는 민주화 투쟁의 시절이라 불린다. 당시 대통령이 군부출신이래서기 보다 국가운영방식이 군대식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본고사 폐지와 과외금지 사례를 보자. 당시도 학생들이 대학입시의 중압감에 시달리고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이 사회문제였다. 대학입시를 4~5개월 앞둔 1980년 7월 30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본고사를 폐지하고 과외를 금지했다. 과외로 인한 빈부 간의 위화감을 없애고 수험생들을 입시의 2중고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 했다. 수년간 과외를 금지하고 단속하여 실제 처벌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후로도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자유로워졌다거나 사교육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40여년이 지난 현재도 우리의 교육정책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지난 16일 교육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영어수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보류하고 1년간 논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유아 대상 고액 영어학원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4년 제정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3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의 방과 후 영어수업은 금지된다. 그렇게 되면 유치원 때는 영어를 공부하다 1~2학년 때는 못하고, 3학년 때 다시…
칼새의 행로 /천융희 착지를 모른 채 악천후에도 비상착륙을 잊은 듯 익숙한 기류에 전속력으로 내리꽂는 칼새의 부리를 본 적 있다 시작점과 도착점이 일치하는 행로는 오늘의 표정이다 때론 온몸을 파묻어 쌓아 올린 폐지 더미만 기우뚱 길을 트는데 경로추적이 필요 없는 그를 좁은 골목을 여닫으며 쉴 새 없이 비행 중인 그를 시장 사람들은 칼새라 부른다 먹이가 포착되면 그의 활강은 매우 민첩하다 폐지가 던져지는 끝점마다 어김없이 발견되는 깃털들 그러니까, 일생 바람을 가른 골목과 얼룩진 바닥은 칼새의 더는 물러날 수 없는 최후의 영역이다 일몰 무렵 은행나무 아래 고도를 낮춘 쪽잠의 늙은 사내 깔고 앉은 그림자마저 붉어지는 시간이다 농익은 은행알 툭 바닥을 구를 적마다 희번덕거리는 깃털을 곤두세워 바람의 방향을 조절하는 저 홀로 쫓고 쫓기며 폐휴지 줍는 것도 구역이 있다고 한다. 폐휴지를 가득 싣고 차가 질주하는 길을 역주행하는 리어카를 보면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이 삶에 대한 의지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칼새는 이 도시 밑바닥을 훑어 폐휴지를 주워 모은 힘으로 다시 창공을 박차고 오르기를 꿈꾸는 사내다. 칼새를 사내로 하여 삶에 대한 박진감을 실어주는 시인의 상상력은
교장공모제 확대를 둘러싼 교총과 전교조의 대립이 첨예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사 80% 이상이 교장공모제가 불공정하다고 느낀다며 교장공모제 확대 철회를 주장했다. 교총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11일 동안 전국 초·중등 교사 1천6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개한 교원인식조사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80.8%, 공정하다는 의견이 12.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해서도 찬성 12.5%, 반대 81.1%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교총은 말한다. 반대이유로 공정성 상실(31.1%), 승진제도 무력화(26.0%), 공모 교장의 전문성 부족(14.8%), 교단의 선거장·정치장화 심화(9.1%) 등을 꼽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전교조는 “유능하고 민주적 소양이 풍부한 평교사가 교장을 맡을 기회가 늘어나 학교혁신과 민주적 학교운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 평교사가 교장이 되는 공모제를 ‘무자격 교장제도’로 헐뜯는 단체가 있으나 공모제는 법에 근거한 교장임용제도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평교사가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교장이 된 경우는 56명으로 전체 국·공
경기도가 잘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핵심정책인 ‘일하는 청년 시리즈’다. 일하는 청년 연금,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 등 3가지 세부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1월, 5월 2차례 모집을 통해 7만8천500명을 선발할 방침이다. 비판도 있지만 젊은이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12월 정부 주관 지방공공부문 일자리 우수사례 발표대회 우수상도 수상한 정책이다. 이 가운데 ‘일하는 청년 연금’은 퇴직연금에 가입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월 급여 250만 원 이하)이 대상이다. 10년 장기근속 시 개인과 경기도의 1대1 매칭 납입을 통해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제도다. 월 30만원 납입 시 퇴직연금 포함, 최대 1억원을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은 중소제조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월급여 200만원 이하)에게 월 30만원씩 2년간 임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이 경우 최소 15%의 실질적인 임금상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는 1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월 급여 250만 원 이하) 청년들에게 근속기간별 연간 최대 12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2018년 무술년(戊戌年)의 새해가 뜬지 어느덧 1월 한 달이 다가고 있다. 해를 넘긴 환경현안이 여럿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제일이지 싶다. 특히 지난해 10월2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매립지공사) 국감에서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매년 적자가 수백억 원 씩 쌓이고 있는 국가공기업을 지자체에 넘기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이재현 매립지공사 사장은 “제가 보기에도 운영적인 문제는 4자간 같이 협의해서 풀어가야 하지만… 원활하게 가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지역의 예민한 문제를 공기업 사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화답하였다. 그 후 이재현 사장은 매립지공사를 퇴임하고 다가오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인천 서구청장에 여권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2015년 6월28일 수도권매립지 4자협의체(환경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최종 합의한지 3년이 되간다. 주요내용은 ①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대체 매립지 조성과 매립지공사 관할권 이관 ②매립면허권 및 소유권 양도 ③주변지역…
