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하락으로 금융권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떨어지면서 청년도약계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누적 신청자는 3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특히 정부의 기여금이 확대되는 등 혜택도 늘어나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의 3월 청년도약계좌 가입 신청 기간 동안 총 15만 명이 가입을 신청했으며 그 중 8만 8000명이 계좌를 만들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가입신청인원(6만 1000명)보다 2.5배 많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상품이다. 만 19~34세 청년만 가입할 수 있으며, 5년간 매월 70만 원 내에서 자유롭게 입금하면 은행 이자에 정부의 기여금을 더해 5000만 원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초기 5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공동의장을 맡은 당 민생연석회의에서 내놓은 20대 민생의제 중 ‘전세계약 10년 보장’ 임대차법 개정에 대해 “민생을 위한 논의 주제일 뿐 추진하기로 한 과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전세 계약을 10년 보장하는 임대차법 개정의 경우 논의를 거친 당 공식 입장이 아닐뿐더러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주거권 보장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지이지만 어떤 정책이든 시장 원리를 거슬러 정책 효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민간 임대차 시장을 위축시켜 세입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는 전문가의 우려 또한 새겨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당일 민생연석회의에서도 20대 민생 의제가 추진 과제나 공약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불필요한 억지 논란이 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지난 12일 국회 도서관에서 ‘20대 민생의제 발표회’를 열었다. 이 대표도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발표된 의제 중 하나가 전세계약 보장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는 계약갱신청구권를 사용해 2+2=4년까지 전세로 거주할 수 있으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임차인이 2년마다 전세를 갱신 계약한 후 최장 10년까지 점유할 수 있게 하도록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
코로나19사태 이후 지속되는 소비 위축이 '허리 계층'인 중산층을 중심으로 장기화하고 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최근 소비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직전 시점(2019년)을 기준으로 가계 소득 분위별 실질 소비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소비 부진이 2·3분위에 집중됐다. 반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의 경우 오히려 소비 지출액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고소득층인 4·5분위 역시 2023년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2024년 1분기 기준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분위 115만 7000원, 2분위 270만 6000원, 3분위 426만 9000원, 4분위 621만 6000원, 5분위 1천125만 8000원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해 중산층의 한계 소비 성향 감소 폭도 두드러졌다. 2분위의 한계 소비 성향은 2019년 90.8에서 2024년(1∼3분기) 81.8로 하락했으며 3분위 역시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중위소득 계층에서 가계부채 증가와 이자 비용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여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황으로, 소비 회복을 위해 중간계층 현금 흐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을 두고 5년간 소비지출액 추이를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소비 회복 속도가 더욱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기간에는 가계의 월평균 소비 지출액 평균치(2008년∼2009년)가 2007년 대비 2.51% 감소했다가 2010년에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82% 감소한 이후 3년이 지난 2022년까지 소비 규모가 2019년 수준을 밑돌며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2020년∼2024년 소비 변화를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의류·신발, 기타 상품·서비스(개인용품, 보험료 등) 부문의 경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가정용품·가사 서비스 등 품목은 팬데믹 당시 소비가 급증했다가 2022년 이후 소비 위축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소비 회복을 위한 단기 과제로 중산층 맞춤형 소비 촉진, 부채 부담 완화, 자영업자 대책 등을 제안하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최근의 글로벌 통상환경을 고려했을 때, 안정적인 내수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양주시 광적면에 소재한 육군 항공대대에 무인기가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1시 9분쯤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에 위치한 항공대대에서 소방 당국에 헬기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소방서에서 30분 만에 자체 진화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군부대와 소방당국은 항공유 유출을 우려해 화재 진압후 유출된 항공유를 흡착포를 이용해 정리작업에 들어갔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인기 1대와 헬기 1대가 완전 전소한 재산 피해 상황이 접수됐다. 양주시도 항공유 유출로 우려되는 환경오염과 민간인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사회재난팀과 수질오염팀을 급파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날 추락한 무인기는 지상작전사령부에서 운용중인 무인기중 일부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군부대에서는 부대 출입을 통제하고 사고조사에 돌입했다. [ 경기신문 = 이호민 기자 ]
