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에서 주민 스스로 자생할 수 있으려면 기금(fund) 조성이 필요하며, 주민공동체로서 마을관리협동조합이 공동체기금 조성과 운영을 할 수 있게 될 때 주민 주체성이 훨씬 강화될 것이다. 어차피 5년 안팎의 관 주도의 도시재생사업 기간 종료를 목전에 둔 마을이라면 주민이 주도해서 사업을 이끌어 가야만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공동체 기금으로서 마을기금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 목적 실현을 위해 연대하여 기금을 모으고, 모인 기금을 마을을 위해 사용하고, 그 성과를 주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다. 또한, 마을기금은 마을 주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운영하여 마을경제 울타리 안에서 돈이 잘 순환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기도 하며, 신뢰를 기반으로 조성된 마을기금은 마을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이 되기도..
구약 성경을 보면 이브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 잉태하는 고통을 얻게되는데, 실제 우리 여성들은 오늘날까지 임신에서 출산, 육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짐을 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이나 사회에서 유무형의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내년 1월에 출범할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사상 최초의 여성흑인 부통령이 탄생하게 돼 벌써부터 4년뒤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기사가 나오고 있고, 세계경제를 쥐락펴락 할 수도 있는 재무장관에 여성이 발탁되기도 했다. 한국도 이미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세계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여성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는 아직 유리천장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이 10여년간의 논의 끝에 기업 임원 3명중 1명 이상을 여성에서 할당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기술주가 등록돼 있는 미국 나스닥..
어느 날 연필공장 사장님이 완성된 연필 한 자루를 잡고 말했다. “연필아? 이제 내가 너를 세상에 내보내기 전에 들려줄 말이 있다.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연필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다섯 가지를 잘 지켜야 한다. 첫째, 너는 지금부터 훌륭한 일을 많이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를 손에 쥔 그분의 뜻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둘째, 너는 때로는 칼로 몸을 깎이는 각고의 아픔의 겪을 것이다. 그 아픔이 너를 한층 더 새롭게 한다는 걸 잊지 말아라. 셋째, 네가 저지른 잘못은 네가 고칠 줄 알아야 한다. 넷째, 너의 가장 소중한 부분은 항상 너의 내면에 숨어 있어야 한다. 다섯째, 네가 지나갈 때마다 너는 흔적을 남길 것이다. 그러니 항상 쓸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연필은 이 말을 새겨듣고 팔리기 위해 연필 포장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중소기업계는 연말 종료되는 계도기간의 1년 연장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강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중소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초토화해 있는데, 과연 지금이 밀어붙일 적기인지 의문이다. 입법부와 정부는 산업현장의 비명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계가 회생불능의 처지에 몰리는 일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간과치 말아야 할 것이다. 주52시간 근무제는 2018년 7월 1일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다. ‘저녁이 있는 삶’을 찾아 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제도다. 규정을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규정도 마련돼 있다. 정부는..
