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과 해방공간의 혼란, 그리고 이어진 민족상잔의 참혹한 6·25 전쟁과 분단의 고착화로 인한 상흔은 오늘날까지 깊은 상처가 되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분단의 최대 피해자인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혈육을 만나지도 못한 채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저승에 가서나 혈육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부모 자식, 부부, 형제자매의 애틋한 정한을 어찌 저승에 가서야 푼단 말인가. 하지만 이산가족들은 점점 고령화 되어간다. 죽기 전에 한번 보고 손이라도 잡아봤으면 한이 없겠다는 게 이들의 간절한 소원이지만 이젠 시간이 별로 없다. 상봉신청자로 등록한 12만9천264명 가운데 이미 절반가량인 5만7천784명이 사망했다. 또 현재까지 살아있는 신청자 가운데 약 53%가 80대 이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간절한 그리움 속에서 한을 품은 채 눈을 감는 이들이 있다. 이 세상 마지막으로 가족 상봉을 하고 싶다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다. 지난해 9월로 예정됐던 상봉행사가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을 때 실의에 빠진 이산가족들의 반응을 기억한다면 남북 당국은 조건을 달지 말고, 정치적인 의도와 관련 없이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위해 적극 나서야
겨울철새의 비극 정부는 지난 17일 전북 고창군 동림저수지에서 발생한 가창오리 수십마리의 폐사와 관련하여 가창오리를 비롯한 철새가 원인이라고 규정하고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를 비롯한 철새도래지에 대해 전국적인 출입통제 조치를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매년 반복되는 재앙에 대한 대책은 AI가 발생한 모든 지역의 반경 3㎞ 이내에 있는 모든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에 대한 즉각적인 살처분 결정과 긴급방역 조치,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작업이다. 또한, 명확하게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각지의 철새도래지에 방역소독을 진행하며 철새를 쫓아내며 더 재앙을 야기하고 있다. 이미 경기, 충남·북, 세종, 대전 지역을 대상으로 닭·오리 농장 종사자와 사료·가축 운반차량의 이동을 금지하는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했다. 烏飛梨落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로 협력기구’(EAAFP)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는 야생조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지만, H5N8 같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는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의 비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자라는 가금류한테
論語(논어)에는 ‘군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는다(人不知而不?)’고 하였다. 지금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자기를 어떻게든 알려 사회에 드러내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인간이나 기업이나 다를 바 없다. 그것은 경쟁사회 속에서는 당연시 된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경쟁 속에서도 원칙이나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자의 견해다. 공자는 활쏘기 방식으로의 경쟁이어야 한다는 것. 활쏘기 경쟁은 양보하며 차례에 오르고 경쟁에서 진 자는 벌주를 마심으로써 진정 패배를 인정하는 멋진 경기 중에 경기라 할 수 있다. 禮記(예기)에 보면 ‘활쏘기는 인의 길이다(射者仁之道也), 활쏘기는 자기 자신에게서 바른 것을 구한다(射求正諸己), 몸을 바르게 한 후에 쏜다(己正而後發), 만약 쏴서 맞추지 못하면 곧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發而不中則不怨勝己者反求諸己已矣)’고 하였다. 공자는 활 쏘는 사람은 군자와 같음이 있으니 정곡을 잃었을 때 돌이켜 반성하여 그 몸에서 원인을 찾기 때문이다(射有似乎君子失諸正鵠反求諸其身)라 했다. 소위 군자답지 못한 사람들이 군자인양 행세하는 것은 예삿일은 아니
밤새 눈이 내린 날 아침에 보이는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같다. 욕심껏 눈을 지고 어깨가 축 늘어진 소나무로 가득한 산은 일 년 내내 입는 검푸른 옷을 버리고 모처럼 하얀 옷으로 갈아입는다. 좁다란 들길에 강아지풀이나 쑥부쟁이 같은 이미 말라 죽은 잡초의 초라한 몰골에 이르기까지 눈꽃이 핀다. 선인들도 눈을 아름다운 꽃이라 여겨 육출화(六出花)라 불렀다고 한다. 예전에 숫눈을 밟고 걸을 때마다 뽀드득 거리는 소리가 신기해서 몇 번을 멈춰 서서 유심히 보기도 하고 일부러 발에 힘을 주고 꼭 눌러 밟기도 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손가락 끝으로 바둑이 발자국을 만들고 울음소리를 흉내 내기도 하고, 두 주먹을 쥐고 소발자국을 만들면 소처럼 네 발로 걸어 다니는 소처럼 걷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도 싫증이 나면 발꿈치를 꼭 붙이고 깡충깡충 뛰면 파란 바탕에 흰색으로 그린 유엔 깃발에서 본 적이 있는 월계수 잎이 생겨나기도 하고 한쪽 발로 동그랗게 발자국을 새기면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그 자리에 벌러덩 드러누워 몸의 윤곽이 새겨지면 눈 사진 찍었다고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눈싸움을 하다가 신발이고 옷이고 눈 투성이가 되어 뭉친 눈을 한 덩이씩 먹으면 왜 그
글로벌 경제사회의 어려움 속에 젊은이들이 취업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적은 일자리에 취업 희망자들이 몰려들어 경쟁이 심각하다. 100대 1이 넘는 공무원과 대기업의 경쟁률은 취업자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경영자는 치열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긍정적인 노동조건을 우선시한다. 임금, 노동자의식, 기업지원정책 등이 원만할 때에 국내외 기업가들이 투자하게 된다. 지나친 노동파업과 임금인상 등으로 인해 노사갈등이 심각한 우리의 현실은 기업가들이 투자를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돌리고 있다. 기업구조 변화와 고학력에 따른 적응력 부족과 사회 환경의 부적응도 문제다. 33만명의 청년실업자들은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정부는 고용률 목표달성을 위해 11조원을 투여했지만 청년 고용률은 39.7%에 불과하다. 새로운 일자리보다 사라지는 일자리가 많은 빠른 사회변동은 고용시간조정과 가정근무 등 다양한 일터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고령자들이 젊은이들과 취업경쟁을 벌이고 있음도 커다란 부담이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비롯한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권 등 비교적 안정적이고 높은 연봉의 일자리 선호에서 탈피해 개성과 적성에 맞는 분야의…
