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봉 성공회대 교수가 최근 한 매체에 기고한 글은 답답한 체증상태에 있던 속을 모처럼 시원하게 뚫어준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부정했지만 새누리당에서 ‘사자방’ 비리와의 빅딜설까지 나오는 공무원연금 문제다. 그의 주장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하면서 국가재정이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워 공무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본인들이 먼저 솔선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진정성을 증명해 보이라는 것이다. 그는 ‘공무원들은 연기금이 어떻게 운영되지도 모른 채 꼬박꼬박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연금을 착실하게 납부한 죄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고용주인 정부와의 약속을 믿고 따른 공무원들이 연금을 부실하게 만든 죄인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이는 고용주로서의 예의가 아니라고 꼬집는다. 그러면서 공무원에게만 일방적으로 애국심을 강요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에 권고한다. 공무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자신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특히, 공무원 연금 개혁법안 발의자들인 새누리당 의원들부터 솔선해서 국가재정에 도움이 되도록 세비를 30%
세상에는 사람들도 많듯이 무예도 많다.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부터 근현대에 도입된 외래무예까지 수많은 무예들이 존재한다. 여기에 현대에 새롭게 창작된 무예의 경우는 협회이름만 바꿔가며 일주일에 한 개씩 새롭게 만들어질 정도니 바야흐로 무예의 춘추전국시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방송국에 자신의 무예약력을 소개하는 장면을 보면 그야말로 초절정 고수들이 가득하다. 태권도는 4단 이상에 합기도, 특공무술, 검도, 우슈 등 도합 20-30단은 우수울 지경에 이르렀다. 그 사람의 수련경력으로 보면 도무지 그 엄청난 합계 단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문제는 그 수많은 무예를 과연 어떻게 수련했는가에 있다. 모든 무예의 기본은 보법을 비롯한 신법에서 시작한다. 태권도는 독특한 주춤서기와 앞굽기 및 뒷굽이 자세 등으로 구성되며 합기도나 특공무술 역시 독특한 신법이 존재한다. 특히 검도를 비롯한 무기를 사용하는 무예에서 신법은 맨손무예의 신법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만약 무기를 들었음에도 맨손무예를 배웠던 것처럼 몸을 사용하면 몸 따로 무기 따로의 희한한 움직임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히 어떤 무예를 오래 수련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기존에 배웠던 기본이 새로 배운 무예에 그대로 나
어떤 일의 근본을 고치지 않고 사람만 바꾸어 그대로 시킴을 이르는 말이다. 마음은 고치지 아니하고 겉으로만 달라진 체 한다는 뜻인데, 요즘 우리 사회의 단면을 지적한 말 이라 할 수 있다. 세월 호 참사의 총체적 부실은 인재다, 이제 시신 인양작업도 막을 내리고, 선체인양만 남았다. 마무리 작업이 적절하게 잘 진행되는가는 철저한 원인규명이 있을 뿐이다. 우리사회에 젖어든 부실성(不實性)이 만연한 것으로서, 그 결과가 이뿐이 아니다. 국방 비리는 또 어떤가! 하지만 어김없이 몇 사람 자르고 나면 잠잠하다가 언젠가 또 어김없이 일어나고 만다. 그것은 뿌리를 도려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라를 무슨 곳간으로 보고 하는 짓들이 아닌가!. 방만하기 이를 데 없는 국영기업들의 문제도 그렇다. 정부의 힘 있는 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또 그 자리를 노리고 있는 이상, 비리가 만연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틀어막는 마당에 나라의 빛이 넘쳐나 망국의 길에 내동댕이쳐 질수 있는데도, 완전하게 뿌리 뽑지 못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새 정부가 들어서서 국민들 속이라도 후련하게 도려 낼 줄 알았었는데 어려운 모양이다. 국민들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요즘 국회에서 혁신이라는 미명으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쌍용자동차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근로자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근로자들이 패소한 것이다. 