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이 강화되는 가운데 주택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증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중과세가 거듭 발표되니, 지금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얄팍한 계산법이 작동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부의 대물림’ 풍조는 철저하게 후진국형 ‘병든 사회상’이다. 지방에서마저도 증여 열풍이 일고 있다니 참으로 씁쓸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는 총 9천619건으로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1만 4천153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의 증여 건수가 3천20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2천400건), 부산(618건), 대구(602건) 등의 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화성시의 증여 건수가 847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평택(616건), 수원(387건), 성남(223건), 고양(210건), 과천(135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매도 물량을 조절해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증여에 따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집값이 불안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시장의 지적이다. 특히 지방 집값까지 골고루 뛰게 한 ‘핀셋 뒷북규제’로 수도권 위주 주택 증여가 지방까지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전국의 규제 지역화로 다주택자 등의 세금이 강화되면서 증여를 부추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노동 가치가 떨어지고 자산 격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부의 대물림’까지 이뤄져 계층 간 불균형이 고착화하는 양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취득세율이 큰 폭으로 올라갔는데도 증여 건수가 오히려 급증한 것은 집값에 대한 상승 예측이 시장에 깊게 퍼져 있다는 증거다. 당장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지금 집을 물려주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침 건설교통부 장관이 바뀌었다. 재개발 시장을 억누르고, 세금을 높이고, 매매를 억제하는 조치들만 쏟아내는 대책이 부동산 시장의 생태계를 무시한 탁상공론이었다는 비판을 경청해야 한다. 보유세와 거래세 부담을 동시에 높이는 정책수단이 매물 잠김을 심화시킨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고 양도세율이 증여세율보다 높은 것도 증여가 늘어나는 현상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를 오히려 낮춰 매물이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귀담아듣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 증여와 부친의 취재기자 청탁 의혹을 받던 중 탈당을 선언한 국민의힘 전봉민 국회의원의 케이스는 ‘부의 대물림’을 위해 편법도 서슴지 않는 구시대적 국민의식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거의 모든 사람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집과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치열한 의식을 보유하고 있다. 제 자식들의 미래만 생각하는 천박한 부자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위정자들은 ‘기부문화’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선진적인 정책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에 맞서 온갖 기술을 다 동원하여 재산을 자녀들에게 넘겨줄 방법을 탐닉하는 이 나라 부유층들의 변함없는 이기주의적 행태가 참으로 한심하다.
북한은 김일성시대부터 매년 신년사를 발표해 왔다. 1945년1월1일 육성으로 시작된 신년사는 김정일위원장 시대에 노동신문 등 3개 신문 공동사설로 변화했고,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는 다시 육성으로 변화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 서방 정상처럼 노동당 청사에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다가 2020년에는 신년사를 하지 않고 직전에 있었던 노동당 중앙위 회의 결정서로 대체하기도 하였다. 2021년을 몇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북한에서 1월1일에 신년사를 내 보낼지 지켜볼 일이다. 북한은 1월에 8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이미 공지해둔 상황이다. 8차 당대회는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 시기에 두번째 개최되며 북한의 국정운영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회의체 성격을 갖고 있..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왔지만 인류는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까스로 백신을 만들어 희망의 불빛을 비추려 하자 변이 바이러스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이 다시 제자리가 될까 걱정이다. 사람이 눈을 가리고 100 미터 앞의 목표물을 갈 때 대부분의 경우 얼마 못가서 원형으로 맴돌며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독일의 잔 소우만 박사는 이런 현상을 ‘링반데룽(Ringwanderung)’이라고 했다. 독일어로 ‘링’(Ring:고리 또는 원)과 ‘반데룽’(Wanerung:걷는 것)이 합쳐진 것으로 원형방황(圓形彷徨)을 뜻한다.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코로나를 잡으려 쫓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가 아직은 우리 손에 잘 잡히지 않는 것 같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정말 온 국민이 마스크 쓰기에 열심히 동참했고, 소상공인과 의료진 등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을 딛고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코로나는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변종 바이러스로 또 도망하가려 하고 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변곡점에서 혹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인류의 그동안의 노력이 ‘원형방황’이 안되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하지만 원형방황은 실제 우리 사회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각종 안전사고나, 대형산불, 홍수, 가뭄 등 기후로 인한 재난사고 같은 경우 우리 의식속에는 그 존재의 두려움과 피하고 싶은 본능이 있고 대비를 한다지만 번번히 당하기 일쑤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그것을 대응하는 방법론이 옛날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매번 정치 혁신을 부르짖고, 검찰 개혁을 얘기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잘못된 관행이나 적당주의, 관료주의, 무관심 등과 타협하면 미래로 갈 수 없다. ‘맴돎 위기’를 극복하려면 몇 걸음을 내딛은 뒤 다시 직선으로 가려는 의식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대응이나 국정운영, 인생길 모두 나침반 없이 헤쳐가야 하는 지도에 없는 길이다. 새해에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직선으로 걷자! 아니 걸을 수 있다!”는 자기 혁신의 최면을 걸어보자. 그래서 2021년을 희망의 해로 만들자.