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만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저출생의 영향으로 학령인구는 지속적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학생 개개인이 가진 문제상황은 더 다양화하고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일괄적이고 단편적인 지원보다는 학생의 상황에 맞는 꼼꼼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중심 맞춤형 통합지원체계'로 학생이 우선이 되고 성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체계란 기존에 따로 진행되던 교육복지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학생 요구에 맞는 지원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한다. 도교육청은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시스템을 컨설팅하고 우수 모델을 확산하며 교육지원청은 학교 의뢰에 따라 지원, 연계 모델을 개발하고 연계 체계를 만든다. 특히 학교는 학생맞춤통합지원팀 운영을 통해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진단부터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학생 지원 초등학교 5학년 A군은 기초수급가정이자 다문화 가정이다. 부모로부터는 정서적 학대를 받아 심리적 어려움이 있으며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를 입어 학교를 장기간 결석하기도 했으며 기초학력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다. 사회가 발전하며 학생들이 가진 어려움은 더 복잡해지고 많은 분야에 걸쳐져 있는 모습이다. A군처럼 기초학력 등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을 경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일 수도, 가정 문제나 심리정서 문제일 수도 있다. 이같은 어려움 해결을 위해 도교육청은 기존에 분절적이고 산발적이던 교육복지 지원들을 학생의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서비스'로 재구조화했다. 교육급여, 교육복지우선지원, Wee 프로젝트, 기초학력 지원, 다문화학생 지원, 학업중단 예방 지원 등 많은 사업들을 학생이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A군의 경우 교육비 지원, 다문화학생 지원, 아동학대 피해학생 지원, 기초학력 지원, 학교폭력 피해 학생 지원, 미인정결석 학생 지원 등 많은 교육복지 지원들을 통합진단을 통해 일괄적으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도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선도학교 44교와 시범교육지원청 6개청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성과를 이뤘다. 교육복지 지원을 받는 학생들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펼쳤다. 학교장 및 교육지원청 국·과장 2000여 명을 대상으로 9회에 걸쳐 인식개선을 위한 연수를 진행했다. 또 해당 체계가 견고히 움직일 수 있도록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운영하기도 했다.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신설한 학교는 41교, 기존 위원회를 활용한 곳은 3교였다. 이같은 변화로 학교와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위기상황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관심과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했으며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생활 만족도와 긍정적 인식에 변화를 보였다. ◇ 소외되는 학생 없도록 관계자 모두 '원팀' 도교육청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는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기교육을 만들겠다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기조와도 일치한다. 특히 교사가 교실 내에서 모든 학생을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찾아내 적기에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의 개별학생사례관리다. 전문상담교사는 학생의 위기수준을 파악하고 상담을 통해 심리정서를 지원한다. 교육복지사는 지역과의 연계나 가정방문을 통해 통합사례관리와 모니터링을 지속한다. 교육급여, 기초학력, 다문화, 학교폭력 등 사안별 담당자는 사안에 맞는 지원을 펼치고 교육지원청은 교육급여 서비스를 지원한다. 행정복지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 지역사회기관 담당자도 개별학생사례관리에 함께한다. 그리고 이를 위원장인 교감, 또는 교장이 총괄하게 된다. 이처럼 많은 관계자들이 '원팀'이 돼 학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교육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의 연계는 사업과 사업을 이어줄 뿐만 아니라 학생이 진학할 시에도 정보가 연계돼 졸업까지 통합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학생맞춤통합지원법으로 더 튼튼한 연계 올해 도교육청의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는 변화, 도전, 기회를 중심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오는 7월부터는 선도학교 44교를 중심으로 학교 여건에 맞는 지원 모델을 개발하고 공유할 예정이다.