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체된 신용판매 수익성을 방어하고자 카드사들이 대출에 나선 영향으로, 건전성을 위협하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드론을 통한 수익 성장도 한계에 도달하면서 카드사들이 새 먹거리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 9888억 원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42조 7309억 원)보다 2579억 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5월 사상 처음으로 40조 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이던 카드론 잔액은 연말을 맞으면서 소폭 감소했다가 새해 들어 반등했다. 카드론은 신용카드사가 제공하..
정부의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 목표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건설·매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적자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LH는 적정 정부 지원단가를 추산하고, 부채비율 상향을 정부와 논의하는 등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조만간 ‘공공주택 사업비 및 적정 재원분담 산정’ 연구용역을 발주해 향후 5년(2026~2030년)간의 적정 지원단가를 추산할 계획이다. 현재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1채당 약 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LH의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에 연구용역을 통해 건설원가 및 택지비 상승을 반영한 적정 지원단가를 산정하고, 정부지원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한다. 현재 정부 지원단가는 3.3㎡당 약 1063만 원 수준이며, 지난해 말 기준 정부지원율은 66.7%로, 2016~2019년 80~90%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정부도 매년 5~7%씩 지원 단가를 인상하고 있지만, LH의 건설비 상승률(2020년 18.7%, 2021년 14.5%, 2023년 27.7%)을 따라가지 못해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앞서 LH는 지난해 신축 매입임대주택의 품질을 높이고 매입가격 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도권 100가구 이상 단지에 ‘공사비 연동형 가격 산정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토지를 감정가로 평가하고, 건물은 공사원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공인된 외부 원가계산 기관이 공사비를 검증해 최종 매입가를 결정한다. 또한 감정평가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5년간 매입임대 감정평가 수행 경험이 있거나, 매입임대 전문교육을 이수한 평가사만 추천하도록 개선했다. 올해까지 10만 가구 이상의 신축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LH는 공공주택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부채비율 상향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재 LH의 부채는 153조 원, 부채비율은 218% 수준이다. LH는 정부와 협의를 거쳐 2027년 208%로 설정된 부채비율 목표를 2028년까지 233%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LH는 부채를 끌어와 토지를 매입하고, 5~6년 후 가공해 매각하면 자금이 회수되는 구조”라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일시적으로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산단 신규 후보지 15곳 중 14곳을 LH가 담당하는 만큼, 택지 보상비 마련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정부 지원율을 2028년까지 95%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매입임대주택 지원율은 65% 수준이었으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원율을 72%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LH는 이를 단계적으로 2026년 86%, 2027년 90%, 2028년 95%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LH는 단순한 주택 공급 기관이 아니라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필수 기관”이라며 “적자를 감수하며 정책을 수행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결국 공공주택 공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인천의 역사를 써내려갈 인천시사편찬원의 윤곽이 흐릿하다. 인천시사편찬원 설립은 유정복 시장의 공약이다. 역사문화자료의 체계적 관리와 다각적 활용을 전담하는 ‘역사편찬 총괄 기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시사연구팀의 역할·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독립된 형태로 발전시키는 게 이번 설립의 핵심이다. 공식 출범이 코앞인데, 여전히 ‘안갯속’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시사편찬원 설립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시사편찬원 설립 후보지와 설립 형태 및 모델 제안, 조직 구성 및 인력 운영 계획 등 기본 틀에 대한 제안이 나왔다. 관건은 실현 가능 여부다. 현실적 여건이나 협의 과정 끝에 제안에서 그칠 수 있다. 올해 시는 용역을 토대로 내부검토와 협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천시사편찬원은 내년 6월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제 남은 기간은 1년 정도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부검토가 끝나지 않아 행정절차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의회 승인과 행정기구 설치 조례 및 시사편찬위원회 조례 개정 등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출자·출연기관으로 설립되려면 행정안전부 타당성검토도 필요하다. 