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적으로 보면 과일이 분명하지만 잘 알다시피 토마토는 채소로 구분된다.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된 유명한 소송사건이 바로 ‘닉스 대 헤든(Nix v. Hedden)’이다. 1887년 미국 관세청은 과일은 제외시키고, 채소를 수입할 때 수입가격의 19%라는 높은 세율을 붙이는 관세법을 신설했다. 그리고 세관이 토마토를 채소로 분류하고 세금을 부과하려하자 수입업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양쪽은 ‘채소다’ ‘과일이다’를 놓고 끝없는 논쟁도 벌였다. 결론이 나지 않자 업자들이 연방 대법원에 제소했고, 1893년 미연방 대법원은 ‘토마토가 저녁 식사에는 나오지만 후식으로는 나오지 않는다’며 채소로 규정했다. 이때부터 토마토는 채소가 됐다. 토마토 사랑이 유별난 곳은 아무래도 유럽이다. 특히 토마토를 이용한 이탈리아 요리는 세계최고다. 스페인에서는 매년 세계최대 토마토 축제도 열리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부뇰」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이 있다. 여기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마토 축제가 시작된다. 토마토전쟁이라고도 불리는 이 축제의 총알과 폭탄은 물론 토마토다. 서로 던지고 맞고 뭉개고, 그렇게 사용되는 양만도 1
제18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먹을거리 해결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 실천하는 것이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첫걸음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국내외 농업환경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폭우, 폭설, 한파, 폭염 등 이상기상에 따른 재해가 상시화함에 따라 세계 식량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FTA 확대, 고령화 등 우리 농업·농촌의 여건 또한 갈수록 어려워만 지고 있다. 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작물의 생산 예측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지구 온난화에 대비해 적합한 품종을 개발해 확대 보급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실용화해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 줄 수 있도록 한 발짝 앞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식량작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임에는 틀림없다. 이에 발맞춰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업 생산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온난화, 이상기상 등 기후변화에 대응해 권역별 맞춤형 재배법을 지역 실정에 맞게 보급하고, 새롭게 발생해 확산되고 있는…
흔히 고스톱을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고스톱을 잘 치는 것은 행운이 70%이고, 기술은 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초보자라 하더라도 운을 믿고 치다보면 돈을 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얘기는 주로 고스톱을 안 치겠다며 사양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게임에 대한 경계심을 없애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에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다. 고스톱의 룰을 잘 모르면 소위 독박쓰기 십상이다. 상대방의 패와 전략을 잘 알지 못하면 패가망신할 수 있다. 아무리 쉬운 게임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룰과 상대방의 전략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쉽게 지고 만다. 관직에서 오랫동안 승승장구하는 사람에게도 관운이 좋다고 한다. 관직에 관한 운을 타고 났기 때문에 높은 자리로 승진도 하게 되고, 명예로운 자리를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건, 진념, 오명, 남덕우씨 등이 대표적으로 관운이 좋다고 회자되는 분들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분들의 관운이 좋을까? 물론 사주팔자를 보면 그렇게 나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분들의 사주팔자를 모른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그분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남다른 노력을 많이 하셨다는 점이다. 오랜 관직의 비결
우리 역사에서 한강유역을 지배하는 세력이 항상 당대의 주류였다. 한강 유역이 한반도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물류와 교통의 교차로였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확장한 고구려 광개토대왕도 즉위하자마자 한강유역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하여 경제적 기반을 다진 다음, 산둥반도와 만주를 잇는 대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바로 그 한강유역이 오늘의 경기도다. 경기도는 다수의 산업단지, 양질의 교통·통신망 등 우수한 물적 인프라와 함께 다수의 대학·연구소 등 풍부한 인적·기술적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래성장동력인 지식기반서비스업의 사업체수는 전국의 17%, 매출액 비중으로는 2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도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중국과 가장 인접, 일본과 동남아까지 아우르는 환황해 경제권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가 이 같은 기회 요인을 살리지 못하고 흔들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의 제조업 생산활동이 정체되고, 서비스업 발전이 지체되면서, 고용창출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검찰이 지난 14일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재임 기간 동안 각종 공직선거와 관련해 12건, 국내정치와 관련해 10건의 개입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심리전단 직원 등이 동원돼 인터넷 사이트에 불법 게시 글 1천977건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는 지난 대선 관련 글 72건이 포함돼 있다. 심리전단은 이른바 ‘국정원녀’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도 버젓이 이 사건을 정치적 음모로 모는 글을 다수 올리는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찰 분석팀이 증거물을 포착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왜곡 발표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선거와 정치 개입 전모를 밝혀냈다고 믿을 국민은 없다. 국정원장이 내렸다는 ‘지시말씀’은 일국의 정보 총책임자의 언행이라고 차마 믿기지 않는, 터무니없는 논리와 언사로 점철돼 있다. 이런 수준의 지시를 내렸는데 불법 게시 글이 1천977건밖에 되지 않을 리 없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투입된 직원도 공식 직원의 몇 배에 이른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김 전 청장이 단독으로 대선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시점에서 왜곡 발