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의 운영도 확대에 나선다. 기존에 6개청이던 시범교육지원청도 12청으로 본격 확대한다. 고양, 광명, 안양과천, 김포, 성남, 화성오산, 구리남양주, 동두천양주, 부천, 양평, 파주, 포천 교육지원청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를 만날 수 있다. 지역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들이 요구에 맞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원 발굴, 경기공유학교와의 연계도 이어갈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교육 현장 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인식 개선 연수를 실시하며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복지전문인력 등 대상 역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내년 새 학기부터는 지난 1월 제정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시행되는 만큼 모든 학교에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처럼 도교육청은 모든 학생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경기교육가족들은 올해도 도교육청이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따뜻한 손길로 치유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파란 방을 가진 랑부이예 호텔 전편에서 이야기했듯이 프랑스 문학 살롱의 기원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앙리 4세 통치가 끝날 무렵 궁정의 관습이 다소 천박해지자 파리의 귀족 여성들은 대화의 주도권을 되찾기로 결심하고 자택에 사교모임을 열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살롱은 랑부이예(Rambouillet) 부인이 운영한 파란 방이었다. 파란 방은 벽을 비롯한 방 안의 분위기가 파랑으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 당시는 벽이 대부분 빨간색이나 황갈색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랑부이예 부인은 그런 색을 탈피하고 다른 색을 칠해 분위기를 독특하게 하였다. 랑부이예 부인의 원래 이름은 카트린 드 비본(Catherine de Vivonne)으로 158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스페인과 프랑스 주재 이탈리아 대사였고 어머니는 귀족의 후예였다. 개성이 강한 그녀는 아주 어릴 때부터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에 능통하였다. 그녀의 집에는 아버지를 찾는 문인들이 자주 모였다. 그들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어머니는 이 모임에 딸이 참석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이렇게 그녀는 대화 문화 속에서 성장하였다.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많고 역사를 좋아했던 그녀는 11살 때 자신보다 두 배나 나이가 많은 프랑스의 랑부이예 후작과 결혼하여 일곱 명의 자녀를 두었다.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은 그녀는 타락해 가는 궁정 문화에 반기를 들고 세상을 자기 집으로 끌어들여야겠다는 생각에 살롱을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 장 드 비본 후작의 호텔을 자신이 직접 설계한 계획에 따라 재건축하기 시작하였다. 작가들이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이동하면서 기발한 단어를 뽑아내는 카드놀이도 할 수 있게 손수 디자인하였다. 이 호텔은 지금은 사라진 파리 1구의 생 토마 뒤 루브르 거리에 있었고 생토노레 거리와 직각을 이루고 있었다. 쾌락적이지만 속되지 않았던 살롱 문화 그녀는 앞마당에 잔디를 깔고 플라타너스 길을 조성하여 파리에서 유일하게 서재의 창문에서 풀 깎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방을 만들었다. 랑부이예 호텔은 모든 것이 웅장하고 심지어 특별하였다. 램프는 다른 곳과 다르며 캐비닛은 선택한 여성의 판단력을 보여주는 수천 가지의 희귀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는 항상 향기가 나고 꽃으로 가득 찬 여러 가지 웅장한 바구니가 그녀의 방에서 계속 봄날을 만들어 사람들을 마법 속에 머물게 하였다. 이 호텔에서 그녀가 리셉션을 시작한 것은 앙리 4세가 사망한 때였다. 그러나 최고의 순간은 1638년부터 1642년까지 루이 13세 통치 말기에 찾아왔다. 문인들은 점심 식사 후 ‘소화 시간’에 랑부이예 살롱을 찾아갔다. 그녀의 남편인 샤를 당겐은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딸 쥘리 당겐이 나와 어머니를 도왔다. 그녀의 파란 방에서는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고,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들었다. 보드게임을 즐기고 문학적 즉흥 연주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그들은 론도(뱅상 보부아르와 라퐁텐이 즐겨 쓴 시의 한 형태)와 수수께끼를 만들어 풀기도 했다. 버킹엄 공작을 맞이한 파티와 같은 특별한 행사가 열리기도 하였다. 초창기 단골손님이었던 프랑수아 드 말에르브를 비롯한 16세기의 많은 시인, 작가, 문법학자들이 이곳을 자주 찾았다. 그중에는 초기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첫 번째 회원도 있었다. 그리고 동시대의 유명한 역사가들을 묘사한 탈레망 데 레오도 있었다. 또한 랑부이예 부인은 명문가 출신의 젊고 아름다운 소녀들도 초대하였다. 몰리에르와, 코르네유는 잠깐 등장하다 사라졌다. 결국 랑부이예 호텔을 자주 방문한 것은 주로 이류, 삼류의 작가들이었지만 이 살롱의 명성과 영향력은 결코 손상되지 않았다. 파란 방에 모인 지식인들은 교양 있게 말하지만 합리적으로 말하며, 쾌락이 뒤따르고 사랑스러운 음모가 엮이고 풀리는 젊고 쾌활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모임은 속물적이지 않았다. 이 살롱에서 탄생한 ‘프레시오지테(17세기의 재치 있고 세련된 취향의 문학적 경향)’는 이곳을 자주 찾는 젊은 귀족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남성들이 주로 참석했던 다른 살롱과는 달리 여성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몇 안 되는 살롱이었다. 이를 위해 랑부이예 부인은 재치와 매력으로 모임을 빛내줄 귀족 출신의 젊은 여성들을 모집했다. 