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보면서 사람들은 밝음과 원만함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래서 달빛에 붙이는 수식어에는 은은함이나 밝음이 많다. 휘영청이 대표적이다. 또한 달의 ‘빛’은 ‘볕’이라 하지 않는다. 햇빛 처럼 뜨거움 보다는 차가움이 많아서다. 하지만 햇빛 보다는 포용력이 더 크다. 전해지는 빛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특히 달빛은 어둠을 몰아낸다기 보다는 어둠의 일부를 밝히는 역할을 하면서 어둠과 공존한다. 달빛이 신비주의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가 작용해서다. 그중에서도 망월(望月)혹은 만월로 부르는 보름달은 신비를 더한다. 밝기도 최대한으로 높아져 길흉을 점치거나 소원을 비는 첫째 대상이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행성중 원형의 상징성을 보름달 만큼 완벽하게 갖춘 것도 없다. 특히 8월과 정월보름달의 둥근 원형은 갖출 것을 다 갖춘 충족의 상징으로 여겨 신성시 했다. 초승달부터 보름달에 이르는 과정을 ‘달이 찬다.’고 한다. 이 또한 기울고 모자라는 것이 꽉 차오른다는 풍요 뜻으로, 보름달에만 해당되는 말이다. 달은 그리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예부터 수 많은 사람들이 달을 보며 고향을 떠올리고 사랑하는 이를 회상하며. 이와 관련된 애틋한 시화(詩畵)를 무수히 남겨
월미도에 달이 뜨면 그대는 /박 일 이었다가 불이었다가 때로는 서로의 입김이 되었다가 마음속에 피는 한 송이 눈물꽃의 붉은 향기가 되었다가 날카로운 가시가 사라진 이슬의 해맑은 눈빛이 되었다가 슬픔의 뿌리를 삼키는 파도가 되었다가 파란 하늘이 그리운 섬이 된다 - 계간 ‘아라문학’ 봄호에서 언제부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월미도를 찾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때에도 월미도를 찾곤 한다. 손에 잡힐 듯 말 듯 꿈처럼 떠있는 섬을 바라보면서, 가슴 깊이 파고드는 그만그만한 파도를 바라보면서, 사랑은 더 깊어지기도 하고, 더 슬퍼지기도 한다. 인생은 사랑 없이 진행되지 않는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불이 되기도 하고, 향기가 되기도 하고, 파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끝내는 파란 하늘을 그리워하는 섬으로 주저앉기 마련이다. /장종권 시인
시민들의 품에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시민을 위한 교육과 학습을 축복이라 여기며 기꺼이 즐기는 교육학자와 현장실천가들은 요즘 한껏 들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새 우리의 마을이 전통적 의미의 학교를 넘어, 마치 성냥 갑처럼 토막처진 제도화된 교육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 학교’로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에 무한의 배울 거리, 알 거리, 들을 거리, 해 볼 거리‘ 들이 즐비하다. 우리의 마을이, 삶터가, 너무도 소중한 배움의 터전으로, 통념을 깬 새로운 ‘너머 학교’로 목하 변신 중이다. 일찌기 성인교육학의 거장 린드만은 “교육은 인생을 준비하는 일이 아니다, 교육은 삶 그 자체다”라는 말로 삶과 앎에 대한 우리의 통찰을 자극한 바 있다. 그에게 있어 삶은 이미 그 자체로 ‘배움’의 과정이었다. ‘삶 자체로서의 교육은 멈출 수 없는 것이고, 그러기에 교육은 교과 학습 안에 갇혀서는 안 되며, 학습자가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상황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한 린드만, ‘배움이 끝나는 자리, 인생도 함께 끝난다&
1934년 어느 날 히틀러는 스포츠카 엔지니어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를 집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독일 국민이 탈 수 있는 가족용 소형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렸다. “어른 두 명과 어린이 세 명이 탈 수 있어야 하고, 연료 1리터로 14.5km 이상을 달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비가 쉽고 찻값은 1천 마르크 이하인 자동차를 만들라.” 히틀러가 제시한 차 가격은 당시 작은 모터사이클 가격에 해당하는 것이다. 포르셰는 그로부터 4년 뒤인 1938년 히틀러의 지시대로 소형차를 탄생시켰다. 그것이 지금까지도 유명한 딱정벌레 모양의 폴크스바겐 비틀이다. 독일말로 ‘국민차’란 뜻이기도 한 폴크스바겐이 본격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48년이다. 