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를 뽑는 선거가 8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러나 대선정국은 안개 속이다. 언제 후보가 결정되고, 주자들의 생각과 정체성(정당)은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는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야권발 대선 구도는 더욱 그렇다. 기존 국민의힘 안에서 이렇다 할 후보군이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최근 입당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야당의 경선 버스를 타지 않고 당 밖에서 독자세력화를 모색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혀가고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잠재적 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19일 저서 출간과 함께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었지만 대선 행로는 더 모호하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최재형 전 원장을 끝으로 장외 주자의 추가 국민의힘 입당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연 전 부총..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노선을 두고 갈라졌던 항일단체들은 이념 면에 있어서만은 삼균주의라는 정치이데올로기로 통합되어 있었다.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사회주의 그리고 교육의 균등을 주장하는 삼균주의는 좌우의 독립운동단체들 대부분이 해방된 조국에 적용될 민족주의 정치이념으로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삼균주의를 만든 이는 임시정부의 외무부장으로 활동했던 우국지사 조소앙이었다. 그는 이미 임정의 헌법을 만들고 해방된 조국의 미래상으로 건국강령을 작성한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해방 후 백범과 함께 귀국한 조소앙은 분단정권이 아닌 통일민주정부수립에 나셨다, 반탁운동과 죄우합작운동 등 그는 시종일관 임정을 대표한 민족주의자였다. 특히 1948년 4월의 남북협상은 분단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민족운동의 몸부림이었다. 평양에서..
지난 14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15명이었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이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12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됐다.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도 2단계로 올렸다. 제주도와 경남 함안군, 거제시, 김해시, 강원도 강릉시는 3단계로 격상됐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는 오래도록 지속된 방역조치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 데다 방역 긴장이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방정부에서 각종 조치 완화를 예고하자 국민들의 긴장이 풀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거리두기 개편과 예방접종자 인센티브가 발표되면서 조금 완화된 메시지가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최근 방역조치를 강화하긴 했으나..
날씨가 무덥다. 무더운 날씨보다 더 짜증스럽게 만드는 대선 주자들 간의 검증과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왠만한 공공기관에서는 2000만 원이 넘는 사업은 공개경쟁에 붙이고, 수주하려는 업체들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검증을 받는다. 발주처는 입찰에 응한 업체의 제안서 내용과 함께 그 업체가 그동안 수행한 사업의 실적을 검증하여 사업수행 업체를 정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은 연간 600조에 달하는 국가 예산을 운영하고 주권자들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는 소임을 5년간 맡길 업체를 공모 중이다. 4000만 명이 넘는 만 18세 이상의 국민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업 공모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수십을 헤아린다. 8개월 뒤에 있을 최종 심사를 앞두고 예비심사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이 업..
여기서 벌어지는 비참한 일들은 결코 말로 설명할 수 없어. 사람들은 큰 막사들 안에서 하수구 안의 수많은 쥐들처럼 살고 있어. ... 지난주 어느 날 밤 포로들을 이송하는 열차가 이곳을 지나갔어. 그들의 마르고 창백한 얼굴. 그토록 피로한 모습은 본 적이 없어.... 이른 아침에 그들은 빈 화물차에 쑤셔 넣어졌고, 그다음에는 열차를 판자로 막는 동안 오래 기다려야 했어, 이제 그들은 동쪽으로 3일 동안 실려 가야 한다. 병자들에게는 바닥에 종이 매트레스를 깔아 주었어. 나머지 사람들은 밀폐된 차량 한 대당 70명가량이 가운데 양동이가 있는 맨 판자 위에서 지내야 해.. 살아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염려했다. 그리고 내 부모도 그렇게 이송될 채비를 하고 있어. 그런데 말이 옆으로 샜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거야. 여기서 벌어지는 비..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7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방향, 학제 · 교원정책 · 대입 · 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10년 단위의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백년지대계의 교육을 담당하기로 하고 잉태된 셈이다.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음 정부에서 출범시키기로 했으니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7월 중에는 그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국가교육회의 이광호 기획단장은 2020년 11월 24일 개최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기존의 교육 전문가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학부모 등 일반 시민이 참여..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들은 언론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일신상의 이유로 열흘 만에 대선 캠프를 떠났지만 이동훈 전 대변인은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다. 이 전 대변인과 함께 투톱 진용을 완성했다고 알려졌던 이상록 대변인의 경우는 서울신문, 한겨레,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이 대변인은 동아일보 법조팀장 시절 윤 전 검찰총장을 만났던 인연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부대변인으로 윤 캠프에 합류한 김기흥 기자는 KBS에서 수개월 전에 국회와 법조 취재를 맡았었고 ‘일요 뉴스타임’ 앵커이기도 했다. 전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윤 후보자를 두고 현직 때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윤 후보자는 이러한 오점을 대신해 ‘국민호출론’과 같은 명분으로 막아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4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온실가스 55%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입법 패키지 핏포 55(Fit for 55)를 발표했다. EU는 역내로 들어오는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기 등 탄소량이 많은 5개 분야에 대해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탄소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탄소국경세는 EU에 수입되는 제품 중 자국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부과한다. EU는 탄소세 부과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철강 알루미늄을 중심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탄소세는 수출품목에 대한 일종의 관세로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사실상 금지된다. EU는 2050년까지 EU를 최초의 '탄소 중립'(탄소 배출 총량 ‘0’)지역으로..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위한 주요 핵심 활동으로 마을의 모든 유·무형 자원의 가치를 발굴하는 활동이 있다. 마을 자원으로는 자연환경과 생태자원으로 이루어지는 자연자원, 마을 고유의 역사문화자원, 마을의 경제활동에 기여 하는 경제자원, 그리고 인적자원과 마을공동체 시설 등이 있으며, 특히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자원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주민 스스로 버리는 자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쓰레기를 분리·수거하여 재활용하는 것을 생활화함으로써 자원순환 마을로 가꾸어가야 한다. 금년 5월에 개최된 ‘2021 P4G 서울정상회의’에서 중점분야로 제시된 ‘순환경제모델’은 사용된 자원을 폐기하지 않고 경제에 재투입함으로써 탄소 중립과 기후시스템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폐기물 발..
“혹시 소식 들었어요? 나는 가야 해요.” 우리는 서로를 오래 바라본다. 그 애는 얼굴이 사라진 것 같고 눈만 남아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 다음 고르고 우울한 목소리로 말한다. “참 딱한 일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평생 배운 게 모두 쓸모가 없어졌어요.” 그리고 “죽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라고 한다. (최근에 도착한 젊은 여성에 대해) 그녀는 많은 다양한 속옷 세트와 여러 옷을 덧입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둔중하고 우스워보인다. 그녀의 얼굴은 얼룩덜룩하다. 그녀는 무방비 상태로 버려진 어린 동물처럼 모든 사람을 은밀하고 머뭇거리는 눈길로 바라본다. 이미 무너지는 상태인 이 젊은 여성이 남자, 여자, 아이들, 아기들과 한데 몰아넣어지고, 가방들이랑 수화물과 한데 섞이고, 가운데 있는 양동이 하나가 유일한 편의시설인 과밀한 화물열차에서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