몰리에르는 이 살롱의 멤버들을 조롱했지만, 랑부이예 호텔은 현대 프랑스 소설의 기원에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랑부이예 부인은 매우 친절하여 더욱 인기가 많았다. 반짝반짝 빛나고 웃음을 머금은 검은 눈동자를 가진 그녀를 사람들은 ‘아테나 니케’라고 불렀다. ‘아테나 니케’는 님프의 이름으로 귀중한 문학 작품과 바로크 음악에서 매우 인기가 있어 붙여진 것이었다. 그녀의 신봉자 중 한 명인 탈레망 드 레오는 사람들로부터 더 없는 사랑을 받는 그녀를 ‘최고의 멋쟁이’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살롱 언어의 규칙을 세운 랑부이예 부인 랑부이예 부인은 문인이 아니었다. “저는 시를 쓰지 않아요. 뮤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프랑스 궁정에서 노래 가사를 쓰는 데 참여했다. 그녀는 “여기 아테나 니케가 엄격함에서 자유로워졌어요. 운명의 가혹함은 항상 그녀를 쫓아다녔지요. 지나간 그녀의 모든 불행을 헤아려 보고 싶다면, 그녀의 삶의 순간들만 세어보면 될 거예요” 라고 자신의 삶을 가사로 은근슬쩍 드러냈다. 여러 언어를 잘 구사한 그녀는 살롱에서 손님들의 언어를 주의 깊게 관찰하였다. 그리고는 거친 용어, 고풍스러운 표현, 지방의 지명 또는 모호한 전문 용어, 왕이나 교회에 대한 모욕, 무례한 욕설은 그녀의 살롱에서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그녀는 살롱 미팅의 규칙을 만들었다. 이런 원칙 속에서 그녀는 문인들을 맞이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는 프랑스어의 발전과 순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랑부이예 부인의 살롱은 영원하지 않았다. 1648년 프롱드의 난이 발발했고 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은 그녀의 살롱은 위험에 처하였다. 게다가 그녀의 딸 쥘리 당겐이 결혼하면서 살롱에서 멀어졌고, 설상가상으로 아들까지 사망하였다. 랑부이예 부인은 큰 슬픔에 빠졌고 결국 세속적인 일에서 손을 뗐다. 1665년 77세의 나이로 그녀는 세상을 등졌고 파란 방의 전설적인 랑부이예 호텔은 19세기 후반에 철거되고 말았다. [ 글=최인숙 논설주간 ]
인구감소지역이자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옹진군이 '수도권의 늪'에 빠져있다. 낙후된 경제와 열악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지만 수도권에 속해 각종 규제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단지 조성이나 기반시설 확충도 제한되며 청년층 유출과 지역 경제 위축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이 악순환을 끊고자 강화·옹진군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받겠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기업 유치와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하지만 기회발전특구 지정 역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배제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회발전특구, 희망에서 좌절로 기회발전특구는 정부가 기업 투자 활성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제도다. 세제 혜택부터 규제 특례, 재정 지원, 정주 여건 개선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이 가운데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주거·교통 등 생활 인프라 확충도 지원한다. 산업단지 조성과 연구개발(R&D) 지원 등의 정책도 함께 추진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둔다. 지정 대상지는 수도권·비수도권으로 구분되는데, 인천에서는 강화·옹진군만 해당된다. 비수도권은 모든 지역이 대상지인 반면 수도권은 인구감소지역이나 접경지역만 대상지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강화·옹진군 기회발전특구 지정 시 유정복 시장의 공약인 글로벌톱텐시티 프로젝트와 연계해 지역 특화산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인천형 기회발전특구 지정 전략 수립 용역’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차에 걸친 기회발전특구 지정 발표에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모두 배제됐다. 수도권 지역은 기회발전특구 신청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는 신청할 기회조차 얻지 못해 완료 시점을 코앞에 둔 ‘인천형 기회발전특구 지정 전략 수립 용역’도 잠정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기회 올까? 그럼에도 시는 기회발전특구 지정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기회발전특구 지정 심의·의결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담당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지방시대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수도권 신청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일 잠정 중단했던 기회발전특구 용역도 재개했다. 용역에서는 대상지 선정 등이 이뤄지는데, 강화·옹진군 3~4곳이 후보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은 다음달 28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전북 익산시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강화·옹진군의 기회발전특구 지정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개정안에는 인구감소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 및 기업 유치를 위한 지원 강화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현행법은 인구감소지역의 보육·교육, 의료, 주거·교통 기반 확충을 위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에 개정안을 통해 인구감소지역 내 지방자치단체가 국가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 등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나 기업이 사업장을 신설·증설하는 경우 공유재산 사용료·대부료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돼 강화·옹진군의 기회발전특구 지정 명분 강화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다만 수도권 신청 기준안을 마련해야 하는 지방시대위원회는 여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경우 시가 용역을 완료하고 법적 근거가 마련돼도 기회발전특구 지정은커녕 신청부터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지방시대위원회가 아직 기준안을 마련한 게 아니라 용역을 완료해도 한계가 있다”며 “우선 시는 올해 상반기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지속적으로 협의해 기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대선출마를 암시했던 대권잠룡 단체장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주말동안 ‘막판 스퍼트’를 끌어올렸다. 