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전 세계 관광산업의 직접 일자리는 1억~1억 20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며, “피해액은 9000억~1조2000억달러(약 977조~13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전문위원인 하비에르 루스카스의 전언이다. 국경봉쇄에 가까운 여행제한으로 해외 입국자의 급격한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11월 1일 기준으로 전세계 75% 국가가 여행제한령을 완화했지만, 25% 정도는 여전하다. 유럽보다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그 기조가 더 뚜렷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해외관광뿐만 아니라 국내여행에 대한 심리도 악화시켰다. 제약받은 여가활동은 국내여행 49.6%, 친구/동호회 모임 45.6%, 영화관람 44.6%의 순이었다. 최근에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관광산업의 몸부림이 있다. 먼저 무착륙 해..
미국의 라이브러리 저널이 2020년 세계최고의 책을 발표했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매년 12월에 분야별 세계 최고의 책을 선정해왔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올해 문학분야 세계최고의 책으로 한국어 소설 ‘벗’을 선정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어 소설로는 최초로 세계최고의 문학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소식이 국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미국의 저널이 한국어 소설을 최고의 문학으로 선정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벗’을 쓴 주인공이 남한이 아닌 북한의 작가 백남룡이었기 때문이다. 백남룡은 1949년 함흥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0년간 기계공장에서 일한 뒤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 예사롭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1979년 《조선문학》에 단편 ‘복무자들’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남..
삼일절, 광복절, 제헌절 등 국경일 아침 일찍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게양한다. 아파트에 살면 베란다에 태극기를 내건다. 한옥에 살 때에는 대문에 태극기를 걸었다. 태극기를 걸면서 왜 아래로 늘어지게 다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가로막대에 국기를 달아서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잘 보이도록 하고 있다. 깃발은 전장에서 앞으로 내달리면서 군인들에게 힘을 북돋우는 도구였을 것이다. 프랑스군의 맨 앞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잔다르크는 희고 긴 깃발을 들고 있다. 아마도 군대의 깃발은 지휘부가 앞으로 내달리니 병사들이여 따르라는 의미다. 평시에 깃발은 아래로 내려져 있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용감하게 앞으로 내달리는 힘에 의해 펄럭인다. 우리는 늘 태극기가 잘 보이도록 게양하는 방법으로 규정을 바꿨으면 한다. 경기도는 국경일 전후 수일간 건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병상 부족 사태’가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병원을 통째로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거점병원으로 내놓은 경기도 평택시 박애의료재단 박애병원 김병근 원장이 화제다. 병상 부족 현상을 타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설전환이 용이한 민간병원의 참여다. 또 다른 ‘박애병원’이 줄을 이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3일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은 거의 고갈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가용한 전국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날의 48개에서 43개로 줄었다. 대전, 충북, 충남, 전북 등은 중환자..
‘국제시장’ 영화는 천사백만명 관객이 관람한 영화로서 첫 배경은 6.25전쟁 흥남 철수작전 부터이다. 이는 장진호 전투에서 철수하는 미군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미10군단 통역관 현봉학박사가 제발 난민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한 것을 미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이 승인하여 무기를 버리고 난민을 태우는 과감한 결단으로 시작된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서부전선의 미 제8군과 합류하기 위해 험준한 낭림산맥을 넘어 진격한 미 해병 제1사단이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저수지인 ‘장진호’에서 있었던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 1만3천명이 중공군 제9병단 12만명에게 포위되어 포위망을 공세적으로 돌파해 함흥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이 무렵 기온은 주간에도 영하 20도까지 내려갔으며, 야간..
온 세상이 가라앉았다. 연말인데도 영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교회는 더하다. 반백 년이 넘게 다녔지만, 이렇게 썰렁한 크리스마스는 처음이다. 지금쯤이면 성탄절 준비로 시끌벅적할 예배당이 텅 비었다. 거리에서 간간이 울려 퍼지는 캐럴이 차라리 장송곡처럼 들린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들과 관련된 전설이다. 성경에는 그 숫자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데, 어째서 내 기억에는 으레 세 명으로 박혀 있는지 모를 일이다. 어릴 적 성탄절 연극을 할 때도 동방박사는 무조건 세 명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세 명이 아니라 네 명이다. 페르시아의 현자 알타반과 그의 세 친구인 멜키올, 카스팔, 발타산이 그 주인공들이다. 조로아스터교 신자로서 점성술에 조예가 깊던 그들은 기이한 빛을 내뿜는 초신성을 발견하고는 메시아..