시는 설립 추진단계를 단기 ‘문화유산과 시사연구팀 확대’, 중기 ‘시사편찬 전담 사업소 설립’, 장기 ‘전담기구 운영 확대, 유관기관 통합 등 출자·출연기관 독립’ 등으로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민선 8기 시민제안공약이기에 임기 내 설립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며 “용역에서 설립 후보지가 나왔으나, 내부 검토 중이라 공개하긴 어렵다. 검토를 통해 현실적인 설립안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1965년 제1회 인천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인천시사편찬위원회’를 정식 발족했다. 1973년 첫 번째 ‘인천시사(仁川市史)’를 만든 뒤, 10년 주기로 시사를 편찬했다. 2013년부터는 매해 주제별 시사를 발간하는 연차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수원역 앞 역전시장 내부는 옷가게부터 장판가게, 표구사, 꽃집 등 작은 상점들이 부산스럽긴해도 나름의 질서속에서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상점과 상점을 잇는 좁은 통행로는 마치 숲속 작은 오솔길처럼 이어져 아기자기하면서도 과거 어딘가에 시간이 멈춘 듯 정겨움이 묻어난다. 세련되진 않지만 사람 냄새 풀풀 풍기는 그곳에 최근 낯선 카페가 들어와 화재다. 커피를 팔지만 돈 대신 작품을 받는 ‘시장커피(Bazaar Coffee)’가 바로 그곳이다. 이 카페에서 커피값 대신 받는 작품은 그리 대단할 게 없다. 카페 맞은편 옷가게 사장님과 시장 건물 앞에서 바나나를 파는 아주머니, 그리고 오고가다 들린 손님들이 커피 한잔 마시며 끄적인 그림이나 글귀 정도가 전부다. 이곳에 카페를 창업한 주인장 천근성 작가는 "이 모든 작업이 너무 즐거운 미술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이후 설치 미술 작가로 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5년 전부터는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기 시작했다. "미술작품이 반드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만 전시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그는 요양병원이나 서울역 같은 곳에서 자신의 프로젝트를 열곤 했다. 이런 작가의 남다른 시선에 수원미술관이 개관10주년을 맞아 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과제는 어떻게 하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 수 있을까. 수원미술관의 의뢰를 받고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그는 '예술가의 작업실'을 생각했다. 예술가의 작업실을 오픈해 사람들에게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하며 미술이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할 구상이었다. 하지만 그가 공간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과정에서 이곳에는 손님에게 커피를 권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가는 문화가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카페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천작가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항상 자신의 주변에서 찾는다. 치밀하게 계획하기보다는 브리콜라주(Bricolage)처럼 현장에 주어진 조건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찾는다. 스스로 설정한 상황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고 만들어 갈지를 계속 관찰해 나가는 방식이다. 시각예술가인 그에게 예술은 어떤 사물을 유심히 보게 하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어떤 마음이 깃들어 있고 혹은 어떤 것은 보기 싫은데 봐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걸 보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죠"라며 "우리는 본다고 하지만 실상 안 보는 경우가 많아요. 수원역 앞이라든가, 서울역 앞이라든가 보려고 하지 않는 것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게 만드는게 예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는 시장에 카페를 차렸다. 그가 역전 시장에서 본 것은 다름 아닌 선물이었다. “시장은 원래 물물교환이 일어나는 곳이지만 어릴 적 시장 상인이셨던 엄마의 손을 잡고 다녔던 그곳은 환대가 넘치고, 덤이 있고, 상인 간 경조사도 챙기는 등 고마움과 따뜻함이 있었어요. 그것이 바로 시장이 주는 선물이예요. 저는 그것이 선물 경제라고 생각해요. 이런 것이 시장 안 뿐 아니라 세상 안에도 많이 퍼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상 천작가는 이곳의 일원으로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한다. 가장 먼저 그가 하는 일은 인사다. 그는 사람들이 보든 안보든 카페 앞을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상가 앞쪽 신발 가게 사장님은 처음엔 인사를 해도 안 받으셨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인사를 하니까 인사를 받으시고 그 담엔 왜 이런 카페를 하느냐고 물으시더니 급기야 오늘 비로소 한달만에 카페에 들어오셔서 (커피를)드시고 가셨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어느덧 카페 운영도 이달 27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천작가는 이 시간들이 자신에게 뾰루지 하나 혹은 각질 하나에 깃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두 달이란 한정된 기간동안 운영되는 카페지만 이 기간동안 뭔가 최대한 해보자는 생각으로 카페를 시작했다"며 처음 다짐을 떠올린 그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예술가들 일색이다보니 늘 대화가 비슷비슷했어요. 늘 어떤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똑같았는데 이곳 카페 사장이 돼 다른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너무 좋았다”며 “이들과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사람의 또 다른 면이 보여 고정관념에 갖힌 내 스스로가 깨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시장카페'는 어느덧 이곳의 명물로 자리잡아 시장 상인들과 손님들이 오며가며 들러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 됐다. 