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2021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이달 초에 발표한 ‘2024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면 유튜브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2021년 26.7%에서 2023년에는 25.1%로, 2024년에는 18.4%까지 줄었다. 여론 양극화의 원인으로 주로 꼽던 유튜브 이용이 줄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뉴스 이용률이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2023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경로가 있는가 살펴보면 메신저 서비스가 14.5%에서 16.8%로, SNS가 8.6%에서 10.9%로 증가했다. 유튜브를 포함해서 개인 맞춤형 뉴스 전송 서비스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가 여전해 보인다. 뉴스 산업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 전략이 우세해지고 있는데, 유튜브라는 채널의 영향력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개인별 맞춤 정보를 제공할 채널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정도로 말할 수는 있어 보인다. 해당 조사 설문 기간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3천 명을 조사했다. 여러모로 뉴스 소비가 개인화하면서 수용자의 뉴스 선택권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반대로 뉴스 생산자는 수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뉴스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만들 전
을사년도 한 달이 가고 둘째 달 중순이 지나간다. 2월은 28일까지다 1월 말경에는 설 연휴 겸 공휴일로 쉬고 2월은 28일까지니까 새해 벽두부터 뭔가 헐렁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는 게 뭐 그런 거지’ 싶었다. 그런데 명절에 다녀간 어느 회사 사장 말이 떠올랐다. 매일 꼬박꼬박 광고를 내보내야 하고 기사를 써 편집해 독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계약 사회에서는 하루하루가 경제적 단위 가치로 따져질 수밖에 없다던 그 말이. 나라 밖으로 눈을 주면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와 안보에 따른 불안의식은 심각해졌다. 이민자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게 되었다. 국내 사정은 지난해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이란 자의 친위 쿠데타 시도와 그 이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대한 지지자들의 난립과 난동, 그리고 그 후유증과 통치자의 비이성적인 재판과정의 태도 등 마음 편히 보낼 수가 없었다. 새해라고 맑은 기운으로 덕담을 나누기에도 어설프기만 했다. 매사 기본과 근본을 놓치면 개인의 삶도 나라도 혼란스럽고 불행한 것. 하루 속히 기본 질서가 잡혀 사람다운 삶을 고민해야 할 같다. 무거운 마음 달래고자 2022년 4월 20일 작고 한 한승헌 변호사의
며칠 전 한해의 풍년과 건강을 기원하는 중요한 명절 정월대보름이 지났다. 예전부터 나쁜 기운을 쫓고 건강과 부를 기원하는 의미로 보름달을 보며 달집도 태우면서 소원도 빌고, 묵은 나물에 오곡밥과 귀밝이술, 부럼도 깨면서 많은 사람과 나눔을 함께 하는 정겨운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다.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이런 좋은 의미를 소소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따뜻했다. 세시 음식 중에 귀밝이술은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식을 들어라’라는 의미로 전해지는데, ‘동국세시기’에는 ‘보름날 이른 아침에 데우지 않은 찬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귓병이 생기지 않는다. 이 술을 이명주(耳明酒)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음식 중 하나인 오곡밥은 겨울철 부족한 영양을 보충해주기 위해 다양한 잡곡을 넣어 밥을 짓는데 지역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으로 찹쌀, 수수, 조, 콩, 기장이 들어간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다섯 곡식이 각각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고, 다양한 곡식을 섞으므로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면서 이를 통해 한해의 모든 일이 풍성하고 순조롭게 이뤄지는 바람을 담고 있다. 또 그 음식을 통해 한해의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지만, 최근 우리는 극단적으로 양분화되어 서로에게 매서운 말을 내뿜고 있다. 너무나 첨예하게 다른 생각에 이 상황이 잘 봉합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염려되는 순간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응답자들은 진보와 보수 갈등(92.3%)을 가장 심각하게 꼽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갈등(71.8%), 지역갈등(71.5%) 등이 심각하다고 답변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한 사회통합으로 가기 위해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적어보고자 한다. 갈등(葛藤)이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상태이다(네이버 국어사전)’. 당사자 간의 가치, 생각, 목표, 이해 등이 달라 극단적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로, 개인, 조직, 정책 간의 갈등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갈등을 당사자 간에 잘 해결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로 가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 갈등은 학자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민선8기 핵심공약 중 하나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이하 특자도) 설치다. 특자도 설치 지역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한강 이북 10개 시·군, 인구는 약 366만 명으로 경기도 인구의 25.9%, 면적은 경기도 전체 면적의 58%를 차지하지만, 1인당 GRDP는 전국 평균의 65% 정도로 최하위 수준인 낙후 지역이다. 이런 저발전은 분단 이후 약 80년 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개발제한구역 등 각종 중첩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이 획일적 규제들을 ‘특별법’에 근거해 완화하고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지역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특자도 추진의 목적이다. 