대법원은 “국제금융위기와 경기불황에 덧붙여 경쟁력 약화, 주력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세제 혜택 축소, 경유 값 인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 계속적·구조적 위기가 있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해고를 단행할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존재했다”고 판시했다. 나아가 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부분휴업과 임금 동결, 순환휴직, 희망퇴직 등의 조치를 한 만큼 해고 회피 노력도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해고 근로자들은 복직이 무산되는 점에 대해 침통해 하면서, “자본에 줄서기 한 판결”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재계는 일제히 환영하면서 “해고 조건을 지금보다 완화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있고, 해고 회피 절차를 최대한 거치는 등의 요건을 갖췄을 때에만 가능하다
지난 12월 3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선 ‘수업료’라는 영화가 상영됐다. 그리고 요즘 수원 토막이들 사이에서 75년 전 이 흑백 영화가 화제다. 영화 속에 ‘6.25때 폭격에 도망갔다는 동문인 창룡문’을 비롯 ‘남아있는 남문’ ‘부서진 북문’ ‘서있는 서문’등 당시의 수원화성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수원화성 주변의 다양한 풍경도 생생하게 담겨있어 과거의 향수를 샘물솟듯 자극하고 있다. 광교산과 영화동이 보이는 북문 밖 풍경, 부서진 북포루와 북성, 화서문과 공심돈, 연무대, 수원천풍경, 지동시장, 삼일교, 북수동 우시장을 보여주는 말뚝들, 신발가게와 교회당에 이르기 까지 그야말로 과거로의 여행을 경험하는 듯한 ‘타임머신’이나 다름없다. 영화가 수원에서 한 올로케이션 덕분이다. 그동안 수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1961년 최은희 김진규 주연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대표적이었다. 이 영화는 지금의 행궁로 한옥을 빌려 촬영한 것으로 당시 수원 전체 풍경은 나오지 않았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수원에 살고 있는 소학교 4학년인 주인공 ‘우영달’은 놋 수저 행상을 떠난 부모가 몇 달째 연락두절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함께 살고 있는 할머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을 세계 만방에 외치면서 지혜로운 국민의 총의가 방안을 제시해가고 있다. 61년의 오랜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무장지대(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조성이 조속히 추진되어야한다. 남북간 갈등을 완화하고 한반도를 평화지역으로 전환시켜갈 수 있는 공간기능을 다해야한다. 앞으로 DMZ가 세계평화협력의 실체적 연결고리로 역할수행이 가능하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일연구원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포럼 발표에서 DMZ생태공원은 통일과 국가발전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원이 분쟁과 갈등 해소를 위한 한국적 모델이 될 것을 주장한다. DMZ 전역을 벨트화해서 아시아 평화협력의 거점으로 조성할 때에 진정한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키워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유라시아의 생태·평화 이니셔티브를 구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공원 조성 방향의 기본축으로 DMZ 생태원(가칭)과 세계평화센터를 제안하고 있다. 이들 중심공간을 자료관리, 학술연구, 전시를 합한 체류형 공간으로 조성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문제연구원도 공원을 매개로 하는 남북 협력을 통해 평화적 교류의 계기를 만드는 것
한파를 동반한 눈이 내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더 춥다. 이 겨울나기를 가장 힘들어 하는 사람들 중에는 노숙인들이 있다. 한겨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연히 따뜻한 잠자리와 밥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들은 노숙인들의 동사를 방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와 수원시에서는 단지 밥과 따뜻한 잠자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인문학 교육을 실시한다.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다. 당장 한 끼 밥도 해결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인문학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하지만 이는 노숙인들을 무시하는 말이다. 