천작가는 “주변에 카페가 여기밖에 없어요. 이제 커피하면 바로 다 여기로 통하고, ‘작가님’이라고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한 명의 작가를 정말 친근하게 알게 됨으로써 이제 미술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미술과 잘 아는 사이라는 친밀감을 형성하게 됐어요"라며 나름의 성과를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천작가의 '시장카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미술관 10주년 기념 전시의 취지를 몸소 실천해내고 있었다. 이 카페는 다음달 17일부터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원형 그대로 전시 될 예정이다. 커피와 맞바꾼 사람들의 소소한 그림 한 점, 시 한편이 작품으로 걸려 교환도 이뤄진다. “커피와 환대를 드리고 받은 그림이 미술관에 가면 관람객에게 다시 한번 선물이 될거예요. 그 중에 어떤 관람객이 마음에 들어 하는 작품은 전시 후에 액자로 만들어 선물로 드릴 계획입니다”라며 전시와 함께 이뤄질 작은 이벤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 걸린 작품들 모두가 시장 상인들의 작품인 만큼 그들이 미술관을 찾게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일상에 미술관이 그리 멀지 않음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먹고살기 바빠서 또 미술관은 너무 고상하고 낯선 곳이라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시장커피 프로젝트를 통해 천작가는 말한다. 미술관은 바쁘기 때문에 가야 하고, 낯선 곳이라 더 자주가야 한다고 말이다. 마치 '시장커피'처럼 말이다. 한편 시장커피에서 모인 작품들은 내달 15일부터 열리는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10주년 특별전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에서 설치작품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인천이 해사법원 유치전에 또다시 뛰어든 가운데, 이번에는 판가름이 날 수 있을까. 해사법원을 둘러싼 인천과 부산의 눈치싸움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20대,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잇달아 폐기되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인천시는 해사법원 설립의 최적지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보유해 지리적 접근성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22년 기준 한국해운협회에 가입된 선사는 모두 162곳이다. 이 중 64.2%(104개사)가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국내 570개사에 이르는 국제 물류 업체도 79.9%가 수도권에 쏠려있다. 그만큼 해사법원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인천시민들의 염원인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결실을 맺었다. 2028년 3월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는 인천지방법원 청사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를 원동력 삼아 해사법원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시민원로들의 지지도 힘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2025년 제1회 시민원로회의’ 정례회에서 이들은 ‘해사법원 유치 지지 선언문’을 낭독하며 힘을 보탰다. 22대 국회에서는 부산이 먼저 움직였다. 지난해 6월 곽규택(국힘·부산 서동), 전재수(민주·부산 북갑) 의원이 각각 해사법원 부산 유치 법안을 발의했다. 인천 정치권도 기지개를 켰다. 지난 21일 윤상현(국힘·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해사법원 인천 신설을 위한 ▲법원조직법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총 3개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윤 의원은 “해사법원 인천 신설은 단순한 법원 설립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해운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글로벌 해운·물류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국가경제와 해양 주권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초여름 날씨와 고온 건조한 봄철 서풍으로 인해 산불이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형 산불로 번지는 경우까지 발생하며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도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울산 울주, 경남 산청, 경북 의성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12시쯤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180㏊(헥타르)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70%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특수진화대·공무원·경찰·소방 등 2331명과 헬기 12대를 동원해 주불 진화 작업을 벌이며 민가에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화재 발생 후 인근 4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76명이 읍사무소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으나 산불이 번지며 인근 5개 마을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791명이 추가로 대피했다. 산림 당국과 경찰은 용접 작업을 하던 농막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 산청의 산불은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65% 수준이다. 