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입국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VUI-202012/01)’가 확인돼 방역 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무려 70%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통해서라도 추가유입을 악착같이 차단해내야 한다. 이울러 ‘민관합동백신TF’를 꾸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백신 물량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할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 이어 남아공에서도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커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50여 개 국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공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번에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3명은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확진자로 드러나 전장 유전체 분석을 받은 일가족이다. 질병청은 영국에서 귀국한 후 자가격리 중이던 80대 남성이 지난 26일 심정지로 숨진 후 사후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남성의 가족들도 양성 판정을 받아 뒤늦게 바이러스 변이 여부를 검사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모든 입국자에 대해 기본적으로 14일간 격리조치를 시행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감염자가 걸러지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나들면서 짧게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는 28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6일 더 연장키로 했다.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도 함께 연장된다.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전국적으로 203만 개 시설의 영업이 타격을 받게 되는 등 사회경제적 피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막심할 것으로 예측돼 정부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신 확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는 이미 ‘백신 확보 전쟁’을 넘어서 ‘백신 접종 전쟁’으로 접어들었다. 아무리 부인해도 우리는 백신 확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런 시점에 내년 2월 의료진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발표는 한 줄기 빛이다. 지난 27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백신)물량을 이미 확보했다. 내년 2월이면 의료진·고령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같은 자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여전히 “내년 2분기 접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뭐가 맞는 말인지는 알쏭달쏭하다.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완벽한 방역’과 ‘치료제·백신 개발 및 확보’의 투 트랙 전략이 적극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방역의 중요성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변종 코로나’를 막아내는 일에는 일각의 허점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선제적 ‘봉쇄’조치를 과감하게 결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이유도 변명도 필요치 않다. 무조건 막아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세기적 전쟁에서 우리는 지금 위태로운 비탈길을 치닫고 있다.
영월 동강을 끼고 걷다 올려다 본 깎아지른 바위의 민낯이 영락없는 도깨비 얼굴이다. 도깨비 뿔 삐딱하게 박은 채 우글쭈글하게 인상을 찡그린 모습이 마치 강줄기를 호령하듯 쩌렁쩌렁 호탕한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도 보여 엉겁결에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말았다. ‘비록 코로나19의 기세에 눌려 도망쳐왔지만 어쨌든 힘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제발 살맛나게 해주세요.’라며 빌고 또 빌어본다. 도깨비를 떠올린 순간 나는 왜 겁부터 났을까, 아니 왜 무언가를 빌어볼 생각을 했을까. 그건 아마도 어린 날의 경험과도 관계가 있을 듯 보인다. 억지떼라도 쓰는 날이면 어른들은 여지없이 ‘도깨비가 잡아간다.’라며 겁을 주기도 하고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도깨비 목소리는 늘 무섭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들려주었으니..
구하기 어렵다는 그의 공연 표를 구해서 잠시 좋았다. 얼마 후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가요란 3분 안에 인생의 의미를 노래하는 장르이다. 인기 가수와 인기곡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훈아는 1966년에 데뷔하여 지금도 활동하는 가수로 단연 톱클래스에 자리한 가수이다. 그의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 노래들이다. 한국의 한의 정서를 신바람 나게 풀어내는 그의 미성에는 중독성이 있다. 그의 구성지게 넘어가는 절묘한 창법은 작곡의 완성을 마감한다. 누구나 열창을 하지만 그저 부르는 노래가 아닌 노래를 음미하며 자신 및 팬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기만 하다. 이른바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내가 꼽는 그의 최고의 노래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곡이다. 그러나 그 노래를 자주 부르면 눈물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중대재해법은 하청-재하청의 구조로 진행되는 산업현장에서 사업주들의 무책임으로 덧없이 스러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입법이다. 더 이상 여당은 야당 핑계나 대고, 야당은 반심(半心)을 써서는 안 된다. 지금의 정치권 행태로는 또다시 시간에 쫓긴 졸속 입법이 걱정된다. 입법의 효력은 미미하고, 부작용만 불거지는 골칫덩어리 법을 만들지 않을까 진작부터 걱정이다. 여야 정치권은 한시바삐 신속하게 마주 앉아 합심해야 마땅하다. 단식 중단을 요청하러 농성장을 방문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비참하게 희생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야당이 법..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감하는 올해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더 심화된 양극화의 음지에서 한줄기 햇빛을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세밑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 정치권은 ‘여의도 산성(山城)’안의 딴 세상에 살고 있다. 4.15총선에서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릅쓰고 28년만에 최고의 투표율(66.2%)로 성의를 표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저 공허함이다. 소위 ‘추-윤 갈등’(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코로나가 그나마 조금 남겨놓은 것 조차 모두 앗아간 느낌이다. 최고의 검객(율사 출신)들이 뿜어내는 장풍에다 여의도 응원단의 박수 소리에 산성 밖의 초간삼간 무너지는 소리는 떨어지는 낙엽 정도나 될까. 박수만쳐도 일자리 걱정없고 수입도 줄어들 걱..