세모(歲暮)다. 이틀 후면 미증유의 고통과 어지러움으로 점철된 경자년 한 해가 저문다. 올 한 해도 많은 시(詩)가 쏟아졌다. 시의 언어는 달리 공감의 언어다. 나 아닌 남의 처지를 살펴 아픈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의 언어다. 그런 측면에서 가황(歌皇) 나훈아가 작시한 ‘테스형!’이 올해의 최고의 시가 아닐까. 철학자 소크라테스(BC 470~339년)를 불러내 ‘세상이 왜 이런지. 왜 이리 힘이 드는지’를 물었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또 왜 이래/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나훈아가 직접 지은 테스형! 노랫말의 일부다..
BTS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래미상 후보에 선정되었고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계속 상위권에 올라있다.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다. 심지어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일본의 전 오사카 지사 하시모토는 자녀들이 하루 종일 BTS 노래를 듣는다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팬덤 현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는 전 세계에 조직되어 있으며 매우 활동적이다. 영국의 아미 회원들은 BTS의 웸블리 공연 때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고 질서유지에 나서는 등 헌신적인 봉사를 했다. 당연히 대중문화 평론가나 연구자들은 BTS 현상을 좇아 분석하느라 바쁘다. 현상을 분석한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appearance)에 대해 본대로 기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본다는 것은 실체의 한 조각을 볼 뿐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수 있다. 더구나 사람마다 다르게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직접 본 것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그걸 실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보이는 것은 실재(實在)가 아니다.’ 라는 문제의식도 없다. 현상과 실재가 동일하다면, 사유도 분석도 연구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대중문화의 해외 진출에 대해 한류라는 기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애국자들이다. 인류는 아주 오랜 세월을 씨족이나 부족 단위로 살아왔기 때문에 소속 집단에 애착을 가지고 충성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도 대학 동창이나 고향, 심지어 사법연수원 출신들끼리 뭉치는 것도 씨족사회 이래로 유지되어온 인간의 특성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대중)문화는 나라와 인종과 계층을 초월해 온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된장찌개를 좋아하면서도 스테이크와 스시를 즐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미들은 물론이고 중년의 점잖은 신사들까지 국경을 초월하여 BTS에 열광하는 까닭이다. 조용필의 노래를 좋아하는 오빠부대에서부터 서태지, HOT, 소녀시대 등의 팬클럽을 거쳐 아미까지 수많은 팬덤 현상이 있(었)다. 연구자라면 현상의 설명에 그치지 말고 원인(실재)을 추적해야 한다. 가수 중심이 아니라 생물학적 인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방탄로그, 방탄밤(bomb), 페스타, 믹스테이프, 달려라 방탄...이런 거 말고 사람의 마음을 보란 얘기다.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보나? 보려고 하면 보인다. 이게 진짜다. 비단 대중가요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클래식, 회화, 영화, 드라마, 조각, 건축 등 문화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문화란 무엇인가? 문화는 마음의 표현이다. 마음은 심장이 아니라 뇌의 활동이다. 따라서 문화란 뇌의 상상력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유형무형의 산물이다. 그러니 만드는 사람과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이 통할 때 팬덤 현상이 형성되는 것이다. 어떤 노래는 슬프고 외로울 때 위로가 되고, 어떤 그림은 마음의 평안을 주고, 어떤 영화는 불의한 현실에 분노하게 만든다. 연말에는 그동안 시들했던 크리스머스 캐롤이 새삼스럽게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코로나 19로 우울해진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기분 전환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런 노래와 그림과 영화가 없는 세상은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대중문화의 위력이다.