차가 선보이고 곧바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히틀러의 몰락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나치 독일에서 설계되었다고 해서 한때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며 생산이 유보되기도 했는데 탁월한 경제성과 품질로 독일은 물론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독일 내에서 국민차로 칭송 받으며, 2차 대전 종전 이후 서독 경제 기적의 상징이 되었던 폴크스바겐은 생산 이후 지금까지 성능과 편의성은 끊임없이 개선했지만 외형은 거의 유
보랏빛 남쪽 /강인한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싱싱한 초록이다 보랏빛 남쪽 하늘을 끌어다 토란잎에 앉은 청개구리 한 소쿠리 감자를 쪄 내온 아내 곁에 졸음이 나비처럼 곱다 - 강인한 시선집 ‘신들의 놀이터’/ 책만드는집 한 편의 시가 주는 감정은 다채롭다. 위 시를 읽으면 대부분 평화를 느낄 것이다. 평화란 ‘전쟁이나 갈등이 없이 평온함’을 이른다. 오랜 가뭄이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큰 고통이다. 그때 내리는 비, 그때 만나는 지상의 표정들, 토란잎에 맺힌 물방울, 보랏빛 남쪽을 옆구리에 두른 청개구리의 포즈(아마도 비는 보랏빛 하늘에서 오지 않을까, 그래서 청개구리가 더 사랑스러운), 아내가 쪄 내온 잘 익은 감자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걱정이 사라졌으니 가벼운 졸음이 쏟아질 테고, 아내 곁에서 졸고 있는 지아비의 풍경은 평화의 으뜸이다. /이미산 시인
수원월드컵 경기장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함께 수원시민들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지난 2002년 이곳에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FIFA월드컵이 열렸다. 그 이후 국가대표 A매치와 각종 국제 축구대회, 프로축구 K리그 수원삼성블루윙즈의 홈경기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2001년 5월 13일 개장됐다. 날아오르는 새의 날개 모습을 본뜬 대형지붕을 철골트러스 30개로 떠받쳐 전통한옥의 건축미를 살렸다. 4만3천138석(일반석 4만980석, 미디어석 1천170석, 기타 988석)을 갖춘 축구전용구장으로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라운드가 가깝다. 개장 당시 예술적인 경기장 모습과 시설도 관심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경기장 내 2만1천석에 달하는 ‘1인 1의자’였다. 이 의자는 수원시민들의 ‘1인 1의자 갖기 운동’으로 마련, 성금자의 이름을 의자에 부착했다. ‘1인 1의자 갖기 운동’의 사연은 이렇다. 경기장은 원래 삼성이 건립한 뒤 20년 사용 후 수원시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1996년 7월의 일이다. 그러나 1998년 4월 삼성은 IMF를 이유로 수원시에 일방적인 파기를 통보해 왔다. 이에 당시
전직근무자를 채용하여 그들에게 특혜를 주어 국고를 낭비하고 있어 정비가 시급하다. 이번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엉터리 직무평가로 간부 성과급 잔치를 해온 것이 밝혀졌다. 규정을 무시한 채 성과평가를 엉터리로 만들어 성과급을 주었기 때문이다. 성실한 직무수행은 하지 않고 전직자라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위한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국회의 농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실용화재단이 규정을 어겨 간부직에 높은 등급의 성과 평가를 남발해서 문제가 되었다. 임직원의 3분의1 이상이 농진청 출신인 실용화재단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권고와 내부 평가지침을 위반하고 배정된 인원보다 더 많은 간부들에게 높은 등급을 매겼다. 재단은 당초 평가등급을 S급 10%, A급 20%, B급 40%, C급 20%, D급 10%까지 5등급으로 나누는 배분 안을 만들었다. 재단은 지난 2001년 평가대상이 5명 이하면 임의 조정이 가능하다는 기준을 만들어 본부장 4명 모두를 상위등급인 S·A등급에 배정하였다. 2011∼2014년에는 팀장과 전문위원 25명을 하위 등급인 C·D등급에 배정해야 했지만 16명에게만 이 등급을 주었다. 