야권 단체장들은 빠른 탄핵 인용에 입을 모았고 여당 소속 단체장들은 견제, 자조, 대선행보 시동 등 각기 바쁜 활동을 이어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SNS에서 “헌법재판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더 이상의 분열과 갈등을 막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 신속 파면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단식농성장을 찾는 등 목소리를 더했다. 김 지사는 “오늘도 광장은 민주주의와 일상회복을 위한 외침으로 가득하다”며 “내란수괴는 반드시 만장일치로 파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경수 전 지사 단식농성장 방문, 1인시위 등 유사 행보를 펼친 김영록 전남지사도 “헌재는 역사적 소명과 책임감을 갖고 윤석열 파면 결정을 즉각 내려달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이 탄핵촉구 집회를 위해 천막을 설치한 것을 ‘불법’, ‘이기적인 행태’로 규정하며 막판 견제에 주력했다. 오 시장은 “언제부턴가 분쟁이 생기면 천막부터 꾸려 농성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며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공당이 도심 한복판에서 공권력 위에 군림하며 불법을 자행하면 그 결과는 국격의 추락”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김상욱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자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홍 시장은 “당의 기강이 서지 않으면 위기 때는 난파선의 쥐떼들만 설친다”며 “도대체 당론을 저렇게 짓밟는 자를 왜 그냥 두고 보고 있느냐”고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주말 이틀에 걸쳐 인천과 서울에서 책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출판기념회를 진행하며 사실상 대선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유 시장은 출판기념회에서 “정치인은 오직 대한민국, 오직 국민, 오직 미래만을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며 “오늘을 내일의 번영으로 잇기 위해 청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잇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미국이 한국을 ‘민감 국가’로 분류한 배경에 한·미간 신뢰 손상이 주원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권이 그 계기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한덕수 국무총리 등에 대한 탄핵을, 야권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와 12·3 비상계엄 선포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만료 직전인 지난 1월 초 한국을 ‘민감 국가 및 기타 지정 국가 목록 리스트(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포함시켰다. ‘민감 국가’는 미국 에너지부(DOE)가 국가 안보와 핵 비확산, 지역 불안정 등 정책적 이유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나라를 분류하는 것인데, 한국의 경우 오는 4월 15일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을 민감 국가 범주에 포함한 배경을 일절 설명하지 않았는데, 지정 시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정부와 정치권 등은 ‘한·미간 신뢰 손상’을 주요 배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적으로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동시에 직무정지인 상태에서 외교통상에 대해 고위급 차원의 신속·긴밀 대응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통상·관세 전쟁 시대에 초당적으로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거대 야당의 연쇄 탄핵으로 행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마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전직 주미 대사, 통상 전문가 한 총리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조속한 한 총리 탄핵심판 결과 선고를 요구했다. 권동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은 대한민국 전체가 총력 대응의 시간”이라며 “정부는 지정 사실에 대한 파악이 지체되었음에 커다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 대변인은 한미소통 채널 점검·강화를 당부하며 “무엇보다 당장 4월 15일 발효 이전에 본 지정조치가 시정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동훈 전 당대표도 SNS에 “미국 에너지부의 원자력,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연구협력과 기술공유 등이 제한된다”며 “최하위 범주라곤 해도 우리에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동맹 최초 다운그레이드”라며 “무능한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초래한 외교 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우리 정부와 미국 대사의 소통이 단절됐던 점을 언급하며 “민감 국가 분류라는 외교 참사는 친위 쿠데타를 위해 동맹을 배신한 결과”라고 일갈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위헌적 내란 대행 행태를 반복하며 외교 챙기기에 집중한다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실종됐냐”며 “늑장 대응 수준을 넘어선 외교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논평에서 “미 에너지부는 민감 정도에 대한 명확한 범주를 공개하고 있지 않고 수십 개에 이르는 복잡한 법과 규정들을 달리 적용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현 상황을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무책임한 핵무장론 제창’”이라며 “더 이상 자체 핵무장 등의 허황된 표상을 쫓지 말아야 한다. 