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묵직한 돌멩이를 밀어놓으면, 2명이 따라가며 열심히 바닥에 빗자루질을 하고, 돌덩이를 놓은 한명은 소리 지르며 지휘하는 모습, 소치올림픽 중계가 한창인 요즘 시청률이 급부상하고 있는 ‘컬링(Curling)'이라는 종목의 경기 내용이다. 우리에게 약간은 생소하기도한 이 경기는 중세 스코틀랜드의 얼어붙은 호수나 강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빙판 위에 미끄러뜨리며 즐기던 놀이에서 유래됐다. 그리고 17~18세기를 거치면서 캐나다를 중심으로 겨울 스포츠로 발전했다. 지금도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와 함께 국기(國技)로 통한다. 북중미와 유럽에서는 그 인기가 대단하다. 2009년 ‘강릉세계 컬링 여자선수권대회’가 열렸을 때도 정작 국내 방송들은 녹화로 중계했으나 참가한 13개국 중 10개국이 자국의 전 경기를 생중계할 정도였다. 동계올림픽에서는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제18회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게임은 42.1m 떨어진 지름 4.3m의 동그라미 중앙에 무게 19.96㎏ 직경 29.91㎝의 맷돌처럼 생긴 돌멩이를 어느 팀이 잘 붙이느냐가 승부다. 브룸이라는 빗자루 모양의 솔로 얼음을 닦아내 돌멩이의 속
2009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경기마저 침체되면서 전국적으로 지역경제가 위기를 겪었다. 그래서 지자체들이 선택한 것은 빚을 내서라도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었고 앞 다투어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며 국가 예산을 따내는 데 열을 올렸다. 관광 사업을 명목으로 대규모 건설 사업을 벌이는 경우도 있었고 신청사를 건립하는 데 수많은 돈을 쏟아 붓기도 하였다. 또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명목으로 국가의 돈을 끌어오고 상당한 지자체 예산을 쏟아 부어 산업단지 건설을 추진했던 지자체들도 있었다. 그리고 몇몇 지자체는 국가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다보니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민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충분한 검토 없이 밀어붙이기도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나아질 거라 믿었던 경기는 호전될 줄 몰랐고 특히 서민 가계 사정이 나빠지면서 내수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장미 빛으로 예측했던 국민들의 수요는 사실 반의 반 아니 반의 반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 때문에 소수의 건설사들만 배를 불렸을 뿐 피 같은 주민들의 세금은 공중으로 사라졌고 지자체들은 더욱 가난해졌다. 특히 경전철, 다리, 도로 등의 민자 사업을 진행하며 장래의
오래달리기. 학창시절, 나를 그토록 괴롭혔던 체력장 종목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체력장에는 오래달리기 말고도 여럿 있었다. 윗몸앞으로굽히기, 윗몸일으키기, 왕복달리기, 턱걸이, 멀리뛰기…. 이들 종목은 그런대로 합격 점수에 근접할 수 있었다. 단시간에 사력을 다해야 하는 100m도 버틸 만했다. 한데 유독 오래달리기는 나를 힘들게 한다. 정신력, 지구력, 인내력, 기초체력이 모두 부족한 탓이었겠지만. 그래도 나는 체력장이 있는 날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뛴다. 매번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앞서 달리는 친구를 따라잡기는커녕 갈수록 뒤처져 꼴찌나 면하면 다행이었다. 체력은 국력이라고 강조하던 시절, 내가 경험해 본 최장거리 달리기 이야기다. 꼭 10년 전 일이다. 잔설이 군데군데 얼어붙어 있고, 장갑을 낀 기억으로 보면 시기도 이맘때다. 나는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아니, 수원 경기대 입구의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광교산 버스회차장을 뛰어서 왕복하자는 친구의 꾐(?)에 빠져든 것이다. 자그마치 10km. 학창시절 내겐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던, 오래달리기보다 10배나 긴, 그래서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그 거리를 마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3년이나 된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성년이 훨씬 지났다. 그런데 출범 초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게 지방의원 자질론이다. 왜 그럴까? 