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 등 3대 권력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력기관 개혁’ 합동브리핑을 열었다. 검경 수사권 분리,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이관 등으로 ‘공룡조직’으로 재탄생할 경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철저한 문민 통제 아래에서 ‘국민의 경찰’이 되도록 후속대책이 빈틈없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경찰은 내년부터 큰 변화기를 맞는다. 수사구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기능이 축소되고 경찰 권한은 상대적으로 강화돼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찰’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력 분산을 위해 경찰 사무가 ‘국가·수사·자치’ 세 계통으로 분리될 예정이지만, 조직은 여전히 한 몸이라는 점에서 비대해지는 경찰권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합동브리핑에서 진영 행안부 장관은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맞춰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할 수 있도록 수사시스템 개편을 완료하고 인사·감찰제도 개선 등 수사 경찰의 독립성·중립성 보장 방안들을 마련하겠다”며 “사건관계인의 절차적 권리 보장과 권한 남용·인권침해 방지책으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도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올 1월 경찰에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이 국회를 통과됐다. 그러나 경찰의 권한 집중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국가수사본부와 자치경찰제 도입내용을 담은 경찰법 및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은 지난 9일에야 국회를 통과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국정원법 개정안도 연이어 통과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내년부터 국가·수사·자치경찰로 나뉘게 됐다. 자치경찰 사무로 이전되는 생활안전·여성청소년·교통 기능 사무들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시범운영을 거쳐 7월 본격 시행될 시·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들의 임명권은 시·도지사에게 있다. 위원회를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지역 토착 세력과 영합해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역할과 권한이 막대해지면서 ‘공룡 경찰’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개혁의 원칙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경찰 권한 견제를 위해서 나왔던 경찰위원회 실질화 방안, 경찰위원장의 장관급 격상, 독립적 감시기구인 경찰 인권·감찰 옴부즈맨 설치 등의 내용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실종됐기 때문이다. 경찰위가 실질적으로 경찰 조직의 인사·예산 등을 의결할 수 있는 기구가 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앞으로 국가·자치·수사 사무별 지휘·감독 기구가 분리되고 그동안 경찰청장에게 집중됐던 권한이 분산돼 분권 체계가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제도화해 국민과 함께하는 경찰 행정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김 청장의 구상에 차질이 없기를 바란다. 권한이 막강해지고 있는 지금, 진정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야 할 절체절명의 사명이 경찰 조직에 무겁게 드리우고 있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해석해 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이 말을 정치비평에 적용하면 이렇다. 정치평론가들은 숱하게 정치판을 분석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정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눈꼽만큼도 그러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종편과 유튜버 등 온갖 미디어에서 난무하는 정치비평이 요즘엔 약보다 독이다. 대다수가 윤석렬이 해임에 버금가는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틀렸다. 추미애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며 혹은 대통령이 사의를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틀렸다. 죄 틀린다. 그때마다 대중들이 갖게 되는 실망과 좌절감이 얼마 만한 것인지 그들이 상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국내 대중들은 한때 개돼지 취급을 받은 적이 있어, 상당히 똑똑해졌다. 그런 만큼 꽤나 흔들리기도 잘한..