무책임한 핵무장론자들의 안보팔이에 정작 우리 안보가 해를 입는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은 약 1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도로를 오가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은 교통사고 위험이 크고, 안전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도로를 누비는 현실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김포시에 따르면 시와 경기도가 폐지 줍는 노인 매칭 사업으로 매년 수천만 원 예산을 들여 방안용품, 교통안전 용품 등을 각 읍면 동사무소를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노인들은 지원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시나 경찰서 등이 폐지 줍는 노인들에 대한 교통안전 대응은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폐지를 줍는 이들 노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은 손수레다. 손수레는 도로교통법상 차량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차도와 인도를 오가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경기신문 취재진이 며칠에 걸쳐 김포시 일원에서 폐지 줍는 노인들은 만나 확인한 결과 하나 같이 안전 용품(야광조끼, 형광 안전장갑, 야광 안전띠)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사우동 일원 2차선 도로에서 손수레를 끌고 차도를 넘나들며 폐지를 수거한 한 노인은 교통안전 용품을 착용하지 않은 채 힘겹게 언덕길을 오르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 노인은 빈 병, 폐지, 고물 수집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교통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그것이 현실이다. 현재 김포시 각 읍면 동에 폐지좁는 노인들은 34명이 등록되어 있지만, 사실상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등록된 노인 중에서도 실제 교통안전 용품을 주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홍보가 부족한 탓에 받아도 활용을 하지 않고 있어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야간에 위험한 어두운색의 패딩 점퍼와 모자, 장갑을 착용한 채 끌고 가는 손수레는 어두운 곳에서는 야광 삼각대가 부착되지 않아 식별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폐지는 가득 손수레에 싣고 차도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교통사고에 취약한데도 그나마 안전 대책이라고 제공한 교통안전 용품조차 활용도가 낮은 것이다. 북변동 2차선 도로를 한 노인이 끌고 가는 손수레는 폐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검정 고무 끈으로 얼기설기 엮은 것이 전부였고, 심지어 후방에서 식별할 수 있는 야광 삼각대도 없어 사고 위험이 노출된 상태였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감정동 2차선 도로를 횡단하며 폐지를 줍는 A 씨(74, 여성)는 “동사무소에서 안전물품을 지원해 주는 줄 몰랐다”라며 “주로 밤에 상가에서 내놓은 폐지 등을 싫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다니지만 위험천만한 일을 여러 차례 겪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경기도와 매년 지원해 왔던 폐지 줍는 노인 매칭 사업도 지난해까지 진행해 왔지만 이마저도 일몰돼 올해부터 노인 사업은 김포복지재단으로 이관해 시 지원 대신 각계의 후원으로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폐지 줍는 노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지원 물품을 ‘몰라서 못 받는’ 것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읍면 동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서만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경기도와 시가 지원 사업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폐지 줍는 노인들은 교통안전 용품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신청을 해야 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점도 걸림돌인 데다 대다수가 생계가 팍팍하고 밤에 10km 이상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폐지를 주워 새벽에야 끝나기 때문에 정보를 듣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7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고령인 만큼, 복지 차원에 추진해 온 이런 좋은 사업을 시나 경찰서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데에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포시 한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도와 시가 매칭 사업으로 각 읍면 동에 내려보낸 안전용품이 어떻게 보급되는지는 등록 수만 파악되고 있다”라며 “사업이 복지재단으로 이관되면 지원 물품 활용도를 높이고 교통안전 홍보 방안을 위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