추진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은 지금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발의된 4건의 특별법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2023년 9월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주민투표는 언제 시행될지 불투명하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경기도는 생활인프라와 SOC확충, 공공기관 이전 등 내용을 담은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며 특자도 설치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특자도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백악관 기자실을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들에게 개방했다. 백악관 브리핑 룸이 이제는 ‘레거시 미디어’ 뿐만 아니라 ‘뉴 미디어’를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갤럽의 2024년 조사에 의하면 ‘매스 미디어’를 신뢰한다는 답변은 30% 대로 떨어졌고,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과 청년층의 신뢰도 감소가 뚜렷하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노학자들은 한 때 지금의 매스 미디어도 뉴 미디어라고 분류했다. 이제 매스 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가 되었고, 더 ‘뉴’한 뉴 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 레거시 미디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차별화하거나 죽거나(differentiate or die). 브랜딩에 관한 책을 읽다가 알게 된 경구다.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경구였다고 한다. 레거시 미디어도 차별화해야 한다. 뉴 미디어를 모방하고, 뉴 미디어와 같은 차원에서 더 높은 스코어를 내려고 하기보다, 뉴 미디어가 안 하는 것을 해야 하고, 뉴 미디어가 못 하는 것을 해야 한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표어로부터 한 번도 감동을 받은 적이 없었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컨셉은 의심스럽다. 정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규제마저 동일하
“이번 사건에서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다.” 4일 헌법재판소 5차변론에 나온 윤석열의 횡설수설이다. 자신이 계엄을 선포한 것도 맞고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것도 맞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내란이 아니란다. 세상에나.. 이것이 정녕 한 나라의 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입에 담을 말이던가? 발기부전 탓에 뜻을 이루지 못한 강간범이 범하지 못했으니 죄가 없다고 강변하는 꼴이다. 쿠데타를 막으려 슬리퍼바람으로 달려간 국민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군인들이 부당한 지시는 따르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대목에서는 모두 절망했다. 저 광인에겐 헌법이 호수 위 달그림자에 불과했음이다. 하늘에 달은 하나지만 천개의 호수 위에 뜬다. 12월3일 밤으로부터 두달이 지났다. 대한민국은 더 안전해졌는가? 가없는 사람들이 얼어붙은 거리에서 밤을 새웠다. 탄핵이 이어져도 수괴들은 히드라의 머리처럼 새로 돋아났다. 구속된 대통령의 뻔뻔스런 발뺌에 호응하듯 거리는 폭동을 선동하는 광기로 뒤덮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 현대사의 끔찍한 기억…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 1902-1994)는 1938년 히틀러가 자신의 원래 조국인 오스트리아를 강제 합병하자 나치 제국의 전체주의를 비판한 '열린사회와 그 적들(The Open Society and Its Enemies)'을 쓰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는 열린사회와 닫힌사회 간 투쟁의 역사였다”라는 전제로 시작되는 이 책은 1945년에 출간되었지만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지금껏 전체주의를 비판한 최고의 명저로 꼽힌다. 포퍼의 닫힌사회는 비판과 반성 그리고 토론이 불가능한 사회이다. 그곳에서는 오로지 독단적 이데올로기를 강요되는 획일성만이 존재한다. 지도자는 신성하기에 그가 만든 제도나 언어는 금칙이 되어 누구도 비판할 수 없고, 발전은 이미 만들어진 법칙에 따라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역사법칙주의가 주도한다. 히틀러의 독일제국, 스탈린의 전체주의 국가, 헤겔의 절대정신으로 우상화된 국가, 마르크시즘에 경도된 국가 그리고 플라톤의 철인국가까지도 닫힌사회이다. 모두 21세기에는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안 되는 불량한 국가들이다. 열린사회는 그 반대로 다양한 의견과 비판이 자유로운 사회로,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서로를 인정하고 건전한 소통을 통해
KBS의 한 현직 기자가 지난 1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구속기간 연장 불허··· 여, ‘즉각 석방’···야, ‘즉각 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기간 연장 신청을 불허하자, 여야가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근무 중에 자사(KBS) 기사를 보다가 기겁을 했다”며 “(보도책임자가)기계적 중립을 지킨다며 탄핵 찬반 집회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더니...이것은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도 아닌 편향 그 자체였다”고 탄식했다. 이어 “전체 기사 1분 54초에 국민의힘 주장 45초, 민주당 주장 38초, 윤석열 대통령측 주장 30초였다”며 “이게 그 잘난 기계적 중립인가?”라고 썼다. 한종범 80년해직언론인협회 상임대표(전 중앙일보 기자)는 유튜브 채널 스픽스의 ‘심각한 탄핵보도 행태’ 특별대담에 출연, 탄핵반 세력에 스피커 노릇을 하는 언론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1월 23일 밤 YTN의 ‘국회 독재로 국가 위기 상황···포고령 상징적 의미’, ‘질서유지를 위한 상징적 측면에서 국회에 군 투입’ 같은 기사가 탄핵반대 세력에 스피커를 빌려준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붉은색 바탕에 하얀 글씨로 전체 TV 화면
‘하늘’이라는 글자 아래 북한군이 있다. 올가미가 걸려있고 군복을 입은 사람이 보인다. 병사는 이미 산 사람이 아니다. 러·우 전장에서 북한군은 잡힐 위험이 있으면 항복을 거부한다. 죽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병사만큼 두려운 전투는 없다. 한국전쟁 막바지 고지전에서 불 뿜는 화구를 몸으로 막았다는 병사가 있다. 국가는 그것을 교본으로 죽기 살기로 싸우라고 부추긴다. 전장에서 잡히지 말고 죽으라 한다. 이미 죽어있는 사람 얼굴을 노출하고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모습도 잔인하지만, 죽음을 부추기는 국가는 하늘이 부끄럽게 잔인하다. 누구의 아들이었을 청춘의 병사는 훗날 무엇으로 기억될까. 하늘이 열린 이후 무수한 전쟁이 있었다. 병사는 전장으로 내몰리고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 그래서 그렇게 싸워 무엇을 얻는가. 병사가 싸워 얻는건 파괴다. 파괴를 부추긴 수령은 죽지 않는다. 어떻게 더 많은 이익을 얻을까에 관심 있다. 중동에 있는 가자지구를 보라.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고 건물이 파괴되었는지. 그리고 아무런 일이 없은듯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그곳에서 쫒아내려 한다. 강제 이주시키려 한다. 여기서 사람은 숫자에 불과하다. 별이 폭발하면 또 다른 별이 탄생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