이달 초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만석공원에서 ‘누구나학교 시민캠페인’이라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누구나학교’의 평생학습 방식을 경험해보는 자리였다. 누구나학교는 학습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신개념 평생학습프로그램이다. 시민이 만드는 일상의 학습으로서 강사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노하우로 삶의 지식을 이웃들에게 전해 누구나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 옛말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한명은 스승이 있다고 했듯이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나은 특별한 재능이나 노하우 등 배울 점 한 가지는 반드시 있다. 누구나학교는 누구라도 자신만의 노하우나 삶의 지식을 이웃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 강사 자격증이 없어도 된다. 서로가 나누고 공유하는 시민주도형 평생학습이기 때문이다. 누구나학교는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소재 수원시평생학습관(구 연무중학교)에서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는데 현재 180여개의 강좌가 개설, 80명의 강사와 1천830명의 학습자가 참여했다. 강의 내용도 재미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알뜰 캠핑 노하우’, ‘예비기자 현주와 함께하는 어린이 NIE’, ‘에스라인 국희씨의 맷돌댄스, 포크댄스’, ‘베레모 할아버지의 즐거운 하모니카 시간’. ‘훈
K-53. 한국전 당시 미군의 비행기 전초기지로 사용되던 백령도 사곶 비행장의 군사명칭이다. 이곳은 원래 해수욕장이었다. 그러나 썰물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 바닥이 워낙 단단해 당시 미군들에 의해 활주로로 활용됐다. 길이는 3km에 폭은 300m에 이른다. 때문에 사곶은 이탈리아 나폴리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개뿐인 천연활주로라 명성을 얻었다. 종전 후 우리 공군 역시 해병대 보급물자를 운반하는 수송기 이착륙장으로 활용했다. 1991년 이후 지면이 약화되자 현재는 헬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도 사곶 해면은 큰 관광버스가 속력을 내어 달려도 약간의 흔적만 남을 정도로 여전히 단단하다. 그래서 요즘까지 백령도관광의 필수코스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15일) 주한외국 대사와 외신기자 7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동행했다. 물론 이곳 방문은 백령도 방문 일정 중 한 코스였다. 그러나 한국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천연비행장를 보는 그들의 관심은 남달랐다고 한다. 백령도에 이처럼 많은 외국인이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관광공사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다. 올해 들어 관광공사는 백령도를 비롯한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등 서
큰 아이가 밤낚시 간다고 이것저것 분주히 챙긴다. 아이는 민물낚시를 좋아한다. 저수지로 나가 좌대를 타기도 하고 강을 따라 세월을 건져 올리기도 한다. 낚시는 자주 가지만 물고기를 집으로 가져오는 일은 드물다.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는 손맛을 즐기기 때문에 잡은 놈들은 그냥 놔준다고 한다. 새벽녘 문득 올라다 본 하늘이 아름답고 물과 소통하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좋다고 한다. 자식이라지만 말수가 적어 속내를 알 수 없을 때가 많고 친구와 술을 좋아해 가끔은 속을 태우는 아들이다. 철부지인 줄만 알았던 녀석이 여자에게는 잉어가 좋다며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어미를 위해 팔뚝만한 잉어를 잡아다 약을 내려주더니 이번엔 붕어를 잔뜩 잡아와서 아버지 보약 해 드리라고 한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짠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기쁨과 행복만큼이나 나누어야 할 고민도 많고 잔잔한 갈등을 끊임없이 겪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지키고 있다. 물고기를 보면 떠오르는 일이 있다. 중학교 때의 일이다. 초여름의 등굣길이었다. 저수지 가장자리에 정말이지 커다란 잉어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엄마가 낳은 아이만 하다는 생각을 했으니 크긴 컸던 모양이다. 물에 들어
셰익스피어는 <한여름 밤의 꿈>을 이렇게 끝맺는다. “혹시 저희 요정들이 한 짓이 마음에 안 드시거든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잠시 조는 동안에 꿈을 꾸신 거라고요. 그래야 화도 풀리실 것 아닙니까? 이 빈약하고 요령도 없고 허황된 연극을 부디 심하게 꾸짖지 마십시오.” 요정 왕 오베른의 어릿광대 퍼크의 대사다. 남북의 대화 국면이 후다닥 닭싸움으로 막을 내렸다. 직전까지 ‘전쟁불사’라더니, 느닷없이 날을 잡는다느니 통신선을 복원한다느니 북새통을 피우다가, 그래 차분히 지켜나 보자 했더니, 격이 어쩌고 급이 저쩌고 하다가 순식간에 판이 엎어졌다. 잠시 졸면서 초여름 밤의 꿈을 꾼 건가 싶다. 그런데 사과하는 퍼크도 없다. 이산가족들은 섭섭하기 짝이 없을 터이다. 남쪽 개성공단 입주기업도, 북쪽 개성공단 노동자도 땅을 칠 노릇일 게다. 나름 분주했을 통일부와 통전부·조평통 관계자는 물론이고, ‘혹시나 금강산도…’ 은근 기대를 걸었던 현대아산 관계자도 허탈하긴 마찬가지겠다. 그러나 이건 꿈이 아니다. ‘빈약하고 요령도 없고 허황된’ 한반도의…
미국 연방 대법원은 매년 1만건 이상 신청되는 상고심 중에서 100건 이하만 처리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나라의 고등법원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처리하고 있다. 때문에 연방항소법원은 연방법원의 2심법원이면서도 대부분의 소송에서 사실상 최종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 권한과 파워가 막강하다. 미국 전역에는 이런 항소법원이 모두 13곳 있다. 그리고 179명의 판사가 종신직으로 재직 중이다. 각 항소법원마다 평균 13명의 판사가 있는 셈이다. 상원의 승인으로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종신직이라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특히 여느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 판결로 유명하다. 이런 연방항소법원도 무서워(?)하는 게 있다. 바로 국민이다. 그래서 연방항소법원은 10여년 전부터 국민 곁으로 「찾아가는 법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혹시나 받을지도 모를 법에 대한 국민들의 불이익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법부가 권위를 내던진 일종의 대국민 신뢰 프로세스인 것이다. 국민 곁으로 다가서는 연방항소법원의 이 같은 작은 배려로 인해 권위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던 사법부가 신뢰와 존경의 상징으로 점차 그 모습이 바뀌고…