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들으면 열 깨친다.’ 공자님 시대부터 있었던 이 말, 이렇게 뒤집어보자. ‘하나라도 들어야, 열을 깨친다.’ 전편(前篇)에서 문일지십(聞一知十) 얘기 했더니 친구가 전화했다. 첨단 교육기업이나 전문가들이 수두룩한데 낡은 그 얘기를 왜 하느냐고. 은퇴한 역사교사다. 말귀 못 알아듣고, 글눈 깜깜한 상당수 우리 2세들, 그 절망이 어떠할지 짐작하고는 마냥 좌절했다. 오래 전, 언론재단의 고교생 대상 미디어리터러시 강의 중 겪은 일이었다. 원래의 관심사를 밀어두고 말과 글 ‘선생’ 일 시작한 계기였다. 언론과 블로그 통해 훈수도 해왔다. 문일지백(-百)인들 못하랴? 그런데 하나 들어 그냥 백(100)을 아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들어야 한다. 그 하나, 씨앗 지식(의 내용)이 뭔지를 아는 것이 제대로 듣는 것이다. 요즘은 부모 교사 심지어 족집게 강사조차 대개 ‘말의 뜻’과 ‘언어를 어떻게 이해할지’와 같은 수용(受容)의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세상에서 부르는 이름(예를 들어 교과서에 나온 제목 또는 개념)만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한다. 안중근 의사가 무슨 과(科) 치료하는 의사냐고 묻더라는 ‘유머’, 2세들에 대한 모욕이자 실례다. 기성세대 스스로 하늘보고 침 뱉기다. 언제 義士와 醫師의 구분을 가르쳐주었던가? 뜻 알아야 구분(區分)할 수 있다. “의사라면 의사인줄 알어!” 코미디 같지만, 실은 비극이다. ‘어른’들도 차츰 그 의사, 이 의사 구분을 할 수 없게 된다. 설명할 수 있어야 아는 것이다. 감(感)으로 안다고? 박사 교수님들조차 ‘감’으로 글 만들다가 황당 실수 저지르는 판이다. 학문은 또렷한 뜻의 말글(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공부도 그렇다. 이 대목, 저 많은 표절(剽竊)사태와 ‘yuji 파동’의 출발점일 것이다. 일(事)과 물건(物), 사물의 이름을 바르게 하는(아는) 것이 공자님 정명론(正名論)의 뜻이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君君臣臣 군군신신)...’ 하는 뜻이 바른 이름(정명)과 실체(그 이름의 주인) 사이의 ‘밀당’의 명분론(名分論)이다. 고대 동양의 언어학이려니. 사물은 불교적 명상의 틀인 인다라망(網)처럼 그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 하나 들어 열 깨치는 이치(理致)도 이런 네트워크를 상상할 일이다. 세상은 사물의 이름 즉 언어의 그물망이니, 말귀 모르는 공부는 참 어이없다. 말(語) 듣는 귀(耳)는 필요하다. 그 친구와 내린 결론, ‘말귀를 터주자.’였다. 이치 대신 답 가르쳐 주는 손쉬운 선택이 교육인가. 허나, 이는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말귀 터주는 천기(天機)의 묘책은 뜻밖에 사전(辭典)과 사전(事典) 이 두 사전에 숨어있다. 손에 비밀의 ‘天機’를 쥐고도 못 알아보는 이는 별 도리 없다. 聞一知十은, ‘당신의 문해력’ 유행 말고, 여기에 있다. 사전은 생각을 부른다.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부르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한 마리의 제비로는 봄을 부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미 봄을 느끼고 있는 첫 번째 제비가 날지 않고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만약 그처럼 온갖 꽃봉오리와 풀이 그저 기다리고만 있을 뿐이라면 봄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느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자기가 첫 번째 제비든지 아니면 천 번째 제비인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 그것이 영원한 것은 하늘과 땅이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성인도 자기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영원해진다. 그는 영원해짐으로써 비할 데 없이 강력해지고 자기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성취한다. 개인의 생활이든, 사회 전반의 생활이든, 법칙은 오직 하나, 생활을 개선하고 싶으면 그것을 버릴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유냐 예속이냐 하는 인류 미래의 운명이 걸려 있는 오늘날, 이같이 중대한 시점에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병사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또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가난한 생활을 한 하느님 나라 군대 지휘관의 본보기를 따라야 한다. 죽은 사람이란, 변천하는 것에 대한 번민에 빠지고 물욕의 포로가 되어, 자기 속에 해방을 구하는 영혼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요, 산다는 것은 곧 싸우는 것이요, 결국은 죽는 것이며, 오직 그것을 통해서만 위대한 자유가 성취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을 말한다. (라므네) 인간의 완성은 그가 자아로부터 얼마나 해방되었는가 하는 정도에 의하여 가늠할 수 있다. 우리가 자아에서 해방되면 해방될수록 인간으로서의 완성도도 커진다. 희생을 치르지 않고 삶을 개선하려는 것은 헛된 일이다. “쓸데없는 종입니다” 할 자격은 사실은 죽도록 일한 자가 아니고는 못 가지는 것이요, 정말 제 할 일을 다하는 참된 종이면 반드시 “저는 쓸데없는 종입니다” 할 것이다. 교회를 스스로 부정하여 “이것은 진리를 어둡히는 존재다”하면 거기 진리가 깃들어 있을 수 있으나 “꼭 우리 교회에 들어와야만 한다. 이 밖의 것은 다 거짓이다” 하면 그 교회야말로 참은 하나도 없는 거짓이다. 인생의 일이 어느 것이든 버리기 위해 하지 않은 것 있느나? 모든 함[爲]은 다 헛것이요, 내 한 것을 능히 스스로 버리는 일만이 참으로 내 한 것이다.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말 할 자격은 마음을 다하고 생명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는 자만이 가졌고 저를 죄인으로 철저히 알며 그것이 곧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섬김이다. (함석헌) 주요 출처: 똘스또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오는 3월 8일로 예정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과열·혼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조합장 선거는 지난 2015년부터 중앙선관위가 의무위탁을 받아 전국 동시 방식으로 치르고 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탈·불법 선거행태근절을 위해서는 철저한 관리가 우선이다. 그러나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공명’ 실천 의지와 왕성한 고발정신이 더 중요하다. 혼탁 선거의 대명사로 불리는 불명예를 씻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절실하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전국 1천300여 지역단위 농협·수협·산림조합장들을 한꺼번에 선출한다. 경기도지역에선 31개 시·군에서 농·축협 163개, 수협 1개, 산림조합 16개 등 180개 조합에서 조합장을 뽑는다.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 500여 후보들은 오는 21·22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2..