지방의원이 하는 일은 조례를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결정하며, 공무원과 지자체의 예산을 지원받은 시민사회단체의 업무를 감시하는 게 주된 업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이 보여온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회의감이 들 정도다. 지방의원 하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비리와 막가파식 언행, 외유성 해외연수 등이 연상된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지방의원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에 깊이 각인돼 있다. 오죽하면 국민들 사이에 극단적인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는가.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지방의원들에 대한 여론에도 불구, 지방의원 정원 증원, 의원보좌관제 도입 등 국민들이 혀를 찰 소리들이 심심하면 터져 나온다. 이런 주장에 대해 국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래봤자 근본적으로 달라질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자당의 대통령 공약사항인 지방선거 무공천제 약속을 뒤집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난립한다’는 것이
최근 카드사의 고객개인정보 유출로 물의를 빚은 것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신한카드사 설계사들이 고객모집에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금융기관은 고객에 대한 철저한 정보보호를 위한 관리시스템을 정비하고 간소화하는 일을 시행해 가야한다. 고객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는 부분의 기록을 제외시켜 가는 일부터 실시해 가라. 고객정보체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간소한 기록과 정확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적인 정보는 재산상의 손해와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어 더욱 철저하게 관리되어야 마땅하다. 금융감독원은 KB국민, 롯데, HN농협 등 국내 대형 카드사는 물론이고 시중은행에서 무려 1억400만건의 대규모 고객 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엄청난 고객정보를 범인과 부도덕한 사람들이 악용할 우려를 크게 걱정한다. 최근까지 KB국민카드 등 3개 카드사를 탈퇴한 회원만 총 84만8천여명으로, 카드해지가 228만3천여건과 재발급이 무려 383만7천건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는 많은 시간낭비에 업무손실과 더불어 고객에게 커다란 불편을 주었다. 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서 기존 카드 해지 고객이 급증한 가운데…
‘대박’은 ‘운 좋게 어떤 일이 크게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부자되세요!”라거나 “크게 성공하세요!” 등의 덕담을 애교 있게 표현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요즘 이 대박이라는 단어의 용례가 확장되면서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젊은이들의 대화에서 “헐~ 대박!”이라는 표현이 “그래~ 정말?!” 정도의 뜻으로 사용되더니 이제는 점점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격의 없이 편한 사람들끼리 주고받던 덕담의 수준을 넘어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는 일상용어가 되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전 분야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수능 대박, 영어 대박, 성형 대박, 인생 대박, 대박 할인, 대박 맛집 등. ‘통일은 대박’이라며 대통령도 ‘대박’이라는 단어를 앞장서서 세계에 전파하기까지 이르렀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대박문화의 열풍에 휩싸이게 했을까. 대박이라는 말이 알고 보면 참 서글프다. 꿈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꿈꾸는 것과 같다. 세상사가 어디 마음먹은