필자와 같은 세대는 독립이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본 적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새파랗게 젊은 세대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십여 년간 일하다 보니 문득 내 삶의 작은 일부나마 투사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 나는 싸우듯이 일해왔다. 그간 몇 차례의 정치적 소용돌이를 겪었고 변화의 물결을 타기 위해 혹은 그것에 맞서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 같다. 한낱 미약한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정치적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했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내 작은 열정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필자와 같은 창작자나 기획자들은 속에 맺힌 것들을 표현하지 못하면 존재가치를 잃고 만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가슴을 치며 안달하는 이들만이 진정 살아있는 창작자들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문화와 예술..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원 화성행궁과 수원시립미술관이 있는 행궁 광장은 눈부시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내 나니 여자라,’ 전시가 2021년 1월 10일까지 연장 되어 일정도 자연스럽게 미술관과 연결 되어 있다. 또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읽으며 마음에 두었던 천청색 재현에 심혈을 기울인다. 최근에는 한국 청색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중이라 무엇보다도 고서에 의거하여 모시와 비단에 물들인 많은 청색들 중 천정색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조는 왕이 되자 1789년에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옮겨 와 ‘현륭원’이라 부르고 매년 찾아와 참배를 했다. 수원을 화성으로 승격하고 성 축조작업에 들어가 1795년 사도세자와 혜경궁이 회갑을 같은 해였기에 화성행궁에서 회갑잔치인 진찬연을 열기로 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이 혜경궁 홍씨의 복색 이다. 조선시대 복식은 신분을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궁중 여인들에게 복색은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것이다. 잔치에는 꿩 무늬가 있는 적의(翟衣)를 입어야 하는데 대비를 상징하는 색은 자적색이다. 왕비의 색은 대홍색이며, 세자빈의 색은 아청색이다. 정조가 혜경궁이란 칭호를 내려 대비와 왕비 사이로 지위를 높여 놓았지만 그 복색을 정하지 못했다. 정조는 천청색으로 적의를 만들어 착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하교를 내린다. 혜경궁께서 입으실 적의의 복색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응용할 사례가 없었다. 정조가 고민한 것은 단순히 복색이 아니다. 천청색을 선택한 것은 청색이 원래 동조(東朝)의 색이었기 때문이다. 동조는 왕대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에서도 황태후를 의미 한다. 자식으로서 어머니의 위상을 복색으로 회복하고자 했던 정조의 마음의 표현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십육지 중 경제지 청색계 염색법 중 천청색은 쪽물에 옅게 염색하고 소목 달인 물로 진하게 입힌다고 나와 있다. 천공개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늘과 같은 청색으로 천청색은 당시 조선 궁궐에선 흔치 않은 색이었다. 천청색은 구름낀 저녁 하늘빛 즉 밤하늘의 색으로 한국복식문화사전 전통염색편에서도 추측 한다. 만약 그렇다면 소목은 적색을 만드는 재료인데 짙게 다리면 붉은빛 나는 검정색이 된다. 적색을 물들일때도 아홉 번 염색해서 강색을 만든다. 천정색은 옅은 쪽빛에 강색보다 짙은 검은 적색을 입힌 것이라고 볼 수있다. 축척된 표본을 볼 수없는 한국전통염색을 현대미술로 표현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하지만 언제가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지금의 고민도 헛되지 않게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생각도 함께 한다.
“궁극적으로는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만들어야 한다” 전기 자율주행차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우주계획에 관해 밝힌 야심찬 포부다. 머스크는 2002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로켓을 발사하며 우주관광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공상과학 같은 비전을 자주 언급해 왔다. 오래전 화성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지구처럼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다. 하지만 화성은 태양열로 인한 고온으로 지구와 달리 수증기가 대기권 밖으로 계속 빠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화성에는 현재 지표면 아래 짠물 형태로 수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짠물을 전기분해해 숨을 쉴 수 있는 산소(O₂)를 얻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언론 보도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가 깎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서 통과시키는 야릇한 일이 벌어졌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보다 2조 2천억 원이 순증한 총 558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합의안대로 국채 2조 2천억 원을 발행한다면 내년 적자 국채 규모는 역대 최대인 90조 원을 돌파하고 총 국가 부채는 954조 원에 이른다. 국회가 정부안보다 증액해 예산안을 만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문제는 여야 정치권이 정부 예산안을 철저히 심사하고 조정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저버리고 ‘현금 살포’를 위해 적자 국채를 늘렸다는 사실이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해 여야가 합심해서 나랏돈을 함부로 나누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예산 심의는 국회가 가진 대단히 중요한 기능에 속한다..