새해 미래적 소통 풍경 계묘년 새해 정월이다. 새해 소통 풍경은 어떨까. 양력이 정착되고 사회적으로 익숙하여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전통사회적인 특성이 아직 곳곳에 숨쉬고 있다. 새해 첫 날인 설과 팔월 한가위 추석은 민족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한국인이 세시풍속으로 지내는 큰 명절이다. 설은 송구영신의 새해 출발이다. 그러니 설날에는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여 조상들께 차례를 올리고. 서로의 건강과 화목을 소망하면서 덕담을 나눈다. 전통사회에서 정월 대보름 때까지는 새해맞이 분위기 속에서 지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손에 이끌려 동네 어르신들께 세배를 드렸다. 그렇게 세배를 받은 어르신들은 새해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원해 주고 조심해야 사항들도 일러 주셨다. 일종의 새해 운세의 길흉화복 예언이었다. 주역과 토정비결 미래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과 중국 간의 지경학적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강대국들 사이의 경제제재로 인하여 기업경영의 리스크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경제제재 주체 및 수단의 다양화 현상이다. 경제제재의 주체는 전통적으로 유엔과 미국이었으나 최근 유럽연합과 중국 등이 가세하고 있다. 유엔은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과 침략 행위에 대하여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형식으로 제재를 부과해 왔으나 최근 상임이사국의 분열로 그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제재를 지정·지경학적 목적을 위하여 활용하는 가장 강력한 주체다. 2018년 수출통제개혁법과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 등을 통하여 기술 제재를 새로운 제재 수단으로 도입함으로써 국제경제질서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연합..
지혜로운 사람이란 자기 인생의 사명을 알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학자란 책을 읽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교양인이란 그 시대에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지식과 풍속, 관습을 완전히 터득한 사람을 말한다. 현자란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오늘날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필요 없는 지식을 산처럼 가득 채워 넣고 자신을 학자나 교양인, 현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의의도 모르면서 오히려 그 모르는 것을 자랑하는, 깊은 미망의 구렁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학 분자식도 모르고 라듐의 시차와 그 성질도 모르는 무지한 문맹자 가운데, 인생의 의의를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지혜로운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지도 내세우지도 않으며, 다만 끝없는 자만에 의해 더욱 미망의 구렁에 빠져드는 사이비 지성인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유일한 학문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학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사람의 손에 닿는 학문이다. 생명의 원리는 스스로 함이므로 이론으로 하면 진리는 곧 나 자신에 있는 것이며, 따라서 생각만 하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것이요, 그것을 실현하는 힘도 내게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연약한 것이라, 깨닫기도 쉬운 것이 아니요, 실행 연습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스승이 절대로 필요하다. 스승의 하는 일은 세 가지다. 첫째는 가르침이요, 둘째는 본을 보여줌이요, 셋째는 감화를 줌이다. 그중에서 이 마지막 조건이 더욱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혼 속에 잠자고 있는 정신적 생명이 잠에서 깨어나 모든 바깥 것의 방해를 물리치고 정말 영원히 스스로 하는 올라감이 되려면, 지식이 나 본보기만 아니라 산 혼의 방사능에 의하여 불붙임을 받아야만 되기 때문이다. (함석헌)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새해 벽두부터 서민들을 놀라게 한 끔찍한 ‘난방비·교통비 폭탄’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정치권은 이를 놓고 또다시 ‘전 정부 탓’, ‘현 정부 무능 탓’부터 꺼내 들고 정치 공방을 시작했다. ‘수혜자 신청주의’의 안일한 갑질 행정에 막혀 가스요금을 감면받지 못한 영세가구가 수십 만이라는데, 위정자들은 부끄럽지도 않나. 국제적 환경변화가 겹친 현실을 함께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어 장기 대책 수립에 나설 때다. 난방용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 급등은 지난 2021년 8월부터다. 2022년 1월 이후 잠잠해졌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작년 3월에 다시 상승해 지난 한 해 동안에 무려 128%나 뛰었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 4월에야 가스요금을 올리기 시작했다. 대선을 의식해서 인상을 늦췄다는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가스공..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한 혁명가가 있다. 함경북도 길주에서 태어나 농림학교를 졸업한 전일은 일찍이 북간도로 넘어가 광복단 단장으로 활약했다. 러시아혁명이 일어난 다음 연해주로 건너간 전일은 일본군과 반혁명군의 공격을 받고 있던 극동소비에트 정부를 지키기 위한 적군의 하바롭스크 방어전에 참전했다. 조선 최초의 사회주의자이자 여성혁명가였던 김 알렉산드라가 외무장관으로 있던 극동소비에트 정부가 조선의 독립운동을 지지했기 때문이었다. 3·1 운동 이듬해인 1920년에는 시베리아주둔 일본군의 철퇴와 병사들의 반란을 선동하는 유인물 5만 부를 배포하려다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었다. 국내로 압송된 전일의 재판을 맡은 함흥지방법원 청진지청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 본업은 조선독립운동이올시다.”..