BC 334년 원정길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고르디온(터키 아타톨리아)에 이른다. 그리고 전차가 신전의 기둥에 묶여있는데,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정복한다’는 전설의 ‘고르디우스 매듭’에 부닥친다. 수많은 영웅들이 여기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단번에 해결한다. 자신의 칼을 꺼내 매듭을 잘라버렸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부족하였습니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15일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사태, 탄핵 등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난 15일, 경기 김포소재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학대한 혐의로 어린이집 교사 2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가슴 아픈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3∼7월 경기도 김포시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여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이 같은 행각은 피해원생 아버지가 지난 6월 아이의 목 부위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며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원아를 강하게 밀치거나 때린 것으로 파악됐는데, 피해자 중에는 생후 20개월 된 원생도 있었다고 한다. 분명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 더 편리한,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얻기 위한 경쟁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이젠 전통적 사회질서와 다른 맞벌이가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른 육아는 가정의 몫이 아닌 사회의 몫이 되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방역 강화 조치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살려내기 위해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과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호응하고 나섰다. ‘집합금지 명령’을 당하는 업소는 말할 것도 없이 한없이 가라앉는 경기에 영세상인들은 고사 직전이다. 비상시국인 만큼 임대인, 임차인은 물론 국가까지 나서서 적절히 고통 분담 방안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영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지는 것이 공정하냐는 물음이 매우 뼈 아프다”며 시장의 고통을 언급하자 여당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절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내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전 세계 관광산업의 직접 일자리는 1억~1억 20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며, “피해액은 9000억~1조2000억달러(약 977조~13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전문위원인 하비에르 루스카스의 전언이다. 국경봉쇄에 가까운 여행제한으로 해외 입국자의 급격한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11월 1일 기준으로 전세계 75% 국가가 여행제한령을 완화했지만, 25% 정도는 여전하다. 유럽보다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그 기조가 더 뚜렷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해외관광뿐만 아니라 국내여행에 대한 심리도 악화시켰다. 제약받은 여가활동은 국내여행 49.6%, 친구/동호회 모임 45.6%, 영화관람 44.6%의 순이었다. 최근에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관광산업의 몸부림이 있다. 먼저 무착륙 해..
미국의 라이브러리 저널이 2020년 세계최고의 책을 발표했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매년 12월에 분야별 세계 최고의 책을 선정해왔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올해 문학분야 세계최고의 책으로 한국어 소설 ‘벗’을 선정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어 소설로는 최초로 세계최고의 문학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소식이 국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은 미국의 저널이 한국어 소설을 최고의 문학으로 선정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벗’을 쓴 주인공이 남한이 아닌 북한의 작가 백남룡이었기 때문이다. 백남룡은 1949년 함흥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0년간 기계공장에서 일한 뒤 김일성종합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고 작가의 길에 들어선 예사롭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다. 1979년 《조선문학》에 단편 ‘복무자들’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남..
삼일절, 광복절, 제헌절 등 국경일 아침 일찍 자랑스럽게 태극기를 게양한다. 아파트에 살면 베란다에 태극기를 내건다. 한옥에 살 때에는 대문에 태극기를 걸었다. 태극기를 걸면서 왜 아래로 늘어지게 다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외국의 경우에는 가로막대에 국기를 달아서 바람이 불지 않아도 잘 보이도록 하고 있다. 깃발은 전장에서 앞으로 내달리면서 군인들에게 힘을 북돋우는 도구였을 것이다. 프랑스군의 맨 앞에서 전투를 지휘하는 잔다르크는 희고 긴 깃발을 들고 있다. 아마도 군대의 깃발은 지휘부가 앞으로 내달리니 병사들이여 따르라는 의미다. 평시에 깃발은 아래로 내려져 있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용감하게 앞으로 내달리는 힘에 의해 펄럭인다. 우리는 늘 태극기가 잘 보이도록 게양하는 방법으로 규정을 바꿨으면 한다. 경기도는 국경일 전후 수일간 건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병상 부족 사태’가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병원을 통째로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거점병원으로 내놓은 경기도 평택시 박애의료재단 박애병원 김병근 원장이 화제다. 병상 부족 현상을 타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시설전환이 용이한 민간병원의 참여다. 또 다른 ‘박애병원’이 줄을 이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13일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은 거의 고갈상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가용한 전국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날의 48개에서 43개로 줄었다. 대전, 충북, 충남, 전북 등은 중환자..
‘국제시장’ 영화는 천사백만명 관객이 관람한 영화로서 첫 배경은 6.25전쟁 흥남 철수작전 부터이다. 이는 장진호 전투에서 철수하는 미군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미10군단 통역관 현봉학박사가 제발 난민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한 것을 미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이 승인하여 무기를 버리고 난민을 태우는 과감한 결단으로 시작된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서부전선의 미 제8군과 합류하기 위해 험준한 낭림산맥을 넘어 진격한 미 해병 제1사단이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저수지인 ‘장진호’에서 있었던 전투였다. 이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 1만3천명이 중공군 제9병단 12만명에게 포위되어 포위망을 공세적으로 돌파해 함흥으로 철수한 작전이다. 이 무렵 기온은 주간에도 영하 20도까지 내려갔으며, 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