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는 스케이트 강습을 수강하던 초등학생 자녀가 개별 연습 시간에 넘어져 발목이 부러진 일로 ‘학생 안전에 소홀했다’며 사건 발생 2년이 지나 담임교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교사들이 이런 기사를 보면 섬뜩하지 않을까 싶다. 문득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할 것 같다. 태평스레 앉아 있다가 그런 일을 당하지나 않을지, 그동안의 일들을 되돌아보게 되고 아이들과 어우러져 마치 그중 한 아이인양 즐겁고 행복하게 지낸 일들까지 무색해지는 느낌일 것이다. 교사들 정서가 이렇게 되어버리면 ‘교육’이 이루어질 리 없다. 교육을 바로 보는 건 이해관계에서 먼 사람들의 일일 뿐 정작 교사와 학부모 등 당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눈앞의 손익을 따지고 안일만 쫓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일까? 한 초등학교 교사는 휴대전화에 녹음 어플리케이션을 깔아놓고 수업내용을 일일이 녹음하기 시작했단다. 유난히도 떠들어 수업을 방해한 아이에게 가벼운 벌을 주었다가 학부모의 호된 항의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겠다는 위협에 죄송하게 되었다고 무조건 사과했지만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방어조치로
‘크루즈’ 하면 1912년 비극적 최후를 맞은 타이타닉호가 떠오를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하지만 연륜이 무색하게 조선·관광 분야의 신블루오션 대접을 받는다. 조선업이 죽을 쑤면서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크루즈선만은 60% 넘게 급증해서다. 지난해 1분기 전 세계적으로 120억 달러의 자금이 선박 발주에 투자됐다. 이 중 크루즈선 발주는 7척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인 61억 달러가 투입됐다. 2016년에도 크루즈선 발주는 2015년 대비 70%가량 늘었다. 마진도 일반 상선의 2배가 넘는다. 척당 가격과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선은 길이 362m 높이 324m의 ‘바다의 하모니’라는 배다. 가격은 10억달러(약 1조1천800억원), 무게 12만t에 폭 66m, 높이 70m, 갑판만 16개에 달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높이보다 50m 더 길다. 최대 수용인원은 승무원 2천100명을 포함해 8천500명에 달한다. 특실만 2천500개에 식당 20개, 수영장 23개를 갖춘 초특급 호화유람선이다. 브로드웨이 대형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1천400석 규모의 극장도 갖췄다. 각종 아이스쇼와 스케이팅을 즐
세월 뒤로 남는 아픔 /한희숙 시간이 닳고 닳아 정신만 남아?허공에 맴돈다고 울타리를 허물 수 없는 우리 살아온 자취 지워가며 잃어버린 것을 찾아 뒷걸음질 치며 두리번거려도 발자국은 이미 화석이 되었다 제자리 걸음으로 헤매는 땅에서 풀잎하나 가꿨다고 뒤안길만 밟고 사는 우리 눈 크게 뜨고 담을 허물자 닳아버린 시간을 채우는건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뿐 새아침의 숨소리를 들으며 우리가슴에 바람을 일구자 망각에 사는 날들은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다. 삶을 지우고 흔적을 지운다고 잊혀 지나가는 수많은 일들과 그리움들이 떠나지 않는다. 시인은 유독 감성을 사로잡는다. 긴 외로움과 시린 날들을 그리며 밤하늘을 보기도 하고 젊은 날 시선을 사로잡았던 눈물겨운 추억들도 담는다. 계획한다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더 건강하게 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지만 가치와 의미는 분열되고 눈앞에 사는 진실에 허둥거리다 세월이 가고 만다. 과거는 과거로 남기고 가야지만 그리움은 기억으로 다시 불러낸다. 시인은 너무나 현실적인 진리를 알면서도 지나가는 세월의 무게에 반전을 하고 있다. 자연도 무한의 시간으로 반복하고, 기회라는 보상과 희망의 인생으로 지울 수 없다. 산다는 것은
카페 델문도는 활짝 피어 있었다. 함덕 해변을 끼고 사람들의 발소리, 웃음소리로 채워진 공간. 쉼 없이 굴러다니는 빵 굽는 냄새, 커피 향, 창 밖 철썩대는 파도 소리까지. 여행은 그렇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걸까. 델문도 안의 환한 얼굴들. 음악이 출렁거리고 기대와 흥분을 적절하게 섞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꽃. 석양을 기웃거리는 카페 델문도는 그렇게 꾸밈없는 한 송이 거대한 꽃이었다. “해지기 전에 빨리 출발하자. 호텔까지 1시간은 걸릴 것 같아.”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자 마음이 급해진 우리는 카페를 나와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산간도로는 가지 말라던 렌트카 직원의 주의사항을 생각해서 해안도로를 선택했다. 딸아이는 분위기에 취해 눈길에 자동차의 속도감이 떨어지거나 말거나 “저녁에는 올레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 사먹을까, 아니면 다른 맛 집을 한 번 찾아볼까”라며 떠들어대다가도 무슨 영화 속 장면 같다며 휘몰아치는 눈을 동영상으로 찍어내기까지. 하지만 수위를 넘어서는 흥분에 겨운 수다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서귀포에 있는 숙소를 가기 위해 중간에 우리는 도로를 변경하였다. 조금 전의 도로와는 사뭇 다른 풍경
마네가 여인들의 피부와 드레스를 두터운 칠로 사정없이 평평하게 뭉개놓았을 때, 르누아르가 그림자를 표현한답시고 인물과 공간에 얼룩덜룩한 파란 칠을 덧발랐을 때,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기교는 정교해질 대로 정교해졌고, 그림을 바라보는 눈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때까지 화가들이 이루어놓은 모든 예술적 기교를 비웃기라도 하듯, 물감을 푹푹 찍어 거칠게 발라대던 그들이었으니, 평론가들과 관객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낯설음은 곧 가셨고, 대중들은 인상주의 작품들에게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들의 작품은 자유분방하고 새로웠으며 유쾌했다. 활력과 변화가 넘치는 도시의 기운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이만하면 좀 더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법에도 관용을 베풀 법 한데, 유독 폴 세잔과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매우 천천히 찾아온다. 대중들은 그 두 사람이 그리는 그림에서는 유쾌함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세잔과 고흐는 화가로서의 인생 대부분을 철저한 외면 속에서 보내야 했다. 언젠가는 세상의 인정과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며 작업을 했지만 기회는 잘 찾아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하얀 바탕에 우리나라 지도가 푸른색으로 그려진 ‘한반도기’가 처음 등장 한 것은 1991년 일본 지바현에서 개최된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다. 당시 한반도기는 재일본대한민국류민단과 재일본 조총련 교포들이 합의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한반도기는 지난 1989년 말에 개최된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이 회담에서 남북은 남북선수단의 단기를 합의하였으나, 다른 사안에 대한 견해를 좁히지 못해 19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 공동응원단만을 구성하고, 응원단의 단일기는 사용되지 못했다. 이후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성사된 9번의 공동입장에서 한반도기가 사용됐다. 그리고 남북한 국가대신 개 폐회식에서 울려퍼진 ‘아리랑’과 함께 남북 화해분위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한반도기를 앞세워 입장한 각종 스포츠대회에선 남북 단일팀도 구성됐다. 대표적인 것이 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남북 각각 31명(임원 22명, 선수 9명)씩 총 62명으로 구성해 ‘코리아’란 이름으로 출전, 여자팀(현정화ㆍ리분희)은 단체전 우승, 남자팀은 단체전 4강 진출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