그들에게도 자존감이 있고 자립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노숙인이 아니었다. 다들 귀하게 태어났고 부모와 형제, 친지들의 사랑과 기대를 받으며 성장했다. 재작년 경기개발연구원 김군수 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노숙을 하게 된 원인이 ▲장기간 실업(19.9%) ▲가족해체(16.7%) ▲사업실패(15.8%) 등의 순이었다. 즉 대부분 경제적 요인 때문이다. 노숙인이 된 이후엔 주민등록말소, 신용불량, 알콜중독 등의 문제를 겪게 되고 주거, 의료, 치안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못 받고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진다.…
비교문화를 전공하던 일본 유학의 시대, 고달픈 생활 속에 위안이 되었던 것 중에 하나는 역 앞에 있는 밥집을 겸한 작은 이자카야에서 일본인 주인장 내외와 회포를 푸는 일이었다. 늘 반갑게 맞이해 주어 단골이 되었다. 당시 60대 중반의 노부부는 늘 민요 ‘아리랑’을 불러주었다. 어릴 때 동네 한국인들이 가르쳐 주었다고 얘기했다. 그들의 향수는 한국인들의 일제 강점기 시대 고난의 대장정과 역경 속에 살아온 디아스포라의 모습이 같이 겹치면서 애잔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불러주는 ‘아리랑’은 너무나 고왔고 아름다웠다. 그만큼 ‘아리랑’은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한국을 대표하는 곡이다. ‘아리랑’은 한국의 특유의 정서인 ‘한‘(恨)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곡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동포 3세로, 현재 한국인 밀집지역인 가와사키에 살고 있는 송부자(宋富子)씨는 자신의 이야기인 일인극 ‘재일삼대사’(在日三代史)를 꾸준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재학중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벌써 대설이다. 차츰 쌀쌀해지는 날씨와 행보를 맞춰 단풍을 털어낸 나무들이 꾸밈없이 뼈마디를 드러낸다. 이제 더 이상은 지나간 영화를 되돌아보지 않을 결연한 자세로 겨울바람과 마주섰다. 낮게 드리운 하늘이 불러들인 바람에 비스듬히 누운 연기에 취한 까마귀가 추수가 끝난 들판을 선회하고 첫눈이 오려는지 구름은 눈에 익은 능선을 덮고 있다. 아직도 첫눈을 기다리는 마음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처음이란 어떤 힘을 가졌기에 사람의 마음에 물결을 일으키게 하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가 두려운 나이가 되어서도 결코 늙지 않을 첫사랑이 그렇고, 해산을 하고 갓난아기와의 첫 눈맞춤은 살아가는 동안 그 어떤 유혹에도 오로지 빛을 향하여 나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기에 충분했다. 새 학기가 되어 새로 공책에 글씨를 쓰는 순간, 수틀을 메우고 색실을 꿰어 처음 자수를 시작하는 순간에는 내 심장소리가 들렸다. 이처럼 처음이라는 순간은 우리를 별다른 이유 없이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는 자고 일어나니 먼 산에 눈이 쌓여 멀리서 바라보며 없는 솜씨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첫눈 소식을 전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나 저제나 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지나갔다. 그렇게 기다
술의 도수 결정은 일정한 물에 알코올 함유 농도의 비중으로 정한다. 즉, 술 속에 포함되어 있는 에틸 알코올의 양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소주가 20도라면 에탄올 함량이 20%라는 식이다. 양주는 도수 대신 푸르프(Proof) 단위를 사용한다. 주로 영국과 미국산 위스키에 표시하는 푸르프는 에탄올과 물이 각각 약 50퍼센트 정도 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약 알콜도수가 100프루프라고 적혀 있으면 실제 도수는 그 절반인 50도를 뜻하는 것이다. 알코올의 농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과거에는, 마시는 술과 화약을 반반 섞어서 불을 붙인 뒤 파란색 불꽃이 유지되면 알맞은 술이라는 뜻으로 100proof라고 불렀다고 한다. 농도가 묽으면 잘 타지 않고, 너무 진하면 불꽃 색깔이 밝은 노란색을 띤 다는 것으로, 알코올의 농도를 구분했다고 전해진다. 도수의 높고 낮음이 좋은 술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다. 오히려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일수록 빨리 취하게 되면서 우리 몸은 급작스런 변화에 상처를 받게 된다. 스위스의 유명한 술 압상트(Absinthe)는 스위스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서 판매가 금지되고 있다. 까닭은 술의 알코올도수가 68도나 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