산불영향구역은 1362㏊(헥타르)로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1대, 인력 2243명, 진화차량 217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이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불은 화재 현장 인근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의성 산불은 21일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 강풍으로 인해 급격히 확산되며 3510㏊(헥타르)가 소실됐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51%로 소방당국은 현장에 진화 헬기 52대와 진화대 등 인력 3777명, 진화 차량 453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의성군 내 주민 392명이 의성읍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산청과 의성 산불에도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됐다. 이 밖에 충북 옥천에도 이날 오후 2시쯤 산불이 발생해 대응 1단계가 발령되고 경남 김해, 경북 경산과 경주, 경기 가평 등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산림·소방당국과 경찰은 진화 작업이 완료되면 정확한 피해 면적과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정치권 ‘사법 슈퍼위크’를 앞둔 여야가 이번 주말 거리로 나가며 막판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오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가 예정돼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도 27~28일 중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22일 전국 각지에서 열린 ‘탄핵 기각·각하’ 집회에 참여해 화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서울에서 탄핵 인용 촉구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윤상현·장동혁·한기호·박대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각 이날 낮부터 밤까지 보수 단체가 서울 광화문·여의도·안국, 춘천·청주 등에서 개최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 윤상현 의원은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대통령 탄핵 기각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탄핵 기각은 이제 희망 사항이 아닌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의원은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구속 영장 기각을 언급하며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위법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완전히 설 자리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윤·장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안국역 주변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자 모임인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이 주최한 저녁 집회에도 참석해 힘을 실었다. 같은 당 김기현·김은혜·서명옥·김민전·박준태 의원 등은 피켓을 들고 12일째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각하 촉구 릴레이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민주당도 헌재를 찾아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을 비롯한 탄핵 반대 세력과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헌재 앞에서 방송·교육 정책 전반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행태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윤 대통령의 파면이라고 맞섰다. 나아가 민주당은 이날 10번째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촉구 도보행진’을 마친 뒤 광화문에서 열린 야5당 주최 범국민 대회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하는 집회에 잇달아 합류해 ‘탄핵 인용’을 외쳤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헌재는 당장 25일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해 파면 선고해 달라”며 “참을 만큼 참았다. 즉각 파면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주장한 25일은 한 총리와 이 대표의 선고일 사이다. 암살 위협설이 제기됐던 이 대표는 방탄조끼를 입고 경호를 받으며 집회에 참석, 연단 앞에 의원·시민들과 함께 앉아 발언을 경청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 권리와 자유,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헌재마저 침묵한다면 누가 이 나라의 정의를 지키냐”며 “즉각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전국의 야구 꿈나무들이 모인 '2025 U-12 학생 야구대회' 개막 둘째날 일림배수지 야구장과 황구지천 신설 야구장에서는 각 야구팀의 예선전이 펼쳐졌다. 23일 오전 일림배수지 야구장에서는 북수원 유소년 야구단과 동탄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 선수들은 각자 경기장 주변을 뛰거나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등 출전을 위해 몸을 풀고 있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투수의 손을 떠난 야구공이 타자의 배트에 맞아 쭉쭉 뻗어나가자 선수들은 득점을 위해 전력질주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이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과열됐다. 학부모들의 함성이 더해지며 선수들은 더욱 몰입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집중하며 승리하겠다는 눈빛이 가득했고 프로야구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학생 야구대회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끝까지 다치지 않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응원은 경기에 열기를 더했다. 