온유 /전영구 가슴이 가난하다 흐릿한 잔상의 부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 하기엔 너무 벅차다 골 깊이 패여 눈물 가득 찬 앵글로만 보이던 낡은 사랑 아픔의 너비만큼 아파야하는 거슬리는 순리는 저 홀로 가는 시간처럼 처연하다 가슴 여리게 숨을 쉰다 가난한 사랑이 헐떡인다 겨우 다스린 사랑인데도 늘 이렇다 시인은 늘상 카메라에 렌즈와 프레임에 갇힌 그의 과녁이 순서와 질서로 생의 무게를 가늠한다. 시인의 사랑은 가난함에 있다. 가난을 뒤집고 찾아가면 슬픔과 외로움의 교착 점에서 가슴깊은 사랑을 찾는다. 창밖 너머 낯설은 풍경들로 이야기를 먼저 건네고 문을 연다. 앙상한 가지에서 인생을 찾고 연민을 찾는다. 고통 없는 사랑, 그리고 인생이란 종착역을 준비하는 여행이 어디 쉬운가? 시간은 가고 또 오는 것이지만 평탄할 수 없다는 만고의 철학들이 아니겠는가? 버려야 할 그 무엇이 가슴에 있기에 사랑의 길도 가난하고 인생의 길도 힘겹게 걸어갈 수밖에 없다. 사랑의 부활을 꿈꾸면서 무엇을 먼저 내려놓고 갈까. 아무래도 가슴속 사랑을 내려놓을 일이다. 시인의 카메라가 오늘 더 그립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43만 인천 남구 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뢰와 협동으로 착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인천 남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남구청장 박우섭입니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국가와 여러분 가정에 안녕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남구는 올해 이타심과 배려, 협동과 신뢰에 기반한 공동체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한 해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구정 중점정책으로 건강한 공동체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농업 활성화의 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구 명칭이 변경되는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됩니다. 빠르면 7월1일 미추홀구로 구 명칭이 변경됩니다. 또 민선7기에는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지방자치권이 확대된다면 공무원들의 기획연구 능력도 높아져야 합니다. 남은 상반기 임기동안 이러한 과제를 잘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공공선의 의미를 알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시민으로 더욱 발전시켜나가겠습니다. 지역 내 23개 초등학교 및 12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혁신지구사업과…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높아져 거의 매일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경기·인천·서울 등 3개 시도의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가 실시됐고, 열병합발전소 등 공공부문 대기배출사업장도 단축 운영됐다. 정부는 국회 미세먼지 대책 특별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3월부터 6월까지 충남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 등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다른 대도시 지역에서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행정·공공기관 임직원에만 적용했던 차량 2부제도 민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에 대해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종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세먼지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3호 업무지시’를 통해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8곳을 한 달간 가동 중단하게 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중국 등 국외 영향이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로 추정될 정도여서 단기간에 오염도를 개선하기가 쉽지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일은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는 행위이다. 성경과 불경, 코란 등 경전들도 모두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나누는 공덕을 베풀라고 가르치고 있다. 굳이 종교가 아니더라도 우리 민족은 콩 한쪽도 나눠먹을 줄 아는 미덕을 지녔다. 이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도의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이다. 푸드뱅크사업은 도가 기업이나 개인에게 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과 취약 사회복지시설 등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1998년 IMF사태가 일어났을 때부터 시작됐는데 매년 꾸준하게 온정의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만 해도 기업 2천946개소와 개인 281명이 동참해 약 425억원 가량의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받았다. 이 물품들은 저소득가정 5만1천여명과 취약 사회복지시설 1천850여 개소에 전해졌다. 현재 도내엔 78개소의 기초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이 있는데 이 가운데 지원요건을 갖춘 67개소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기부한 기업에는 세금감면 혜택 등을 주고 있다. 푸드뱅크와 푸드마켓이 경기도가 주관하는 것이라면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행복나눔! 수요한마당’은 수원시 농수산물도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