요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면 사람이 아닌 로봇이 서빙을 하는 경우가 눈에 띈다. 음식물이나 그릇을 나르다 사람이 있으면 “비껴주세요”라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식당 직원보다 ‘서빙 로봇’이 오히려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 효율성이나 궂은 일 자체는 논외로 하더라도, 가족 사이에서도 거리두기를 의식해야 할 만큼 코로나 세태가 심각하니 말이다. 특히 서울 같은 고층 건물에서는 로봇이 편의점에서 주문한 물품을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문자에게 전달한다. 대학 캠퍼스에서는 피자가 로봇으로 배달된다. 로봇 대여료가 내려가면서 로봇이 일상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코로나의 비대면 흐름에다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로봇 수요는 가파라질 게 분명하다. 안타깝지만 사람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그런데 머지 않은 장래..
마슬로브, 그러니까 우리의 “카추샤”는 살인혐의 재판에서 독살의 죄를 온통 뒤집어 쓴다. 그녀가 일하던 유곽(遊廓)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정작 진범들은 3백루불이나 받은 변호사의 엉터리 변호로 빠져나갔다. 당시 화대(花代)는 3루불에서 많으면 5루불이었다. 이 변호사는 다른 사건에서 자신에게 1만 루불을 지급하기로 한 사업가, 사실은 사기꾼에게 10만 루불의 승소를 이끌어내고 이 자의 사기에 걸려 전 재산을 털린 어느 노부인을 절망의 지경에 빠뜨린 바 있다. 법은 이들에게 “밥그릇”이었다. 유곽이라고 그 정체를 얼버무리게 표현한 창녀촌은 “남성의 행복까지 염려해주는 정부의 허가와 비호 아래” 존재하고 있었다. 톨스토이가 쓴 《부활》은 이렇게 펼쳐진다. 한때 카추샤를 사랑하다 겁간까지 해 죄의식을 가지고 있던 네흘류도프는 이 재판상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경기 화성시 동탄의 공공임대주택을 방문하면서 한 발언을 둘러싸고 쩨쩨한 시비와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대수롭지 않은 발언 하나를 놓고 조잡한 논쟁이 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 우리 국민의 주택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정직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택을 ‘거주공간’으로 보지 않고,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여기는 왜곡된 인식이 근본적인 문제다. 임대주택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13평형(44㎡) 소형 아파트를 둘러보고 “신혼부부에 아이 한 명이 표준이고,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두 명도 가능하겠다”고 발언했다. 2022년 공공임대주택 200만 호 시대를 열겠다면서 “입주 요건을 중산층까지 확대해 누구나 살고 싶은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하..
노래를 듣다 가사가 쏜 살에 심장에 명중돼 숨 못 쉬는 체험을 한 적이 있는지. 월드뮤직 중에 노랫말이 기가 막힌 곡이 적지 않다. 오늘 소개할 아르헨티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의 ‘그라시스 아 라 비다(Grasias A la Vida)’ 도 그 중 하나다. 월드뮤직과 친해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언어다. 월드뮤직은 지구상 200개 넘는 나라의 7천개가 넘는다는 언어와 만나는 일이기도 해서 가사해석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드뮤직과의 첫 만남의 호불호는 음률, 가수의 목소리, 노래 분위기같은 것에서 비롯된다. 그건 가수와 음률이 마음에 안들면 바로 내쳐진다(?)는 얘기기도 하다. 월드뮤직에 빠지기 시작한 20여년 전 내 모습이기도 하고 그 초자의 거름망에 걸려 빠져나갈 뻔했던 위대한 곡이 있었으니 바로 앞에 언급한 소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