사랑하고 존경하는 20만 구리시민 여러분! 많은 이들의 희망과 기대 속에 희망찬 무술년(戊戌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2017년 우리는 경기북부 제2차 테크노밸리 유치에 성공하였고, 그 과정에서 구리시민들께서 하나로 결집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테크노밸리 유치로 말미암아 구리시는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할 최첨단 산업의 메카와 일자리 걱정없는 미래형 자족도시로 변모한다는 희망의 열매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수확은 ‘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노력하면 그 뜻이 하늘에 닿아 어떤 힘든 일이라도 성취할 수 있다’는 일념통천(一念通天)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구리시민 여러분! 2018년 새해에는 무엇보다 20만 구리시민들께서 간절히 염원하였던 미래형 첨단 산업도시를 조성할 수 있도록 견고한 기틀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을 것입니다. 또한 브랜드가치를 높여 누구나 살고 싶은 꿈꾸는 도시의 토대를 만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안하고 살기 좋은 안전한 구리시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항상 낮은 자세로 시민 여러분들의 작은 소리도 존중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시정의 최우선으로 하는 열
‘洗耳恭聽(세이공청)’ 귀를 씻고 공손히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군포시의회가 되겠습니다. 희망찬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황금 개의 충성스럽고 영특한 기운을 받아 모든 사람들이 지난 한 해 짊어졌던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으시고 새해에는 안정감 있으면서도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는 나라 안팎으로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합니다.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은 앞으로 우리의 의지로 새로운 발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희 군포시의회는 주민의 목소리를 찾아 듣는 의정활동으로 시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조례 제·개정은 물론, 청사 로비 전시장 및 문화강좌실 등 시설을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하여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의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한 한 해였습니다. 군포시의회는 새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민의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시민의 입과 귀가 되겠습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맞춤형 복지정책 등 각종 정책이나 사업에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시정에 대한 견제와 균형, 감
“한 학부모는 스케이트 강습을 수강하던 초등학생 자녀가 개별 연습 시간에 넘어져 발목이 부러진 일로 ‘학생 안전에 소홀했다’며 사건 발생 2년이 지나 담임교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교사들이 이런 기사를 보면 섬뜩하지 않을까 싶다. 문득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할 것 같다. 태평스레 앉아 있다가 그런 일을 당하지나 않을지, 그동안의 일들을 되돌아보게 되고 아이들과 어우러져 마치 그중 한 아이인양 즐겁고 행복하게 지낸 일들까지 무색해지는 느낌일 것이다. 교사들 정서가 이렇게 되어버리면 ‘교육’이 이루어질 리 없다. 교육을 바로 보는 건 이해관계에서 먼 사람들의 일일 뿐 정작 교사와 학부모 등 당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눈앞의 손익을 따지고 안일만 쫓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일까? 한 초등학교 교사는 휴대전화에 녹음 어플리케이션을 깔아놓고 수업내용을 일일이 녹음하기 시작했단다. 유난히도 떠들어 수업을 방해한 아이에게 가벼운 벌을 주었다가 학부모의 호된 항의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겠다는 위협에 죄송하게 되었다고 무조건 사과했지만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어조치로
‘크루즈’ 하면 1912년 비극적 최후를 맞은 타이타닉호가 떠오를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하지만 연륜이 무색하게 조선·관광 분야의 신블루오션 대접을 받는다. 조선업이 죽을 쑤면서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크루즈선만은 60% 넘게 급증해서다. 지난해 1분기 전 세계적으로 120억 달러의 자금이 선박 발주에 투자됐다. 이 중 크루즈선 발주는 7척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인 61억 달러가 투입됐다. 2016년에도 크루즈선 발주는 2015년 대비 70%가량 늘었다. 마진도 일반 상선의 2배가 넘는다. 척당 가격과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선은 길이 362m 높이 324m의 ‘바다의 하모니’라는 배다. 가격은 10억달러(약 1조1천800억원), 무게 12만t에 폭 66m, 높이 70m, 갑판만 16개에 달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높이보다 50m 더 길다. 최대 수용인원은 승무원 2천100명을 포함해 8천500명에 달한다. 특실만 2천500개에 식당 20개, 수영장 23개를 갖춘 초특급 호화유람선이다.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1천400석 규모의 극장도 갖췄다. 각종 아이스쇼와 스케이팅을 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