코로나19와 일상의 변화 코로나19, 다시 대유행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 닥친 2월의 변화는 12월이 된 지금 창의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모임과 만남의 문화가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온라인 소통과 디지털 공동체가 각광받겠지만, 그에 비례해서 작은 동아리와 사랑방의 가치 역시 부상한다.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항상 누려왔던 모임과 만남은 지금 사회적 결핍이 되었다. 사이버 연결상태의 과잉은 피로를 동반한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SNS와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지도 않고 삶을 해방시키지도 않는다. 화상회의가 늘고, 스마트폰 전화통화가 많아지고, 업무가 채팅방 대화창에서도 전개되는 것을 바라는 이는 많지 않다. 업무는 편해졌지만, 쉬는 시간까지 그 업무를 온라인으로 해서야 되겠는가, 자문들을 하게 된다. 스마트..
석탄발전소의 문제는 연료가 석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석탄 발전소의 진짜 문제는 발전 시스템이 너무 비효율적인데서 비롯된다. 발전 시스템의 속을 들여다 보면 4 단계 에너지 변환 과정을 거쳐 연료인 석탄으로부터 전기가 생산된다. 첫 번째는 석탄을 산소와 결합시키는 화학 과정을 거쳐 열을 발생 시키는 화학 에너지 변환이다. 두 번째는 이렇게 만들어진 열을 물에 가열하여 물의 상태를 압력이 높은 증기로 만들어내는 열 에너지 변환이다. 세 번째는 이 고압의 증기를 이용하여 터바인을 돌리게 하는 운동 에너지 변환이다. 네 번째는 터바인에서 생성한 운동 에너지를 전자기 유도 장치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전기 에너지 변환이다. 연료인 석탄의 고유의 에너지는 최종 생산물인 전기로 변환 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대부분은 열에너지에서 운동..
진성준 민주당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1가구 1주택’을 주거의 기본원칙으로 정하는 법안이 논란의 중심에 떠올랐다. 도무지 잡히지 않는 부동산 불안정성 해결을 위한 고육책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설익은’ 무리수다. 곧바로 ‘위헌’ 논란에다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의 포기라는 비판마저 쏟아지고 있다. ‘매매차익 중과세’ 등 다른 입법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옳다. 매매차익 실현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묘수를 찾는 게 정도(正道)다. 진성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안은 ‘1가구 1주택 보유·거주’,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주택 우선 공급’. ‘주택의 투기목적 활용 금지’ 등을 명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진 의원은 “1가구 다주택 소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전혀 아니라 이 원칙을 주택정책의 큰 방향과 기..
경기도의회 임성환 의원 두 팔을 지지대 삼아 두발을 위로 올려 가위질 하듯 앞뒤로 가로젓는다. 머리를 꼭지점 삼아 발을 돌리는 것을 시동으로 온몸을 따라돌린다. 흡사 팽이 인간이다. 부천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종종 접했던 춤, 브레이킹(브레이크댄스)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정식 초청장을 받았다.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이다.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나들며, 기록에 도전하는 종목들이 즐비한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라는 종목을 받아들인 것은 가히 혁신적이다. 우리나라 춤사위 고수들도 관심과 이목을 집중, 올림픽 무대에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초 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소년들이 추던 춤이다. 자메이카 출신의 디스크자키(DJ)이자 힙합의 원조로 일컬어지는 쿨허크(Kool DJ Herc)가..
오늘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데 이어 내일부터는 전국의 식당에 5인 이상 예약과 입장이 금지된다. 스키장과 눈썰매장을 비롯한 관광 명승지도 문을 닫는다. 위반업소 적발사례가 꾸준히 발생하는 등 지금까지의 방역 전선은 온전하지 않다. 국난 극복에 온 백성이 기꺼이 나섰던 역사적 전통을 되살려야 할 때다.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뜨거운 ‘시민 정신’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에서는 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내년 1월 4일 0시까지 적용되는 이 조치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고비에서 지방 정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나들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 등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긴급 방역대책 시행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지사는 ‘특별 생활치료센터 운영’,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의료인력 긴급동원 행정명령 준비’, ‘의료·구급 관련 소방인력 투입’ 등의 경기도 차원의 긴급 방역대책도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을 공표했다. 수도권에 내려진 5명 이상의 사적 모임에 대한 금지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는 스키장 등 연말연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되는 관광명소 운영이 일제히 중단된다.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유흥시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최근의 발표는 정부의 조치에 순응해온 대다수 국민의 조바심을 무색하게 만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22일부터 최근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한 무허가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시설 202곳을 단속해 1천98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할 것으로 추측된다. 1년 가까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일상은 엉망진창이 돼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인내의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는 불평불만과 우울감 같은 일명 ‘코로나 블루’ 현상은 그 깊이를 가늠키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못 하는 일상 속에서 국민 개개인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선택의 여지’란 없다. 인류가 가진 모든 지혜와 인내심을 쏟아부어 무조건 끊어내고 볼 일이다. 개념만 조금 바뀌었을 뿐, 코로나 방역은 총칼 전쟁보다도 훨씬 더 엄혹한 전쟁이다. 전선도 따로 없고, 시한도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최전선 전투원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않으면 결코 승리하지 못할 무서운 전쟁이다. 이쯤에서 막아내야 한다. 백신으로 집단 방역 효과를 구축하는 일은 아직 멀었다. 백성의 자발적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켜온 자랑스러운 역사 전통을 되살려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정신이 아니라, ‘나 하나만이라도’의 결연한 마음가짐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