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일상 속에서 반복된다. 2011년 어느 초여름쯤 서울 한남동에서 술을 마시다가 술상을 엎고 자리를 박차고 나온 적이 있다. 10년이 된 얘기지만 40대 후반의 나이였을 때니 아무리 화가 나도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기억하기로는 그 자리에 꽤나 스노비시(snobbish)한 인간들이 모였었는데 건축가 변호사 방송인 패셔니스타 시인 등등이 있었을 것이다. 장소도 한남동 유엔빌리지 근처였다. 비교적 여유가 넘쳐나던 분위기였던 건 불문(不問)이 가지(可知)다. 자연스럽게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이, 무상급식을 놓고 벌인 정치 도박에 대한 얘기가 화제가 됐다. 그중 여자 시인의 말이 화근이 됐다. 그녀가 말했다. “왜 내가 낸 세금으로 강남 집 애들까지도 공짜로 밥을 먹여야 해? 미친 거 아냐?”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없었던 탓에 말을 더듬었고 그런..
6.25전쟁으로 고아가 되어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여자아이가 있었다.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의 세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아일랜드계 양부모는 미국으로 입양된 후 열병을 앓고 지적장애인이 된 여자아이를 정성껏 키웠고 후에 미혼모가 되어 나은 손자까지 사랑으로 정성껏 돌봤다고 한다. 그 손자인 리처드 용재오닐은 여러 인터뷰에서 그의 조부모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다.“ 할머니가 10년 간 기사 노릇을 해주셨다. 차로 30분이나 되는 거리, 배로 3시간 걸리는 곳, 나중에는 5시간 거리를 갔다. 80대 나이에도 왕복 200km를 다니며 제가 15살이 될 때까지 10년 간 운전기사 노릇을 하셨다.” 며 넉넉치 않은 가정환경에서도 조부모님은 용재오닐이 대학에 진학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고 사랑한다는 말을 뛰어넘는 행동들을..
어떤 주인이 모든 걸 다 준비해주고 누군가에게 일을 맡겼다. 그런데 정작 상대는 딴 맘을 먹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애초에는 신뢰할 만하니 그랬을 텐데 말이다. 과연 그 끝은 어찌 될까? 예수가 들려준 이야기다. “어떤 사람이 포도농사를 위해 직접 울타리도 세우고 즙 짜는 틀도 만들어놓고 망대까지 세웠다. 이렇게 일일이 다 챙겨 주는 주인은 없었다. 그는 마을의 어떤 이들에게 세를 받기로 하고 여행길을 떠났다. 이제는 수확철이겠거니 하고 세를 거두려 자기 수하를 보냈다. 주인없다고 어느새 주인 행세를 하던 자들이 주인이 보낸 이를 실컷 때리고 빈손으로 보내버렸다.” 뭔가 잘못 알아보고 그랬지, 하고 주인은 다른 자기 하인을 이곳으로 보냈더니 머리를 거의 박살내다시피 하고 능욕까지 했다. 상황이 좀 이상하긴 했으나 그래도 혹시, 하고 또 사람을..
지난해 12월 23일에는 중·러 공군기 20여대가 합동 훈련을 하면서 우리방공식별구역 카디즈(KADIZ)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여러 차례 침범하여 우리 공군이 긴급 출동해야 했다. 또한 일본은 이를 빌미로 독도 영공이 일본 영토라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防衛省)은 2021년도 방위예산으로 5조 4,898억 엔을 편성하였다. 이번 일본의 방위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데, 다차원 종합방위력 구축이라는 목표하에 예산이 포함되어 동북아 안보의 위협이 함께한다. 미국의 제46대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신행정부는 안보팀 주요 인선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귀환(America is back)을 선언하고, 동맹을 거부하지 않고 적들을 대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강화하..