언제부터 설날에 떡국을 먹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조선 후기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 등 문헌에 따르면 정조차례와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조선시대부터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흰 떡국을 먹는 의미에 대해선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며 무병장수와 풍요를 기원하는 데 있다고 한다. 이런 떡국을 끓이는 육수의 종류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시대와 계층,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시대부터 ‘맑은 장국’을 쓰는 게 기본이라는 점만은 분명했던 것 같다. 맑은 장국은 ‘육수를 맑게 우려내 간장으로 간을 한 국물’을 의미한다. 그 재료로는 조선왕조 이전부터 고급으로 쳤던 꿩고기를 최상으로 여겨졌다. 옛날 사람들은 꿩을 ‘하늘닭’이라 해서 상서로운 새로 여겼기 때문이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도 정조 때 혜경궁 홍씨에게 올린 떡국의 육수가 꿩고기를 끓여낸 것이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그러나 꿩은 야생동물로 잡기가 힘들고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닭고기로 국물을 내기도 했다. ‘꿩 대신 닭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급식으로 무상교육의 화두를 던진 경기도교육청이 이번에는 중학생에게 체육복을 무상으로 지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보편적 교육복지를 선도하기 위해 올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11만5천명에 대한 체육복 구입비 23억원을 책정했다. 한벌당 2만원씩을 기준으로 학교기본운영비에 포괄 편성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오는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나온 선심성 정책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체육복 무상지급에 대한 찬성 입장은 학부모의 부담 완화다. 무상교육 실현의 단계로서 어려운 가계 형편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반대 의견은 가뜩이나 열악한 학교재정의 여건 속에서 체육복까지 무상으로 지급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는 것이다. 23억원이라는 돈이 경기도교육청 예산 규모에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할지라도 학교운영 경비가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육복을 무상으로 구입해 주는 예산은 해가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어 재정부담의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재정이 허락하는 선에서 모든 교육과정의 무상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한 조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
서울시내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작은 즐거움이 있다.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에 게시된 시를 읽는 즐거움이다. 서울시는 2008년부터 지하철에 시를 접목시켰다. 현재 시내 280여개 지하철역의 승강장 안전문 4천600여 곳에서 시를 읽을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시간에 승객들은 짧은 시 한편을 읽으며 잠시만의 여유를 즐기며 메말라가는 감성의 불꽃을 되살릴 수 있다. 지난해엔 공모를 통해 선정한 시민 작품 200편과 문학(시인)단체의 추천을 받은 신규 작품을 선보였다. 그런데 서울시뿐만 아니라 수원시에서도 시민들이 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26일부터 수원시 관내 버스정류장에서 시를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수원시내 버스정류장에는 지난해 수원으로 이사해 온 세계적인 시인 고은 선생과 유안진 신달자 시인을 비롯, 수원지역의 임병호 윤수천 김우영 정수자 유선 진순분 안희두 임애월 시인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인 30여명이 원고료를 받지 않고 시를 ‘재능기부’했다. 인문학의 도시를 지향하는 수원시는 시가 게재된 글판을 관내 버스정류장 120개소에 설치했다. 이에 앞서 지난
‘알라를 믿는 자 가운데서 그들의 영혼과 그들의 재산을 사시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 그들은 알라를 위해서 성전하고 투쟁하고 순교하리니’(코란 9:111) 이슬람에서는 인간의 죄를 대신 속죄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예수의 대속(代贖)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대속이 없으니 구원에 대한 확신도 없다. 하지만 코란에 기록되어 있듯이 성전(聖戰·Jihad)은 천국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마음대로 애인을 사귈 수 없으며 자신의 신상을 좌우할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 단지 죽음만이 육신을 편안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 미망인들은 소위 그들이 성전이라 부르는 자살폭탄 테러에 몸을 바친다. 검은 미망인, 즉 블랙위도우(black widow)는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사망한 체첸과 다게스탄 반군의 아내들이 주류를 이루는 여성 테러단체다. 그녀들은 검은 옷을 입고 평생을 외롭게 사느니 차라리 테러에 가담하여 천국에 가겠다는 유혹에 빠져든다. 그리고 죄 없는 사람들을 많이 죽이는 것만이 최고의 선(善)인양 테러를 감행한다. 분명 테러가 성전이 아니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
컨벤션센터는 각종 행사와 회의를 주최하는 데 필요한 시설을 갖춘 대형 건물, 또는 단지를 말한다. 부가가치가 높아 ‘서비스산업의 꽃’, 또는 ‘굴뚝 없이도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다. 이곳은 예전엔 카지노와 환락가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컨벤션회의장으로, 그리고 쇼핑센터로 이름이 났다. 카지노 등 기타 시설들은 컨벤션의 부대시설이라고 해도 좋다. 컨벤션센터를 위한 완벽한 종합엔터테인먼트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외화획득은 물론 많은 국제행사들이 열린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컨벤션센터는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한국종합전시관(COEX),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 창원컨벤션센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등이다. 세계 각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컨벤션센터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컨벤션 산업은 직접적인 경제효과 외에도 개최 국가나 도시를 세계에 널리 알려 도시의 이미지를 상승시킨다. 또 도로 확충, 숙박·쇼핑시설 등이 최첨단 기술과 디자인으로 건설돼 도시 정비가 이뤄지고 도시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