북한 무인기들이 서울 상공을 침범한 사건을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전쟁 준비’, ‘핵전쟁 불사’와 같은 강경 발언을 토해냈다. 2018년 이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불었던 한반도 평화 무드는 이 정부 들어 일전불사의 전쟁 위기로 치달으면서 깨졌다. 대통령의 이 발언들은 물론 공허한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 개시권이 미국에 부여돼 있을 뿐 우리의 군사주권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1조는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 주권재민의 대원칙은 방위조약 앞에서 무력하다. 조약 4조에는 “한-미 상호합의에 근거해 미국의 육-해-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국은 이를 수락한다”고 돼 있다. 미국은 군사력의 반입과 반출, 배치, 전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어떠한 동의도 받을 필요가 없다. 조약 하위법인 주둔군지위협정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 관련 조항들도 주권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문제투성이다. 주한미군의 시설, 구역, 경비에 관한 부담을 한국이 져야 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새 이전지인 평택 기지가 우리 돈으로 전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졌던 것도 그 규정에 따른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주한미군 기능이 오래전 전략이동군으로 변경된 뒤 평택기지가 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지휘부 노릇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북한 위협과 함께 중국과 대만, 중국과 일본 간 충돌에 대한 군사적 역할도 주한미군에게 주어진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은 이 땅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킨다. 이 구상은 일본이 대 태평양 군사전략 실행에 따른 미국측 부담을 떠안는 대신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양해하는, 우리로선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미-일이 동북아와 아시아 전역에서 중국을 봉쇄하겠다는 것인데, 이 전략은 일본을 군사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양국 극우세력들의 의도에도 부합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한국이 이 동맹의 하위 단위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과 주변국 사이의 군사적 충돌의 경우에도 한반도는 전쟁에 곧바로 휩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겉으로는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시늉을 하지만 기실 그 존재를 은근히 즐기고 있는 눈치다. 북핵이야말로 동맹국 일본의 군비증강을 정당화할 구실인 동시에 남한을 중국에 대한 전초 군사기지로 활용하는 데 더 없는 호재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북-미 간 하노이회담 결렬은 미국을 움직이는 군산복합체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담 성사로 인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죽음의 무기상’인 이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더 이상 미국과의 담판을 통한 핵 협상을 하진 않을 것 같다. 현재 북-미 간 긴장이 높아져 미국은 전략자산 증강을 비롯한 대규모 군사연습에 나섰고, 북한도 이에 맞서 수십 차례에 걸친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 전체가 마치 기름을 부은 섶과 같아서 누군가 불만 당기면 금방 불바다로 변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동시 절멸의 참혹한 전쟁 위기에서 민족을 구하고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그러려면 군사주권부터 찾아와야 한다. 한-미 방위조약을 호혜-평등의 원칙에 걸맞게 개정하는 것이 평화 만들기의 첫걸음이다. 군사주권을 이민족에 맡겨 민족이 엄청난 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했던 구 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질문했다. “선생님 제가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데 무엇이 있어야 할까요?” 잠시 생각에 잠겼던 공자가 답을 했다. “나라를 만들려면은 믿음(信)과 군사(兵) 그리고 먹을 것(食), 3가지가 있어야 하니라.”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어떤 것입니까?” 공자가 잠깐 머뭇거리다 답했다. “그것은 군사이니라.” 자공이 또 물었다. “남은 2가지 중에서 하나를 제외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공자는 즉시 답했다. “당연히 먹을 것이니라. 국가는 먹을 것이 부족해도 몇 달은 버틸 수 있지만, 백성의 신뢰가 없다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언급되는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신뢰는 국가를 유지하는 최고의 기반이자 기초이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