죽음의 순간에 전 생애를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 지구 반대편 나라의 가수, 칠레의 빅토르 하라(1932- 1973) 이야기를 하려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월드뮤직을 접하기 전 먼 바람을 타고 전설처럼 흘러 내 귀를 스쳐갔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청춘을 보냈는데, 우리처럼 군부독재탄압에 신음하던 칠레에 민중가수 김민기같은 존재가 있다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20여년 전 체 게바라 열풍이 불어 거리에 그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넘치던 때, 어느 술자리에서인가 ‘칠레에도 체 게바라같은 대단한 존재가 있는데.....’는 말이 오갔던 기억이 있다. 월드뮤직에 빠지면서 다시 한 번 그 이름을 접했고 노래를 찾아 듣던 중 유독 가슴에 꽂히는 곡을 만났다. ‘Manifesto’(선언). 감미로운 기타 전주 후에 나오는 미성의 달콤한 목소리....라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와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하는 시·군·구에 행정·재정 운영 및 국가의 지도 감독에 대한 특례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수원시와, 용인시, 고양시, 그리고 경남 창원시 등 인구 100만 명 이상 기초 4개 대도시는 2022년부터 ‘특례시’가 된다. 특례시란 기존 광역지방정부(시·도)와 기초지방정부(시·군·구)의 중간 단계 지방정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당 도시들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국회통과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100만 명 이상 4개 대도시의 맏형격인 수원시 염태영 시장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기초지방정부의 지위와 권한과 지위를 제도화하는 초석이 될 것” “100만 인구 대도시를..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서울보다 16.8배나 넓다. 인구도 1378만여 명으로 서울 976만여 명 보다 많다. 첨단 제조업도 경기도에 제일 많이 입지하고 있다. 더 이상 경기도는 서울에 종속된 도시가 아니다. 신축년 새해에 경기도는 전국 최대 지방정부의 위상과 미래 비전을 반영한 새로운 얼굴을 들어냈다. 이제껏 16년여에 걸쳐 사용하던 대표상징물과 영문슬로건, 경기도 노래를 새롭게 내놓았다. 경기도가 새로운 상징물과 노래를 선보이며 소띠 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상서로운 기운이 넘친다. 새로운 GI(Government Identity)는 경기도 이름의 한글 초성‘ㄱ,ㄱ,ㄷ’을 초록과 파랑색으로 표현했다. 초록은 자연, 공존, 친환경, 평화를 나타내고 파랑은 신뢰, 에너지, 미래가치를 뜻한다. 첫 인상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영문슬로건 ‘Go Great,..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한다.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시작 전부터 숱한 도전을 받으며 앞길은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두달이 넘도록 계속돼온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불복이 급기야 의사당 난입 사태로 비화되며 미국 민주주의 역사가 송두리째 휘청거리고 있다. 트럼프는 하원에서 두 차례나 탄핵을 받은 최초의 대통령이 됐고, 취임식을 앞둔 워싱턴은 제2의 폭력사태에 대비한 비상사태까지 선포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자인 46대 대통령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후 152년 만이라고 한다. 미국은 후임 대통령과 퇴임하는 대통령이 평화적 정권 이양의 상징으로 취임식을 위해 함께 의사당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그 전통이 깨질 위기에..