이미 어떤 일이 벌어져 돌이킬 수 없고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더 이상 따져 묻거나 추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遂事不諫 旣往不咎). 공자도 자기 제자인 재여의 잘못에 대해 더 이상 탓하거나 말하지 않겠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일일이 따져 묻거나 들춰내 보아야 지나간 일,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말이 아닌가.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不說) 이러니저러니 따지지 말고(不諫) 잘못했다고 탓하지 않는다(不咎)는 말로 요약 할 수 있다. 고전에 ‘모든 일이나 물건이 순리대로 다가오면 물리치지 말고(物順來而勿拒),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物旣去而勿追). 내 자신 대접받지 못했다 하여 계속 바라지 말고(身未遇而勿望),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事已過而勿思)’고 하였다. 지나간 일이라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넘어가는 것은 분명 아니다. 따질 일이 있으면 따져보고 꾸짖을 일이 있으면 꾸짖어서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진실에 대한 은폐가 생기기 때문이다. 길지 않는 인생 후회하는 날이 많아서는 안 된다. 단념할 것은 빨리하고 희망차게 바라볼 일에 대해 모든 것
2014년은 지방선거의 해이다. 6월 선거를 앞두고 지역은 물론 중앙에서도 주요 정당의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짧다고만 볼 수 없음에도, 사회복지분야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지방행정은 여전히 중앙정부의 종속변수로만 여겨진다. 지방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높음에도, 중앙정부 활동에 비해 지방정부 활동에 대한 의회와 시민들의 견제는 미약하다. 이에는 지방의회의 제도적 위상이 국회에 비해 미흡한 점도 원인의 하나이다. 중앙정치에 비해 지방정치에는 시민사회운동가들의 참여가 빈번하다. 지역 현장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몸소 체험한 분들이라 직접 정치를 바꾸려는 의지도 그만큼 강하리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혹여 시민운동가들의 과잉 정치참여로 인해 시민사회진영의 축소 내지 왜곡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를 맞이하는 시민운동단체들의 신중한 행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도 시민운동도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다. 양자간의 ‘건강한 긴장관계’는 필수적이다.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탐욕을 멈추기 위해서는 정치영역에서 시민사회진영의 깨어있
악학궤범(樂學軌範)을 편찬한 것으로 유명한 조선 초기 문신 허백당(許百堂) 성현(成俔)은 전가사십이수(田家詞十二首)라는 시의 정월령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온 이웃이 술상을 차려놓고 대보름날 밤에 모여/동산 달맞이 하자고 서로 찾아다니네/달은 무심하게 떠올라 비추지만 노인들은 해마다 풍년을 점치네.” 설날이 가족 중심의 모임이라면 이렇듯 정월 보름날은 마을공동체의 단결과 번영을 위한 축제였다. 조선 후기에 저술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민속행사의 종류를 서른일곱이나 적고 있을 정도다. 영월(迎月: 달맞이), 답교(·踏橋: 다리밟기), 농악, 고싸움, 차전놀이, 달집태우기와 마을 사람끼리 편을 나누어 벌이는 횃불싸움, 논두렁과 밭두렁을 태우며 풍년을 기원하는 쥐불놀이, 아이들이 모닥불 위를 나이만큼 뛰어넘으며 건강을 빈 잰부닥불 피우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축제는 월(月) 여(女) 지(地)를 중시하는 농경시대 지모신(地母神) 의식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특히 대보름 달빛은 어둠과 질병, 재앙을 밀어내는 밝음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 날에 동제(洞祭)를 지내는 등 개인과 집단적 행사를 해왔다는 것이다.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며…
악화되어가는 경제사정 속에 지방의 중소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경기도는 수출기업의 업무를 맡고 있는 수출멘토링 사업에 중소기업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신제품 개발과 해외수출전략에 몰두하지 않고 기존의 업무와 중복되는 곳에 예산을 낭비하며 행정손실을 자행하고 있어 도민들의 비난을 산다. 여기에 업체방문에 따른 비용도 기업이 무역전문가와 협의해서 지불해야하는 실정이다. 소외계층의 지원과 당면한 생활시설 개선과제가 산더미 같은데 이를 외면한 채 업무가 중복되는 수출멘토링 사업을 자행하며 돈을 받고 있어 업체의 부담을 가중시켜 간다. 효율적인 광역행정을 위해서 사사롭게 중복되는 분야를 철저하고 과감하게 수정해 가야한다. 탁상 위의 안이한 행정이 아직도 기업체에 부담을 주어서야 되겠는가. 기존 업무와 중복되는 업무를 피해서 행정효과를 위한 지원과 관리에 박차를 가해가야 할 것이다. 지역의 수출증진 업무 촉진을 위해서 은퇴한 무역관련 전문가를 모집하여 자원봉사활동으로 업무를 추진해 가는 것도 한 방법임을 강조한다. 이들은 충분하게 해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 시장동향을 조사하여 정확한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