신윤철 씨는 "아이들이 첫 출전하는 대회라 다들 떨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좋은 기회이니 만큼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마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기철 씨는 "자녀가 취미반으로 야구를 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며 "승패와 상관없이 출전한 모든 선수가 다치치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북수원 유소년 야구단과 동탄 타이거즈의 예선전이 최종 점수 16:6으로 끝나며 이날 경기의 승리팀은 북수원 유소년 야구단이 됐다. 같은 날 오후 황구지천 신설 야구장에서는 서울 역삼초등학교와 의왕 부곡초등학교의 예선전이 치러졌다. 선수들은 각자의 장비를 점검하고 코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두 팀 선수들은 비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경기 시작 후 두 팀은 접전을 펼쳤는데 1회말 부곡초 하은율 선수의 안타로 부곡초가 선취점을 따내며 치열했던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어지는 2회초 역삼초의 공격에서 선수들은 도루, 적시타를 뽑아내며 곧바로 추격했고 점수는 금세 동점을 형성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자리에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등 경기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산책 중 경기를 관람하게 됐다는 김형선 씨는 "황구지천 생태수자원센터를 산책하다가 유소년 야구대회가 진행되고 있길래 관람하고 있다"며 "별다른 생각없이 보게 됐지만 경기에 몰입한 선수들을 보고 있으니 어느샌가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부곡초와 역삼초의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최종 점수 10:4로 부곡초가 승리했다. 한편 '2025 U-12 학생 야구대회'에서는 24개 학생야구팀 500여 명의 선수가 22·23·29·30일 4일간 대결한다. 일림배수지 야구장, 황구지천 신설 야구장에서 진행된 유소년부와 초등부 예선전을 시작으로 4강 및 결승은 수원종합운동장 내 어린이야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와 학원 강사가 검찰에 송치됐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혐의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A씨와 학원 강사 B씨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자신이 근무 중인 고교에서 치러진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수학과목 시험에 앞서 문제를 사전에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 자료를 학원생들에게 시험 대비용 연습문제로 내준 혐의를 받는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2학년 수학과목 시험문제가 B씨가 근무한 학원의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고등학교는 내부 회의를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학교는 같은 달 28일 2학년 수학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진행했다. 경찰은 학생들의 내신성적에 관한 것인 만큼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지난달 20일 A씨와 B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이들 두 사람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보강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수학과목 시험문제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범죄 발생 사실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해 논란이 빚어지지 않았고 1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며 자세한 피해 규모 역시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무법천지가 되고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담양중앙공원에서 열린 이재종 4·2 재·보선 담양군수 후보 집중 유세에서 “만약에 탄핵 의결이 기각돼서 되돌아온다고 생각해보자”며 “그것은 대통령은 법적 요건이 있든지 말든지 절차를 지키든지 말든지 국회를 함부로 침탈해서 시도 때도 없이 계엄 막 해도 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무 때나 군대 동원해서 국회에 들어와서 국회의원들 끌어내고 해도 된다. 선관위 쳐들어가서 아무나 붙잡고 휴대폰 뺏고 체포 함부로 하고 자료 마구 뒤져도 괜찮다는 얘기가 된다. 무법천지가 되는 것이다. 여러분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을 뭘로 보겠느냐”며 “지금 안 그래도 경제가 망가지고 있다. 제가 경제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요즘 소위 경제 협약 MOU를 체결한 것을 다 취소당하고 있다고 한다. 계약하려고 만나려고 하는데 다 미루고 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뭘 믿고 계약을 하냐고 한다.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거듭 성토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탄핵 남발 범죄자의 나라, 그것이 진짜 망국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SNS에 “이 대표가 담양 지원 유세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기각돼 돌아오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의원은 특히 “전과 4범에 8개 사건·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는 범죄중독, 8전 8패의 무의미한 정략 탄핵중독의 이 대표가 테러 선동하는 폭군 같은 모습으로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은 뼈도 못 추릴 정도로 망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기호 의원도 탄핵 반대 집회에서 “내란 선동을 하는 것은 바로 민주당”이라며 “반드시 응징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안보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