왜 이렇지? 자칭 잘난 사람들 집단인데 국민들은 못 믿겠단다. 검찰과 언론이 그렇다. 수없는 원인이 어우러진 결과겠지만, 자신들의 눈으로만 세상을 재단하려는 그릇된 선민의식에 대한 반감이 클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와 검찰 이슈는 한국사회를 지배했다. 상반기엔 정부의 코로나 방역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았지만 한국언론이 애써 외면했다. 외신들의 찬사는 총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언론의 보도 프레임이 의도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유신 때나 5공화국 시절 1단 기사의 가치가 1면 톱기사나 9시뉴스 첫 보도보다 더 의미있었던 때가 있었다. 외국 언론의 한국보도가 더 영향력을 발휘했다. 기자들을 앞서는 국민들의 뉴스 수용 수준을 보여준 반증이다. 하반기에는 검찰 이슈가 세상을 뒤덮었다. 왜 검찰의 권력집중 문제가 개혁 이슈로 부각됐는지는 찾기 어려웠다. 언론보도는 추미애와 윤석열의 치킨게임, 넓게는 청와대와 윤석열의 파워게임으로 환치시켰다. 공수처 설치의 발상은 왜 나왔는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양은 어떤 연유로 제기 됐는지 그 배경은 다룬 기사는 거의 없었다. 두 사안 모두 과도한 정치적 시각으로 기사를 다뤘다. 언론이 위기라고한다. 맞다. 다만 전통 언론의 위기일 뿐이다. 코로나19 보도와 검찰보도 같은 기사가 이어지면 독자나 시청자는 이런 언론을 더 멀리할 것이다. 미디어 컨텐츠가 전통 언론의 독점 상품이었을 때는 이렇게 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읽고 시청했다. 이런 상품 공급자의 태도가 발붙일 수 있는 시대는 한참 지났다. 여전히 언론은 수준 이하의 상품을 ‘싸고 좋은 물건’이라고 허풍이다. 어떤 용도로 만든 것인지 조차 혼란스럽다. 생명과 관련된 뉴스도 정치기사로 둔갑시킨다. 공동체의 통합이 필요한 사안도 그렇다. 그 알량한 선민의식으로 우리를 가키려들지 말라고 힐란하며 뉴스 직구로 돌아선다. 근대 언론이 태동한 이후 20세기말까지 언론은 ‘세계를 보는 창’ 이이었다. 언론에 보도돼야 있었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론이 어떤 뉴스를 취사선택해 보도하는냐가 막강한 파워를 가져다 주었다. 한 때, 한 신문의 간부는 ‘밤의 대통령’이라고 자기 신문을 자찬 했다. 다른 언론에 난 기사도 우리 신문에 나야 진짜 기사라고까지 했다. 지금 들으면 오만의 극치지만 그 당시에는 수긍되는 측면도 있었다. 기사화하지 않거나 기사화해도 한쪽 측면만 보도하면 언론사의 의도대로 시민을 끌고 갈 수있다는 오만은 여전하다. 지난 1월 8일 금요일자 신문들은 전날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법사위를 통과한 내용을 전했다. 한 경제신문은 경영계 입장만을, 한 진보지는 노동계의 입장만을 1면 머릿기사로 다뤘다. 기사 말미 인용된 전문가 목소리는 기자나 그 언론사의 의도를 객관으로 포장하려는 화장술에 다름아니었다. 가식은 친구를 멀게 한다.
현재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과 더불어 신경퇴행성 뇌질환인‘치매’를 꼽을 수 있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대표적인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손예진과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에서 보듯이 젊어서 발생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후발성 알츠하이머 치매로 크게 구분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침적되어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이 원인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실인증, 실어증과 실행증이다. 초기에는 최근 기억력이 감소하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언어구사력, 지남력, 및 판단력 저하와 함께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져 가족에게도 고통과 부담을 주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약물·비약물 치료가 증상의 완화에 도움은 될 수 있다. 따라서 치매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운동이다. 즉 뇌와 심장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여 뇌·심혈관계 질환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 감소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근력 운동을 말한다. 예를 들면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치매 예방체조, 공을 이용한 운동, 벽에 기대어 발 앞 혹은 뒤꿈치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 밴드 운동 및 숫자 게임 등을 들 수 있다. 운동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근거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여 지속적으로 실시하되 운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면서 주변 사람과 교류를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고 목표 달성에 따른 만족감과 성취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필자도 운동전문가로서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효과가 있는 인지 향상 운동인 스퀘어 스텝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림과 같이 스퀘어 스텝은 스텝 유형을 보고 외워서 한걸음, 한걸음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동작은 단순하지만 판단, 사고, 및 계산 등 다중처리 능력이 요구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기억력, 집중력 및 성취감을 높이고 참가자와 지도자간에 소통이 쉬우며 모든 연령대와 체력수준에 적용할 수 있는 운동이다. 인지기능이 운동수행과 더 불어 함께 발달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인으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도전해볼 만한 운동 중 하나이다. 현재 대한민국 60세 이상의 치매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94.1명이고 여성의 치매 사망률은 118.4명으로 남성(63.6명)의 1.9배이며 치매로 인한 사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치매 발병 후 치료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예방 차원에서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개인의 고통과 가족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도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