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남북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다. 이 긴장은 현재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두고 가열되고 있다. 이 연습은 한국과 미국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공동으로 실시하고 있는 군사훈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에 북한의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은 ‘선군절’의 중앙보고대회 연설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맹비난했다. 이어서 그는 한미가 UFG연습을 벌이면서 한반도를 전쟁 직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반도의 무력통일 발언이라는 대남위협인 것이다. 북한이 올해 들어와 특히, UFG연습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배경은 이 연습을 핵전쟁연습이자 대북강경도발전략이라고 보는 데에 있다. 한미당국은 지난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2014년 UFG연습부터 북한핵의 억제전략을 처음으로 공식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훈련이 바로 북한을 겨냥한 군사적 억지전략의 이른바 ‘맞춤형 억지전략’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8·15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세계수학자대회! 120여 개국 5천여 명의 수학자가 찾아온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하이라이트는 필즈상 시상이었다.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만 준다는 이 상을, 미국 13명, 프랑스 12명, 영국 7명, 러시아 6명, 일본 3명, 중국, 베트남 등 11개국이 각 1명씩 받았지만 우리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 언론은 그것이 의아하고 억울하다는 듯했다. 실적을 충분히 쌓아 자격을 갖추었으니까 이미 받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한국인, 수학 노벨상 왜 없나” “올림피아드 석권에도 필즈상은 제로” “수학 우등생 한국의 미스터리”…… 그럴 만도 하다. 미국·영국·일본 등 OECD 회원국 34개국, 중국·브라질·러시아 등 비회원국 31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교육을 자랑하는 핀란드와 함께 늘 1~2위였고,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성적에서도 우리가 1위였다. 뿐만 아니다. 42개국이 참여한 최근(2011년)의 국제수학·과학성취도평가(TIMSS)에서도 초등학생(4학년)은 2
‘북한 김정은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중 하나가 ’중2가 무서워서’라는 우스갯소리는 이제 구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중2는 그 누구도 다루기 힘든 존재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고 진화중이다. 따라서 개학을 맞은 요즘, 학교와 가정에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세상이 우습다. 이유 없이 짜증 나고 설명할 수 없는 충동과 분노에 사로잡힌다. 공부는 안 하는 것뿐이다. 어른들 잔소리에 휘둘리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런 생각에 부모를 무시하고 심지어 교사에게 폭언을 일삼는다. 착한 줄로만 알았던 자녀의 반항과 허세에 부모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속수무책이다. 학교에서도 중2 담임은 3D 직종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래서 자녀와 학생간 갈등을 겪는 부모와 교사들은 이를 ‘중2병’이라 부르고 있다. 사회적 관심으로 부상한 ‘중2병’은 사실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유독 감성적이고 말수가 적으며 우울증에 걸린 듯한 사춘기가 그 원조다. 증세는 몇 년전 일본의한 라디오 방송이 ‘중학교 2학년 시기에 주로 하는 행동’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만들어졌고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도 ‘2학년 병(sophomoric illness)’이란 말이 있다. 주로 고교나 대학 2학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차관급인 현직 검사장이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사실을 결국 인정했다.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개인적인 명예는 물론 검찰조직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공연음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법률대리인 문성윤변호사를 통해 사건 발생 10일 만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성윤 변호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충격과 크나큰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김 전 지검장의 심경을 전했다. 김 전 지검장은 당초 혐의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했다. 개인과 가족의 망신을 떠나 검찰조직에 심각한 누를 끼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보도가 됐을 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사실로 추정됐지만 국민들을 눈과 귀를 의심했다. 차관급인 현직 검사장이 여학교 인근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믿기가 어려웠기에 그랬다. 앞으로의 사법절차도 성실히 따르겠다고 했지만 본인의 정신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석연치가 않다. 현재 그는 몸과 마음이 극도로 쇠약해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터이지만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은 너무 크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행위와 정신적인…
엎친 데 덮친 격이고 설상가상이다. 최근 남경필지사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장남의 후임병 폭행·성추행 사건, 부인과의 합의 이혼 등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남지사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최대의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터진 사건은 남지사의 아들이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임병을 수차례 폭행했고 또 다른 후임병을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이 일로 본보 사설에서도 언급했지만 ‘제가(齊家)’를 못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런데 이어 남 지사의 부인이 지난달 28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했고 11일 조정기일에 이혼 합의를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위자료나 재산분할 등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단다. 실제로 남지사의 부인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남 도지사의 선거운동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투표소에도 나타나지 않아 갖은 억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결국 결혼생활의 파경을 맞이한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 자식이 범죄자가 되고 부인마저 떠난 그의 가정적인 불행에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측은지심마저도 생긴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전국적으로 200만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농협의 위기가 우려된다. 