이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한 노사정 논의가 금년 4월 한 차례 논의가 결렬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년여 만에 지난 9월13일 대타협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은 내용적으로 볼 때 노사 양측으로부터 일부 불만의 소리들이 있고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가 계속되어야 하는 미완의 합의라 할 수 있지만, 어쨌든 노사정이 우리 노동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이를 풀어가기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간 노동계는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의 요건과 절차를 명확하게 하려한데 대해, 이러한 조치는 쉬운 해고와 쉬운 취업규칙 변경을 가능하게 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4월 노사정 논의를 결렬시킨 데 이어 금년 8월 노사정 논의를 재개한 후에도 막판까지 논의 의제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 결과 일반해고와 관련한 이번 노사정 합의의 내용은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라고 정리되었다. 근로계약 해지와 관련하여 근로기
허리병의 대표주자는 디스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다리의 저림과 땅김이 더 주증상이고 순수하게 허리통증, 즉 요통을 이야기할 때 50대 이후 중년여성에서는 척추분리증이 디스크 다음으로 흔한 원인입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든 1위만 기억하듯 2위정도 위치인 이 척추분리증은 디스크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병입니다. 척추분리증은 허리뼈 뒤쪽 협부라는 곳에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아주 통증이 극심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분리되는 시기에는 마치 허리를 삔 것처럼 통증이 있고 소아의 경우 무릎 뒤가 당긴다고 하며 무릎을 약간 구부린 엉거주춤한 특징적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하지만 소아의 경우보다 성인의 경우 퇴행성으로 인해 분리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환자 또한 더 많습니다. 그리고 치료방침 또한 달라서 소아의 경우 전방으로 어긋나는 것이 문제가 되지만 성인의 경우처럼 퇴행성인 경우 실제 전방으로 많이 어긋나서 마비나 몸의 변형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힘든 일을 할 때마다 발생하는 엉치가 빠질 것 같은 통증이 문제가 됩니다.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은 척추의 뒤쪽 신경이 나오는 곳에서 분리가 되기 때문에 뽑기 전 이빨 흔들리듯 척추분리증이 있는…
‘연휴 때 뭐 하냐’는 질문이 많은 것을 보니 추석이 코앞인 모양이다. 이맘때쯤 되면 심란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시쳇말로 ‘추석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두렵다고까지 이야기한다. 따라서 공포(?)의 추석을 기피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가족 모이는 것이 껄끄러운 사람들은 나 홀로 지낼 궁리를 하고 처가도 애들과 부인만 보내는 극약 처방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일들은 주로 중년의 남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다. 물론 정상적인 직장생활과 경제 활동을 하면서 가장으로서의 위신이 세워졌을 땐 안 그랬다. 명퇴와 실직의 아픔을 겪은 후 서로 안부 묻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자 이같이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아픔을 맛 본 뒤 처음 맞는 가장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전에는 시댁에서의 차례상 준비 등으로 등골 휘는 아내들이 겪는 고통이 사회적으로 많이 회자됐다. 하지만 최근엔 남편들도 실직이나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또 다른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가정불화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생(未生)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취업이나 결혼, 2세 출산 등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