영국에서 입국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3명의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VUI-202012/01)’가 확인돼 방역 전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무려 70%나 강한 것으로 알려져 보통 문제가 아니다. 강력한 ‘봉쇄’ 정책을 통해서라도 추가유입을 악착같이 차단해내야 한다. 이울러 ‘민관합동백신TF’를 꾸려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백신 물량을 하루빨리 확보해야 할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에 이어 남아공에서도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커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50여 개 국가는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남아공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번에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3명은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뒤 확진자로 드러나 전장 유전체 분석을 받은 일가족이다. 질병청은 영국에서 귀국한 후 자가격리 중이던 80대 남성이 지난 26일 심정지로 숨진 후 사후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남성의 가족들도 양성 판정을 받아 뒤늦게 바이러스 변이 여부를 검사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변이 바이러스’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일단 모든 입국자에 대해 기본적으로 14일간 격리조치를 시행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감염자가 걸러지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나들면서 짧게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는 28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6일 더 연장키로 했다. 비수도권의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도 함께 연장된다.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전국적으로 203만 개 시설의 영업이 타격을 받게 되는 등 사회경제적 피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막심할 것으로 예측돼 정부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신 확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는 이미 ‘백신 확보 전쟁’을 넘어서 ‘백신 접종 전쟁’으로 접어들었다. 아무리 부인해도 우리는 백신 확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런 시점에 내년 2월 의료진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발표는 한 줄기 빛이다. 지난 27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백신)물량을 이미 확보했다. 내년 2월이면 의료진·고령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같은 자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여전히 “내년 2분기 접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뭐가 맞는 말인지는 알쏭달쏭하다.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완벽한 방역’과 ‘치료제·백신 개발 및 확보’의 투 트랙 전략이 적극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방역의 중요성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변종 코로나’를 막아내는 일에는 일각의 허점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어쩌면 선제적 ‘봉쇄’조치를 과감하게 결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어떤 이유도 변명도 필요치 않다. 무조건 막아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세기적 전쟁에서 우리는 지금 위태로운 비탈길을 치닫고 있다.
영월 동강을 끼고 걷다 올려다 본 깎아지른 바위의 민낯이 영락없는 도깨비 얼굴이다. 도깨비 뿔 삐딱하게 박은 채 우글쭈글하게 인상을 찡그린 모습이 마치 강줄기를 호령하듯 쩌렁쩌렁 호탕한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도 보여 엉겁결에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말았다. ‘비록 코로나19의 기세에 눌려 도망쳐왔지만 어쨌든 힘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제발 살맛나게 해주세요.’라며 빌고 또 빌어본다. 도깨비를 떠올린 순간 나는 왜 겁부터 났을까, 아니 왜 무언가를 빌어볼 생각을 했을까. 그건 아마도 어린 날의 경험과도 관계가 있을 듯 보인다. 억지떼라도 쓰는 날이면 어른들은 여지없이 ‘도깨비가 잡아간다.’라며 겁을 주기도 하고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도깨비 목소리는 늘 무섭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들려주었으니..
구하기 어렵다는 그의 공연 표를 구해서 잠시 좋았다. 얼마 후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가요란 3분 안에 인생의 의미를 노래하는 장르이다. 인기 가수와 인기곡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훈아는 1966년에 데뷔하여 지금도 활동하는 가수로 단연 톱클래스에 자리한 가수이다. 그의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 노래들이다. 한국의 한의 정서를 신바람 나게 풀어내는 그의 미성에는 중독성이 있다. 그의 구성지게 넘어가는 절묘한 창법은 작곡의 완성을 마감한다. 누구나 열창을 하지만 그저 부르는 노래가 아닌 노래를 음미하며 자신 및 팬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기만 하다. 이른바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내가 꼽는 그의 최고의 노래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곡이다. 그러나 그 노래를 자주 부르면 눈물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중대재해법은 하청-재하청의 구조로 진행되는 산업현장에서 사업주들의 무책임으로 덧없이 스러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입법이다. 더 이상 여당은 야당 핑계나 대고, 야당은 반심(半心)을 써서는 안 된다. 지금의 정치권 행태로는 또다시 시간에 쫓긴 졸속 입법이 걱정된다. 입법의 효력은 미미하고, 부작용만 불거지는 골칫덩어리 법을 만들지 않을까 진작부터 걱정이다. 여야 정치권은 한시바삐 신속하게 마주 앉아 합심해야 마땅하다. 단식 중단을 요청하러 농성장을 방문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비참하게 희생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야당이 법..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감하는 올해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더 심화된 양극화의 음지에서 한줄기 햇빛을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세밑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 정치권은 ‘여의도 산성(山城)’안의 딴 세상에 살고 있다. 4.15총선에서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릅쓰고 28년만에 최고의 투표율(66.2%)로 성의를 표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저 공허함이다. 소위 ‘추-윤 갈등’(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코로나가 그나마 조금 남겨놓은 것 조차 모두 앗아간 느낌이다. 최고의 검객(율사 출신)들이 뿜어내는 장풍에다 여의도 응원단의 박수 소리에 산성 밖의 초간삼간 무너지는 소리는 떨어지는 낙엽 정도나 될까. 박수만쳐도 일자리 걱정없고 수입도 줄어들 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