농협 조합원의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현재 연간 3만명의 신용불량자가 발생, 연체금액만도 3조517억원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농협은 농민의 자생력을 위해서 혁신적인 경영관리를 모색하지 않으면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 3년 간 농민조합원의 고액연체자, 신용불량자가 연간3만 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불자가 2만7천194명이었고, 3조517억 원으로 6.4%나 증가하였다. 농협은 매년신용 불량금액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어떠한 방법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무능하고 안이한 농협운영의 혁신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국민경제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FTA협정으로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개방 확대와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국산농산물은 농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이에 대하여 농협은 능동적인 대책은 고사하고 방치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이재 국회의원의 지적을 계기로 농협은 새로운 운영전략을 수립하여 합리적으로 운영해 가야한다. 화성군의 6개 화성단위농협은 통합을 논의하여 자생방법을 찾고 있다. 전국의 모든 농협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는 당연하다.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단식농성 중인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주고 위로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잊혀져 가는 사람이 있다. 단원고 강민규 전 교감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틀 후인 4월18일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유서를 남기고 현장 인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학생들을 두고 혼자 구조됐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힘에 벅차다’는 심정을 유서에 남긴 강 전 교감은 배가 가라앉는 순간까지 제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정황이 구조자의 증언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런데 그의 순직청구가 기각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자살은 스스로를 죽이는 또 다른 살인행위다. 그러나 강 전 교감의 경우는 다르다. 그의 숭고한 희생을 행정 편의적, 법 형식적인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이에 경기교총은 안전행정부 순직보상심사위원회 결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경기교총은 ‘고
12억 가톨릭 인구의 정신적 지주인 교황이 다녀갔다. 여름의 열기가 지배하는 이 땅에서 그 며칠 동안 우리는 신선한 감동과 함께 영혼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 행보라는 말을 자주 썼다. 실제로 교황은 최대한 딱딱한 권위를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우리 정부에 간소한 의전을 요구했고, 낡은 가방을 손수 들었으며, 소형차를 타면서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려 애썼다. 특히 고통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낮은 자리의 사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그리고 꽃동네의 장애인들이 그 대상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이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 일에 가깝다. 물론 종교 지도자로서 전임 교황처럼 좀 더 근엄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교황은 신의 대리자이지, 가톨릭 신앙인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말하자면, 길 잃은 양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지, 양들을 지배하는 권력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교황은 그 역할에 좀 더 충실하려 애쓴 것일 뿐이다. 그가 바쁜 일정과 경호상의 어려움에도 차량을 멈춰가며 아이들에게 입
어머니가 이사를 했다. 오랫동안 살던 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겼다. 한 집에서 30여년을 눌러 살다보니 버릴 것도 많고 몇 년째 쓰지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이 상당히 많았다. 세월의 더께만큼 쌓인 먼지며 성장기의 기억이 세월과 함께 낡아가고 있었다. 막내와 동갑이 된 벽시계는 하루에 두 번만 시간을 알려주고 뒤란의 절구와 공이는 무료해진 햇살을 빻고 또 빻으며 제 몸의 균열을 다스리고 있었다. 기둥에 눈금을 그으며 수시로 키를 재던 동생도 어느새 마흔 중반을 넘어서고 있으니 참으로 무상한 세월이다. 손때 묻은 물건을 버리지도 그렇다고 아파트로 옮겨가지도 못해 안타까워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의 삶도 저만큼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렸구나 싶다. 이사를 갈 집과 새로 이사 들어올 사람과의 시간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림을 이십일 정도 이삿짐센터에 보관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맡길 세간의 목록을 정확히 기록하지 않고 적당히 눈에 띄는 큰 제품과 가격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했다.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고 이삿짐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어머니가 애지중지 아끼던 시루가 없어졌고 그 밖에 몇 가지 물품들이 오지 않았다. 의뢰업체에 확인한 결과 처음에는 그런…
정신분석학에선 인간이라면 모두가 본능적으로 관음증이 있다고 본다. 또 신체의 일부를 남에게 보여줌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노출증도 본능으로 여긴다. 하지만 자기억제가 잘 안되고 정도가 지나칠 경우 병, 즉 ‘성도착증’으로 진단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본능이 심해 ‘성도착증’인지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은 없을까? 크게 두 가지로 진단할 수 있다. 성적 환상이나 충동으로인해 6개월 이상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성도착증으로 본다. 또한 환상이나 자극이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데 필요하고, 항상 성행위를 동반할 경우에도 성도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성도착증 치료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약물 치료는 단순한 성욕 억제기능만 나타낼 뿐이어서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성도착증은 사전에 ‘성적(性的) 행동에서의 변태적인 이상습성’이라고 나와 있다. 최근 보도를 통해 가장 많이 접하는 성도착증은 사춘기 전 남여 어린 아이에게 성적기호증을 느끼는 ‘소아성애자(pedophile)’와 지하철·버스와 같은 복잡하고 비좁은 장소에서 자신의 특정부위를 문지르는 행동을 하는 ‘마찰성욕도착증(frotteu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