한 해의 맨 마지막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 철새들로 가금농가들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으로 고역을 치른다. 코로나19 확산세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생활 양상도 바꿔놓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면역력 향상과 관련된 건강기능성 식품 구매도 크게 늘었다. 외국산보다 안전한 국산 농식품 섭취가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살리자는 착한 소비운동도 한몫했다. 하지만 농업인은 여전히 어렵다. 추수가 끝났지만 손에 잡히는 소득은 없기에 그렇다. 여름철 호우·태풍 등 극심한 기상악화로 작황이 나빠 쌀 생산량이 196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가는 해마다 3~5%씩 오른다. 정곡(精穀)은 그대로다. 현재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당 21만5820원이다. 지난해 수확기보다 14%정도 상승했다. 이를 두고 쌀값이 폭등..
검찰개혁은 국민주권의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검·경수사권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의 검찰개혁이 방향을 잃었다. 벼랑 끝에 몰린 검찰개혁을 갈망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시리즈로 싣는다. [편집자 주] 경기신문에 만평을 연재하기 시작한 박재동 화백의 네 번째 만평이 화제다. 4번 타자가 첫 타석에 홈런을 친 격이다. 대박이라고나 할까? 추미애 장관에 의해 목이 잘린 윤석열을 풍자한 내용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발끈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하는 진중권과 김근식이 자신들의 천박함과 무지함을 확인해주는 것도 익숙한 장면이다. MBC와 jtbc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매체가 정치검찰과 한 통속이 되어 편파 · 왜곡보도를 일삼는 가운데 경기신문의 역할이 주목을 끌고 있는 국면이다. 그 선봉에 박재동 만평이 있다. 불편할 것이다. 문제는 신문사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박 화백을 겨냥했다는 점이고, 또 재밌는 것은 직접 하지 않고 SNS가 시끌시끌하다면서 분위기를 잡고 기꺼이 도구로 쓰이고자 하는 타락한 지식인들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나도 내키지는 않지만 이들을 내세웠으니 어쩔 수 없다. 진중권은 말한다. “이들 뇌구조엔 선민의식과 선악이분법이 꽉 들어차 있다.” 이 말만큼 진중권 석사(본인은 박사라고 주장)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뇌 과학 책 한 권이라도 읽어봤을까 싶다. 인간은 누구나 대뇌피질에 선민의식과 선악이분법이 새겨져 있다. 중요한 것은 유아기 뇌의 형성 과정에서부터 청소년기에 사회성 내지는 세계관이 형성될 때까지 수련이 잘 되었느냐에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그 후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와 호흡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입력시켜주어야 한다. 그만큼 노력해야 선민의식과 악의 평범성을 극복할 수 있는 법이다. 그게 안 되면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고 완고해진다. 지금 진중권의 모습이 바로 그렇다. 성추행을 주장하는 여성의 목소리만 입력되어 있고 박 화백의 진솔한 해명은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의 얘기만 하는 것이다. 또 한 사람, 김근식의 말이다. “구호와 주장이 진보적이기만 하면 표창장 위조도 위안부 기금도 횡령한다.” 표창장 프레임이 재판에서 무너진 게 언제인데 이런 헛소리를 할까? 누가 위안부 기금을 횡령했다는 말인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이렇게 돌려주는 게 좋겠다. “구호와 주장이 가짜뉴스를 근거로만 하면 표창장 위조니 위안부 기금 횡령이니 하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해도, 또 할수록 영웅이 된다.” 이 두 악평가들에서 보듯이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공부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증거도 없이 확인되지 않은 말을 남발한다는 점이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이들이 만평을 보기나 하고 이런 멘트를 날렸는지도 의문이다. 이들의 주장과 만평의 내용이 매치되지 않은 것이다. 두 신문에서 SNS 의견이라고 소개한 게 살아있는 사람의 목을 잘라놓았다는 점이다. 본의 아니게 해고되었을 때 목이 잘렸다는 말을 흔히 한다. 말은 되고 그림은 안 되나? 배를 가르는 흉상 조각이나 그림은 어떤가?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의 흠을 트집 잡는 것처럼, 검찰개혁의 대의를 깔아뭉개면서 악담만 퍼붓는 행태는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추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